바이브라포드, 진동 아이솔레이터

하드웨어리뷰 2007.02.20 10:27 Posted by 하이파이넷 hifinet

posted by 문한주

이런 퀴즈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오디오 컴포넌트가 바닥을 통해 전달되는 진동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단, 이 장치로 인해서 오디오 컴포넌트를 통해서 재생하는 오디오 신호가 주파수선택적으로 왜곡되어서는 안된다.

전통적인 진동을 조절하는 액세서리들은 이 퀴즈의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대개의 경우는 두 조건 중 하나만 만족시키거나 한가지도 만족시키지 못하곤 한다. 그런데 이번에 소개할 바이브라포드라면? 두 조건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 현재 필자가 알고 있는 범위 안에서 이 퀴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액세서리는 바이브라포드를 포함해서 두 제품밖에 없다.

그렇다면 전통적인 진동 조절 액세서리는 어떤 점에서 퀴즈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일까?

우선 진동 조절 액세서리의 종류를 살펴보면 고무나 코르크를 비롯한 부드러운 재질로 되어 있어 진동을 흡수*하는 댐핑(damping)방식이 있다. 그리고 금속이나 세라믹 또는 탄소복합체 등 딱딱한 재질로 되어 있어 오디오 수납 케이스의 발이나 바닥판이 지닌 고유의 진동 주파수를 높은 쪽으로 옮기는** 커플링(coupling) 방식도 있다. 그밖에 원래 케이스에서는 미약했던 특정 주파수를 공명자극시켜서 의도적으로 강화시키는 (예컨대 따뜻한 소리가 나오도록 꾀한) 사운드 튜닝 목적의 액세서리들도 있다.

이런 액세서리를 개발한 회사들은 다른 방식 액세서리의 단점을 꼬집으며 자신의 방식이 가진 장점을 부각시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제품들은 어느 것이건 간에 어떤 식으로든 소리 자체에 변형을 준다. 그것도 특정 주파수 대역에서만 선택적으로 작용한다. 다시 말해서 부작용으로 왜곡을 가져올 수 있게 된다고 해야겠다. 따라서 이런 왜곡이 특정 제품에는 좋았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가진 다른 제품에 적용해 보았을 때는 그런 효과가 미미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댐핑을 하는 종류들은 낮은 주파수 대역과 그것의 배수에 해당하는(하모닉스) 주파수 대역의 에너지만 선택적으로 줄어들게 한다. 커플링을 시킨 경우에는 부푼 소리가 사라지고 살집이 줄어들면서 어떤 제품에서는 좋게 될 수 있지만 다른 제품에서는 중점이 높아진 것처럼 되어 왜곡된 소리로 들리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사운드 튜닝을 노린 종류들은 애초부터 인위적으로 왜곡된 결과가 나타나도록 고안한 것이다.

하지만 아이솔레이션(isolation, 防振) 방식의 장치는 올바르게 적용한다는 조건을 만족하기만 한다면 (뒤에 소개하겠지만 무게에 맞게 설계된 것을 사용하는 것이 올바로 적용하는 것이다) 진동의 영향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이솔레이션 장치로 인해 소리 자체가 변조되는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 따라서 어떤 종류의 제품에든 적용이 가능하다. 시행착오도 필요하지 않다.
그런데 만약에 퀴즈의 질문이나 사용자의 관심이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바꿔서 튜닝을 하고 싶어하는 것이었다면, 그때는 아이솔레이션 방식 보다는 다른 방식을 이용해서 (가령 전원케이블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든지) 튜닝하는 것이 제대로 번지수를 찾아간 것이 아닐까 싶다.

아이솔레이션 장치를 제대로 설계하려면 아이솔레이션시킬 물체를 진동으로부터 아이솔레이션 시킬 주파수 대역과 대상의 무게를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해서 주파수와 무게의 함수이다) 그런데 아이솔레이션 시키고 싶은 주파수 대역은 가청주파수인 것이 분명하므로 제작회사는 아이솔레이션 시킬 대상의 무게만 알면 그에 맞는 아이솔레이션 장치를 만들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바이브라포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원시적인 아이솔레이션 장치에는 테니스공을 이용한 것과 자전거용 튜브를 부풀리는 방법이 있는데 외관상의 문제도 있거니와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쏠리는 제품이 기울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지나치게 공기를 주입하여 팽팽하게 하면 고무가 딱딱해져 (=결정성질을 가진 것처럼 성질이 바뀌게 됨) 결국은 coupling장치와 유사하게 동작하게 되며 그 방식이 가진 장 단점을 가지게 된다. 그러므로 안심하고 권하기 어렵다. 하지만 바이브라포드는 지지될 무게에 맞도록 여러 타입이 마련되어 있어서 안심하고 권할 수 있는 아이솔레이션 장치다. 유일하게 유의해줄 사항은 괼 곳의 무게에 맞는 것을 골라 적용해야 한다는 점이 되겠다. 바이브라포드도 대상물의 무게가 바이브라포드가 감당할 수 있는 무게 범위를 벗어나게 되면 댐핑이나 커플링 장치와 비슷하게 동작하게 되므로 댐핑이나 커플링 장치에서 나타나는 단점이 나타날 수 있다.

필자는 dCS P8i SACD플레이어에 사용하기 위해 적절한 바이브라포드 타입을 선정했다. 대상물의 무게는 12kg이고 무게는 특별히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지 않은 편이고 네 군데를 받치려 했으므로 1개당 1.8~3.6kg의 범위를 지지할 수 있는 Model 2를 선택 했다. 참고로 모델별로 적용 가능한 무게는 다음과 같다. Model 1은 1개당 0.9~1.35kg, Model 2는 1개당 1.8~3.6kg, Model 3는 1개당 3.6~5.4kg, Model 4는 1개당 6.3~8.1kg, Model 5는 1개당 9.9~12.6kg의 하중을 담당하도록 설계되었다.

바이브라포드를 사용하고 난 이후에는 거칠거리는 잡소리가 줄어들어 전체적으로 정숙해졌다. 음역 밸런스는 특별히 달라지지 않았다. 바이브라포드를 사용하기 전에는 총주가 나오는 곳에서는 다소간 소란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바이브라포드를 사용한 후에는 총주가 나오는 곳에서도 소란스럽지 않고 세세한 부분을 감상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정숙해짐으로 인해서 사용전보다 볼륨을 조금 더 높여 듣더라도 거슬림 없이 즐길 수 있게 한다.
진동을 차단하는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어 음악을 망가트리지 않는 액세서리인 바이브라포드를 여러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사족으로 국내에서 바이브라포드 구입이 가능한 여러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4개씩 묶음으로 팔고 있는데 실제 제품은 무게가 한쪽으로 쏠리는 경우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외국에서 판매하는 것처럼 한 개씩 골라서 구입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하지 않나 싶다.

진동과 관련된 읽을거리는
아이솔레이션을 이용한 방진도구와 댐핑을 이용한 방진도구
http://raker.egloos.com/2868708
리버맨 오디오 펜스(1)
http://raker.egloos.com/1412324
리버맨 오디오 펜스(2)
http://raker.egloos.com/1412394
CD플레이어를 진동에서 아이솔레이션 시켜보자
http://raker.egloos.com/1397716
등이 있으니 관심이 있으면 참조하시기 바란다.

* 진동흡수는 기계적 에너지를 열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물체를 움직이는 기계적인 에너지는 소리를 발생시키지만 이것이 열 에너지로 변환된 후에는 소리를 발생시키지 않게 되는 것을 응용한 것.

** 재질이 가진 고유 탄성계수와 형상을 이용하면 공명주파수를 원하는 쪽으로 옮길 수 있다.

*** 뒤집어 생각하면 무게가 고려되어있지 않거나 명시되어있지 않은 아이솔레이션 장치는 효과가 불분명한 어설픈 아이솔레이션 진동 액세서리라는 것을 판별할 수 있게 된다.
 
시청기기
  • 소스기기: dCS P8i SACDP
  • 앰프: 크렐 FPB-300 파워앰프, 아큐페이즈 E-550 인티그레이티드앰프
  • 스피커: 레벨 퍼포머 M-20
  • 스피커케이블: 실텍 MXT 뉴욕 프로페셔널, JMAudio Neotech NES-3004
  • 인터커넥트: 디스커버리 에센스 (XLR)
  • 기타 액세서리:
- Black Diamond Racing The Shelf,
- RPG Korea 어퓨저,
- 스카이비바 텍스보드 흡음재,
- AudioPrism Quiet Line,
- Cardas RCA caps,
- 테크나소닉 C-10
- Blu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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