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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문한주

이퀄라이저는 잘 알고 계시는 것처럼 특정 주파수 대역을 선택적으로 크게 들리게 하거나 감쇄시키는 역할을 하는 장치다. 예전에는 리시버나 앰프라면 의례 이퀄라이저가 달려있었지만 하이엔드 앰프 제작자들이 이퀄라이저가 음질을 훼손시킨다고 해서 이것을 삭제한 제품을 내놓기 시작하면서부터 차츰 고급 앰프를 중심으로 해서 이퀄라이저가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아마도 방의 상태가 이상적이고 사용자가 스피커와 청취자의 위치를 찾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또한 스피커와 청취자의 위치를 이상적으로 배치할 수 있는 경우라면 이퀄라이저를 사용하지 않아도 왜곡되지 않은 소리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용자가 위치를 찾는 요령을 익히는 데 쉽지 않으며, 설령 위치를 알아내더라도 가족의 반대로 그 자리를 확보하지 못할수도 있다. 가족의 반대로 위치를 변경하지 못하는 경우는 저역쪽에서 붕붕대는 정재파를 참아줘야 하는데 마침 킥드럼이 나오는 대역이 걸리기라도 하면 반복적으로 들어야 하니 몹시 신경에 거슬리게 된다. 그리고 흡음이 많이 되는 환경인 경우에는 흡음되는 만큼 보상해서 키워줘야 할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이라면 좋은 오디오 제품도 진가를 발휘하기 힘들게 된다. 그러므로 현재에도 이퀄라이저의 효용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까지 음질을 훼손시키지 않는 이퀄라이저로 추천할만한 제품이 마땅하지 않았을 뿐이다.

아날로그 오디오 신호가 이퀄라이저 회로를 통과하게 되었을 때 음질이 손상되는 이유는 수동소자를 거치면서 위상이 변조되기 때문이다. 만일 디지털 신호 상태에서 이퀄라이저를 구현시킬 수 있다면? 위상이 변경되는 단점을 피할 수 있다. 아큐페이즈 DG-38디지털 보이싱 이퀄라이저는 디지털 신호 상태에서 이퀄라이징을 수행하도록 고안한 제품이다.

이번 글의 목적은 아큐페이즈 DG-38에 어떤 기능이 가지고 있는지 소개하고자 한 것이다. 이 제품은 트랜스포트로부터 받은 PCM신호를 주파수별로 음량을 조절할 수 있게 했고 그렇게 교정된 PCM신호를 출력하는 장치다. 그러므로 외장형 DAC를 가지고 있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런 점이 부담스러운 사람은 아큐페이즈에서 제공하는 옵션보드 AO2-U1를 장착하면 외장형 DAC와 디지털 케이블에 들어가는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설치
영어로 된 설명서를 읽고 난 후 제품을 설치했다. dCS P8i는 트랜스포트로 사용하고, Stereovox HDVX디지털 케이블로 아큐페이즈 DG-38 입력단에 연결시켰다. DG-38에는 AO2-U1을 장착시켜 D/A컨버터처럼 사용했다. 그리고 몬스터 스튜디오 프로 1000 인터커넥트를 아큐페이즈 E-550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와 연결시켰다. 실텍 MXT 뉴욕 스피커 케이블로 레벨 퍼포머 M-20 스피커와 연결했다. DG-38에 동봉되어 있는 측정용 마이크를 카메라 삼각대에 고정시켜놓고 제품에 포함된 밸런스 케이블을 이용해 DG-38 전면에 있는 마이크 입력단자에 연결시켰다.

보이싱 모드 A/B/C 

VOICING A. Compensation with built-in curve
DG-38에 미리 설정되어 있는 커브를 이용해 보는 모드다. 마이크는 평소 청취하는 머리 위치에 오도록 하고 매뉴얼에 적힌 절차에 따라 측정해봤다. 측정에는 1분이 소요되며 측정시는 스피커를 통해서 작은 신호음이 들린다. 측정시에 소음이 들어가면 측정 결과가 틀려지므로 정숙해야 한다. 방 밖에서 기침소리나 숟가락 젓가락 소리가 들리면 여지없이 측정값에 이상한 결과가 나타났다.
전 대역을 플랫하게 하는 설정과 2kHz이후부터 1dB/2dB/3dB slope로 롤오프시키는 설정이 미리 설정되어 있는데 우선 플랫하게 하는 설정으로 측정을 해 본 후, DG-38로 교정해야 할 결과를 디스플레이하면 다음 그림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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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오디오 공간에 놓여진 스피커와 청취자 위치에서는 특별히 교정할 부분이 많지 않았던 편이다.

DG-38용 리모컨에 있는 equalizer on/off 버튼으로 compensation을 켜면 플랫한 주파수를 얻을 수 있었고 compensation을 끄면 기존과 같은 소리를 듣는 것이다. 리모컨으로 조작할수 있게 해주어 equalizer의 효과를 용이하게 비교할 수 있게 해주었지만 필자의 환경에서는 차이점이 미소했다.

이번엔 2kHz이후부터 옥타브당 3dB로 롤오프되는 설정에 맞춘 후에 어떤 소리가 들리는지 시험삼아 들어보았다. 결과는 퍽이나 생경하고 어색한 소리가 나와주었다.

매뉴얼에 의하면 플랫한 주파수를 목료로 하는 것이 항상 옵티멈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정재파와 스피커의 특성을 포함한 그밖의 요인들로 말미암아 음악 감상자는 통상적으로 왜곡된 소리에 익숙해져 있어서 플랫한 주파수를 얻어라도 밸런스를 잃어버린 것처럼 들릴 수 있다. 그리고 플랫한 반응을 얻기 위해 인위적으로 compensation을 하게 되었을 때 스피커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VOICING B Compensation with auto-generated target curve
이것은 특정 주파수대역을 인위적으로 강조하고 싶을 때 사용하는 방식을 설명한 것이다. 방법은 앞서의 방법과 거의 비슷하며 스타일러스펜을 이용해서 그래프의 특정 부분을 끌어올리기만 해주면 된다.

VOICING C Compensation using speaker characteristics
스피커는 천차만별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퀄라이저가 무리하게 플랫하게 조작한다고 해서 좋은 소리가 나오게 할 수는 없음을 앞에서 밝힌바 있다. 그렇다면 현재 사용하는 스피커의 고유 특성을 먼저 알고 그에 따라서 너무 무리하지 않게 compensation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스피커의 고유 특성을 측정하기 위해 마이크로폰은 각 스피커로부터 66cm떨어진 곳에 두고 높이는 트위터와 우퍼의 중간에 맞춰두었다. 측정값은 방의 음향특성으로 인해서 저역이 강조된 것처럼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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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스피커의 측정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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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스피커의 측정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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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뉴얼에 따라 룸 어쿠스틱을 측정한 결과

그 다음 단계는 스피커와 방의 특성을 비교하는 과정이 뒤따르게 되고,
타겟 커브를 지정해서 compensation값을 비교해 들어보고 저장해보는 과정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자신이 더 선호하는 주파수대역을 증감하는 마지막 튜닝을 해서 저장할 수도 있다.


스펙트럼 아날라이저

스펙트럼 아날라이저는 현재 음악의 주파수별 음량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필자는 RPG사의 the Room optimizer라는 소프트웨어에서 권고한 위치에 스피커를 두었는데 그래서인지 결과도 상당히 평탄한 편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처음에 일부러 엉터리 위치에 스피커를 놓고 DG-38의 측정기능을 이용해서 최적화시키는 방법을 사용했더라면 기사가 좀 더 실감나게 되었것 같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에 뒤늦게 후회해 본다.

오디오 애호가들에게 이퀄라이저를 사용한다는 것은 생소하게 들릴텐데 모쪼록 이 글을 통해서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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