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리뷰

오디오아날로그 푸치니 Settanta 인티 앰프

hifinet 2006. 7. 21. 23:13

Posted by 문한주 on 05/08 at 07:46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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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아날로그의 제품 군 중에 중간 급에 해당하는 컴포우저 라인에 포함된 푸치니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는 90년대 말에 출시된 이후 여러 번에 걸쳐서 개선을 거듭해 왔다. 이번 버전 Settanta에서는 제작한 사람이나 청취평가 패널 인물이 바뀐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이전 제품과 스타일과 노선에서 완연히 다르다는 인상을 준다. 기존 제품 푸치니 SE가 따스한 풍광을 선사하기는 하지만 하늘이 청명하게 드러나지는 않아 어딘가 나른함을 주는 어느 지방의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면, 이번 푸치니 Settant는 비 온 뒤 갠 하늘처럼 잡티 없이 푸르고 먼지가 사라져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볼 수 있는 풍경을 연상하게 한다. 그런 날 경치를 보면 선명하다 못해 눈에 시린 느낌이 들어서 둘 중에 어떤 경치가 진짜인지 잠시 헷갈려지는데 (특히 상시 스모그 속에서 파묻혀 살고 있는 서울사람에겐 더 그렇다), 푸치니 Settanta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를 듣고 나서도 그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

기술사양

  • 출력 : 70W/8Ω, 125W/4Ω
  • S/N비 : 98dB / 22Hz-22kHz
  • 라인게인 : 12dB / 20Hz-20kHz
  • 라인임피던스 : 47kΩ
  • 포노게인 : 40dB(MM), 60dB(MC)
  • 포노임피던스 : 47kΩ(MM), 100Ω(MC)
  • 크기 : 445 x 85 x 405mm (WxHxD)
  • 무게 : 14kg
  • 소비전력 : 350VA
  • 기타 : 리모콘 지원, 홈시어터 시스템과의 연계를 위한 바이패스 기능
  • 수입원: 태인기기
  • 권장 소비자 가격: 195만원

제품구성

푸치니 Settanta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는 파워 앰프에 버퍼가 달려있지 않은 볼륨이 달려있는 형태인데 버퍼를 달지 않은 이유는 음의 투명도를 최대한 유지시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제품의 만듦새나 가공수준은 업계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로 출중하다.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켜면 마지막에 재생한 소스기기는 기억하는데 이전의 볼륨을 기억하지는 못한다.
오래 틀어도 열은 잘 나지 않는다.

들어보기
푸치니 Settanta의 첫인상은 스펙트럴, 골드문트, 오디오넷 제품처럼 매우 빠른 소리를 재생할 수 있는 비범한 능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제품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대역도 좁고 반응속도도 느린 평범한 앰프들이 재생하는 금관악기의 소리와는 현격한 격차가 존재하게 된다. 푸치니 Settanta로 금관악기와 타악기를 재생하면 마치 실연이라도 되는 것처럼 트랜지언트가 손상되지 않고 제대로 살아있다.

아이지 오가 지휘한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레스피기의 로마의 소나무 The Pines of the Villa Borghese를 틀어보면 어디서 이런 제품이 튀어나왔나 감탄할 정도로 고역의 왜곡이 없고 트랜지언트가 빠르고 금속 악기의 화려한 음색이 손상되지 않고 잘 재생된다.

이런 광대역 특성을 가지는 앰프는 악기의 음색을 재생하는데 탁월한 실력을 가질 뿐만 아니라 위쪽이 탁 틔여진 사운드 스테이지도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네덜란드 아이트호벤에 있는 프리츠 필립스 뮤직센터의 높은 공간이 만들어내는 높직한 홀톤이 제대로 실려있는 드장 라지치 연주 하이든의 잉글리쉬 소나타 (채널클래식스 CCS SA 19703, SACD)녹음에서는 연주장 바로 앞쪽 좌석에서 듣는 것 같은 생생함을 살려낼 수 있어야 한다. 예전에 하이파이넷 시청실에서 클라세 CA-M400 모노블럭 앰프로 B&W 800D 스피커에서 이 녹음을 재생했을 때는 그런 느낌을 잘 전달해 주었었는데, 집으로 돌아와서 마크 레빈슨 383L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와 레벨 퍼포머 M-20 스피커로 연결해 들어보면 그런 공간과 관련된 신호가 수록되어 있었다는 걸 알려주지 못해서 낙담 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푸치니 Settanta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는 이런 공간의 정보를 빼먹지 않고 잘 재현시켜주는 놀라운 재주를 보여준다.

그런데 혹시 이런 제품의 특성이 음악 재생시 지나친 긴장감을 강요하지 않을까 염려하실 분이 있을 것 같은데 푸치니 Settanta는 그 점에 대해서는 염려하지 않아도 좋다. 지나치게 가늘다거나, 소리가 딱딱하다거나, 피 말리는 듯한 긴장감이 돈다거나, 인공적인 비음악적 소리가 나온다거나 하지 않는다.

쥴리아 피셔가 연주한 바하의 소나타와 파르티타 (펜타톤 PTC 5186 072, SACD)를 재생해 보면 연주와 녹음도 우수하지만 재생 오디오의 특이한 버릇이나 파탄 나는 부분이 드러나지 않아서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거나 불만거리를 찾아보기 힘들다. 운궁 후에 에너지가 저장되었다가 소리 나는 것 같은 육중함이나 무뎌진 소리가 아니라 줄 끝을 문지르자마자 직관적이고 직접적으로 소리 나는 것처럼 들린다. 그래서 활 끝의 움직임과 운지가 눈으로 보는 것처럼 머리속에 잘 그려진다.

앤드류 맨쯔가 지휘하는 잉글리쉬 콘서트의 연주로 모짜르트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하모니아문디 HMU 807280, SACD)를 틀어보면 고악기 연주임에도 불구하고 쏘는 듯이 들리지 않으며 지나치게 가늘게 들리지 않는다. 6번 트랙에 수록된 Adagio & Fugue in C minor K. 546에서는 저현악기의 울림이 약간 줄어들게 나와주고 있지만 페이스는 탱탱하게 재생해 주어 고악기 악단의 매력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푸치니 Settanta보다 가격이 두 배 정도 되는 패토스 로고스 인티그레이티드 앰프 정도가 되면 (4오옴 급의 앰프를 물려주었을 때 좋은 결과를 가져오던) 레벨 퍼포머 M-20 스피커를 자유자재로 드라이브 할 수 있어서 악기의 몸통을 재현하는 데 적절한 무게를 재생하는 능력을 갖췄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덕에 광대역을 처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한 대역이 부각되는 일이 없어서 오디오가 사라지고 음악이 전면에 드러나게 해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푸치니 Settanta는 레벨 퍼포머 M-20 스피커의 저역을 로고스만큼 다뤄주지 못해서 상대적으로 고역쪽의 대역이 더 잘 들리는 편이고 악기의 무게감을 적절하게 표현해주지 못하는 편이다.

하지만 지금 거론하고 있는 무게감에 대한 아쉬움은 푸치니 Settanta 앰프보다 적어도 두 배 이상 비싼 앰프들과 비교했을 때 발견할 수 있는 마이너급 단점임을 인지해 주시기 바란다. 그리고 사용한 스피커도 그리 쉽지만은 않은 제품이라는 것도 알아주시기 바란다. 분리형 앰프를 물려줬을 때에도 남자의 육성이 가늘어진다거나 나이가 젊어진다거나 하는 난처한 일을 겪었던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푸치니 Settanta는 레벨 퍼포머 M-20 스피커를 완전히는 아니지만 제법 충분히 요리할 수 있었다. 남자 육성이 가늘어지거나 젊어진다거나 하지 않았을 뿐더러 이 스피커를 리드하지 못해서 신호를 뭉개버린다거나 한 적은 없었다.

가령 아이지 오가 지휘한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레스피기의 시바의 여왕 조곡 중 War Dance를 틀어보면, 무시무시한 돌풍이 일어 집어삼킬 것처럼 정신을 뿅가게 한다거나 섬뜩한 공포로 아드레날린을 분비하게 한다기 보다는, 마치 카드섹션을 디자인 할 때처럼 정교하게 악기의 소리를 분출시켜 현란함을 느끼게 하도록 정성 들여 고안된 무용곡 이라는 느낌이 들게 끔 오케스트라를 정교하게 지휘하는 지휘자의 의도를 엿볼 수 있게 한다. 등장하는 각종 악기는 화려하고 장렬하고 장대한 느낌을 준다. 큰 북의 임팩트를 맛 볼만큼의 충격은 제공하고 있지 않지만 실연에서 느껴지는 화끈거리는 열기를 느끼는데 부족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래서 곡을 다 듣고 나면 가슴을 쓸어 내리며 참 좋은 연주였다는 감탄이 들게 해준다.

제니퍼 원스의 Famous Blue Raincoat 앨범에 실린 First We Take Manhattan은 퍼커션이 흐물거리지 않고 제대로 튕겨준다. 그리고 1분 30초와 1분 40초 사이에서 조성이 바뀌면서 파고들어가는 느낌이 드는 부분에서 화르륵 하고 음악에 몰입이 되도록 한다. 패소스 로고스 앰프는 이 부분을 상대적으로 점잖게 재생하고 있어서 푸치니 Settanta처럼 익사이팅함을 제공해주지는 못하고 있다.

큰 힘을 필요로 하는 Phantom of the Opera는 완전한 모습을 재현하지는 못하지만 제법 괜찮은 편이다. 복잡한 음악이지만 혼잡스럽지 않고 입체적으로 그려내 줄 수 있다. 격한 소리를 내는 부분에서도 포화되어 거칠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적절하게 튜닝되어 있다.

마무리

이 제품은 전망이 확 틔여진 사운드 스테이지를 가지고 있고 음색의 손상이 최소화 되었다. 그리고 적어도 웬만한 북쉘프 스피커의 세계에서는 호령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힘과 콘트롤을 가졌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구동이 편한 스피커와 물린다면 그리 높은 비용이 아니더라도 오디오 헤븐을 경험하게 해줄 수 있는 가능성을 가졌다고 본다. 이런 높은 잠재력을 가진 제품을 200만원 미만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국내에서나 가능한 특혜라고 생각하니 부디 이런 기회를 잘 이용하시기 바란다. 이보다 더 비싼 제품을 구입하기 전에 오디오 아날로그사의 푸치니 Settanta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를 한번 들어보실 것을 권해본다.

시청기기

  • 소스기기: dCS P8i SACDP, 오디오 아날로그 파가니니 Settanta 192/24 CD플레이어, 소니 SCD XA-9000ES SACD플레이어, 크릭 CD53 CD플레이어
  • 앰프: 크렐 FPB-300 파워앰프, 패토스 로고스 인티그레이티드 앰프, 마크 레빈슨 383L 인티그레이티드 앰프
  • 스피커: 레벨 퍼포머 M-20
  • 스피커케이블: 알파코어 괴르츠 MI2, 어낼리시스 플러스 Oval 12
  • 인터커넥트: 몬스터 스튜디오 프로1000 (Bullte plug BeCu버전), 카나레 GSR-6 (RCAP)
  • 파워케이블: 오디언스 PowerChord
  • 기타 액세서리:
    - Black Diamond Racing The Shelf,
    _ Black Diamond Racing Cone type #3
    - RPG Korea 어퓨저,
    - 스카이비바 텍스보드 흡음재,
    - 운영 21-1KA isolation transformer,
    - AudioPrism Quiet Line,
    - Cardas RCA/XLR caps,
    - BluT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