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언 4808NF 인티앰프

하드웨어리뷰 2006.07.21 22:09 Posted by hifinet

100만원대 인티앰프의 또다른 강자

노정현(evaa@hitel.net) 2003-07-28 16:26:41

들어가며

이미 소개된 바 있는 프랑스의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 Cairn-Ezo의 주력 제품은 앰플리파이어다. 케언은 1종의 프리앰프와 4종의 파워앰프 그리고 2종의 인티 앰프로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현재 생산되는 인티앰프는 4808A와 4808NF 두 종류인데 사실상 동일한 제품이지만 바이어스 조정을 통해 4808A는 A급 증폭으로 30W의 출력을 가지며 4808NF는 A/B급 증폭으로 100W의 출력을 내어준다. 예전 FOG 2 리뷰에서 케언의 사장이 등산 애호가라고 밝혔었는데 그의 등산에 대한 집념은 모델명에 반영되어 있다. 4808은 알프스의 최고봉인 몽블랑의 해발 높이라고 한다. 몽블랑이 4808m인지는 필자도 처음 알았다. 하긴 필자처럼 아파트 계단 오르는 것조차 귀찮아하는 사람이 관심이 없는 건 당연하다. 재미있는 점 한가지. 4808의 전작은 4807이었다. 더 좋은 앰프를 만들기 위해 1m를 남겼던 것일까.



4808NF

출력 : 100W/ch(8 ohm), 160W/ch(4 ohm)
파워 서플라이 : 410VA
트랜스포머 : 토로이덜*2/ 레귤러*1
출력 임피던스 : < 0.1 ohm
입력 : RCA*5/ XLR*1
출력 : RCA*2
크기(mm) : 432(W) * 310(D) * 92(H)
무게 : 12 kg

디자인 및 사양

케언의 특이한 디자인은 이미 유명해 져서 지금 봐서는 그다지 낯설지 않다. 다만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분명하게 다른 디자인이다. A/B급으로 동작하는 NF(North Face) 모델은 8옴에서 100와트 4옴에서 160와트의 출력을 보장해 준다. 참고로 A 급으로 동작하는 A 모델은 8옴에서 30와트 4옴에서 60와트이다. NF 모델은 위에 6개의 방열구를 가지고 있지만 일반적인 환경에서 앰프가 뜨겁게 달궈지는 일은 별로 없다. 그렇지만 다른 제품을 포개서 방열구를 막는 일은 피해야 한다. 방열구가 막혀 있을 경우 내부온도가 급속하게 올라가기 때문이다. 전면 패널만큼이나 특이하게 생긴 리모콘은 이제품의 모든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데 4808 앰프에는 기본사양으로 채택되어 있다. CDP의 경우 별도 구매해야 한다. 특이한건 좋은데 사실 사용하기 그렇게 편리하다고 할 수는 없다. 손가락이 좀 굵으신 분이라면 사용에 애로사항이 있을 것이다. 전면 패널을 보고 디자인의 특이함에 시큰둥했던 사람도 후면 패널을 보면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데 값비싼 단자들이 가지런히 정렬되어 있으며 밸런스 입력단까지 갖추고 있다. 프리앰프 출력도 2조나 있어서 바이앰핑이나 트라이앰핑도 가능하다. 사실 인티앰프에서 프리앰프 출력은 멀티앰핑 보다는 서브우퍼를 추가할 때 더 필요한 기능이고 최근의 유행에 따르자면 프로세서 바이패스단을 설치하는 것이 더 매력적인데 아쉽게도 이 제품은 홈시어터 제품과 연계해서 사용하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100만원대의 인티앰프에서 밸런스 입력단을 구경하기 쉬운 일은 아니므로 고급 소스 기기를 같이 사용할 때 충분한 장점이 된다. 듀얼 모노 구성의 내부 또한 최대한 생략된 배선과 깔끔하게 배치된 각 부품들로 신뢰감을 준다. 고급스러운 외부 마감과 풍족한 사양은 100만원대에서 가장 비싼 인티앰프 답다. 일단 들어보기 전에 사용자에게 고급품을 소유했다는 만족감을 준다. 아제 이 제품이 정말 남겨둔 1m를 정복했는지 알아보는 일만 남았다.



4808NF 뒷면, 내부 및 리모콘

음질

보통 같은 라인업의 CDP와 인티앰프는 매우 유사한 성격을 기지고 있다. 즉, 서로 비슷한 느낌의 음질로 그 라인업의 성격을 표현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4808NF와 FOG 2 사이에는 특별한 공통점이 없다. 오히려 4808A의 특성이 FOG 2와 비슷하며 4808NF는 다소 다른 성격의 재생음을 들려준다. 4808A나 FOG 2가 부드럽고 매끈한 고역대와 풍성한 중역대를 바탕으로 유려한 하모닉스를 들려주는데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흥겨운 리듬감이나 강한 임팩트를 주는 데에는 특별한 소질이 없음에 반해 4808NF는 좀 더 중립적이고 정확한 소리를 들려준다. 특별하게 화려한 느낌은 없지만 막힘이 없는 고역은 상쾌함을 주며 응답 특성이 특별하게 빠르지는 않지만 정확한 리듬감을 가지고 있다. 4808NF와 유사한 제품을 예로 들자면 프라이메어의 A30.1이 있다. 유려한 하모닉스를 들려주지는 않지만 매끈하고 디테일한 고역과 특별히 흠잡을 데 없는 음질 및 전체적인 음색도 아주 비슷하다. 다만 프라이메어가 저역의 임팩트감이 다소 떨어지는 대신 아랫 대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는 상세하게 보여주는 편임에 반해 케언은 약간 부푼 듯한 중저역을 바탕으로 좀 더 무게감을 주는 듯 하지만 디테일이 좀 생략되는 듯한 느낌이다. 순간적으로 급격하게 변하는 큰 다이내믹스에 다소 미숙한 점도 두 제품이 비슷하다. 필자가 갑자기 프라이메어를 들먹이는 이유는 필자의 A30.1 기사를 보시면 알겠지만 특별히 모난 데 없이 흔히 말하는 모범생 다운 소리를 들려주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비욘디와 유로파 갈란테의 바흐 바이올린 협주곡집을 들어보면 필자가 사용하는 유니코 I 만큼 풍성한 음색을 들려주지는 않지만 좀 더 열려 있는 듯한 고역과 점 더 명확한 컨티누오 파트 덕분에 더 생생한 열기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특히 5번 트랙에서 컨티누오 파트의 피치카토는 유니코 I에 비하면 더 명확하게 실체가 드러나기 때문에 좀 더 정확한 연주임을 느낄 수가 있다. 그렇지만 약간은 조여진 듯한 음색이 필자가 사용하는 노틸러스 804처럼 다소 건조한 음색을 가진 스피커에서는(노틸러스 시리즈의 공통적인 단점이라면 다소 건조한 쪽으로 치우친 음색일 것이다) 유니코 I 같은 제품이 듣기에는 더 편하다. 그리고 아캄 A85나 유니코 I에 비해 약간 긴장감을 주는 음색은 캐롤 키드의 ‘when I dream"과 같은 곡을 들을 때 좀 불안정한 듯한 호흡과 함께 물리는 바이브레이션이 다소간 어색하게 들린다. 그렇지만 쿠라키 마이의 ‘time after time” 같은 곡에서는 약간은 조여진 듯한 음색이 더 팽팽하고 경쾌한 리듬감을 제공하며 도입부 기타의 아르페지오도 떠 깔끔하게 처리해 준다. 역시 마이클 잭슨의 ‘bad"와 같은 곡에서 유니코 I와 같은 제품은 전체적으로 음상이 약간 번지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곡의 리듬감이 약간은 모호하게 느껴지는 데 반해 4808에서는 탁탁 끊어주는 리듬감이 잘 살아난다. 4808이 가장 장기를 발휘하는 부분은 금관악기가 자주 나오는 대편성의 교향곡인데 금관악기의 질감이 잘 살아나면서도 또렷하게 그려지는 각 음원들 덕택에 카라얀의 베토벤 교향곡 3번 4악장 같은 곡에서 악단의 규모감이나 대편성의 무게감이 잘 살아난다. 카라얀 특유의 세련된 전체주의적 감성이 잘 드러나는 이 연주의 규모를 잘 살리려면 역시 스피커와 공간이 제일 문제지만 100만원대의 인티앰프군에서 이 곡의 느낌을 잘 살려주는 경우는 별로 없었음을 고려할 때 케언 4808은 꽤나 선전한 셈이다. 물론 로텔의 RA-1070같은 제품이 좀 더 손쉽게 큰 소리를 들려주고 커다란 다이내믹스를 처리하는 능력도 뛰어나지만 각 악기들의 하모닉스가 많이 생략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적절하게 섬세한 음색과 구동력 및 대편성에서의 무게감을 전달해 주는 제품으로는 케언의 4808NF를 꼽아야 할 것이다.

다만 여기서 적절하게 라는 표현이 중요하다. 아캄의 A85처럼 무게감은 없지만 세밀한 디테일이 자연스럽게 녹여 준다든지 유니코 I처럼 솔리드 앰프 특유의 불쾌감이 없이 오랫동안 기분 좋게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해준다든지 또는 크릭 5350SE처럼 빠른 반응과 선명함으로 귀를 사로잡는다든지 아니면 로텔의 RA-1070처럼 대부분의 스피커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강력함을 지니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나열한 100만원대 대표적인 앰프들의 특징들이 적절하게 안배되어 있는 제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들을 때 특별하게 어떻다라고 말할 수 있는 특징이 없는 반면 또 무엇이 특별하게 드러나는 단점이라고 집어내기도 힘든 제품이다. 필자가 초반부터 프라이메어를 예로 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용된 부품이나 만듦새가 프라이메어 30.1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100만원대 제품 중에서는 가장 사치스럽게 만들어진 제품이고 또 가격도 가장 비싼 제품이다. 그리고 그만큼 단점이 적은 제품이다. 굳이 단점을 찾으라면 비욘디와 유로파 갈란테가 연주한 비발디 Il cimento dell"armonia e dell"inventione에 수록된 4계 여름 3악장과 겨울 1악장을 들어보면 갑자기 다이내믹스가 크게 변할 때 뭔가 멈칫거리는 듯한 느낌이 있는 즉, 급격한 다이내믹스를 표현할 때의 순간적인 반응에서 약간 아쉬움이 남는다는 점과 가격을 생각할 때 여러 종류의 스피커를 쥐고 흔드는 능력이 좀 더 뛰어났으면 하는 바램이 남는다는 정도이다.

글을 맺으며

필자 개인적으로는 인티앰프를 매우 선호한다. 가장 큰 이유는 물론 필자의 개인적인 경제사정이지만 여유가 된다면 필자가 가지고 싶은 것은 고급 인티앰프이지 분리형 제품은 아니다. 사용의 편리성 공간의 효율성 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성능면에서도 100만원대의 인티앰프 정도면 자신의 시스템 사정에 맞춰서 충분히 훌륭한 제품을 고를 수 있어서 좀 더 높은 수준의 재생음이 필요하면 300만원대의 고급 인티앰프들을 통해서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필자는 오디오 제품들을 여러대 쌓아놓고 어떤 CDP와 어떤 프리 앰프 그리고 어떤 파워 앰프가 궁합이 좋았다는 식으로 매칭 찾기에 즐거움을 느끼는 편도 아니기 때문에 인티앰프를 더욱 선호한다. 케언 4808NF는 100만원대에서 가장 비싼 제품이지만 고급스러운 만듦새와 완벽한 리모콘 조작을 통한 편리함, 밸런스 입력의 지원 및 눈에 띄는 단점이 가장 적은 앰프로 가격만큼의 가치를 가지는 제품이다. 디자인에 대한 개인적인 취향이 거부감이 없다면 물론 강력히 추천하는 제품이다. 사실 필자가 접해본 100만원대 제품 중에서 추천하지 못할 만한 제품들은 없다. 100만원대의 인티 앰프들이 오디오 제품 중에서 가장 가격대비 구매가치가 높은 제품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질 뿐이므로 자신에게 적함한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100만원대의 인티앰프중 여러모로 가장 아쉬움이 적은 제품을 찾고 싶다면 케언 4808NF를 선택하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질 벨로는 나머지 1m를 오른 것일까? 이정도 완성도의 제품이라면 충분히 자신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참고로 제작자는 4808A 버전을 더 선호한다고 밝혔는데 고역이 좀 더 매끄럽고 음색이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트라이앵글의 셀리우스에서 4808A가 더 좋았던 것 빼고는 4808NF를 더 선호한다. 베이스 라인의 리듬감이 더 정확하고 좀 더 대비가 강한 다이내믹스를 표현해 주기 때문이다. 물론 이건 개인적인 취향 문제이니까 사용자의 입맛에 따라 고르면 될 문제이다.

시청기기

CDP : Cairn FOG 2.0, Copland CDA-822, Arcam FMJ CD 23T
SACDP/DVDP : Philips DVD 963SA
Inte amp : Unison Research Unico I, Primare A 30.1
Pre amp : Copland CTA-305
Power amp : Copland CTA-520
lousdpeakers : B&W Nautilus 804, Triangle Stratos Sol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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