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너스파베르 릴리움 스피커

포커스 2014.08.07 10:30 Posted by hifinet

 



이번에는 새로운 소너스파베르의 스피커를 소개하고자 한다. 소너스 파베르 스피커의 라인업은 Premium-Homage-Olympica-Cremona-Venere로 이어진다. 참고로 스테레오파일 매거진의 추천 기기 등급을 보면 Amati Futara와 Guarneri Evolution 스피커가 A등급이고, 입문 모델인 Venere 2.5 스피커는 B등급 추천제품이다. 한편 일본의 스테레오사운드에서는 100만엔 이상의 베스트바이 스피커 1위로 Olympica 3 스피커를 꼽고 있다.

과거 창립자인 프랑코 세블린은 스트라디바리, 아마티, 과르네리 등 현악기 명인들의 이름을 따온 헌정 제품인 Homage 시리즈로 오랜 세월 동안 호평을 받았다. 이후 소너스 파베르는 창립자의 손을 떠나고 새로운 설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새로운 플래그십 스피커가 Verdi의 이름을 딴 아이다(Aida)다. 지금의 소너스파베르는 기존의 전통과 새로운 혁신이 혼재되어 있는 과도기적인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아이다 스피커가 출시될 당시만 해도 소너스 파베르의 전통적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에 새로운 길을 보여주지는 못했던 것 같다.

아이다 이후 프리미엄 시리즈의 새로운 스피커가 바로 릴리움이다. 이름부터 잠깐 살펴보면 백합을 의미하는 릴리라는 단어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릴리움에 대해서는 생소할 것 같다. 릴리움은 백합속을 의미하는 라틴어로서 긴 꽃잎을 지닌 다양한 식물을 통칭한다. 소너스 파베르의 기존 스피커와 뭔가 다른 느낌을 주는 이름은 어떤 의미일까. 전면에 다섯 개의 드라이브 유닛 외에도 패시브 레디에이터 유닛이 천장을 향해 달려 있는데 아마 여기서 백합의 모습을 연상하길 바란 것이 아닌가 추측해볼 뿐이다.

대개 하이엔드 스피커 업체들의 플래그십 모델은 그 시점에서 구현 가능한 최상의 디자인과 만듦새, 그리고 사운드를 보여준다. 소너스 파베르의 아이다 역시 새로운 스피커 설계자의 자부심과 이상이 구현된 정상급 스피커로 꼽을 만하다. 하지만 플래그십 스피커들은 사오는게 아니라 모셔와야 된다는 말이 어울릴 만큼 까다로운 존재들이다. 플래그십 스피커의 넓은 대역폭과 다이내믹스를 구현하려면 전용 시청실에 준하는 넓고 높은 공간과 주파수 대역과 잔향 시간을 고려하는 정교한 룸 트리트먼트가 필요하다. 그래서 가정에서 사용할 스피커로는 그 바로 아랫 모델들이 가능한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릴리움 스피커의 가격은 아이다보다는 많이 낮은 편이지만, 그래도 다른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에 해당될 정도로 높다. 굳이 이야기하면 아이다는 다른 브랜드의 스피커와 비교 당하기 싫은 소너스 파베르의 자존심 같은 상징적인 스피커이고, 이에 비해 릴리움 스피커는 음질이나 디자인인 같은 내용 면에서 치열하게 경쟁할 수 있는 전략적인 제품이 되겠다. 

특히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은 소너스 파베르에서 아이다 스피커의 사이즈만 줄여서 내놓는 쉬운 선택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이다 이후 무려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그 동안 새로운 현대적인 사운드를 담아낸 Olympica 스피커 시리즈가 선을 보였다. 그 때문인지 릴리움은 아이다의 주니어 스피커라기 보다는 또 다른 플래그십 스피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베르디의 다른 오페라인 오텔로 같은 이름이 얹혀지지 못한 이유도 그 때문일 것 같다. 이름만 자매인 두 스피커의 공통적인 부분이라면 인클로저의 단면 형태가 하프에서 모티브를 따왔다는 사실 정도일 것이다.

아이다는 언뜻 전면에서는 캐비닛만 큰 더블 우퍼 스피커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32cm의 대구경 서브우퍼를 내부에 탑재한 3.5웨이 4스피커다. 게다가 그것도 모자라서 음장감을 강화하기 위한 2웨이 스피커가 추가된 유례를 찾기 힘든 복잡한 구성의 스피커가 된다.

반면에 릴리움 스피커는 그에 비해서는 훨씬 심플한 트리플 우퍼에 패시브 래디에이터를 더한 3웨이 5스피커다. 물론 이것도 규모가 작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대형 스피커로서는 일반적인 구성이라 할 수 있다. 스피커 디자인 측면에서 봐도 릴리움의 스타일이 더 날씬하고 아름답다. 게다가 생활공간을 압도하지 않고 보다 실내 환경에 잘 어울릴 수 있는 형태다. 

수입원의 전용 시청실에서 릴리움 스피커를 시청했는데, Linn의 Klimax DSM과 Jeff Rowland의 Model 825 파워앰프에 연결되어 있었다. 예전에 아이다 스피커도 같은 소스 기기와 파워앰프로 들어봤기 때문에 더 좋은 비교가 될 듯 했다.

당시 자리에 있던 수입원 관계자의 설명으로는 릴리움은 어제 국내에 도착해서 바로 이 자리에 설치했다고 한다. 보통의 스피커들도 박스에서 꺼낸 다음에는 6개월 정도는 지나야 제 소리를 내는 것을 흔히 경험한다. 그래서 본격적인 시청이나 평가는 불가능하고 어떤 느낌만을 받아보겠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시청했다.

그런데 릴리움의 경우 처음 울려 나온 소리는 예상 밖으로 밸런스도 잘 잡혀 있고 음장감이나 다이내믹스에서의 어색함이 나타나지 않았다. 박스에서 바로 나온 스피커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음악적으로 충실한 재생이 인상적이었다. 역시 소너스 파베르의 스피커답게 현악기의 음색이라든지 보컬 음악을 생생하게 들려주는 점은 매력적이다. 이에 더해서 대편성의 오케스트라 음악을 풍부한 공간감과 음색으로 디테일을 표현하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재즈 음악도 베이스나 드럼의 리듬이 깔끔하게 표현되었고, 다이내믹스는 일반적으로 오디오파일들이 사용하는 스피커에서 경험하는 스케일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이 정도 레벨의 스피커가 되면 거의 실연에 근접하는 스케일을 얻는 것은 물론이지만, 그 내용이 문제다. 

예를 들면 중 고역대가 저음에 마스킹되거나 아니면 저음에 부밍이 생기는 일도 흔한데, 물론 그렇다하더라도 스피커보다는 앰프나 공간 탓으로 돌려지는 일이 흔하다. 릴리움 스피커에서는 전혀 그런 느낌 조차 들지 않았다.

비교적 소형의 우퍼를 여러개 사용하고, 패시브 레디에이터를 탑재해서 저음이 과하지 않게 잘 컨트롤되어 있기 때문ㅇ일 것이다. 게다가 드라이버의 확산특성이 뛰어나서 공간 전체에 균일한 밸런스와 음장감을 제공할 수 있는 점도 아주 돋보인다.

더 필요하다면 스피커 후면에 음장의 깊이감을 조정할 수 있는 스위치가 제공되어 있다. 이 부분은 대형 스피커다운 스케일과 무대감을 제공하면서도 그 때문에 사용자의 음악 감상에 방해가 되지 않아야 된다는 의미로 읽혀진다. 

전에 필자들끼리 모여서 이야기하면서 하이엔드 제품의 조건으로 사용 환경이나 음악 장르를 가라지 않는 보편성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그 점에서 소너스 파베르의 릴리움 스피커는 틀림없는 하이엔드 스피커라고 생각한다. 그 다음에 어떤 소리를 만들어갈 것인가는 물론 사용자의 몫이지만, 거의 대부분의 매칭이나 음향 환경에서 수준급의 소리를 보장할 제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같이 릴리움 스피커를 들어본 문한주 필자님은 음색이나 밸런스 같은 부분에서는 앞서 소개한 바 있는 Olympica 시리즈의 연장선에 있는 스피커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제작자의 사운드 컨셉트를 여러 모델에 걸쳐 일관성 있게 구현하는 부분은 다른 브랜드 스피커들이 배워야 할 하다는 의견이다.

아마 이제는 릴리움 스피커가 Sonus Faber가 제시하는 새로운 사운드 레퍼런스라고 봐도 좋을 듯 하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다른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피커들도 릴리움 스피커를 기준으로 삼아야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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