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리뷰

와디아 321 DA 컨버터

hifinet 2014. 7. 8. 08:26

 

 

와디아가 올해 발표한 최신의 DA 컨버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에 꼭 필요한 기능을 담아낸 실속있는 제품으로 소개되었다.

과거 제품과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달라진 외관이 눈길을 끈다. 인튜이션 파워 DAC의 경우 전혀 다른 카테고리의 제품이었으므로 전적으로 새로운 디자인이 필요했다. 이에 비해 321 컨버터는 소너스파베르 디자이너의 손길을 거쳐 전통적인 와디아의 디자인을 보다 산뜻하고 유연한 형태로 가다듬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하얀색 샤시와 날렵한 비율은 보다 세련되고 현대적인 인상을 준다. 과거 제품과 달리 기둥 형태에 부착된 스파이크가 사라졌는데 아마도 사용자의 안전을 고려한 것이 아닐까 싶다, 하얀색 색상과 얇아진 패널로 조금 가볍게 보이는 인상을 보완하기 위해 상부 패널을 검게 처리해서 중후함을 더했다. 왼쪽의 di로고 부분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처리되었고, 전원을 넣으면 하얗게 빛난다.

와디아는 파인사운드 그룹의 일원이 되면서 매킨토시의 설계, 생산 시설과 자원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보이는데 (심지어 주소도 뉴욕주 빙엄튼으로 동일하다 2 Chambers Street - Binghamton, NY 13903-2699) 매킨토시 특유의 글라스 패널이 상부에 적용된 것도 그런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파인사운드 그룹이 이태리 투자 펀드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 본사를 뉴욕으로 이전함으로써 향후의 제품 기획에서 보다 독자적인 추진력을 얻게 될 듯 하다.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은 하위 기종과의 비교 부분이다, 현재 와디아의 DAC 라인업은 321과 121 두 가지 모델이다. 물론 두 제품 모두를 와디아의 전통적인 DA 컨버터 카테고리 이름인 Decoding Computer로 분류해 놓았다, 그러나 샘플링과 필터링에 DigiMaster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것은 오히려 하위 기종인 121 모델이다. 이외에 192kHz.24비트의 변환부 스펙과 USB 입력을 갖춘 점, 파워앰프를 직접 연결할 수 있도록 아날로그 출력의 레벨 조정이 가능한 점 등은 동일하다. 

321 컨버터의 입력 단자는 동축 2계통, 토스링크 2계통, USB 1계통이다. 출력 단자는 싱글엔디드와 밸런스드 두 부분을 모두 탑재했다. 이 부분에서는 매킨토시 D100 모델이 연상되는데, 다만 321에는 헤드폰 출력이 없다는 차이가 있다.

 

제품의 기술적인 내용도  보다 자세하게 소개했으면 좋겠으나 현재 공개된 내용으로는 이 정도 자료 밖에 없다. 제품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여러 배경 지식도 필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음악적인 재생 능력일 것이다,

와디아321 컨버터의 경우 수입원에서 제품을 대여해주어서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시스템에서 감상해볼 수 있었다. 우선 데논의 DVD-A1UD BD 플레이어와 연결해서 CD 재생 시의 음질을 들어보고, 그 다음에는 USB 인터페이스를 통해 HP Envy15 노트북 델 인스피론 데스크톱 PC와 연결해서 J River 미디어센터 소프트웨어로 WAV 및 Flac 파일을 감상해봤다. 비교를 위해서 가격대가 비슷한 Bryston BDA-2 DAC를 다른 필자 분께 빌려왔고 참고적으로 Meridian의 818v2 레퍼런스 코어도 함께 시청했다. 시청 시스템으로는 인티앰프인 Octave V75SE, 그리고 스피커는 윌슨 오디오의 Sophia3를 사용했다.  연결 케이블은 인터커넥트로는 킴버 셀렉트 1036과 트랜스패런트의 뮤직웨이브 슈퍼 MM2를 사용했고, 퓨어2000파워컨디셔너 외에 다른 진동이나 전원 악세서리는 사용하지 않았다.

근래 파일 플레이어만 사용하는 분들이 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도 그런 유행을 쫓아서 메리디언 MD600과 818v2 조합을 들여놓고 나서는 CD 플레이어를 사용하고 있지 않다. 전용 트랜스포트도 아니고 CD 플레이어도 아닌 BD 플레이어와 연결하는 것은 분명 좋은 조건은 아니다. 영상 신호 출력과 관련된 여러 회로 들이 좋은 음질을 얻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DA 컨버터의 지터나 노이즈 억제 능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어려운 과제를 받은 셈이기도 하다. 실제로는 기대 이상으로 소리가 만족스러웠지만, BD 플레이어의 설정에서 HDMI 출력을 끄고 퓨어파워2000 파워제너레이터에 연결해서 불리한 조건을 다소 보완하려했다.

 

어떤 제품이든 첫인상이 중요한 법인데, 와디아321의 첫인상은 대단히 좋았다. 최신의 디지털 재생 기기 중에서도 음악적으로 한 쪽 특성에 치우치거나 음색이나 밸런스에서 어색한 소리를 내주는 경우가 많다, 아니면 반대로 너무 평범한 소리를 내줘서 더 이상 음반을 감상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머릿 속에 떠오른 생각은 어..요새 제품들이 다 이렇게 좋은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근래 괜찮다는 파일 플레이어나 DA 컨버터들을 안 들어본 것도 아니다. 

321 컨버터의 가장 돋보이는 특징이자 장점은 중저역이 잘 뒷받침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저음을 강조하거나 부풀린 것은 아니다, 심지어 바이올린 소나타라든지 피아노 소니타 같은 악기가 많지 음악을 들어봐도 탄탄한 저음이 제공해주는 장점이 드러난다. 이에 비해 다른 컨버터들의 소리가 가늘고 야위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데, 콘서트 홀의 밸런스를 기준으로 하면 321의 소리가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장점은 다이내믹스와 음장의 스케일이 보다 크고 안정적이라는 점이다. 근래 최신 기술을 적용했다고 자랑하는 제품들이 보다 고운 소리와 더 많은 디테일을 추구하다보니 이런 부분은 놓치고 있지 않나 싶었다. 반대급부로 중고역대의 소리가 약간 단단하고 잔향이 적은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고음이 듣기 싫어질 정도로 딱딱하거나 뽀죡해지는 일은 결코 없다. 만약 그런 제품이라면 음량을 올릴 수록 괴로워지고 결국 CD를 끄집어내게 될 것이다. 와디아321에서는 마음껏 한 번 볼륨을 올려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덕분에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교향곡이나 락 그룹이 연주하는 음악들을 아주 시원스럽게 감상할 수 있었다.

또 한 가지 이 제품을 들으면서 발견한 사실 중 하나는 그 동안 미진했던 리듬이나 페이스 같은 부분을 앰프나 스피커의 잘못으로 오해했다는 점이다.

기대에 부풀어서 새로운 제품을 들여놓고 난 다음에는 원하는 소리가 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그 시간 동안은 케이블 바꾸기, 각종 악세사리로 새로 산 제품 구하기에 나서다가 결국은 포기하고 다른 제품으로 바꿈질을 거듭하는 것이 오디오파일들의 속성이기도 하다. 하지만 와디아321은 처음 소리의 입구에서 잘못되면 그 다음은 다 잘못된 것이라는 기본적인 진리를 다시 한 번 실감하게 해준다.

아주 하이엔드 제품을 사용하는 분들을 논외로 하면, 대체적으로 앰프나 스피커의 저음 재생 능력에 제한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깊은 저음이 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저음이 재생되고 있는 경우이다. 소스 기기에서부터 정확한 리듬과 충분한 스케일이 재생되지 않는다면 앰프나 스피커에서 이를 되돌릴 방법이 없다.

 

과거의 와디아 디지털 제품은 소리가 팽팽하고 앰프와 직결을 가정하여 출력이 높았기 때문에 앞으로 소리가 나오고 시끄럽다는 평판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와디아321은 차분하고 다듬어진 고음을 내준다. 딱딱하거나 착색된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하이엔드 제품들의 경우엔 이런 소리가 CD에 담겨 있었나 놀랄 정도로 뭔가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는데, 이 제품은 그저 녹음된 그대로를 가감없이 중립적으로 재생한다. 덕분에 후방 기기의 매칭 특성을 타서 실패할 가능성은 아주 적다고 보여진다.

반대로 고음의 재생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하이엔드 제품에 비교하면 음색이나 디테일 재생에서 조금 평범하다는 생각이 들수도 있다. 예를 들어 Carol Kidd나 Jennifer Warnes의 익숙하고 오래된 녹음들도 하이엔드급 디지털 제품으로 들어보면 엄청난 디테일과 화려한 음색을 들려주는 데 321 컨버터는 그렇지는 않다. 바이올린의 음색을 보다 화려하고 듣고 싶다면, 너무 차분하고 느긋하다고 생각될 것이다. 사실 디지털 기기에서 화려한 소리를 재생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생각해 봐야 될 부분이 있다고 본다. 실제 넓은 연주 공간에서의 소리는 그렇게 선명하고 직접적으로 들리지는 않기 때문이다. 좁은 공간과 연주 공간의 음질적 특성은 다르고 그렇게 보면 와디아321 쪽의 밸런스가 더 가깝다. 그러나 비교한 다른 컨버터들이 보다 매끄럽고 유려한 고음을 내주었고 그 부분에서 청취자의 선호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은 언급하고 넘어가야 되겠다.

대신에 이 제품에서 고음의 보다 많은 디테일을 들어보고 싶다면, USB를 통해 컴퓨터에 저장된 고해상도 파일을 감상해 볼 수 있다. 우선 홈페이지에서 전용 드라이버를 다운받아서 설치해야 한다. 그 다음에 윈도우즈의 제어판에서 하드웨어및 소리>소리>오디오장치관리로 들어가서 기본 설정을 와디아로 바꿔주면 문제없이 감상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USB 재생에 대해서 많은 제품들의 경우 노이즈가 많고 저음이 가볍고 등등...다소간의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그 동안은 린이라든지 메리디언 같은 네트워크 스트리밍 플레이어 쪽에 비중을 두어 온 것이 사실인데, 와디아 321도 그렇고 브라이스턴의 BDA-2도 그렇고 이제는 USB 재생도 충분히 즐길만한 수준이 되었음을 실감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밸런스나 음색에서 동축 재생과의 소리 특성 차이가 거의 없어서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고해상도 96/24 음원은 확실히 음장이 더 투명하고 디테일도 많아서 귀를 기울이게 된다. Jason Mraz의 2012 앨범에서 The Freedom Song을 들어보면 확실히 각 악기의 음색이나 소리의 특색이 더 선명하게 부각되지만 소란스럽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도입부에 반주 없이 보컬과 코러스의 소리가 확실히 깨끗하게 재생되고 이어지는 브라스와 반주 악기의 리듬도 잘 맞아서 아주 듣기에 즐거웠다.  

Coltrane의 Blue Train을 들어보면 색소폰의 음색이 한 꺼풀을 벗겨낸 것처럼 선명하고 심벌의 소리가 화려하고 풍부한 음색으로 실감나게 재생된다. 배경이 조용하고 악기의 합주 소리가 섞이지 않으면서 각자의 소리가 잘 들린다.  

직접 리핑한 소스들을 비교해서 들어봐도 충분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리핑할 때 dpoweramp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WAV 파일로 변환하는 것을 권장한다. 우선 CD로 리핑한 파일부터 들어본다. Andrea Bocelli의 Passione 앨범에서 Perfidia를 들어보면 기타 소리가 적당하게 팽팽하고 가늘어지거나 풀어지거나 또 음색이 희박하지 않은 점이 좋다. Adele의 007 영화 주제곡인 Skyfall을 들어보면 사운드스테이지가 기대 이상으로 넓고 투명하게 표현된다, 이 제품보다 아랫 등급이라고 할 수 있는 소형 새시에 헤드폰 앰프 달아서 나오는 복합제품들과는 확실히 다른 수준의 스케일을 들을 수 있다. 곡 후반부로 가면서 코러스가 중첩되고 음량이 올라갈 때 혼란스럽거나 소란스러워지지 않고 오케스트라 반주의 스케일과 거기에 맞서는 아델의 보컬 파워가 손실 없이 표현되어서 만족스러웠다. Daft Funk의 Random Access Memories에서 Give Life Back to Music을 들어보면 드럼과 베이스 기타의 리듬이 묵직하면서도 팽팽하게 재생되며 다이내믹스에도 뭔가 더 큰게 준비되어 있는 듯한 여유가 느껴진다.

Tierney Sutton의 Something Cool을 들어보면, 음장의 깊이와 반주 악기의 실체감이 뛰어나게 재생되었다. 보급형 컨버터들에서 아쉬운 점들이 바로 소리를 가늘고 가볍게 만들어 버리는 부분인데 여기서는 불만의 여지가 없다. 보컬의 소리도 매끄럽고 따스하지만, 디테일이나 음색의 표현력에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여전히 더 바랄 여지가 있다. 대신에 드럼과 베이스의 소리가 깊이있고 탄력 있게 재생되는데 귀를 기울이게 된다. 또 반주 피아노의 음정이나 리듬 재생도 대단히 만족스럽다.

결론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안정된 성능과 산뜻한 디자인으로 선택에 후회가 없는 제품이라 하겠다. 이전 와디아의 선진적인 스펙이나 존재감과 개성 넘치는 소리는 아니다. 그리고 DSD 재생 같은 특별한 기능이나 숫자가 많아 보이는 스펙을 원한다면 오히려 더 저렴하거나 더 비싼 다른 제품들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제품의 안정감 넘치는 밸런스 다이내믹스, 그리고 스케일은 이 가격대에서 아주 귀중한 장점이다. 그리고 종합적으로 소리가 음색이나 특성에서 잘 통일되어 있는 점도 아주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런 부분에서는 두 배 이상 비싼 제품들도 고개를 숙여야 될 지도 모른다.

당장 순간적으로 사로잡는 화려함에 이끌린다면 잠시 귀가 멀어도 좋을 지 모른다. 그러나 오랜 시간 동안 함께할 음악적 만족감을 우선한다면, 와디아 321 컨버터도 반드시 추천 리스트에 올라야 한다고 본다. (박우진)

 


주파수 응답 ±0.5dB @4Hz~20kHz, +0.5/-3dB @4Hz~68kHz 
전고조파왜율 0.002% 
가변 출력 레벨 0~4.0Vrms(RCA)/0~8Vrms(XLR) 
S/N 110dB
다이내믹 레인지100dB
출력 임피던스600Ω 
디지털 출력 포맷 SPDIF (PCM) 
디지털 입력 샘플레이트192kHz/24bit(동축, 광) 192kHz/32bit(USB) 
디지털 입력0.5Vp-p/75Ω (동축 1,2) -15dBm ~ -21dBm (TOS Link 광 1,2)USB B 타입 단자 
소비전력 30W
크 기 W454 x H86 xD508mm
중 량 11.4kg 
수입원 로이코 02-335-0006 http://royc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