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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오니어 DV-525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2. 6. 2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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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현(evaa@hitel.net) 2002-06-20 15:37:22

글을 들어가기에 앞서

이 제품의 경우 리뷰의 포인트를 어디에 두느냐가 설명되어야할 것 같다. 파이오니어의 DVD 플레이어중 가장 막내격인 DV-525는 미국내 리테일 가격이 425달러 선이다. 실제 거래되는 가격은 300달러 선이다. 이정도면 DVD 플레이어로서는 초저가 모델 중 하나인 셈이다. 한국내 가격은 정식 수입품일 경우 50만원대에서 구입할 수 있으니 다소 비싼 편이다. 이 정도 수준의 저가형 모델에서 구매자가 기대할 수 있는 제품의 수준은 그리 높지 않다. 따라서 리뷰의 포인트도 이 제품의 절대적인 성능보다 가격대비 구매가치가 얼마나 있나에 맞추는 것이 더 타당할 것 같다.

  • 형식: DVD 플레이어
  • 크기: W420*H104*D285mm
  • 무게: 2.8kg
  • 문의처: 대동음향(02-702-5050)
  • 가격: 50만원대

    외 양

    이 제품의 겉모습을 사진으로만 판단하면 큰 코 다치게 된다. 처음 제품을 대했을 때의 느낌은 “싸구려” 그이하도 이상도 아니었다. 블랙 패널은 가격이 좀 더 싼데(5-6만원정도 더 싸다) 차마 이런 모습의 썰렁한 기계를 50만원 이상을 주면서 사고 싶진 않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그래서 필자는 돈 좀 더주고 금장 패널 모델을 샀다.

    박스에서 꺼냈을 때 깜짝 놀랐다. 얼마나 가벼운 지(2kg이 조금 넘는다) 사기당한 줄 알았다. “안에 부품이 없는 케이스만 나한테 팔았나? 내부 부품은 옵션으로 구매해야 하는건가?"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든다. 또 하나의 놀라운, 아니 경악스러운 점은 리모컨이다. 이 가격대의 DVD 플레이어라면 하이파이적인 단품이라기 보단 가전 제품의 성격이 더 강하다. 50만원대의 가전제품은 결코 싼 가격의 것이 아니다. 리모컨의 생김새는 여타 50만원 정도를 주고 살 수 있는 가전제품에서 볼 수 있는 모양이 아니다. 손바닥만한 길이에 손가락 세 개정도 합친 넓이의 검정 플라스틱 케이스 위에 40여개의 버튼이 빼곡히 나열되어 있다. 아무리 저가형이지만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기 능

    저가형 제품이지만 현재 구매할 수 있는 DVD플레이어에서 기대할 수 있는 기능은 거의 다 있다. 영상 출력의 경우 컴퍼지트 아웃, S-비디오 아웃 및 컴포넌트 아웃 단자까지 있다. 음성 출력은 아날로그 단의 경우 싱글 엔디드 2채널 출력단자가 한 조 있고 디지털 아웃은 광출력 및 코액시얼 단자를 지원한다. 또 하나의 장점은 DTS 출력을 지원하여 DTS 디코더를 내장한 프로세서와 연결하면 DTS 음향을 즐길 수 있다.
    비디오 칩은 10비트 프로세서를 사용하였고 음성부분은 96/24 DAC를 사용하는데 자세한 설명은 매뉴얼에 없다. 작동에 있어서 조그/셔틀 기능은 없다.(사실 기대하는 것이 무리지만)

    성 능

    일단 성능에 관해 이야기 하기 전에 밝혀두어야 할 것은 필자의 시스템은 멀티채널 시스템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멀티 채널 시스템에서 이 제품이 얼마만큼의 성능을 발휘하는지는 알 수 없다. 필자 또한 이 제품의 구매 동기가 2채널로 음악을 듣고 VHS 보다 좋은 화질로 영화를 보고 싶다는 욕구였기 때문에 CD 재생에 별 무리가 없고 화질만 좋다면 만족스런 제품이라고 본다. 따라서 여기서는 2채널 재생시의 성능에만 한정해서 말하기로 한다.

    먼저 CD 재생 능력부터 살펴보면 기대 이상의 음질을 들려준다. CDP로서의 성능을 필자가 이전에 사용하던 클라세 CDP-1과 비교하여 살펴보면 일단 가장 두드러지는 장점은 해상도이다. 해상도가 생각보다 뛰어나다. 물론 중·고가의 기기들에 비하면 떨어지지만 기대수준보다 훨씬 높은 해상도를 보여준다.
    파비오 비욘디가 연주한 비발디의 “화성의 영감"을 들어보면 각 악기군의 움직임을 신경쓰고 듣지 않아도 될만큼 명확하게 그려준다. 헤레베헤가 지휘한 바흐의 B단조 미사의 경우 합창단의 각 성부가 잘 분리되어서 들린다. 고가의 기기들에 비해 해상도가 떨어짐은 확실하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며 누가 듣던간에 기대수준 이상이라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또 하나의 장점은 이미징과 스테이징인데 이 또한 기대와 달리 확고하고 명확한 이미징과 넓은 스테이지를 보여준다. 이미징은 취향이 갈릴법한데 결코 블루밍한 이미징은 아니다. 따라서 자연스런 이미징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싫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하이파이적인 핀포인트 이미징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것이다. 고가의 하이파이 기기들이 보여주는 입체적인(악기 하나하나가 실제 그 공간에 존재하는 듯한) 이미징에는 못 미치지만 각 악기가 있어야 할 자리에서 흔들리지 않고 작은 음상들을 미니어쳐적으로 그려낸다. 이는 이 기기의 또다른 특색과 연관된 이야기인데 전체적으로 소리가 가늘며 음상이 작다. 악기사이의 빈 공간이 많이 존재하는데 이 때문에 이미징 자체가 매우 미니어쳐 적으로 그려진다.

    화면으로 비유를 하자면 와디아의 상급 기종들이 그려주는 이미징은 무대의 연주자들에게 제대로 된 조명을 주어 각 연주자들의 윤곽이 또렷하게 살아나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교하게 보여주는 화면이라면 DV-525의 경우는 조명의 톤을 낮추고 백 라이트 없이 전면 조명만 주어 각 악기 연주자들의 위치 및 행동이 다소 어스름하고 평면적으로 보이는 화면이라고 비유하면 딱 맞을 것같다.

    스테이징은 상당히 넓다. 좌우 폭이 넓은 녹음을 들어보면 스피커 선상 옆으로 무대가 펼쳐지는데 팝 음악의 경우 예상치 못한 위치에서 악기들의 소리가 나오는데 좀 놀라게 된다. 스팅의 “English man in NewYork"을 들어보면 양 옆벽에서 각종 악기들의 장식음들이 튀어 나오는데 아주 놀라웠다. 이 기기의 장점은 여기까지이다.

    장점에 비해 단점도 만만치 않은데 다이내믹스의 표현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표현 영역이 pp.에서 ff.정도밖에 안된다. 이 점은 음악을 듣는데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제한된 다이내믹스의 표현 영역으로 연주의 특성들이 재대로 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비욘디를 들으나 피녹을 들으나 괴벨을 들으나 다이내믹스의 변화의 폭이 그리 달라지지 않는다. 결국 음악을 들으면서 내내 답답함을 피할 길이 없다. 하지만 이 점도 가격과 또다른 기능, 바로 DVD를 재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참을만 하다. 요즘 쓸만하다는 CEC3100의 신품가를 고려한다면 충분히 웃어 넘길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정말 참을 수 없는 단점이 하나 있다. 바로 음색의 표현이다. 음색의 수준이 고품질의 미디음원에서 나오는 소리 같다. 특히 피아노 소리는 거의 디지털 피아노와 유사한 소리가 나오는데 필자가 피아노 곡을 별로 즐기지 않아서 그냥 참고 넘길 수 있는 부분이지 피아노 곡을 자주 듣는 분이라면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 기기이다. 단 음색에 있어서도 한가지 보상 받을 수 있는 부분은 중고역이 매우 매끈하게 처리된다는 점이다. 저가의 기기에서 느낄 수 있는 그레인이나 고역의 딱딱함은 별로 없다. 그리고 엄밀히 따지면 고역의 딱딱함이 감소하는 부분은 이 기기가 초고역쪽으로 올라갈수록 좀 심하게 롤 오프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기도 한 것같다. 그렇다고 참을 수 없을 정도의 멍청한 소리는 아니다. 나름대로 상쾌한 고역을 표현해준다. 심벌즈의 음색은 매우 부자연스럽고 울림 또한 명확하지 않다. 고역의 트랜지언트 특성도 그리 뛰어난 편은 아니다. 단 떨어지는 다이내믹스와 트랜지언트 특성에 비해 페이스는 좋은 편이다. 답답하긴 하지만 음악을 들으면서 같이 박자를 맞추기엔 부족함이 없다.

    또 하나의 부족한 부분은 바로 저역이다. 저역의 양이 상당히 적은 편이며 슬램함과는 거리가 멀다. 퍼지는 저역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나와야 할 저역이 제대로 안나온다. 꼭 스피커를 북쉘프형으로 바꾼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베이스와 킥드럼의 소리가 명확히 구분은 되지만 정확한 음색으로 구분되는 것은 아니다. 좀 과장하면 베이스는 기타의 저음현처럼 들리고 킥 드럼은 스네어 보다 좀더 낮고 묵직하게 들리는 정도이다. 단, 이런 단점을 위로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소리가 전체적으로 가늘고 대역간의 밸런스가 상당히 균형잡혀 있기 때문에 좀 어색하긴해도 이 기기가 내는 소리 자체로는 통일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좀 울리기 쉬운 스피커와 다소 높은 출력을 가진 앰프와 매칭한다면 어느정도 보완할 수 있을 듯한데 감수해야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CDP로서의 성능을 테스트 해보면서 한가지 재밌있는 실험을 해봤다. 이전 세대 모델인 파이오니어 DV-S5와 비교를 해보았다. 최근 유통되는 모델인 동사의 DV-S6D의 바로 전 모델이니 계보를 따지자면 그리고 가격적으로도 525보단 확실한 상급기이다. 비교의 결과는? 예상밖으로 하이파이적인 면에서 525가 우위에 있었다. 이 점은 잘 수긍이 가지 않는 부분이라 여러번 비교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필자의 결론은 525가 더 하이파이적이라는 점이다.

    청감상으로 525가 S5보다 게인이 더 높다. 따라서 앰프의 볼륨 조정을 잘 해야 하는데 불행히도 필자에게 음압계가 없기 때문에 전적으로 청감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확실한 차이가 났는데, 먼저 S5의 경우 소리가 지나치게 부드럽다. 고역에 있어서 거의 뭉개지는 소리가 나는데 쳄발로 같은 악기의 경우 음색이 너무 뭉개져서 멜로디가 나오는 심벌즈 처럼 들린다. 중고역대의 해상도 또한 525만 못하다. S5는 아날로그 출력단이 2조인데 혹시 내가 가변 출력단에 연결한건가 하는 의구심으로 문의해 본 결과 가변 출력단은 없다고 한다. 고역의 롤 오프도 525보다 더 심하다. 얼핏 들으면 525보다 고급스런 소리로 들리지만 10분정도만 들어봐도 해상도가 쳐지고 고역의 착색이 심한 소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의외의 결과여서 한동안은 내가 이 글을 쓸 자질이 있는건가라는 의심을 했지만 며칠에 걸쳐 청취해 본 결과 2채널로 재생할 때 CDP로서의 성능은 525가 S5보다 더 나았다.

    525가 S5보다 우위에 있는 항목은, 해상도, 다이내믹스(두 기종 모두 형편없긴 마찬가지인데 525쪽이 좀 나았다), 음색의 정확함(이 부분도 둘 다 음색이 부정확하긴 마찬가지지만 525가 그나마 더 사실적이다), 고역의 트랜지언트 및 페이스. S5는 525보다 페이스가 많이 떨어진다. 음악을 듣는 것이 지루하고 아무 감흥이 없다.

    S5가 525보다 우위에 있는 항목은, 스테이지의 넓이(525보다 조금 더 넓은데 이걸 우위라고 표현 할 수 있을지...depth는 모자란다. 그만큼 더 평면적이다.) 그리고 취향에 따라 S5의 부드러운 음색을 더 좋아할 사람도 있을 것이라는 점 정도이다.

    DVDP로서의 성능

    이 점은 화질만 간단히 언급하겠다. 어차피 2채널의 필자 시스템에서 판단할 수 있는 점은 화질정도이니까. 화질은 S5와의 비교시 서로 다른 특성을 보인다. “제 5원소”, “매트릭스”, “The Rock” 등을 비교 시청하였는데 S5의 화질은 음질과 유사한 매우 부드러운 편에 속한다. 또한 525보다 화면이 더 밝은데 고해상도로 표현되는 밝은 화면이 아니고 브라이트니스를 조정해서 밝게 보이는 화면이다. 어두운 부분의 윤곽이 더 잘보이지만 입자가 거칠게 느껴진다. 오래봐서 편안한 화면일지 모르지만 답답하다.

    525의 경우 콘트라스트가 매우 뚜렷하다. 색감도 아주 좋은데 고도의 정밀도로 표현되지는 않는 것같다. 필자의 TV는 삼성 완전평면 29인치 모델인데 DVD의 화질을 정밀하게 평하기엔 화면이 너무 작은 것같다. 이 TV는 컴퍼넌트 입력을 지원하기 때문에 컴퍼넌트 연결로 시청하였는데 XLO S-비디오 케이블로 S-비디오 단자에 연결한 화면보다 막선으로 컴퍼넌트 연결한 화면이 더 좋았다. 75옴 디지털 케이블 3개를 구해서 연결하면 더 좋아지겠지 하는 희망을 가지고 비교시청을 즐겁게 끝냈다. 또 한가지는 2채널 재생시 사운드 트랙의 표현도 525가 더 좋았다. S5의 경우 사운드 트랙의 재생도 지나치게 부드러워서 효과음들이 제대로 살지 않았다.

    글을 맺으며

    앞에서도 밝혔듯이 50만원대의 DVDP에서 바랄 수 있는 점은 그리 많지 않다고 본다. 50만원대의 CDP를 생각해보면 쉬울 것이다. 정리해 보면 파이오니어 DV-525는 다음과 같은 매력을 가지고 있다.

    먼저 현재 혼란스러운 디지털 포맷 전쟁 속에서 당분간 버틸 수 있는 저가의 디지털 기기라는 점이다. 이 기기의 CD재생 능력은 동가격대의 CDP정도 된다. DVD로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리고 현재 그리 값비싼 CDP를 쓰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또한 지금 저가의 CDP를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DV-525를 권하고 싶다. 약간의 인내심만 있다면 당분간 집에서 별도의 AV시스템 구성 없이도 고화질의 화면과 가격대에 맞는 CD음질을 즐길 수 있는 기기이기 때문이다. 2채널로 재생하더라도 일반 VHS 플레이어보다 고화질, 고음질을 제공하기 때문에 즐겁게 영화를 시청할 수 있으며 음악감상하는 데에도 아주 큰 지장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출시된 기기중 가장 많은 매체를 재생할 수 있는 파이오니어의 DV-AX10(CD, DVD, DVDA, SACD, VCD를 재생한다)이 5000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고급 디지털 기기를 현재 구매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 여유가 아주 많다면 모르지만, 또한 현재 소유하고 있는 하이파이 기기가 현재의 CD만 재생하는 것에 만족한다면 모르지만, 간단한 2채널 구성으로 더 다양한 매체를 재생하고 싶다면 저가의 DVDP를 구매하는 것이 현명한 구매법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러한 제품중에 DV-525는 반드시 고려의 대상에 넣고 싶은 제품이다. 단 여타의 하이파이 제품들과 달리 대부분의 DVDP들은 샵에서 시청후 구매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이 선택의 어려움이 될 것같다.

    시청기기

  • DVDP: Pioneer DV-525, DV-S5
  • Display: SAMSUNG 29AK7
  • AMP: Krell KAV-300i
  • Speakers: Focusaudio FS-78
  • Interconnects: Mogami neglex - unballanced
  • Speaker cables: Discovery Signature
  • Power cable: XLO ref.10a
  • etc.: BDR Type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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