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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 스텔로 CDA-100 CDP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2. 5. 2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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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현(evaa@hitel.net)

스텔로 CDA-100 96/24 CDP

필자는 이 제품을 작년 하이파이쇼에서 처음 접했다. 제작사인 “에이프릴 뮤직"부스에서 맨리 스팅레이 인티앰프 및 에이프릴의 엘브즈 K 스피커와의 매칭으로 시연중이었는데 깨끗하고 투명한 스테이지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단 다른 제품과 비교한 것도 아니고 전체 시스템 자체도 생소한 것이어서 CDP 자체의 성능을 판단할 수는 없었지만 전체적인 재생음이 큰 하자가 없었기 때문에 주목할 만한 제품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당시 제품명은 “sage"였는데 금년 3월초 양산제품을 출시하면서 제품명이 “stello"로 바뀌었다. 제품 내부는 프로토 타입을 더 튜닝했다고 하는데 기능은 동일하다.



스텔로 CDA-100 96/24 CDP

《제품사양》

  • 트랜스포트 메카니즘 : Sony
  • D/A 컨버터 : Burr-Brown PCM1704
  • 외부 디지털 입력 : 24bit / 96kHz까지 지원
  • 전기능 리모컨 지원
  • 아날로그 및 디지털부 별도 전원 트랜스포머 채택
  • 출력단자 : 아날로그 - RCA(언밸런스) 1조/ XLR밸런스) 1조
    디지털 - RCA/75 Ohms
  • 입력단자 : 디지털 - RCA, Toslink (각 1개)
  • 출력전압 : 5.0 V(최대)
  • 다이내믹 레인지 : 110 dB Typ.
  • S/N 비 : 120 dB Typ.
  • 왜율 :  0.003 %, 1kHZ/ 0.002 %, 10kHZ/ 0.002 %, 20kHZ
  • 재생대역 : 10 Hz - 20 kHz ( -0.5 dB )
  • 샘플링 주파수 : 16 kHz - 96 kHz
  • 소비전력 : 10 Watts
  • 전원 : 220 VAC, 50 or 60 Hz
  • 크기 : 435 x 350 x 85 (W x H x D) m/m
  • 무게 : 7.5kg (박스 포장시 : 9.5kg)
  • 소비자가격 : \990,000
  • 문의 : 에이프릴 뮤직(02-3446-5561)

    기능 및 디자인

    먼저 제품의 디자인을 말하기 전에 우선 포장박스가 눈길을 끈다. 물론 제품의 박스 디자인과 성능과는 절대 아무런 관계도 없지만 일단 박스 디자인이 첫인상을 좋게 만들어 준다. 흔히 보는 누런 종이박스임에는 다름이 없지만 로고나 제품명등의 레이 아웃 및 디자인이 고급스럽다. 신품을 접할 경우 박스로부터 받는 느낌이 매우 좋다. 박스를 열면 포장은 일반 가전제품과 마찬가지로 스티로폼류의 내부 완충제에 비닐에 싸여서 수납되어 있고 한글 및 영문 매뉴얼과 리모컨 및 전원 케이블, 그리고 인터 커넥트 케이블이 번들로 구성되어 있다. 매뉴얼의 경우 영문 매뉴얼은 매우 그럴싸하게 제작되어 있다. 제품을 꺼내면 하이파이쇼에서 보았던 프로토 타입과는 사뭇 다른 제품이 나오는데 3D 그래픽으로 제작된 홍보용 사진과 비교하면 사진에 무척 강한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면 알루미늄 패널은 광택이 있는 절삭 가공품이고 섀시는 진회색인데 표면이 올록볼록 폼 처리되어 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유광 은색 알루미늄 패널을 별로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인 마감이나 트레이 부근의 홈 처리는 아주 깔끔하고 신경쓴 부분이다.

    전면 패널을 보면 좌측에 전원 스위치가 있고 그 옆으로 디지털 입력 선택 스위치가 있는데 디지털 입력부의 전환은 리모컨이 지원하지 않는다. 트레이는 중앙부에 있고 트레이 아래쪽으로 커다란 디스플레이창이 있는데 보호 비닐을 제거해야 표시 내용을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다(필자의 경우 리뷰용 대여제품이기 때문에 물론 제거하지 않았다).  트레이에 디스크가 들어있지 않을 경우 “no disc"라는 표시가 뜨는데 “no"자가 유난히 크게 표시되어서 눈에 거슬렸고 재생시에는 트랙표시 숫자 외에 오른편으로 모자이크식의 트랙상태 표시가 뜨는데 재생되는 트랙에 해당하는 셀이 깜박깜박하기 때문에 예민한 사용자라면 눈에 거슬릴 것 같다. 오른 편으로는 나머지 버튼이 두줄로 배열되어 있는데 모두 리모컨에서 지원하는 기능들이다. 전체적인 생김새에서 인상적인 면은 별로 없다. 후면 패널을 보면 아날로그 출력단에 각 1조씩의 언밸런스 및 밸런스 단자가 있고 코액시얼 디지털 출력 단자 및 코액시얼, 토스링크 디지털 입력단자가 하나씩 마련되어 있다. 밸런스 단자의 경우 뻑뻑해서 연결하기 불편했다. 노이즈 대책외에 연결시 신속하고 편리하기 때문에 프로용 기기에서 선호하는 단자임을 생각해 볼 때 이렇게 뻑뻑한 단자는 처음 접한다. 리모컨은 좀 황당하게 생겼다. 버튼의 배열도 익숙한 편이 아닌데 가장 커야할 플레이 및 정지 버튼이 아주 작고 오른편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오른손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매우 불편한 리모컨이다.

    기능면에서 이 제품은 매우 독특하다. 일반적인 CDP들이 디지털 녹음이나 DAC부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디지털 아웃 단자만 지원하는데 비해 이 제품은 내부의 D/A 컨버터부를 별도 사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입력을 지원한다. 내부 DAC가 24bit / 96kHz까지 지원하기 때문에 별도의 CD 트랜스포트 외에 DVDP의 디지털 출력단자를 이용하면 DVD 타이틀의 2채널 재생이나 체스키 레코드나 클래식 레코드에서 발매하는 DAD 타이틀(DVD 비디오 타이틀에 오디오 트랙만 96/24로 녹음한 타이틀)의 재생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애드컴의 GCD-750 같은 제품의 경우도 이러한 디지털 입력을 지원하지만 내부 DAC가 48kHz까지만 지원하기 때문에 사실상 큰 효용이 없는데 반해 스텔로의 경우 현시점에서 매우 다양하게 써먹을 수 있는 제품이다.

    세팅

    제품 매뉴얼을 보면 브레이크 인 타임이 300시간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필자가 이 제품을 전달 받았을 때는 제품을 작동한지 3일정도가 지난 시점이었고 필자는 이 제품을 전달 받아서 1주일간 시청하였다. 시청 기간동안 전원은 계속 켜둔 상태였으며 집에 늦게 들어 올 것 같은 날에는 CD를 넣고 리피트 시켜 놓았다. 필자가 시청을 마친 후에는 하이파이넷의 또다른 필자인 문한주님께 다른 환경에서의 시청을 부탁드렸다. 필자의 시청 기간이 제작사가 요구하는 번인 타임에 못미치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성향을 파악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는 기간이었다고 본다. 혹시 이정도의 동작 기간 이후에 극적인 변화가 있음을 경험하신 분이 있다면 아래 의견란에 참고글을 올려주시기 바란다.

    앰프와의 연결시 언밸런스단은 필자가 자작한 케이블을 사용하였고 밸런스단은 디스커버리 시그너쳐 케이블을 사용하였다. DVDP와의 연결은 BNC 단자로 터미네이션된 Gepco의 VPM2000을 BNC-RCA 어댑터를 사용하여 연결하였다. 토스링크는 사용해 보지 않았다. 파워 케이블은 번들 케이블을 그대로 사용하였고 악세서리로는 블랙 다이아몬드 레이싱 콘 및 Aurios의 Media Isolation Bearing(MIB-리뷰예정)을 사용하였다. 앰프는 NAD S300 인티앰프이고 스피커는 포커스 오디오의 FS-78이다. 앰프와의 연결은 언밸런스단과 밸런스단을 동시에 사용했으며 앰프의 셀렉터를 바꿔가며 청취하였다.

    이 제품은 보통의 CDP들보다 게인이 높게 설정되어 있다(매뉴얼상 출력전압 5V로 표기되어 있는데 이는 최대 출력 전압이라는 것이 제작사의 설명이다). 이부분은 필자가 측정기기를 준비하지 못해서 문한주님께서 아캄 FMJ-23과 비교하였는데 언밸런스단의 경우 아캄보다 게인이 다소 높았다고 한다. 다음은 문한주님의 답변이다.

    (싱글엔디드 출력밖에 테스트할수 없었지만 어쨌든 )1kHz테스톤을 틀어 두 CDP의 출력전압이 같도록 볼륨 위치를 표시했습니다. 뜻밖에도 스텔로와 아캄FMJ 23CD간의 출력전압은 그리 큰 차이가 발생하지는 않았습니다. 전에 TCD-2와 CEC2100과 비교할 때는 엄청나게 큰 게인 차이가 있었던 것에 비하면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입니다. CEC2100과 TCD-2의 차이는 볼륨위치상으로 25도 정도의 차이었고 아캄FMJ23CD와 스텔로의 차이는 5도 정도의 차이였습니다. 물론 스텔로가 출력전압이 약간 높습니다.

    필자의 경우 앰프가 밸런스단을 지원하기 때문에 동시에 연결하였는데 밸런스단의 경우 정밀한 측정이 필요없을 정도로 언밸런스단보다 게인이 더 높았다. 이 때문에 밸런스단으로 연결할 경우 일반적인 제품보다 무척 큰소리를 듣게 된다. 따라서 이 제품을 다른 제품과 비교할 때에는 이 점에 주의하기 바란다. 참고로 밸런스단과 언밸런스단의 음질차이는 비슷한 레벨로 맞추어 놓았을 때 필자의 시스템에서는 의미가 있을 만한 차이점은 없었다. 밸런스단이 좀 더 투명한 스테이지를 제공하는 듯이 들렸지만 음색은 더 딱딱하게 느껴졌다. 근데 이러한 차이는 필자가 정밀하게 레벨 매칭을 한 것도 아니고 그 차이라는 것이 청취위치에 앉아서 이리저리 몸을 움직일 때 느껴지는 차이만 못했기 때문에 별 의미는 없다고 판단된다. 이부분은 시스템에 따라 사용자가 더 선호하는 쪽을 사용하면 될 것 같다.

    들어보기

    스텔로의 가장 큰 특징은 일단 어떤 방식으로든 소리가 귀에 쏙쏙 들어온다는 데에 있다. 이 정도 그레이드의 제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점인데 정보를 불분명하게 얼버무린다든지 혹은 약간 필터링 된 듯한 음색으로 특정대역을 마스킹 한다든지 하는 점은 느껴지지 않는다.  Al Kooper의 “reKOOPERation"(Music Masters)중 “When the spell is broken” 을 예로 들어보면 도입부 드럼셋의 미세한 다이내믹스 변화를 뚜렷하게 표현해주며 각 악기들이 서로 섞이지 않고 매우 선명하게 들린다. 이렇게 각 악기 소리들이 섞이지 않고 선명하게 들리는 점은 대편성곡을 들을 때 매우 유리한데 악기수가 많아지면서 중역대가 혼탁해지는, 저가형 제품에서 흔히 발견되는 단점은 없다. 따라서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10번(Andre Previn/London Symphony Orchestra/EMI Classics)의 3악장처럼 각 파트의 악기들이 정신없이 연주하는 곳을 들어보아도 각 파트가 섞일 때 갑자기 중역대가 혼탁해진다든지 혹은 고역의 특정 부분만 들린다든지 혹은 위치가 흔들린다든지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러한 장점은 실제적으로 스테이지가 매우 투명하게 느껴지고 셈여림의 세세한 변화까지 잘 잡아내기 때문에 다이내믹스의 대비가 매우 선명해진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저역의 정보량도 대단히 많아서 매우 분명하게 표현된다. 저역의 양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매우 단단하며 임팩트가 매우 강하다. 제니퍼 원즈(Jennifer Warnes)의 “The Hunter"중 8번 트랙 “Way down deep"을 들어보면 저역의 임팩트가 무척 강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어색할 정도로 북소리가 단단하게 나온다. 이런 타악기의 단단함은 다른 음반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는데 여러 종류의 재즈 혹은 락음반을 걸어넣고 스네어 소리를 주의깊게 들어보면 어택이 무척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강렬함 때문에 대편성의 총주나 강한 어택이 자주 등장하는 곡 또는 다이내믹스가 계속 정신없이 변화하는 곡-비욘디가 지휘하는 화성의 영감(Biondi/Europa Galante/EMI/Virgin Classics) 같은-을 들을 때 셈여림의 변화가 가슴이 후련할 정도로 시원하게 표현된다. 또한 고음악의 경우 콘티누오 파트의 저음 현악기들이 거침없이 밀고 나오기 때문에 상당히 발랄하고 경쾌한 리듬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강렬한 어택이 주는 경쾌함이 좋기는 한데 각 드럼 셋 혹은 악기들의 음색을 분명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단점을 보여준다.  더 정확히 말해서 모든 곡의 모든 악기들이 매우 팽팽한 긴장감을 가지고 연주되는 듯이 느껴진다. 이러한 점은 느린 곡을 몇 개 들어보면 알 수 있는데 기타를 예로 들자면 개방현을 기준으로 한 키정도 올린다음 플랫상으로 한 키 내려서 연주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캐롤 키드의 “When I dream"이나 리키 리 존스의 “My one and only love"같은 곡을 들어보면 기타 현이 팽팽할 뿐 아니라 나른해야할 리키 리 존스의 목소리가 웬지 긴장한 듯이 들린다. 이러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이유는 다이내믹스가 변화할 때마다 변해야할 악기의 음색들이 제대로 표현되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여지는데 이때문에 매우 선명한 다이내믹스의 표현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들리지는 않는다. 헨델의 “리날도"중 아리아 “나를 울게 하소서(Lascia Ch"io Pianga"/Europa Galante/opus111)를 들어보면 목소리의 강약 조절이나 현파트의 반주가 들려주는 세세한 다이내믹스의 표현은 분명히 정확한 편임에도 소프라노 음성의 미묘한 변화를 표현해 주지는 않았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사람이 목소리에 힘을 줄 떄와 힘을 뺄 때에 달라지는 음색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인데 이는 제품이 굳이 살벌한 해상력을 지니고 있지 않아도 긴장되어 있는가 이완되어 있는가만 표현해주면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스텔로의 경우 매우 이완되어 있어야 할 부분에서도 여전히 긴장감을 조성한다. 결국 이부분은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서 선택할 문제인데 정보량이 더 적고 덜 선명하게 들리더라도 이러한 음색의 뉘앙스를 더 잘표현하는 제품을 선택할 지 아니면 음색보다는 다이내믹스 혹은 넓고 시원한 스테이지를 선택할 지는 사용자의 몫이다.

    스테이징이나 이미징의 경우 정교한 레이아웃을 선호하는 사용자들에게 있어서 가격을 생각한다면 상당히 만족할만한 제품이다.  무대가 넓고 시원한 편인데다가 강렬한 어택을 강조하지만 스테이지 자체가 갑자기 앞으로 튀어나온다든지 하는 일은 없다. 전체적으로 소리가 공격적으로 느껴지면서도 스피커 앞으로 튀어 나오지는 않는다. 또한 앞뒤 레이어의 깊이도 상당히 잘 표현된다.  사발의 “라 폴리아(Jordi Savall/ Folia 1490-1701/ Alia Vox)"중 1번 타이틀을 들어보면 도입부의 타악기 소리가 상당히 멀리서 들려오는 느낌이 매우 잘살아 난다. 불레즈와 시카고 심포니가 연주한 스트라빈스키의 “불새"(IGOR STRAVINSKY/The Firebird/Chicago Symphony Orchestra/Pierre Boulez/Deutsche Grammophon)를 들어보면 이 제품의 장점인 명확한 다이내믹스와 더불어 넓고 시원한 스테이지 및 뚜렷하게 구분되는 각 이미지의 레이어 덕택에 매우 상쾌하게 들렸다. 그러나 여전히 부자연스러운 음색 때문에 전체적으로 곡의 해석이 밋밋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미징에 있어서 레이어가 매우 또렷하게 구분되고 경계가 명확했음에 반해 경계선이 다소 부자연스럽게 선을 긋듯이 형성되면서 음원과 공간과의 사이가 거친 입자로 마무리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 이렇게 명확하게 표현 안하는 기계에서는 이러한 점을 느낄 일도 없다. 마침 필자에게 리뷰용으로 들어온 Aurios의 Media Isolation Bearing(MIB)이 있어서 레이싱 콘을 빼고 MIB로 삼점지지를 해 보았는데 음원과 공간의 경계가 놀라울 정도로 깨끗해졌다. 제품 자체가 진동에 취약한 것 같았다. 그러나 팽팽하게 긴장된 음색은 여전해서 디지털 입력부를 통해 필자의 파이오니어 DV-525를 트랜스포트로 사용해 봤는데 중역대가 탁해지면서 DVDP쪽의 음색이 나왔다. 정보량은 많지만 그 많은 정보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능력은 떨어져 보이는데 아무래도 트랜스포트쪽의 문제인 것 같아서 문한주님께 기기를 전달하며 아캄 FMJ 23을 트랜스포트로 사용할 때 어떤지 테스트를 부탁드렸는데 다음은 문한주님의 답변이다.

    1번 세팅은 아캄 FMJ 23CD로 재생, 2번 세팅은 아캄 FMJ 23CD의 트랜스포트를 사용하여 스텔로의 DAC를 통한 재생 (Goldstar 75옴 동축 케이블을 사용), 3번 세팅은 스텔로 CDP로 재생이었습니다. Bach Cello Sonata BWV1027~1029(미샤 마이스키/ 마르타 아르헤리치/ DG 415 471-2)를 예로 들면 3번 세팅에 의한 결과는 공간이 넓게 재생되는듯이 들렸지만 보우잉이 불안정하게 들리고 음이 약간 들뜨게 들립니다. 음색도 약간 콘트라스트가 짙어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이 듭니다. 1번 세팅은 첼로의 자연스런 음색과 뉘앙스가 잘 표현된다는 느낌을 줍니다. 보우잉은 다소 단정한 듯이 느껴지지만 가장 안정적이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2번 세팅에 의한 결과는 3번과 1번의 중간점으로 들뜬듯이 들리는 음색과 불안정한 보우잉이 안정을 되찾았으며 적당한 활기가 느껴집니다. 집사람에게 아무런 설명을 해 주지 않고 1,2,3번 세팅을 들려줬습니다. 1번은 좀 심심하다고 하고 2번을 들려줬더니 활기차다고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3번을 들려줬더니 좀 더 공간이 넓어진것 같다는 평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첼리스트의 입장에서 보우잉이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를 주목해서 다시 들어봐 달라고 요청했고 그러자 결과가 달라졌습니다. 3번은 서투른 연주자가 악기를 다루는 듯이 보우잉이 불안정하다고 하고 2번과 1번의 비교는 케이블을 빼고 끼우고 하는 과정이 들어있어서 비교하기 곤란하다고 했습니다. 2번도 좋았고 1번 세팅도 다시 들어보니 좋았다고 하더군요. 스텔로 CDP는 그 가격대에서는 튜닝이 상당히 잘 된 기기라고 평가할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밝은 시스템보다는 약간 어두운 시스템과 궁합이 잘 어울릴 만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것 같습니다. 스텔로 CDP에서 아쉬운점이 있는 이유는 트랜스포트부에서 발생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상 스텔로의 음질을 정리해 보면

  • 강렬한 다이내믹스의 대비
    넓고 시원한 스테이지(또한 앞뒤 레이어의 거리감의 표현이 뛰어나서 공간감이 매우 잘 살아난다)
  • 긴장된 음색과 부자연스러운 이미징(공간감은 좋지만 각 음원이 자연스럽게 존재하지 않는다)
  • 매우 많은 정보량의 표현과 악기수에 상관없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선명한 스테이지
    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가격을 고려하면 여러 가지 하이파이적 팩터들이 매우 우수한 제품이지만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들 때문에, 특히 긴장된 음색에 있어서 사용자의 취향에 따른 선호도가 틀려질 것 같다.

    디지털 입력

    스텔로는 비슷한 가격대 혹은 그 윗가격대의 CDP들이 갖추지 못한 장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디지털 입력이다.(와디아의 CDP들은 이러한 기능이 있지만 가격도 비싸고 엔트리 모델인 831의 경우 옵션사항이다) 이 단자 두 개(코액시얼/토스링크) 때문에 스텔로의 96/24 지원 DAC를 어떻게 써먹을까하는 즐거운 고민이 생기게 되는데 필자의 생각에는 2채널 시스템에 DVDP등을 추가할 때 가장 효용성이 높아 보인다. 일단 DVD-A의 경우는 분리형 규격이 여전히 불투명한데다 2채널의 경우 최대 192kHz까지의 샘플링 레이트를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미래의 DVD-A에 대한 보장은 별 의미가 없다. 지금 당장 써먹을 수 있는 방법은 DVDP를 트랜스포트로 하여 DVD 타이틀을 2채널로 즐기는 것과 체스키나 클래식 레코드에서 발매하는 DAD류의 타이틀을 더 좋은 음질로 듣는 것 정도라고 보여진다.

    필자의 DVDP를 트랜스포트로 하여 체스키에서 발매한 Dave"s True Stories의 “Sex without Body"를 들어 보았다. 이 음반은 24/96 포맷으로 제작하여 CD 버전 및 DVD 버전으로 출시되어 있는데 CD 버전은 16/44.로 다운 컨버팅하여 마스터링했고 DVD 버전은 24/96 포맷으로 마스터링 하였다. 필자는 이 음반의 CD 버전과 DVD 버전을 모두 가지고 있는데 DVDP에서 재생해 보면 DVD버전이 공간감이나 음색의 표현 및 해상도가 더 자연스럽다. 스텔로의 디지털 입력을 통해서 DVD 버전을 재생해 보니 해상도나 저역의 임팩트 그리고 공간감이 더 잘 살아 났다.  이런 음반에 관심이 많은 DVDP 사용자들에게는 확실히 더 좋은 음질을 즐길 수 있는 제품이다. 참고로 필자의 경우 DVDP에서 CD버전과 96/24 DVD 버전을 비교할 때 DVD쪽이 더 좋기는 했지만 다가오는 미래의 새로운 포맷이 기대되는 정도는 아니었고 스텔로를 사용하여 비교할 때에도 DVD쪽이 CD보다 좋긴 했지만 역시 그렇게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게다가 이런 과도기적 형태의 레퍼토리가 제한된 음반들을 듣기위해 새로운 시도를 할 필요는 없어보인다.

    그렇다면 스텔로의 디지털 입력을 어떻게 하면 잘 써먹을까? 2채널 하이파이 사용자중에 아직 멀티채널로 전환하고 싶지는 않고 간단히 DVDP만 추가해서 간소하게 AV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면 스텔로의 디지털 입력은 상당히 매력적인 부분이다. “글라디에이터"의 게르만족과의 전투장면, “매트릭스"의 모피어스 구출장면,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상륙장면등과 같이 효과음과 배경음악 그리고 대사가 정신 없이 섞인 신을 시청할 때 DVDP의 아날로그 출력단에 비해 스텔로를 DAC로 사용할 때가 모든 소리들이 명확하게 구분이 되기 때문에 DVD 타이틀을 아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효과음에 묻히기 쉬운 배경음악이 정확하게 전달되기 때문에 훨씬 생동감이 살 뿐만 아니라 명료하게 잘 정리되어 들리는 대사는 시청자의 히어링 능력이 향상되었다는 느낌을 준다. 파이오니어의 DV-S9과 같은 레퍼런스급의 DVDP에서도 2채널 재생시 이러한 명료함은 없다. 2채널 시스템에 DVDP를 사용한다면 이 제품을 통해 확실히 향상된 사운드 트랙을 즐길 수가 있다.

    글을 맺으며

    CD만 재생하는 싱글 플레이어의 생산이 줄어드는 시점에서 새로운 CDP의 구입은 확실히 망설여진다. 적당한 가격에 과도기를 버틸 수 있는 제품이 있다면 좋을 것이다. 스텔로의 튜닝 포인트 혹은 마케팅 포인트는 가격과 부가 기능이라고 보여진다. 100만원 이하로 책정된 소비자 가격과(실 구매가는 다소 낮을 것이다) 디지털 입력단은 여러면에서 매력적이 요소이기 때문이다. 음질에 있어서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다를 것 같은데, 특히 DVDP 사용자 중에 이런 경향의 소리를 선호하시는 분이라면 매우 만족스러운 제품이 될 것이다.

    끝으로 스텔로 CDA-100은 출시단계에서 버그가 발견되어 출시가 미루어졌었다. 이 때문에 다시 수정 생산된 제품을 제작사 직원들이 일일이 테스트하여 출시했는데 필자가 전달받은 제품은 디지털 입력시 좌우채널이 바뀌는 현상이 있었다. 제작사에 문의해 보니 초기 생산물량중 소수에서 이런 문제점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현재 모든 버그는 수정해서 출시한다고 한다. 필자의 경우 디지털 입력시 좌우채널이 바뀌는 현상은 음질과는 상관 없는 부분이어서 무시하고 시청하였다.

    시청기기

  • CDP : 에이프릴 뮤직 Stello CDA-100
  • DVDP : Pioneer DV-525
  • Inte Amp: NAD S300
  • Speakers: Focusaudio FS-78
  • Interconnects: 자작 실드선 (RCA), Discovery Signature (XLR)
  • Digital Cable : Gepco VPM2000 (BNC-RCA 어댑터 사용)
  • Speaker cables: Discovery Signature
  • Power cable: XLO ref.10a
  • etc.: BDR Type 4 , Aurios MI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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