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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맨 레퍼런스15SE 파워코드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2. 5. 18.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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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욱(mc7270@hitel.net)

■ 시작하기 전에

한때 케이블은 우리가 보통 쓰는 전기줄이면 족하다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먼 옛날 이야기 같지만 불과 7-8년 전 얘기다. 그 때는 전기만 통하면 되지 “인터커넥트를 갈고 스피커 케이블 갈았다고 소리가 달라지는가?"라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케이블에 의해서 소리 차이가 난다고 얘기하면 비싼 돈 주고 산 케이블에 대한 자기최면이라고 단정하고 미친놈 취급 하기 일쑤였다. 하긴 지금도 케이블에 의한 음질 차이를 이해 못하고 심지어 백만원 넘는 앰프는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있으니 케이블 차이 인정 못하는 것은 약과인 셈이다.
신호가 흐르는 케이블의 선재나 구조에 의해서 음질이 변할수 있다는 사실이 보편적으로 인정되면서 또 하나의 화두가 등장했는데 그것이 파워 코드 교체만으로도 음질이 바뀐다는 것이다. 언뜻 생각하면 납득이 안되는 소리지만 실제로 비교해보면 소리차이가 나는 것이 현실이다. 아직은 이를 설명할 충분한 근거가 부족해 보이지만 차이가 나는 것 만은 확실하다. 필자는 6년 전에 모 수입상에서 수입한 파워케이블 5종을 들어볼 기회가 있었다. 당시로서는 반신 반의하면서 비교 시청을 했는데 파워 케이블마다 각기 소리와 음색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그러나 그 때 들었던 파워 케이블들은 너무 시대를 앞서가버린 탓에 팔리지 않고 수입상의 악성 재고가 되는 비운을 당했다. 

■ 시작

파워 케이블의 효과는 일찍부터 알고 있었지만 실제 시스템에는 많이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기껏해야 JPS 디지털 파워코드를 CDP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것이 전부 였다. 특히 파워앰프의 경우는 크렐의 커넥터가 특이해서 일반 파워코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계속 오리지날(벨덴제)을 사용하다가 몇달 전에 흔히 뻣뻣표로 명명된 파워 케이블을 크렐 파워 앰프에 연결해 보았다. 해상력이나 무대가 약간 커지는 장점이 있었지만 고역의 에지가 날카로워서 더 이상 들을 수가 없었다. 결국 귀 아파서 20분 만에 빼버리고 원래의 벨덴제로 듣게 되었다. 솔직히 좋고 나쁘고를 떠나 파워 케이블 교체시 음질 차이가 인터커넥트 바꾼 것 못지 않게 차이가 났다. 앰프 중에 크렐 만큼 파워케이블에 의한 차이가 많이나는 경우가 별로 없지 않을까 한다. 혹자는 삼성의 엠퍼러 파워 앰프도 파워케이블에 의한 음질 차이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고 한다.

이번에 리버맨에서 만든 레퍼런스1.5SE파워 케이블을 리뷰하게 되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리버맨은 튼튼한 스피커 스탠드를 생산하면서 유명해진 브랜드다. 스탠드 출시 이후 케이블 제조업체로 변신을 하고 있다. 리버맨의 스탠드가 상당기간 동안의 실험과 노력의 결과로 만들어졌음을 아는 사람은 다 알것이다. 리버맨의 초기 출시 케이블들은 이런 시행착오의 과정이 적어서인지 다소 기대에 못미치는 음질을 들려주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런 연유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시청을 하게 되었다. 시청을 해보니 우려는 기우였음을 느꼈다. 몇년이 경과 하면서 케이블 생산의 노하우도 이제는 어느정도 쌓였음을 느끼게 해주었다.
리버맨 레퍼런스 15SE 파워케이블은 7N순도의 LGC로 각 심선은 독립되게 에나멜 코팅이 되어 있다. 굵기는 12Awg로 충분한 전류 공급능력을 담보하게 했으며 절연 성능이 뛰어난 테프론 합성 피복한 선재다. 단자와의 결합은 음이 다소 혼탁해지는 납땜을 택하지 않고 전문 공구로 압착해서 제작했다.

■ 몸 말


미켈란젤리 연주의 베토벤 피협5번(쥴리니,빈필,DG/LP)을 들어보면 피아노의 핵이 더 또렷하고 표면이 아주 매끄럽게 표현된다. 한마디로 더 세련되고 투명해진 음색으로 피아노 소리를 재생해 주었다. 배경과 피아노의 핵의 경계도 대비가 더 뚜렷하게 드러났다. 핵의 표면은 단단하면서 거울처럼 표면이 매끄럽게 표현되었다. 울림의 양은 아주 약간 줄어든 느낌이지만 디테일은 오히려 더 좋아졌다. 가장 큰 차이는 현악기의 질감 표현에서 느껴졌다. 다소 거친듯한 느낌이 줄고 윤기가 있는 음색으로 표현해주었다. 특히 바이올린의 음색이 디테일해지면서 따뜻한 온기가 더해져 매력적으로 들렸다. 피아노 소리에서 보다 바이올린 소리에서 개선의 효과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저역 악기들의 음상이 조금 작아지면서 조금더 안정되게 표현되었다. 총주시 악기들이 모여서 흐릿하고 다소 산만하게 표현되던 것이 악기 위치가 명확해지고 배경이 좀더 깨끗해져서 산만함이 줄어들었다. 저역의 해상력은 더 좋아진 것이 확실했다.다만 크렐FPB300의 단점인 다소 부족한 느낌의 저역 양은 큰 변화가 없었다. 저역이 좀더 디테일 해지고 해상력이 좋아져서 질은 좋아졌지만 양은 기대 만큼 더 나와주지는 않았다.
제니퍼 원스의 “더 헌터"를 들어보면 제니퍼의 목소리가 좀더 세련되어지고 매끄러워졌음을 느낄수 있다. 허스키함이 약간 줄고 윤기가 좀더 느껴지는 그런 목소리로 변했다. 무대 크기는 비슷한데 빈공간의 처리가 좀더 자연스럽고 깨끗하다. 저역은 앞서와 같이 양은 큰 변화가 없었고 음정 표현의 정확함이나 단단함에서 좀더 나은 면모를 보여 주었다. 음상이 다소 크게 표현되던 것이 약간 작아지면서 정확해져서 저역의 개선효과는 확실했다. 저역의 여운은 약간 적어진 듯 하지만 좀더 사실적이고 정확해졌다.

■ 마치면서

파워 케이블이 음질 개선에 영향을 미친다 아니다는 논쟁은 이미 무의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음질이 변하는 것이 사실인 만큼 어떤 방향으로 변하는냐 하는 것이 보다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리버맨의 레퍼런스 케이블은 크렐 파워 앰프에서 충분히 납득할만 수준의 음질 개선 효과를 보여 주었다. 굳이 아쉬운 부분을 찾는다면 제작자가 밝힌 저역의 개선은 양이 아닌 질에서만 이루어졌다는 점일 것이다.요약하면 고역의 그레인이 줄고 무대가 정리정돈 되며 저역의 해상력이 좋아진다. 그레인이 줄어들면서 음색도 자연스러워진다. 이 점이 장점 중에 제일이 아닌가 싶다. 리버맨의 파워코드를 빼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든다. 그러나 가격도 성능과 비슷하게 만만치 않아서 고민을 하게 된다.

■ 시청 기기

  • 소스 기기 : VPI에리어스 + 그라함2.0 모델2 + XLO3.1
  • 카트리지 : 벤츠마이크로 L0.4
  • C D P : 메리디안 508.24
  • 포노 앰프 : 실바웰드 SWP550 + 코터mk2
  • 프리 앰프 : 소닉프론티어 라인3
  • 파워 앰프 : 크렐 FPB300
  • 스 피 커 : 틸 CS6
  • 인터커넥트: 자작 은선(소스-프리/RCA)
    디스커버리 에센스(CDP-프리/XLR)
    카다스 골든크로스(프리-파워/XLR)
  • 스피커케이블 : 너바나 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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