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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플란 파워코드 S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3. 5. 16.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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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한주(raker@hifinet.co.kr) 2003-05-16 21:21:44


파워 코드 S
수입원 오디오 복스 : 02-501-7343~4
가격 : 33만원 /1.5미터 (환율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함)

오디오플란은 독일의 하이엔드 케이블 전문회사로 20여년에 달하는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규모에 의한 생산이나 마케팅 능력만 가지고는 이룰수 있는 것은 아니며 높은 경지의 제품 경쟁력을 보유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오디오플란에서 파악하고 있는 (오디오에 공급되는) 전원 케이블의 문제점은 마이크로포닉 현상으로 요약된다. 벽체 안에 자리잡은 전기줄은 진동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지만 일단 벽에서 나온 이후에는 진동에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사의 전원 케이블은 진동의 영향을 최소화 시킬수 있는 독특한 구조로 설계하게 되었다.
파워 코드 S는 수년간의 개발을 기반으로 최상의 기법을 적용한 모델이며 자매모델인 파워 코드 G는 요령껏 설계하여 상급기에 근접하는 성능을 내도록 한 보급형 모델이다.

제품의 내부 구성

파워 코드 S는 두꺼운 은으로 도금된 네 가닥의 굵은 심선으로 구성되어 있다. 진동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 심선과 심선 사이에는 오디오플랜에서 특허출원중인 카본섬유를 채워넣었다.
그 심선 위를 감싸는 에어로머 자켓 위로 검정색 실크 망과 이를 보강하는 노란색 아라미드 섬유가 덧씌워지게 된다. 이들 또한 진동의 영향을 줄이는 층으로서 작용한다. 제일 바깥은 투명한 외피로 덮여진다. 오디오플랜의 전원케이블은 금속망이나 금속 포일 등을 사용한 쉴드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 오히려 그럴 경우 반응이 느려지며 음장이 협소해지는 단점이 생기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께는 새끼손가락 정도의 굵기이며 구부리는데 어려움을 주는 케이블은 아니지만 내용물이 충실하게 차 있으므로 들었을 때 부드럽게 축 늘어지는 정도로 자유자재로 구부러지는 정도는 아니다.

들어보기

파워코드 S는 CD플레이어에 연결하여 들어보았다. 이전에 필자가 리뷰한 다른 전원케이블의 비교시청결과에 나와 있는 것처럼 현재 필자가 사용하는 오디오 시스템은 어느 기기에 연결하더라도 전원케이블의 영향이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앰프쪽에 연결하여 들어보지는 않았다.
시청곡은 레스피기의 <시바의 여왕- 벨키스 조곡 중 Orgiastic Dance>를 비롯한 다수의 곡을 사용했다.
비교를 위해 사용된 파워케이블은 번들선 (통칭 막선), 금속 포일 층을 가지고 있는 벨덴 자작선, 킴버 파워 코드 PK-14, 리버맨 오디오의 고딕 파워코드, 12게이지 캐롤 선재를 가지고 만들었다는 전원선이었다. (삼양전기와 AV-line에서 취급함)

오디오플랜의 파워코드S는 금관악기와 타악기 등이 어우러진 대편성 곡에서의 복잡한 리듬과 소리의 뒤섞임 속에서도 탄력 있는 리듬감을 잘 표현해 주었으며 재생 주파수 대역에 막힘이 없어 생생함을 잃지 않는다. 음에 실리는 무게나 밸런스도 과하지 않고 그렇다고 덜하지도 않다. 그리고 임펄스의 재생이 좋아서 날렵하게 음이 펼쳐지며 신속하게 반응한다는 느낌을 준다.
혹시 이런 표현을 지나치게 빠르게 밀어 부친다거나 날리는 듯한 신경질적인 면이 강조되는 것으로 곡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필자가 표현하려 했던 점을 부연하자면, 막선을 사용한 경우는 소리가 펑퍼짐하게 풀어진듯한 느낌을 주지만, 파워코드S는 연주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복잡 미묘한 리듬의 당김과 끌림의 탄력을 생생하게 표현해주고 원래의 악구에서 터져나와야 할 소리의 타이밍을 제대로 재빠르게 표현할 수 있는 전광석화 같은 능력을 갖췄다. 이렇듯 순간적이고 치밀하고 정밀한 소리를 재현하도록 지원해 줌으로써 그 결과로 소리가 자연스럽고 생생하고 곱고 차분한 느낌이 든다.

그 반면에 고딕 파워 코드나 캐롤 선재를 사용한 전원선은 과장된 저역의 파워감을 추구하다보니 전체적으로는 아스팔트처럼 찐득하고 꿀럭거리며 찐한 색상이 연상된다.
저역은 크지만 반응이 느려서 둔중하게 들리며 큰 북은 작은 북의 소리를 먹어치우는 등, 고역의 정보는 저역의 마스킹으로 인해 거의 잘 들리지 않을 정도다. 배경이 조용하게 들리며 허전함을 주는 것도 복잡한 고역의 오디오 신호가 방해되었거나 훼손되었기 때문이다.

킴버 케이블은 PK-14는 파워감이 적어서 자칫하면 가벼운 소리를 내는 오디오에서 더 가벼워진 소리를 내줄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소리의 트랜지언트를 손상시키지 않으며 번들선에 비해 비교할 수 없는 훌륭한 성능을 내주고 있으므로 여전히 그 가격대에서 훌륭한 추천 파워 케이블의 자격을 갖추고 있음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벨덴 자작 케이블은 음성 대역에서 뾰쪽한 소리를 내주고 있기 때문에 더 들어볼 것도 없이 실격이다.

마무리

파워 케이블을 가지고 오디오 시스템의 튜닝을 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그 결과는 오디오 취미와 마찬가지로 항상 얻는것과 잃는 것이 있게 마련이다. 때에 따라서는 잃는것의 비중이 너무 많을때도 있다. 힘들여 번 돈이 될수도 있고 오디오 친구나 선후배일 수도 있다.

튜닝이란 것이 모두 좋게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그리고 원판보다 좋게 만들수는 없다. 가령 다음과 같은 튜닝을 해본다고 생각해 보자. LCD프로젝터의 화이트 밸런스가 좋지 않다고 검정색 선글래스를 쓰는 것이다. 맨 눈으로 볼때는 들떠있던 검은 색이 선글라스를 꼈더니 제 색이 나온다고 좋아 하는 격이다. 그러나 이 튜닝방법으로는 무게감 있는 검은색을 얻은 대신에 다른 색을 죄다 망가뜨린 결과를 얻게 될것이다. 오디오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그 기기에서 나올수 있는 최상의 수준까지 나오는 것을 바래야지 나오지 못하는 것을 바래서는 안된다.

오디오 플란은 자신의 오디오에서 나와줄 수 없는 저역을 덧붙여 보태주는 재주는 없을지는 모르겠으나 평범하게 들리는 재생음을 진짜 음악이 피어나오는 듯한 소리로 재생할 수 있게 해주도록 조력하는데는 남다른 실력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 배경에는 음에 대한 수준 높은 감수성과 다양한 재료와 전기에 대한 이해능력, 직업에 대한 헌신과 열정을 간직한 우수한 인적 자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음악적으로 결함이 있는 파워 케이블들이 우리 주변에 널려있는 가운데에서 모처럼 총체적인 밸런스가 잘 잡혀진 파워케이블을 발견해 보는 것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나는 격이다.
비록 필자가 집에서 충분히 들어본 파워 케이블이 그다지 많지 않기는 하지만 큐브드 오랄 심포니와 JPS 켑토베이터 같은 훌륭한 케이블 다음으로 좋게 들은 제품이 이 오디오 플란 파워 코드 S였다. 필자가 이 제품을 구입한 것은 당연했다.
여러분에게도 적극 추천한다.

사용기기

  • 소스기기: 오디오넷 ART V2 CDP
  • 앰프 : 애드컴 GFP 750 프리앰프, 오디오넷 AMP I파워앰프
  • 스피커 : 레벨 퍼포머 M20
  • 인터커넥터 : 킴버 PBJ, 킴버 셀렉트KS1021, 리버맨 고딕
  • 스피커 케이블 : 리버맨 고딕
  • 파워케이블 : 킴버 PK-10, PK-14, 리버맨 고딕 파워케이블, 캐롤 선재 조립품(av-line)
  • 기타 : RPG KOREA 어퓨저, 오디오 펜스, 테크나소닉C-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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