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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K FM Pro 안테나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3. 5. 15.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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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욱(mc7270@hitel.net) 2003-05-15 13:16:38

<에필로그>
오디오곤 사이트를 보면 분류가 참 재미있다. 소스 중에서 CDP나 아나로그는 큰 항목으로 되어있고 그 안에 컨버터, 트랜스포트, 카트리지, 암 이런 식으로 소분류 까지 잘 되어 있다. 같은 아나로그 소스지만 LP관련 소스에 비하면 튜너는 찬밥 정도가 아니라 한쪽 구석에 쳐박혀 있는 느낌이다. 기타 항목에 한 모퉁이를 차지 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실 하이파이에서 튜너는 서자나 사생아 취급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기껏해야 앰프까지 합쳐진 리시버가 서브 기기로 가끔 언급될 뿐이다. 필자도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보통의 하이파이 애호가들이 그렇듯 튜너는 신경도 쓰지 않고 살았었다. 그렇다고 튜너를 소유한 적이 없냐 하면 전혀 그렇지는 않다. 야마하 싸구려 튜너로 음악을 들었던 적이 있고 피셔 500B, 800C등을 서브로 소유한 적도 있다. 그룬디히 리시버로 FM음악을 즐겨 들은 적도 있었다. 사무실에는 다이나코 FM3 튜너와 다이나 인티 앰프로 KBS 1FM 93.1을 즐겨 들은 것이 벌써 수년 전 부터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필자의 메인 시스템에는 한번도 튜너가 붙여진 적이 없었다. 아니 평생 없을 줄 알고 있었다. 우연히 지인이 튜너를 구해달라는 부탁을 해서 구해준 피셔 90B를 상태 확인차 필자의 메인 시스템에 걸게 되기 까지는 그랬다. 이런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튜너의 세계에 발을 디뎌 놓게 되었다. 이제는 서자가 아닌 당당한 적자로써 말이다. 튜너에 빠져 지내다 보니 이제는 안테나 리뷰까지 하게 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몸말>

폴디드 다이폴야기

FM PRO에 대한 리뷰를 하기 전에 안테나에 대해서 잠시 살펴 보기로 하자. FM 방송을 청취하기 위한 안테나의 수는 상당히 많다. 그 중 많이 사용되는것 4가지 정도만 소개하겠다. 우선 우리가 흔히 가장 많이 보는 것으로 T자형 안테나 라고 불리는 오디오 세트를 사면 따라오는 FM 안테나다. 정식 명칭은 다이폴 안테나(Dipole Antenna) 라고 할 수 있다. 폴이 두개란 뜻이니 두가닥으로 나가다가 갈라지는 T자형 안테나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여기서 발전한 것이 폴디드 다이폴 안테나(Folded Dipole Antenna)로 우리가 옥상에 설치하는 안테나를 보면 다 막대기로 되어 있는대 양쪽 끝이 둥글게 말린 것이 하나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 안테나다. 다음은 흔히 회초리 안테나라고 불리는 휩 안테나(Whip Antenna)로 승용차 뒷 범퍼에 달고 다니는 회초리 모양으로 하늘을 향해 있는 안테나다. 정식 이름은 수직 접지 안테나라고 하는데 설치 시 꼭 수직으로 설치해야 성능을 발휘한다. 다음은 야기 안테나로 앞서 언급한 옥외용 TV안테나 같이 금속 막대가 차례로 달린 안테나다. FM 방송용 야기 안테나는 청계천에서 5만원 정도면 구할 수가 있다. 인터넷으로는 mirae.kr.to에 가서 가정용 FM-6A라는 제품을 6만원 정도에 접할수 있다. 수입품으로는 백운 교역(audiomania.co.kr)에서 10만원대에 팔고 있다. 

TERK FM PRO

Frequency Range : 88—108 MHz
Amplifier gain : 0 dB/ +11dB
FM Impedance : 75ohm (300ohm with suplied adapter)
Terminals : Gold plated 75ohm “F” connector

리뷰 하고자 하는 FM PRO안테나는 스키 정도 넓이의 긴 막대 모양을 하고 있지만 내부의 구성은 폴디드 다이폴 안테나다. 테두리를 따라서 금속 파이프가 한바퀴를 다 돌아서 중앙의 단자 부분만 끊어진 형태를 취하고 있는 셈이다. 안테나 연결선은 끊어진 부분에서 뽑아내게 되어 있다. 내부 구조는 분해가 불가능 하게 되어 있어서 확인이 안되지만 파이프를 테두리를 따라서 구부려서 넣었거나 기다란 금속판을 테두리를 따라서 넣은 것으로 추정 된다. 20만원 날려 가면서 분해 해볼 용기는 나지 않았다.  FM PRO는 설치 시 주의점이 있다. 지면에 수평으로 설치해야 하고 보다 나은 효과를 위해서는 옥외에 가능한 한 높게 설치하는 것이 유리하다. 안테나 자체도 뉘어서 설치하는 것보다는 좁은 면을 세워서 안테나 도출 단자가 아래로 오게 설치하는 것이 좋다.
필자는 CQ통상의 Whip 안테나를 19층 베란다 밖으로 3미터를 수평으로 나가서 그 끝에 수직으로 세워서 사용하고 있다. 코브라 안테나도 소유하고 있지만 앞서 얘기한 옥외 휩 안테나에 감도나 음질 면에서 상대가 되지 못한다. 리뷰는 FM PRO를 베란다 안에 휩 안테나와 비슷한 높이에 설치한 것과 비교 시청을 위주로 했다. 안테나 설치 위치를 비슷하게 하는 이유는 안테나 접지점과 튜너 인입점 사이의 실효고를 비슷하게 해서 공정한 비교가 되게 하기 위해서다. 실제 설치 시에는 이 실효고가 높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안테나는 가능한 높게 튜너는 가능한 낮게 하는 것이 좋다. 실효고는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필자의 휩 안테나가 옥외로 3미터 나간 것을 생각하면 FM PRO가 약간은 불리한 조건에서 비교 시청을 하는 셈이다. 값은 FM PRO가 더 비싸니 달리 보면 공정한 비교라고도 할 수 있겠다. 

피셔 FM200B와 FM1000은 인입 단자가 M형 커넥터로 되어 있다. FM PRO는 일반 TV 용 케이블에 달린 것과 같은 F형 단자가 달려 있어서 비교 시청을 위해서는 M형에서 F형으로 변환해주는 단자가 필요하다. 용산과 청계천을 수배 했으나 찾지를 못해서 가장 비슷한 M-BNC 커넥터를 구해서 BNC(암)단자의 걸리는 돌출 부분을 줄로 갈아내서 F형 단자에 맞게 개조 했다.(사진 좌측 상단) FM1000을 93.1에 세팅하고 필자의 옥외 휩 안테나로 시청을 했다. 음이 아주 명료하고 또렷하게 들린다. 아나운서의 멘트 끝에서 스,츠 하는 치찰음까지 선명하게 들린다. 악기의 이미징 표현능력이 아주 좋아서 아주 또렷하고 분명한 음상을 표현해준다. 음악에 귀를 기울이게 하고 다소 음악적 긴장감을 주는 그런 소리다. 장기간 시청 시에는 약간 피곤해질 수도 있는 하이파이 성향의 딱 부러지는 그런 소리를 들려준다. FM PRO로 안테나를 바꾸어 보았다. 부스터를 켜지 않은 상태로 연결해서 먼저 들어 보았다. 첫 느낌은 음상이 약간 커지면서 음색이 자연스러워지고 부드러워 졌다. 휩 안테나가 약간 귀를 쫑긋하게 한다고 한다면 FM PRO는 그런 긴장을 유발하지 않고 음악을 편하게 들려주는 느낌이다. 아나운서의 멘트 시에 스,츠 하는 치찰음도 줄어들어서 느껴질 듯 말 듯 했다. 전체적으로 음색이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면이 돋보인다. 중역의 넉넉한 울림은 진공관 튜너를 듣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다만 음상의 경계가 약간 흐려지는 면도 있다. 저역의 양도 조금 많아지면서 약간 느슨해지는 느낌이 든다. 음상이 정확하고 샤프하면서 하이엔드 음질을 내주는 FM1000에서는 확실히 FM PRO가 음악적이고 자연스러운 울림을 내주어서 더 좋았다.

튜너를 바꾸어서 FM200B 로 비교시청을 해보았다. 200B는 1000과는 다르게 음상 위주의 하이파이 지향이 아니라 음색 위주의 편안한 소리를 내주는 기기다. 여기에서도 안테나에 따른 변화는 1000에서와는 똑같았다. 휩 안테나가 좀더 또렷하고 분명한 소리를 들려 주었고 FM PRO는 이미지가 좀더 커지면서 중역대의 울림이 풍성하게 들렸다. 1000에서와 같이 저역도 저금 더 나와 주었다. 1000에서는 FM PRO가 상당히 좋았는대 200B에서는 200B본래의 음질 때문에 둘 사이에 고민할 만큼 그 격차가 줄어 들었다. 휩 안테나의 음상을 조이면서 울림을 억제하는 성향이 200B의 푸근한 음색 탓에 상호 보완이 되는 면이 있어서 인듯 하다. 고민이 되는 수준이지만 역시 중역의 울림이 풍성한 FM PRO가 약간 선호도에서 앞서는 느낌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분명 음질은 FM Pro가 좋았으나 아주 약간의 혼신이 있었다. 즉 아주 작게 옆 주파수의 방송이 들렸다. 휩 안테나는 93.1에 맞게 안테나를 제작한 때문인지 이런 혼신이 별로 없었다. 이런 FM Pro의 혼신은 튜너의 Micro Tune(미세 조정)기능으로 잡을 수 있었다. 음질은 좋지만 좀더 세밀하게 주파수 조정 놉을 세팅해 주어야 하는 셈이다.
필자가 최근에 입수한 피셔 TFM 200에 물려서 비교를 해보았다. 어찌 된 일인지 이놈은 고역은 뻗침이 없고 중역은 부풀고 저역이 양은 많지만 약간 퍼지는 스타일의 소리를 내준다. 예상대로 TFM 200에서는 휩 안테나가 좀더 또렷한 소리를 들려 주어서 더 궁합이 맞는 듯했다. FM PRO는 너무 무른 음이 나와서 궁합이 썩 좋지가 않았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매킨토시 MR71도 그 음이 두텁고 울림이 많은데 FM PRO로 연결하면 톤이 더 굵어지고 울림이 더 많아질 것 같다. 어차피 필자는 MR71과는 취향이 맞지 않는다. MR71이나 스코트350 같이 울림이 풍부한 튜너 사용자 들은 톤이 더 굵어지고 울림이 풍부해질 수 있으니 알아서 선택할 문제라고 생각 한다.

다시 1000으로 돌아와서 부스터 앰프를 가동 시키는 경우와 가동 시키지 않는 경우의 음질 비교를 해보았다. 부스터를 가동 시켰을 때 음상의 좀더 정확해지고 피아노의 경우 핵이 좀더 단단하게 표현되는 느낌을 주었다. 전체적으로 무대의 밀도감이 더해지고 음색이 약간 진해 지는 느낌이다. 쉽게 표현하면 좀더 하이엔드에 가까운 음질로 변모 된다. 그런대 이러한 변화는 안테나를 바꾸어 얻는 음질 변화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아주 약간 변화되는 그런 정도다. 아마도 필자의 집은 고층(20층 중에 19층) 인데다 남산 송신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기 때문에 부스터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은 것 같다. 서울 근교 지역같이 거리가 상대적으로 먼 곳에서 93.1MHz를 청취하려고 한다면 이 부스터 기능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 같다.
부스터가 필자의 환경에서는 별로 필요가 없다고 판단이 들자 같이 딸려온 케이블이 마음에 걸리기 시작했다. 필자가 휩 안테나에 사용하고 남은 케이블이 5미터 정도 남아 있어서 이 케이블로 바꾸어서 비교 해보고 싶었다. 이렇게 하면 필자의 옥외 설치 휩 안테나와 좀더 정확한 비교가 될것이기 때문이다. 미터당 5000원 하는 것으로 75ohm 동축 케이블로는 좋은 축에 속한다.  동축 케이블의 경우는 굵기가 굵을수록, 절연체가 가볍고 절연이 잘되는 재질 일수록 전송 손실이 적다. 딸려온 케이블은 직경 6m/m정도이고 필자의 것은 8m/m 정도니 일단 굵기에서 부터 필자의 것이 전송 손실이 적고 중간에 커넥터 접점을 두곳이나 거치지 않으니 전송에 유리하다. 여분의 M단자를 케이블에 붙이고 안테나 쪽도 F단자를 붙여서 시청을 했다. 오리지날 케이블보다 울림이 조금 더 나오면서 음색이 조금 부드러워지는 느낌이다. 같은 케이블로 연결된 휩 안테나와의 음질 차이는 조금 더 벌어졌다. 서울에 살면서 남산이 보이는 곳에 사는 경우라면 본체만 구입하고 케이블은 좀더 고급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방법도 음질 향상이 될 수 있음을 확인 했다.

<마치면서>
안테나에 따라서 음색이 달라진다는 얘기는 튜너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 이지만 필자가 직접 확인 하니 처음 겪는 것이라 새삼스러웠다. 좀더 나긋나긋하고 부드러우면서 여운이 풍부한 소리를 듣고 싶다면 적극 추천 할만한 안테나다. 필자도 사실 리뷰까지 쓰게 될 것이란 생각 없이 그냥 지인으로부터 빌려서 들어본 것인데 리뷰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느꼈고 결국 안테나 본체를 구입하게 까지 되었다. 앞으로 더 시도해보고 싶은 것은 옥외에 수직으로 탑을 세워서 야기안테나를 설치하는 것이다.

- 사용기기 -
FM Tuner : Fisher FM 1000, FM200B, TFM200
프리앰프 : 소닉프론티어 라인3
파워앰프 : 크렐 FPB300
스 피 커 : 틸 CS 6
케 이 블 :  김치호 Silver star 3AU, XLO Limited Edition(XLR), 너바나 S-L(더블런)
파워코드 : SR AC Master Coupler REF(프리), 랜선 자작(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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