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한주(raker@hifinet.co.kr) 2002-06-24 10:54:48
오디오 펜스는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하이파이 및 홈 시어터 팬들이 늦은 저녁에 큰 소리로 스피커나 서브우퍼를 틀 때에도 아래집과 윗집으로 들리는 소음을 경감시키기 위해 스피커나 서브우퍼 밑에 받치도록 고안된 제품이다. 그리고 부수적인 용도로 오디오 기기를 올려놓는 선반형 진동 액세사리로 활용될 수도 있다고 한다.
이 제품의 실제 설계와 생산은 피아노의 방진효과가 있다는 피아노 펜스를 개발한 바 있는 성민건축음향에서 맡았으며 음질에 미치는 최종 튜닝은 리버맨 오디오에서 담당했다.
규격 500(W) × 400(D) × 48(H) mm
무게 4.7 Kg
가격 12만원 선 (개당)
이번 글에서는 스피커 아래에 오디오펜스를 받친 경우에 국한시켜서 음질의 변화보다는 제품의 컨셉과 메커니즘을 위주로 설명하고자 한다. 이어질 다음 리뷰에서는 CD플레이어 등의 전자제품 밑에 받쳤을 때의 음질변화를 위주로 진행하고자 한다.
어떻게 소음이 위아래층으로 전달되는가?
예를 들어 보자. 대학입시를 앞둔 피아노 수험생을 둔 부모는 자식걱정도 걱정이지만 아래 윗집으로부터 항의가 잦아 무척 신경이 바짝 곤두서 있다. 부모는 생각하다 못해 소음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밀폐성이 좋은 고가의 이중창문으로 시공하고 벽에 흡음시공을 하는 등 노력을 해봤지만 아래 윗집의 항의는 계속된다. 다만 별 상관이 없는 옆동으로부터는 피아노 들린다고 하는 불평소리는 더 이상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지금 사는 집을 전세를 내주고 아파트 1층으로 이사를 갈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또 다른 예로, 상가 건물의 지하실에 오디오 시청실이 있고 일층에는 알미늄 샷시 대리점이 있다. 아래 시청실에서 손님이 들어와 음악을 듣고 있는데 위에서 전동톱날로 재단작업이 있었다. 그때는 천정 전체가 진동을 시작한다. 소리가 엄청나게 크다. 방문한 손님들이 짜증을 낸다. 위층에 대책을 마련하라고 불평해도 이쪽이나 그쪽이나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른다. 속이 갑갑해 진다. 망하기 전에 내가 먼저 자리를 떠야 하는지 고민중이다. 지금 심정으로는 그쪽이 먼저 망하기를 바랄 뿐이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위의 예는 공기를 통한 소리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뜻밖에도 고체충격음이 슬라브나 지반을 흔들고 그런 진동이 전달되어 소음문제를 야기시킨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공동주택 건축물은 예외 없이 콘크리트 슬라브 공법으로 시공되어 있다. 콘크리트 구조물은 공기를 매질로 하는 소리의 차음에는 비교적 성능이 좋다고 한다. (공기를 통한 소리의 차단에는 재료의 밀도가 높고 무거운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반면에 이런 단단한 구조물은 고체충격음의 전달이 매우 원활하게 이뤄진다. 서서 들으면 잘 알아차릴 수 없더라도 철로에 엎드려서 귀를 기울이면 멀리서 다가오는 기차의 오는 소리가 들리는 것을 생각해 보면 된다.
그런데 한편 피아노나 회전톱날이야 자체가 진동하는 덩어리이니 그렇다고 하더라도 스피커에서도 그런 충격음을 발생시킬 만큼 진동이 심하게 나오겠나 하는 의문을 품으실 분도 계실 터이다. 이것은 스피커 바닥에 콘을 받쳐서 방바닥에 직접 놓아보면 (커플링) 의문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큰북이 쿵^쿵^쿵^ 터져 나오는 곡을 걸어보면 방바닥이 충격으로 울리는 것을 발바닥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즉 인클로우저의 진동이 방바닥으로 고스란히 전달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때 방바닥을 통한 진동은 발바닥에만 전달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위 아래층과 옆집에도 전달되리라 예측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위 아래층에 들리는 소음 전파의 원인을 알아냈으니 이제 어떻게 해야 소음 전파를 줄이지?
그 답은 고체충격음이 전파되는 것을 줄이면 된다. 그런데 어떤 방법으로 줄이는 것이 좋을까 결정해야 한다. 완벽한 차단효과를 위해서 라면 방바닥 전체를 플로팅 시켜 걸어놓는 대공사가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하기에는 너무 비용이 많이 들어서 비현실적이다. 이것만큼은 되지 않겠지만 차선책으로 다른 방법이 없는지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 쓸만한 케이스를 소개한다. 어느 프레스 공장 주변 가정집은 소음 때문에 민원을 냈다. 공장측은 소음문제를 개선해보고자 소음원인 공장 벽면에 소음 차단재를 시설했다. 그런데 가정집 위치에서 소음을 측정한 결과 소음의 양이 겨우 1-2dB 감소밖에 되지 않는 등 효과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결국 전문업체에 의뢰해서 프레스 바닥에 효율이 우수한 방진재로 시공한 결과 매우 좋은 감쇄결과를 얻었다.
옳다꾸나! 밑에다 방진재를 받치니 고체충격음의 전파가 줄어든다고 했지? 뭘 받치면 좋을까? 대충 얘기하자면 푹신푹신한 것을 받치면 된다. 윗집 아이들이 뛰어 놀더라도 두꺼운 카펫을 거실 바닥에 덮어놓으면 쿵쿵되는 소리가 많이 줄어들지 않던가?
아마도 산업적으로 충격흡수에 대한 고려가 잘 되어 있는 분야 중의 하나가 운동화의 안창이겠지? 어디 운동화를 살펴볼까. 에어 조단? 이건 뭐야! 공기층을 사용했네! 그리고 그밖에 것들도 sorbothane 같은 충격흡수소재를 채택하기도 했네…
그건 그렇고 충격음 흡수를 위해 스피커 밑에 쿠션을 넣으려면 어떻게 해야하지? 음… 돌판 아래에 스티로폼이나 치질 환자들이 사용하는 에어 방석? 수세미? 방석? 테니스공? 등을 괴어볼까?
아마도 이런 식으로 결론에 도달한 트윅광이나 스피커 또는 스피커 스탠드 제조업체들이 여지껏 많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중의 일부 방식은 음질상으로 악영향을 주는 부분들로 인해 채택되지 못했을지도 모르고 스피커를 안정적으로 지지해야 한다는 실용적인 요구와 상충되는 점이 있어서 인지 몰라도 이런 다양한 고임재를 사용한 스피커 설치는 황금률로 정착되지 않은 것 같다. 그 반면 최근의 유행은 스파이크나 콘을 사용하는 추세다.
대리석은 지금까지 무엇을 제공해 왔는가?
이것은 정치인이나 외교관이 우리에게 제공해 준 것이 무엇인가 물어보는 것과 비슷하다. 흔히들 대리석이라고 통용되는 검정색 마천석은 오디오파일에게 바닥 긁힘을 최소화 한 공로 외에는 실제로 제공한 기능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거창하게 폼만 되게 잡았을 뿐이다.
마천석의 고체충격음에 대한 반응은 콘크리트와 대동소이하다. 초록은 동색이라지 않던가.
완전히 진동을 차단하게 된다면?
만일 스피커의 진동을 완전히 차단 (isolation)시킬 수 있다면 그 예상효과는 일견 환상적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스피커가 방바닥으로 전달하는 진동의 길목을 끊어서 방바닥은 진동이 없고 그렇게 되면 우선 오디오랙에 수납된 오디오에 진동이 전혀 가해지지 않아 좀 더 긍정적인 효과가 나올 것이 예상 된다 그리고 위 아래층으로 전달되는 소리를 대폭 경감할 수 있다.
정말로 논리적으로 정연하게 설명할 수 있지 않은가?
제작사인 성민건축음향의 게시판에는 스피커 아래에 방진펜스를 받쳤을 때의 효과에 대한 답변에서 피아노는 무게가 커서 방진효율이 60~80%에 불과하지만 스피커는 무게가 가볍기 때문에 90%이상의 방진효율을 거둘 수 있다고 답변한 바 있었다. 이 주장은 아래의 박스기사에 사용된 공식을 참조해 보면 납득가지 않는것은 아니다.
그런데 필자가 다른 경로를 통해서 접한 진동관련 정보에 의하면 성민건축음향의 단순명료한 주장과는 상반된 복잡한 설명을 하고 있다. 물리적으로 완전히 진동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조건이 있다고 한다. 차단하고 싶어하는 진동 주파수 대역과 차단대상의 무게가 정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첫번째는 답을 알고 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가청주파수 대역에서 진동이 침입해 들어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차단재의 고유진동주파수가 14헤르쯔 미만이면 된다. (박스기사 참조)
이때 문제가 되는 것은 차단대상의 무게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완충작용을 하는 고무제품의 경우라도 하중대비 적절한 면적으로 설치하지 않으면 공진점이 높아져서 차단효율도 낮아질 뿐만 아니라 음질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진점 이하의 진동은 마음대로 시스템 안팎으로 통과가 된다. 박스기사 참조) 다시 말해 완충재 투입량을 결정하는 설계에서 엔지니어링 포인트를 놓쳤다면 설령 진동의 차단효과가 있다고 할지라도 재질의 공진점이 가청주파수대역에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이상적인 방진조건이 제공할 수 있는 향상에 비하면 부분적인 향상밖에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피아노펜스의 경우에는 업라이트 피아노를 염두에 두고 개발한 것이어서 대개의 업라이트 피아노의 무게 (240kg)에 맞춰서 고체충격음 차단이 되도록 디자인하면 되었을 것이다.
한편 오디오펜스의 경우에는 리버맨 레퍼런스 스탠드와 스피커의 무게를 합쳐 약 90kg에 해당하는 무게를 기준으로 최종튜닝이 된 것이다. 그리고 스탠드에는 스파이크를 장착해서 오디오펜스에 직접 올려놓은 상태였다. 제작사는 이런 상태에서 측정한 방진효율이 95%라고 발표했다.
필자가 궁금해 하는 점은 이보다 가벼운 톨보이형 스피커들에 대해서는 방진효율이 얼마나 될까라는 점이다. 그리고 똑 같은 이야기의 이면반복이겠지만 오디오펜스에 실리는 무게에 따른 공진주파수가 얼마씩이 될것인가다.
오디오펜스의 얼개
상층의 판은 15밀리 아래는 3밀리미터 두께의 고밀도 합판층을 가진다. 이 층은 조직이 좀 더 치밀하게 하여 가벼우면서도 돌덩어리처럼 단단하고 고탄성을 가지도록 한 것이라고 하는데 상부의 두께가 하부보다 두꺼운 것은 스파이크가 받혀질 때 파손되지 않도록 고안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것은 상하 대칭이 아니다. 그래서 사용할 때 겉면에 표시된 상표가 뒤집혀서 깔리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중간층에는 고무와 울이 채워져 있다.
오디오 펜스의 효과
오디오펜스의 구조에 의해 완전한 진동의 차단되는 것은 경우에 따라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구조상 댐핑과 쿠션을 가지고 있어서 고체충격음이 감소될 거라는 것은 쉽게 감지할 수 있다. 실제로 오디오펜스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주먹으로 힘껏 내리치면 사전을 무릎에 올려놓고 내리친 것 보다 충격이 덜 감지된다.
그리고 오디오펜스를 스피커 밑에 받치게 되면 스파이크를 방바닥에 결합시키는 것에 비해 장점이 있다. 첫째로 지금까지 지겹게 설명했던 것과 같이 저역이 쿵쾅거리더라도 방바닥이 울리지 않거나 적게 울린다는 점이고, 둘째는 간접적인 것으로 스피커 위치 잡기에 매우 편하다는 점이다.
스피커 바닥에 스파이크를 괴어 방바닥에 곧장 놓는 경우 저역이 재생될 때 방바닥이 울리는 현상은 기이하고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 것이다. (뾰족한 부분에 동전을 받쳐 놓아도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실제 어쿠스틱한 공연장에서 바닥이 울리는 저역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오디오펜스를 받치면 이런 기이한 저역을 피할 수 있다.
맺음말
육중한 스피커 혹은 스피커와 스탠드의 조합을 보유하고 계신 사용자라면 오디오펜스를 계획하고 최종튜닝한 모델환경과 근접하므로 아랫집에 소음이 매우 적게 전달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그래서 리버맨에서 제작된 육중한 스탠드를 사용중인 사용자라든지 필자처럼 돌덩어리 스탠드를 사용중이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어보인다. 다만 톨보이나 가벼운 스피커 스탠드를 사용하는 사용자라면 그 효과의 폭이 그보다 좀 줄어드는 결과가 예상된다. 그렇지만 그런 경우에 있어서조차 적어도 효과가 없는 대리석판에만 의존하는 것보다 낫다. 이 제품이 성공적으로 보급되고 후속버전도 꾸준히 개발된다고 본다면 대리석판은 머지않은 장래에 오디오나 홈시어터 쪽에서 영구히 퇴출될 것이 쉽게 예상된다.
설명 1 : 받침재의 공진주파수와 진동감쇄폭 사이의 관계 받침선반은 고유진동주파수를 가지고 있다. 통상적인 나무재질의 선반은 100헤르쯔 부근에서 공진이 있다고 한다. 이런 재질 위에 스피커를 올려놓으면 해당부의 저역이 부스트되어 펑퍼짐한 소리가 나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단위면적당 무게가 적절하게 적용되지 않으면 공진점이 올라가는 것을 알 수 있다.그리고 다음은 반도체 업계나 정밀측정 및 광학장치에서 사용되는 공진점이 현저하게 낮은 압축공기식 받침대다. 진동 Parameter m,c,k 로 이루어진 진동 System에서 방진설계를 위해서 진동System을 1자유도계로 이상화시킨 수학적 모델로 나타내면 그림과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