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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맨 오디오 펜스 (2/2)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2. 6. 24.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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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한주(raker@hifinet.co.kr) 2002-06-24 11:25:27

국내 오디오업계는 진동을 고려하여 전문적으로 설계된 판(板)형 액세서리의 마케팅에 실패한바 있다. 그래서 국내 오디오 애호가들은 이런 액세서리에 접근할 기회도 없었고 기대치와 주목도 미미했고 전체 액세서리 시장에서 비중이나 성장성도 낮게 인식되어 오는 등 악순환을 거듭해왔다. 그렇지만 일단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오디오적인 관점에서 잘 융화된 진동관련 액세서리를 통해서 진동의 청감상 영향에 대해서 실감하게 된 후라면 진동이 소리 재생에 근본적인 영향을 주는 존재라는 것을 부인하지 못하게 된다.
지난번 리뷰에서는 오디오펜스를 스피커 바닥에 괴는 용도로 사용했을 때의 메커니즘 위주로 설명했었는데 이번에는 오디오펜스를 스피커 이외의 다른 오디오기기들의 바닥에 괴어 놓는 용도로 사용했을 때 청감상으로 어떤 효과가 있었는가를 알아보기로 한다.

제품의 특성과 테스트 방법
오디오 펜스는 전자제품처럼 자체진동발생이 미미한 대상에 대해서는 가청주파수 전대역에서 충격음을 차단(isolation) 시켜주는 제품이라기 보다는 단순히 진동에너지의 댐핑이 일어나도록 하는, 즉, 진동의 양을 감쇠 시켜주는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오디오펜스에 사용된 댐핑 재질은 여러 층의 고무판이다.
고무 재질의 댐핑 특성은 주파수와 온도의 함수이며 일반적으로 특정 주파수대역에 집중적으로 흡수하려는 경향이 있다. 만일 가청주파대역 안에서 특정 주파수 대역이 집중적으로 흡수된다면 그 부작용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아마츄어가 어설프게 아무 재질이나 사용해서 자작한 경우라면 성공적인 결과를 얻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런 경우 대개 한 종류의 물질만을 사용하여 상태를 악화시킨다)
만일 오디오펜스의 댐퍼가 가청주파수 대역을 건드렸다고 가정하면 그 영향을 줄이기 위한 고무판 선정이 기업 노하우에 해당된다. 이에 대한 경험과 자료는 성민건축음향에서 가지고 있다고 하며 사용된 고무재질에 대한 정보는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수입재료를 사용한다고만 한다.

테스트 방법은 CD플레이어를 맨바닥에 놓고, 오디오 펜스 위에 놓고, 비교 선반 혹은 랙에 놓는 것으로 비교해 봤다. CD플레이어를 사용한 이유는 이것이 광학, 기계, 전기를 모두 사용하고 있어서 다른 어떤 오디오장치보다도 진동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쉽게 차이점을 알아볼 수 있어서다.
스피커의 설치방법에 따라서 방바닥이 흔들리는 정도가 다르므로 각기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어 스피커 밑면에 스파이크를 박아 맨바닥에 커플링시킨 경우와 스파이크를 빼고 방진고무를 받친 경우로 테스트해봤다.

스피커 밑면에 스파이크를 박아 맨 바닥에 커플링 시킨 경우

시스템 1
필자의 지인이 사용하는 시스템에서 지인의 경험담을 전달한 것이다.
사용환경은 랙 위에 Theta Data III LD/CD 트랜스포트를 올려놓고 사용하고 있다. 트랜스포트 밑에 오디오펜스를 괴어놓았다가 며칠만에 원래 세팅대로 복귀시켜 놓았다고 한다. 그대신 지금은 소니 DVD플레이어 9000 ES 밑에 오디오펜스를 괴어놓고 사용하고 있었다. 왠지 소리가 이상하다는 것이 복귀시킨 이유였다.

시스템 2
리버맨 사무실에서 박상화 대표와 함께 오디오펜스의 효과를 직접 비교청취했다.
맨바닥에 CD플레이어를 올려놓았을 때는 혼탁한 듯이 들린다. 그리고 오디오펜스 위에 CD플레이어를 올려놓고 난 뒤에는 울림의 포커스가 뚜렷해지고 해상력이 올라간 듯이 배경이 깨끗해지는 효과가 있었다.
사용기기 : 마란츠 SA-1 (17.7kg), 보울더 디지털 프리앰프, 플리니우스 250파워앰프, 토템 마니2 스피커, 리버맨 합금스탠드

스피커 밑면에 스파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방진고무를 사용한 경우

시스템 3
필자의 집에서 판단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여러 날에 걸쳐 반복비교를 한 결과다.
사용기기 : 아캄 FMJ 23 CD CDP (6.5kg), 트랜스패런트 Music Link, 뮤지컬피델리티 A3CR 프리앰프, NBS Dragon fly, 뮤지컬피델리티 A3CR 파워앰프, 킴버 4TC/8TC 바이와이어링, PMC LB1 스피커, 삼일 마천석 스탠드 (80kg/개), RPG 어퓨저 2개, 자작 코너흡음재

비교용으로 사용한 선반은 마천석 돌판 아래에 흡음재 및 층간 소음제진재로 사용되는 SKC Sky viva (폴리에스테르 재질, 스카이-텍스보드 25T 40K규격)를 깐것과 공기층이 있는 포장지를 깐 것과 테니스공을 4점지지한 것 중에서 가장 좋은 결과를 보여준 테니스공 조합을 사용했다. 참고로 이 방식은 트윅광들에게 황금률로 인정받고 있는 방법이며 공진주파수도 7Hz로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원리상으로 가청주파수대역의 진동이 아이솔레이션 되는 효과가 있다.
결과를 단순화시키기 위해서 본 리뷰에는 롤러블럭 변형복제품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를 가지고 정리했다.

[CD플레이어 밑에 오디오펜스를 받친 경우]
머라이 페라이어가 연주한 바하의 영국 조곡을 들어보면 피아노 공명이 길지 않다. 탱글탱글한 피아노 소리가 약간 펴진듯이 들린다. 실비아 맥네어의 I won"t dance에서는 다소 퍼지는 듯한 저역이 느껴진다. 조 모렐로의 드럼곡 Sweet Georgia Brown, Parisian Thoroughfare, Skylark에서도 풀이 죽은듯하고 에너지의 양이 줄어든 듯한 느낌이 든다.
공통적으로는 음을 재현할 때 특정한 부분이 과도하게 힘이 죽어서 끌리는 듯한 소리가 느껴진다. 그래서 풀어짐이 느껴지는 소리가 나는 것 같다. 그 중에서도 특히 저역이 좀 더 그런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으며 그래서 펑퍼짐하게 늘어진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CD플레이어 밑에 비교용 선반을 받친 경우]
비교용 선반을 통해서 같은 곡을 들어보면 다이나믹한 음을 표시하는 envelope가 (attack - internal dynamics - decay) 모두 손상되지 않고 잘 나타난다. 그래서 소리가 특이하게 튜닝 되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full body를 모두 내준다. 한마디로 CDP에 숨겨져 있는 성능을 모조리 꺼내 써먹을 수 있었다.

[CD플레이어를 맨바닥에 놓은 경우]
제일 안 좋은 결과를 내줄 것으로 예상했었지만 실제로 그렇게 나쁜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오히려 오디오펜스를 받친 것보다 envelope가 덜 손상되어 들리므로 음악적인 표현에서 더 나은 결과를 보여준다. 이 결과는 시스템 2에서 얻은 결과와 상반되는 것으로 오디오펜스가 가장 순기능을 해주는 분야는 스피커 밑에만 사용했을 때라는 것을 시사해준다.

맺음말
제작자가 제품을 기획하면서 어려움을 느꼈던 점은 어떤 것을 기준으로 튜닝 해야할지 난감해 할 정도로 천태만상의 조건에서 오디오가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오디오펜스의 경우는 일단 제작자가 임의의 기준을 잡고 (시스템 2 참조) 그에 맞게 튜닝하고 제품화 시킨 것이지만 만일 제시된 조건에서 벗어난 환경에서 사용된다면 (시스템 3 참조)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두드러질 수 있음이 밝혀졌다.
이번 리뷰에 제공된 오디오펜스는 사용후 바닥판에 사용한 자국이 나서 중고품 처리를 할 수 없었는지 제작자가 필자에게 선심으로 제품 한조를 제공했다. 필자가 사용하는 조건에서라면 스피커 밑에 괴어놓는 용도 이외에 오디오펜스를 사용하지 않을 셈이다. 그런데 필자의 조건이란 것이 절대적인 것이 될 수 없기 때문에 필자와 다른 조건으로 오디오를 세팅해 놓은 경우에는 필자의 리뷰가 유효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도 언급하는 것이 좋겠다. 그렇지만 필자가 믿고 싶은 것은 과학을 많이 동원할수록 조건에 국한된 작용을 벗어나 보다 광범위한 적용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용케도 그런 자격을 갖춘 진동관련 제품들이 많아지게 된다고 가정해보면 수백만원짜리 케이블을 시도해보는 것 보다는 예산을 진동과 관련된 액세서리쪽에 분배하는 편이 더 유익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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