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리뷰

온쿄 DV-S939 vs 소니 DVP-S9000ES

hifinet 2002. 6. 23. 12:53

노정현(evaa@hitel.net) 2002-06-23 15:46:17

지난번 온쿄 DV-S939 리뷰에서 소니 DVP-S9000ES(이하 9000ES)와 온쿄 DV-S939(이하 939)의 프로그레시브 스캔 모드에서의 화질비교를 약속했는데 마침 기기수배가 가능하게 되어 화질비교를 할 수 있었다. 화질 비교에 앞서 각 기기의 기본적인 사양 및 기능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두 제품의 가장 큰 차이는 역시 차세대 포맷 플레이어로서 9000ES는 SACD를 재생하고 939는 DVD-A를 재생한다는 것이다. 차세대 포맷에 있어서의 차이점은 939의 경우 멀티채널 대응이지만 9000ES는 2채널만 대응한다. 이 때문에 939의 경우 기왕 있는 멀티채널 출력을 활용하기 위해 내장 AC-3 디코더를 탑재하고 있지만 9000ES의 경우는 AC-3, DTS 모두 디지털 출력만을 지원한다. PCM 디지털 출력의 경우 두 제품 모두 16bit 48kHz까지만 지원한다. 단 939의 경우 IEEE1394 단자 설치를 위한 예비 슬롯을 준비하고 있는데 반해 9000ES의 경우는 차세대 포맷 업그레이드에 대한 별다른 대책은 없다. 프로그레시브 스캔 지원 DVDP와 멀티채널 SACDP가 결합된 기기를 원한다면 올 하반기 출시예정인 동사의 NS-900V와 같은 모델을 기다려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외에는 두 제품 모두 각 사의 기함급 DVDP로서 손색없는 사양을 가지고 있다.

두 제품 모두 디인터레이서로 제네시스의 칩셋을 사용하며 MPEG 디코더로 9000ES는 LSI의 제품을 939는 Zoran을 사용하는데 두 제품의 디코더들은 모두 크로마 업샘플링 에러(chroma upsampling error)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두 제품의 경우 매우 큰 화면으로 신경써서 보지 않으면 눈치채기 힘든 사항이므로 그리 예민하게 반응할 수준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실재로 29인치 정도의 화면에서는 이런 현상을 눈치채기 힘들다. Barco의 프론트 프로젝터 Cine 7을 사용한 시청에서도 두 제품 모두 이런 사항을 모른다면 눈치채기 힘들 정도의 단점이었다.

기능면에서 두 제품 모두 매우 복잡한 사용자 설정을 제공한다. 다시 말하면 좀 더 정밀한 세팅을 할 수 있다는 것인데 대채로 표준 모드로 설정해 놓아도 훌륭한 화질을 제공해 줌과 동시에 설정치의 변화 폭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사용자의 취향에 맞추어 사용하면 된다. 온쿄 939의 경우 샤프니스를 높여주는 edge enhancement 기능이 있는데 기본 설정이 on으로 되어 있다. 큰 화면에서는 다소 거슬려 보일 수도 있으므로 off로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그러나 화면이 작을 경우 별 차이를 느낄 수 없다.

프로그레시브 모드 설정은 9000ES의 경우 AUTO와 비디오 두가지 모드를 제공하는데 비해 939는 AUTO, VIDEO 그리고 FILM 세가지 모드를 제공한다. 두 제품 모두 오토 모드로 설정할 경우 MPEG 디코더를 통해 디코딩된 비디오 신호의 케이던스를 파악하여 디인터레이싱을 비디오 모드로 수행할지 필름 모드로 수행할 지를 파악하는데 제네시스 칩셋의 성능 문제로 인해 타이틀에 따라 잘못된 모드로 전환하든지 아니면 콤(comb)이 발생할 수 있는데 필자가 시청에 사용한 타이틀의 경우 아무런 문제를 발견할 수 없었다. 혹시 이런 일이 생길 경우 소스 신호를 파악하여 강제 설정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두 제품 모두 비디오 에센셜을 사용하여 각 제품에 맞게 모니터를 최적화 한 다음 시청하였는데 설정치는 큰 차이가 없었다. 시청에 있어서 두 제품의 오디오 및 인터레이스 모드의 성능은 비교하지 않았다. 오디오 성능의 비교는 지난번 939 리뷰에 소병율님의 비교기가 있기 때문에 생략했고 인터레이스 모드는 이 정도급의 플레이어를 선택하는 사용자의 시청환경이 굳이 인터레이스 모드를 사용할 일이 없다고 판단되었다. 그리고 대개의 경우 프로그레시브 스캔을 지원하는 플레이어의 프로그레시브 스캔 모드와 인터레이스 모드를 비교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대다수의 프로그레시브 스캔 입력을 지원하는 모니터들이 인터레이스 신호가 입력될 경우 TV에 내장된 디인터레이서를 통해 프로그레시브 이미지로 전환해 버리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TV의 프로그레시브 모드와 플레이어의 프로그레시브 모드를 비교하는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이번 비교 시청에 주로 사용된 삼성의 CT29A7DR의 경우 내장 디인터레이서가 480P외의 입력에 대해서는 바이패스 되지도 않을뿐더러 성능 또한 떨어지기 때문에 인터레이스 모드에서의 시청은 별 의미가 없었다. 참고삼아 산타나의 “super natural” 라이브 타이틀을 인터레이스 모드로 재생해 보았는데 9000ES와 939 모두 형편없는 화질을 보여주었다. 이는 플레이어의 성능 문제가 아니라 모니터의 내장 디인터레이서의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별한 경우(TV의 비디오 신호에 대한 디인터레이싱 능력이 플레이어보다 뛰어나다든지 혹은 소스의 상태가 안좋아서 프로그레시브 모드보다 인터레이스 모드로 보는 것이 좋을 경우)를 제외한다면 굳이 인터레이스 모드로 전환하여 시청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비교시청할 필요가 없었다. 이외에 두 제품의 자세한 사양 및 기능은 위의 비교표를 참고하면 된다. 참고로 사용자의 손이 가장 많이 가는 리모콘의 경우 각각 장단점이 있었는데 9000ES는 야광 버튼이어서 어두운 곳에서 조작하기 편했지만 크고 투박한 디자인과 지향성이 너무 강해서 불편했고 939의 경우 학습 리모콘이라 다른 제품의 리모콘 신호를 입력해서 통합 리모콘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백릿 기능이 없는 것이 불편했다. 불을 끈 상태로 두 기기를 보면 9000ES는 상단의 푸른색 로고등이 무척 인상적이고 939의 경우 그 상태에서 조작할 수 있는 패널 버튼 주위로 불이 들어오기 때문에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progressive scan

프로그레시브 스캔 다시 말해서 비디오 소스의 디인터레이싱이나 필름 소스의 3-2 pull-down을 수행하는 성능이 얼마나 뛰어나냐의 평가는 크게 두가지로 할 수 있다. 먼저 타이틀에 상관없이 정확한 디인터레이싱을 수행하느냐가 첫 번째고 다음으로 재생 화면의 품질이다.두 제품은 프로그레시브 스캔 프로세서로 동일한 칩셋을 사용하는데 실재 디인터레이싱 능력에서도 거의 동일한 성능을 보여주었다. 이 부분은 두 제품 모두 동일한 칩셋을 사용한 제품이기도 하거니와 필자가 테스트한 타이틀 대부분이 문제를 일으킬 만한 소지가 없는 것들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각 타이틀을 가지고 화질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프로그레시브 스캔 이미지가 어느쪽이 더 정확한가를 보기위해 로마군과 게르만족의 전투 장면중 로마군이 화살을 쏘면서 게르만 진영으로 진격하는 롱샷을 보면 두 제품 모두 수많은 병사들의 조그만 이미지들이 매우 깨끗하게 구별되며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어느 것이 더 선명하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똑같이 선명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이 전투신에서 특이한 컷이 있는데 러셀 크로가 말을 타고 달려오면서 게르만 병사의 목을 치는 샷이다. 러셀 크로가 말을 타고 오는 정면 샷을 보면 화면이 매우 덜그덕 거리는데 필자의 짐작으로는 촬영본의 속도감이 떨어져서 편집 과정에서 DMC(dynamic motion control)를 걸어 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부분에서 두 제품 모두 부자연스럽게 화면이 덜그덕 거렸다. 이 부분은 오히려 필립스의 Q50 같은 제품이 훨씬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넘어가는데 디인터레이싱 칩의 성능 차이가 아닌가 생각되었다. 화면의 해상도나 디테일 프로그레시브 스캔 이미지 등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는 동등한 화질을 보여주었다. 차이가 나는 부분은 색상의 표현이었는데 모니터를 각 제품에 맞게 최적화 시켜 놓아도 9000ES쪽이 939보다 더 밝고 다소 가벼운 색을 표현해 주었다. 모니터의 블랙 레벨을 각 제품에 맞게 설정했음에도 불구하고(실재로 모니터 조정치는 거의 차이가 없다) 9000ES로 보는 글라디에이터의 초반부 전투신은 밝은 화면 때문에 새벽녘이라기 보다는 낮에 촬영한 다음 필터링 했다는 느낌을 더 많이 준다(실재로 그랬을 것이다). 아무래도 색감에 있어서 939쪽이 더 풍부하고 필름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을 가지고 있다고 보여졌다.




애드 해리스와 그의 똘마니(?)들이 미사일 훔치러 쳐들어 가는 장면과 숀 커너리와 니콜라스 케이지가 일반인들은 평생 꿈도 못 꿀 럭셔리 카를 박살내는 추격전을 비교하였다. 역시 9000ES의 경우 밝은 화면 탓에 기지 침투 장면에서 어둠속에 무언인가 벌어지고 있다라는 은밀함이 다소 반감되었다. 939가 더 분위기 있는 색감을 보여주는데 9000ES의 경우 939보다 광량의 다이내믹스 변화가 더 크고 빠르게 느껴졌다. 오디오로 치면 매크로 다이내믹스 및 트랜지언트 특성이 더 좋다라고 표현될 것이다. 때문에 전체적인 분위기의 긴박감은 9000ES가 더 유리하게 표현해 주었다. 결국 이 부분은 사용자의 취향에 맡길 사항이다. 블랙의 계조에서도 사실 두 제품은 차이가 없었다. 939가 어둡기는 하지만 블랙 부분의 그라데이션 단계는 9000ES와 동일하게 보여주었다. 두 제품 모두 만족스러웠다.

추격전에서는 아무래도 벌건 대낮이기 때문에 컬러 새츄레이션이 더 높게 표현되는 939가 더 눈에 들어오는 화면을 보여준다. 이 신은 시종일관 흔들리기 때문에 인터레이스와 프로그레시브의 차이가 잘 나타나는 신이기도 한데 두 제품 모두 깨끗한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단지 9000ES가 색감에 서 더 들떠 보이는데 페라리를 걸고 전차가 돌진해오는 컷에서 고광택(?)의 개나리색 페라리가 939에서 더 깨끗하고 풍부한 컬러를 가지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이런 장면에서는 취향에 관계없이 939의 손을 들어주어야 할 것 같다.




역시 늘 보던대로 네오와 트리니티가 모피어스를 구하러 들어가서 건물 및 헬기를 박살내고 지하철 역으로 피신하는 대목으로 비교하였다. 이쯤되면 이미지의 정확함은 사실 비교가 무의미해졌다. 두 제품이 성능이 거의 동일하기 때문이었다. 벽에서 떨어져 나오는 파편조각들, 키아누 리브스의 멋진 슬로우 모션 액션, 튀는 물방울, 탄피 그리고 360도 스틸 카메라 촬영 등등 프로그레시브 스캔 이미지가 주는 쾌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컷들에서 두 제품 모두 만족스러웠다. 단 매트릭스의 경우 939가 녹색톤이 더 짙게 표현되는 관계로 어떤 화면을 더 좋아할 지는 정말 사용자의 취향에 따를 문제였다. 사실 이 타이틀은 컬러 코렉션을 너무 많이 해서 색감을 판단하기 유용한 타이틀은 아니다.

이외에 다른 타이틀에서도 두 제품의 차이는 색상의 표현외에는 뚜렷한 것이 없었느데 정리하자면 9000ES쪽이 다소 밝으면서 새츄레이션은 떨어져 보이지만 깔끔해 보이는 색상을 표현해 준다면 939는 매우 풍부하면서도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필름 느낌의 색을 표현해 주었다. 특히 어두운 실내에서 조명으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장면들(예를 들면 글라디에이터에서 러셀 크로가 전투후 아우렐리우스와 독대하는 신이라든지 부상병들을 돌아보는 장면 같은)에서 939가 조명의 분위기를 더 잘 살려주었다. 그러나 The Rock의 미사일 탈취신 같이 순간순간 광량의 변화가 많은 장면에서는 9000ES가 더 다이내믹한 화면을 보여주었다.

글을 맺으며

이 두제품의 비교에서 굳이 긴 글맺음은 필요 없을 것 같다. 거의 비슷한 성능을 가진 제품들이기에 사고 싶은 사람 맘에 드는 제품을 사면 된다. 디자인 및 기계적인 완성도 면에서는 9000ES에 더 점수를 주고 싶고 좀 더 필름같은 분위기의 화질 및 멀티채널 DVD-A 지원 및 IEEE1394 upgradeablity같은 기능 및 확장성 부분에서는 939에 더 점수를 주고 싶다. 필자 개인적으로 선택하라면 939를 선택할 것 같다. 필자의 취향에 939의 화질이 더 마음에 들고 2채널 SACD 플레이만 지원하는 9000ES에 비해 939가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필자는 오랜 고민 끝에 필립스의 Q50을 구입하여 현재 사용하고 있는데 Q50의 디인터레이싱 능력에는 정말 감탄하지만 전체적인 컬러 밸런스와 새츄레이션의 풍부함에 있어서 보면 볼수록 939가 생각난다. 가격대 성능비를 가장 우선시하는 사용자에겐 필립스 Q50같은 giant killer가 당연한 선택이지만 좀 더 사치스러운 선택이 가능하다면 9000ES나 939같은 럭셔리 제품(?-DVDP의 경우 확실히 두 제품의 가격대는 이 급에 속한다. 2채널 하이엔드 제품들과 비교한다면 달라지지만)을 살 만한 가치가 충분할 만큼 두 제품의 완성도는 우수했다. 특히 939의 경우 보수적인 디자인 때문에 너무 무난해 보이지만 풍부한 색감에서 오는 film-like한 화질과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차세대 포맷의 확장성으로 인해 필자에겐 더 매력적인 제품으로 느껴졌다.

시청기기

  • DVDP : Onkyo DV-S939, Sony DVP-S9000ES, Philips Q50
  • Display : 삼성 CT29A7DR , Barco Cine 7
  • Inte Amp : NAD S300
  • A/V reciever : Yamaha AX-1
  • Speakers : Focusaudio FS-78, B&W Signature 30, CDM-CNT, Sound dynamics RTS-5
  • Interconnects : Supra EFF-I PPX (unbalanced)
  • video cables : CANARE component cable, BELDEN Coaxial cable
  • Speaker cables : Discovery Signature
  • etc : 세신 EMC SEISE-2405 멀티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