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리뷰

스펙트론 뮤지션II 디지탈 앰프

hifinet 2006. 7. 21. 22:37

Posted by hifinet on 02/10 at 09:52 AM

노정현(evaa@hitel.net) 2002-06-21 13:53:20

Digital Amplifier

개념

1970년대 중반 John Ulrick과 Arnie Nudell이 운영하던 인피니티(Infinity)에서 처음으로 스위칭 방식에 의해 작동하는 앰플리파이어를 선보였다. 클래스 D 앰프로 불리는 이 스위칭 방식의 앰프는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여 출력단의 스위처를 통해 파형을 재생하는 방식인데 작동 원리에 있어서는 매우 간단하다.

일반적인 아날로그 앰프의 경우 입력 신호가 각 게인 스테이지를 거치면서 증폭되어 스피커를 구동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히 큰 출력 신호가 되는데 이상적인 앰프라면 게인만 다를 뿐 입력신호가 출력 신호로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 물론 문제는 그렇지 않다는 데에 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왜곡을 얼마나 절묘하게 튜닝하느냐가 아날로그 앰프 제작자들의 노하우가 된다.

디지털 앰프의 경우 말 그대로 증폭기이기 때문에 입력 신호가 출력단으로 나왔을 때는 스피커를 충분히 구동 할 수 있을 정도로 증폭되어 있어야 한다는 앰프의 의무를 그대로 수행하지만 동작 원리는 전혀 틀리다. 흔히 말하는 Class-D앰프의 경우 입력된 아날로그 신호는 PWM(Pulse Width Modulation)이라는 과정을 거쳐 디지털 신호로 전환되고 이 디지털 신호가 표기하는 0과 1의 신호를 출력단의 FET가 받아서 스위칭을 함으로써 출력신호를 재생하는 것이다. 아주 단순화 시켜서 입력단으로 +신호가 들어왔다면 이는 PWM 과정을 통해 1로 바뀌고 1이라는 신호가 FET로 전달되면 두 개의 트랜지스터 중 하나는 ON 상태가 되고 다른 하나는 OFF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 과정을 대단히 빠른 속도(250 nano seconds로 작동한다고 한다)로 수행되면 출력단에서 입력단의 신호를 그대로 재생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일반 아날로그 앰프와 디지털 앰프의 차이점이 존재하는데 엄밀히 말해서 디지털 앰프는 앰플리파이어가 아니다. 왜냐하면 출력단의 트랜지스터는 스위치이지 증폭소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볼티지(Valtage) 컨트롤을 할 수 있는 DAC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트랜지스터는 스위치로 작동하기 때문에 열이 발생하지 않으며 앰프의 효율이 높아지게 된다. 디지털 앰프는 아날로그 앰프에 비해 매우 효율이 높아서(90% 이상) 앰프의 크기와 무게를 줄이면서도 높은 출력을 얻어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럼 이렇게 훌륭한 원리의 Class-D 앰프가 존재하는데 왜 아직도 어마어마한 크기의 재래식 앰프들이 비싼 값으로 팔리고 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Class-D 앰프보다 음질이 좋기 때문이다.

원리상으로 간단하지만 Class-D 앰프가 제대로 신호를 재생하려면 PWM 과정에서 입력신호를 정확하게 디지털 신호로 바꾸어 주어야 하고 출력단의 스위치가 정확하게 동작을 해야 왜곡을 없앨 수 있다.

하이파이로서 가치가 있는 Class-D 앰프는 90년대 중반 존 울리히(John Ulrick)가 인피니티와 결별하고 세운 스펙트론에서 생산한 1KW라는 앰프이다.

최대 출력이 두 채널을 합치면 1,000W가 나온다고 해서 1KW라고 이름을 정했다고 하는데 상품명 치고는 좀 우습다는 느낌이다. 이 앰프는 실제로 우리 나라에도 수입된 적이 있었는데 이 앰프의 존재에 대해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다.

이 앰프에 대한 평은 “Sound stage"에 나와 있는데 리뷰어가 이 앰프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은 것 같다. 극도의 칭찬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상업적으로 그다지 성공한 제품 같지는 않다.
스펙트론은 이 앰프에 이어 Digital 1 이라는 제품을 발표했고 Digital 1의 가정용 버전인 Musician을 생산했다. 현재 1KW는 더 이상 생산되지 않고 Digital 1의 후속이 Digital 1 Pro와 Musician II가 생산된다.
스펙트론 제품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리뷰는 “Audio review” 에서 볼 수 있는데 이 리뷰만으로만 판단해 보면 소비자 만족도는 매우 높은 제품이다.

90년대 말 덴마크의 TACT Audio에서 “밀레니엄"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디지털 앰프를 발표했는데 이 앰프는 PWM 방식의 앰프이지만 스펙트론의 제품들과 달리 아날로그 신호를 취급하지 않는다. 이 앰프는 일반 CD의 신호인 PCM 신호를 PWM 신호로 바꾸어 스위칭 하므로 아날로그단이 존재하지 않는 완전한 디지털 앰프이다. 그러나 입력 신호가 디지털 신호로 바뀌었고 이로 인해 피드백 콘트롤이 필요 없을 뿐이지 전체적인 동작원리는 Class-D 앰프와 유사하다. 물론, TACT사는 자신들의 제품이 Class-D 앰프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확실히 제품 디자인에 있어서는 차원이 확실히 다르다.

또한 99년에 미국의 Tripath사는 Class-T 라는 새로운 개념의 디지털 앰프를 발표하는데 이 회사의 제품은 앰플리파이어가 아니라 모듈레이션 칩이다. Tripath의 주장에 따르면 PWM 방식의 앰프들은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데 바로 아웃풋 트랜지스터가 정확한 스위칭을 할 수 없고 또 완벽하게 매칭된 페어가 아니기 때문에 왜곡이 발생한다고 한다. 또한 트랜지스터가 작동하는 동안 한 쪽이 ON 될 동안 한 쪽은 OFF가 되야 하는데 그 사이에 둘 다 떨어져 있는 “dead time"이 존재하게 된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왜곡이 발생하고 또 트랜지스터가 스위칭 하는 동안 “그라운드 바운스(ground bounce"라고 하는 노이즈 문제가 생긴다고 한다. (정확한 내용은 잘 모르겠다) 이들의 주장은 Class-T 앰프의 경우 모듈레이션 칩이 아웃풋 스테이지의 트랜지스터의 특성을 학습하여 인풋 신호를 받아 가장 정확한 타이밍으로 트랜지스터가 스위칭 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트라이패스의 모듈레이션 칩이 쓰인 제품중 대표적인 것에는 “Bel Canto Design group"의 디지털 앰프 “EVo 200.2”, Sony의 DAV-S300, 국내 제품 중에는 태광의 “뮤텍 701"등이 있다.

EVo 200.2DAV-S300뮤텍 Audio701


이 제품들은 TACT사의 제품보다는 Class-D 앰프와 유사한데 입력신호로 아날로그 신호를 받기 때문이다.

이상에서 보면 각 디지털 앰프들의 방식의 차이는 주로 모듈레이션 과정과 트랜지스터를 얼마나 정확하게 스위칭 시키느냐에 있다.

현재까지 나온 제품 중에 개념적으로 완전한 디지털 앰프라고 부를 수 있는 제품은 TACT의 것들인데 모든 동작 과정이 디지털 도메인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TACT사는 Class-D 앰프가 아날로그 신호를 다루기 때문에 디지털 앰프라고 부를 수 없다고 주장하는데 30년 전의 개발자들이 디지털 입력을 고려했어야 할 이유는 없다. 어쨌건 스펙트론의 경우 “Musician II"에 옵션으로 디지털 입력 보드를 장착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하는데 이렇게 될 경우 기기의 정밀도를 제외하고 동작 원리상 두 제품간의 차이가 뭔지는 자세히 모르겠다.

방식의 차이를 떠나 디지털 앰프의 경우 다음과 같은 장점을 가진다.

- 에너지 효율이 매우 높다.(80-90%)
- 크기와 무게를 줄일 수 있다.(거대한 방열판과 전원부가 필요 없다)
- 일반적인 아날로그 앰프보다 응답이 매우 빠르다.
- 클리핑이 없다.
- 일반 아날로그 앰프보다 왜곡이 매우 적다.
("아날로그 앰프가 가지는 왜곡이 없다"가 더 정확한 표현인 것 같다)
- 모듈레이션 칩을 양산할 경우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다.
- TACT의 제품과 같이 디지털 신호만 처리하는 제품의 경우 사용상에 있어 아날로그 소스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프리앰프와 DAC가 필요 없어지기 때문에 시스템 구성이 간편하고 경제적이다.

디지털 앰프의 단점이 뭔지는 잘 모르겠다. 디지털 앰프를 생산하는 각 제작사마다 자신들의 제품이 아날로그 앰프보다 월등히 우수하다고 주장하는데 반해 아날로그 앰프 제작사들이 관심이 있는 지 없는 지 모르겠지만 디지털 앰프가 아날로그 앰프에 비해 어떤 점이 나쁜지에 대해 주장하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디지털 앰프는 부하가 안정적이지 못할 때 즉, 스피커의 임피던스가 급격하게 변화할 경우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고 한다. 던래비의 경우 자사의 제품에 스펙트론의 앰프를 매칭시켜 데모하는데 던래비 스피커의 경우 임피던스 특성이 상당히 안정적이기 때문에 스펙트론 앰프가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고도 한다.

스펙트론 - Musician II

스펙트론 “뮤지션 II"는 동사의 Digital 1의 홈 오디오 버전인 “뮤지션"의 개량형인데 전작에 비해 달라진 점은 부품이 더 고급화 되었고 출력이 높아졌으며 디지털 입력이 가능하도록 옵션으로 디지털 입력 보드를 설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 역시 옵션으로 “리모트 센스(remote sense)"를 장착 할 수 있다. 스펙트론의 주장에 따르면 앰프를 떠난 신호는 스피커 케이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왜곡되는데 이 왜곡은 보정 할 방법이 없다고 한다. 따라서 스피커 케이블을 통과하면서 왜곡된 신호를 스피커의 연결단자에 또 다른 케이블을 연결하여 스피커로 보내지는 신호를 다시 앰프로 피드백 시켜서 신호를 보정한다고 하는데 정말 효과가 있는 지는 들어봐야 알 것이다. 이들의 주장이 예를 들어서, 출력신호가 스피커 케이블을 통과하면서 고역 일정 부분에 피크가 생겼다면 나란히 연결된 다른 케이블이 이를 감지해 앰프에서 이 부분의 피크만큼 딥을 만들어 보낸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는데 어쨌건 “뮤지션 II"에서는 이런 옵션도 추가된다고 한다.

이번에 리뷰된 제품은 이런 옵션 없이 아날로그 입력만 가능한 모델이었다.



SPECTRON Musician II

출력: 500W/ch(8 ohms), 600W/ch(4 ohms)
크기: 431×133×368(mm)
무게: 18 kg
입력: 아날로그 - 밸런스, 언밸런스 각 1조
디지털 - SPDIF(RCA, 75 ohm : 옵션)

기능 및 디자인

디자인은 매우 주관적이 요소이지만 스펙트론 뮤지션 II의 디자인은 아무리 좋게 봐주고 싶어도 매력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더군다나 명색이 디지털 앰프인데 디자인 면에서 디지털 제품이라고 연상되는 요소는 전혀 없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전면의 로고와 장식 라인을 빼면 디자인 면에서 그다지 큰 신경을 쓰지 않은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면 로고는 전원을 켜면 둘레가 푸른빛으로 빛난다. 방안의 조명을 끄고 보면 동그란 푸른빛만 보이므로 그나마 볼만한데 낮에는 블랙박스를 보는 기분이다.

디자인에 비해 만듦새는 아주 튼튼하다. 패널과 본체의 이음새는 눈으로 볼 때 벌어진 틈 없이 매우 잘 맞아 있다. 한 앰프 제작자에게서 들은 이야기인데 전면 패널과 본체의 이음새가 오차 없이 맞아떨어지는 것도 기술이라고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앰프들이 전면 패널을 본체보다 넓게 설계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 앰프의 경우 이러한 이음새나 만듦새는 튼튼하고 안정적이지만 시각적인 면에서는 어떤 매력도 없어 보인다.

후면 패널을 보면 프로용 오디오 기기를 보는 듯한데 한 마디로 말해서 매우 튼튼하게 생겼다. 이전 모델인 뮤지션 I이 플라스틱 스피커 단자를 사용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았었는데 뮤지션 II에서는 금도금 단자로 바뀌었다. 요즘 나오는 앰프들은 바이 와이어링이 쉽도록 한 채널에 두 쌍의 단자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앰프는 한 쌍의 단자만 제공한다. 그러나 단자가 워낙 커서 스페이드 단자 두 개를 동시에 연결해도 별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조그만 단자 두 쌍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 보단 사용하기 편리해 보인다.

입력은 좌우로 싱글/밸런스드 아날로그 입력단이 각 한 쌍씩 있고 디지털 입력 단자(RCA/75Ω) 한 개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는데 이는 별도의 입력보드를 설치해야 사용 가능하다. 디지털 입력보드를 설치할 경우 디지털 도메인에서 볼륨 조정이 가능하다고 한다.

아날로그 입력의 경우 싱글과 밸런스드의 전환은 본체 내부의 딥 스위치로 조정하게 되어 있는데 조정 방법이 다소 복잡해서 한 번 선택해 놓으면 다른 쪽으로 변환하기가 매우 불편하게 되어 있다. 밸런스 단자의 경우 우리가 흔히 보는 걸림 장치가 없는 프로용 장비에서 많이 보는 형태인데 뒷면 패널을 보고 있으면 아무리 봐도 홈 오디오 기기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전원 스위치는 후면 패널의 오른 쪽 윗 부분에 있는데 스펙트론사에서는 전원을 계속 켜둘 것을 권장하고 있다. 대기 소비전력이 50W정도니까 전구 하나 더 켜둔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사용상에 있어서도 전원을 계속 넣어 두는 것이 정신 건강상 좋은데 전원을 켜고 끌 때마다 “퍽” 소리가 크게 나서 꽤 신경 거슬리게 만든다.

필자는 이 전원 스위치를 찾지 못해서 앰프를 연결하고 한 30분간 전원을 켜기 위해 고생했는데 매뉴얼에 전원 스위치가 어디에 있는지는 고사하고 있는지 없는지조차 표기되어 있지 않다. 사용자 편의성 면에서는 별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는 제품이다.

제작사에서는 전원단을 반드시 접지 할 것을 권하고 있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필자의 집 전원은 접지가 되어 있지 않은데 앰프의 전원을 켜고 하루 정도 험이 발생해서 신경이 쓰였다. 그 이후 리뷰 기간동안 험 때문에 신경 쓰는 일은 없었는데 사용자의 입장에서 이 부분은 좀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었다. 물론 필자의 집에서 왜 험이 하루정도 지나서 없어졌는 지는 알 수 없다. 해외 제품의 경우 이런 문제가 있는 제품들이 가끔씩 보이는데 플리니어스 앰프의 경우도 스테레오 파일 A 클래스에 속해있는 제품이지만 그라운드 문제로 인한 험 발생을 조심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접지부분에 신경을 쓰고 디자인만 감수한다면 튼튼한 만듦새가 매우 신뢰감을 주는 앰프이다. 수입사에서 디지털 입력보드가 수입되면 다시 기기를 대여해 주기로 했는데 들어봐야 알겠지만 디지털 입력보드를 장착하게 되면 아날로그 입력과 디지털 입력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효용성이 매우 높은 제품이 될 것이다. 아날로그 소스들은 별도의 아날로그 프리를 사용하여 아날로그 입력으로 사용하면 되고 디지털 소스는 직결하면 되기 때문이다. 단 필자가 리뷰한 제품은 아날로그 입력과 디지털 입력을 후면 패널의 스위치로 전환하게 되어 있는데 이 부분은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다소 불편한 부분이다. 리모컨으로 전환된다면 매우 사용하기도 간편하고 쓰임새도 많은 제품이 될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현재 소개되어 있는 제품 중 아날로그 입력과 디지털 입력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제품은 택트(TACT)사의 밀레니엄이 있는데 AD컨버터 보드를 추가하여 아날로그 입력을 받도록 되어 있다.

음질

디지털 입력보드가 장착되지 않은 모델이었기 때문에 아날로그 입력을 받는 일반적인 파워 앰프로서의 성능이 어떠한가만 살펴볼 수밖에 없었다.

필자의 포커스 오디오 FS-78 스피커와 연결하고 소스와 프리는 린 클래식(Hifinet 리뷰참조)의 프리아웃 및 파이오니어 DV-525/크렐 300i 프리아웃을 이용하였는데 린의 클래식을 소스/프리로 사용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더 낳은 소리를 들려주었다. 소스와 프리가 좀 부실했지만 앰프의 특성을 파악하는데 큰 지장은 없었다.

이 앰프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빠르고 민첩하며 정확한 저역의 응답특성과 페이스였다.

제니퍼 원즈의 “The Hunter"중 “somewhere somebody"를 들어보면 베이스의 울림이 단단하면서도 매우 탄력있었는데 전체적으로 페이스가 아주 빨라서 연주 자체가 흥분된 상태에서 녹음 한 것처럼 들렸다. 필자의 크렐 300i와 FS-78의 조합에서는 듣기 힘든 소리였는데 너무 빨라서 어색할 정도였다. 앰프 자체가 충분한 출력으로 스피커를 구동함과 동시에 반응이 빠르기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에릭 클랩튼의 “Change the World"에서도 베이스가 매우 깊고 정확하게 재생이 되었는데 필자의 스피커가 재생할 수 있는 한계까지 무리없이 재생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점은 “짜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denon)를 들어보면 더 명확해지는데 도입부의 파이프 오르간 소리가 한계점 이하로 내려가지는 않지만 내려갈 수 있는 한도 안에서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재생해 주었다. 디지털 앰프는 임피던스 변화가 심한 스피커에는 잘 대응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필자의 스피커에서는 더 바랄 것 없는 아주 만족스러운 저역을 재생해 주었다. 비욘디와 유로파 갈란테의 비발디 사계(opus 111)중 여름 3악장을 들어보면 재빠르게 움직이는 저음 현들의 움직임을 엉키지 않고 잘 재생했는데 $3,500 짜리 앰프에서 이 정도의 저역 재생이면 더 바랄 것 없이 아주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이 앰프의 또 다른 특색중 하나는 음색인데 “디지탈” 이라는 용어에서 연상되는 차가움은 전혀 없었다. 저역은 매우 단단하지만 전체적으로 조여진 소리는 아니었고 대단히 부드럽고 풍부하며 유연한 음색을 들려주었는데 다소 의외였다. 특히 중역대의 각 악기별 음색이 풍부하면서도 섞이지 않고 잘 표현되었다.

보통 저역이 단단하면 전체적으로 조여진 소리가 나기 쉬운데 저역이 매우 단단하면서도 탄력 있음과 동시에 중고역대는 풍부하면서도 아주 유연한 소리였다. 저역부터 고역까지 음색이 일정하게 유지되었는데 바이얼린의 소리가 낮은 음에서는 부풀고 높은 음에서는 가늘어진다든지 하는 일은 없었다.

단 고역이 상쾌하게 열려있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는데 리 모건의 “Candy"(blue note)나 빌 에반스의 “ Quintessence"(prestige)같은 음반을 들어보면 심벌즈나 하이 햇의 움직임은 정확하게 잘 표현했지만 울림이 사라지는 부분의 표현은 그렇게 섬세하지 못했다. 즉 고역이 너무 둥글게 마무리되는 듯한-초고역 쪽으로 올라갈수록 롤 오프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이 때문에 고역의 트랜지언트 특성은 이 앰프가 보여준 정확하고 풍부하면서도 단단한 저역의 응답과 탄력적이며 스피디한 페이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이었다. 그렇다고 고역의 해상도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디테일이 손상되지 않는 범위에서 아주 부드러운 리퀴드한 고역을 들려주었는데 전체적인 페이스와 저역의 응답특성을 고려해 볼 때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고역의 트랜지언트 특성이 다소 아쉬웠을 뿐이다.

스펙트론에서 발표한 이 앰프의 스펙중 재생 대역에 관한 부분은 없는데 아마도 초고역쪽으로 올라갈수록 롤 오프가 심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이 부분이 제품의 만족도를 떨어뜨리지는 않는 것으로 판단되는데 “Audio Asylum (http://www.audioasylum.com)이나 “Audio Review(http://www.audioreview.com)등에 게시된 리뷰를 보면 이 제품의 구매자 만족도가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공통적인 의견은 대단히 훌륭한 저역의 응답특성과 투명도의 뛰어남 그리고 부드러운 음색인데 분명히 일정 대역이 돌출하는 고역특성 보다는 부드럽게 감쇄하는 쪽이 듣기에는 더 편하다.

해상도를 보기 위해서 헤레베헤가 지휘한 바흐 B단조 미사중 10번 트랙 Sanctus(harmonia mundi)를 들어보면 각 성부의 움직임과 위치를 혼탁하지 않게 잘 표현해 주었으며 강조되기 쉬운 치찰음도 자연스럽게 잘 처리해 주었는데 이 부분은 고역이 상대적으로 덜 강조되기 때문이다. 더 좋은 소스와 프리를 사용했더라면 아주 만족스러웠을 거란 아쉬움이 좀 남았다.

앙드레 프레빈과 런던 심포니의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EMI) 3악장을 들어보면 곡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악기군의 움직임을 명확하게 보여주었으며 음상도 대단히 안정적으로 잘 잡아 주었는데 다이내믹스의 변화와 상관없이 이미징과 스테이징이 매우 안정적이 었다. 좀 과장하면 꿈적도 안했다.

비욘디와 유로파 갈란테의 비발디 “사계"(opus 111)중 여름 3악장의 빠른 패시지에서도 각 현 파트의 움직임이 민첩하게 잘 표현되었고 겨울 1악장에서 바이올린의 움직임이 매우 섬세하고 투명하게 표현되었다. 특히 약음으로 연주될 때 각 바이올린의 디테일이 눈에 보일 정도로 잘 표현되었는데 고역을 강조하여 해상도가 높은 것처럼 튜닝한 앰프가 아니기 때문에 오래 들어도 매우 편안한 소리였다.

특히 이 앰프의 투명함과 섬세한 디테일은 인상적이었는데 어느 음반을 듣든 이 앰프가 입력받은 모든 정보를 그대로 전달한다는 느낌을 주면서도 절대로 피곤하지 않은 소리였다. 음악을 듣는 즐거움에 있어서는 더 바랄 것이 없었다.

디테일에 있어서 또 하나의 만족스러운 부분은 낮은 볼륨에서도 전체적인 밸런스와 디테일이 상당히 만족스럽게 유지되었다. 中森明菜의 “Spoon"(日本クラウン)중 1번 트랙을 들어보면 볼륨을 높였을 때와 낮추었을 때의 차이점은 소리가 크다/작다였다. 볼륨의 조정에 때라 아래에서 위까지의 밸런스와 디테일이 스케일만 달라질 뿐 그대로 유지되었는데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이내믹스 측면에서 이 앰프는 더 바랄 것이 없었는데 Al Kooper의 “reKOOPERation” (Music Masters) 중 3번 트랙 “When the spell is broken"을 들어보면 도입부 드럼 셋의 음량변화가 정밀한 스펙트럼을 보는 것처럼 단계별로 잘 묘사되었고 도입 마지막 비트는 깜짝 놀라기에 충분할 정도로 초반부와 명확한 대비를 보여주었다.

앙드레 프레빈과 런던 심포니의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EMI)에서도 급격히 변하는 다이내믹스를 아무런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특히 피날레 부분의 통쾌함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이미징과 스테이징에 있어서도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볼륨을 계속 높여도 대단히 안정적이라는 점이었다. 무대 앞에서 뒤까지의 레이어는 미니어쳐적으로 정밀하게 표현되지는 않지만 매우 자연스러웠다. 음상이 작은 편은 아니지만 각 악기의 이미지 하나하나가 매우 입체적으로 그려졌는데 이 앰프의 따뜻한 음색과 어울려서 매우 사실적으로 느껴졌다. 특히 풍성한 소리가 나는 시스템의 경우 각 음상 사이의 경계가 모호하다거나 뭉뚱그려진 소리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앰프의 경우 각 음상은 매우 풍부하면서도 각 은상간의 빈 공간은 매우 깨끗하게 처리 되었다. 악기 사이의 공간이 넓고 음상이 작은 핀포인트 이미징을 좋아하는 애호가라고 해도 만져질 듯한 이미지가 그려내는 사실감에는 동의할 것 같다. 리사 액달(Lisa Ekdhal)의 “When did you leave heaven"의 “When did you leave heaven"을 들어보면 보컬, 피아노, 베이스, 드럼의 움직임이 정말 풍부하고 자연스럽게 묘사되었다. 단 심벌 셋이 다소 앞으로 튀어나오는데 이는 녹음 탓이다.

글을 맺으며

아직은 디지털 앰프라는 개념이 우리에게 생소하지만 아날로그 방식의 기기들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시점에서 언제까지 무겁고 비효율적인 파워앰프를 고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번에 소개된 스펙트론 뮤지션II의 경우 아날로그 입력을 PWM 신호로 전환하여 스위칭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완전한 디지털 앰프라고 볼 수는 없지만 그 성능에 있어서 기존의 Class D 앰프에 대한 선입관을 무너뜨리기에는 충분했다. 디지털 입력 보드가 장착된 모델을 들어보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성능면에서 동가격대의 아날로그 앰프들을 뛰어 넘는 성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었다.

디지털 입력보드가 장착된 모델은 작동 원리상 택트(Tact)사의 디지털 앰프들과 별 차이점이 없어지는데 들어봐야 알겠지만 훨씬 저렴한 가격에 고성능 디지털 앰프를 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자인만 고려치 않는다면 스펙트론 뮤지션 II는 $3,000대의 앰프 중에서 반드시 들어봐야 할 앰프다. 투명함, 저역의 정확한 응답, 페이스, 다이내믹스, 부드럽고 유연한 음색, 자연스런 이미징에서 동 가격대의 또 다른 대안이다.

디지털 입력보드를 장착하면 동시에 매우 경제적인 앰프이다. 트랜스포트와 앰프만 있으면 시스템 구성이 끝나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소스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프리앰프는 더 이상 필요치 않으며 직결을 위해 볼륨 조정이 가능한 값비싼 DAC를 구할 필요가 없다. 또한 75옴 디지털 케이블만 있으면 더 이상 인터커넥터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트랜스포트로 DVDP를 사용할 경우 PCM 출력을 통하여 CD와 DVD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DVD의 경우 비록 2채널이지만...) DVDA와 SACD의 디지털 전송 규격만 정해지면 유니버셜 트랜스포트와 디지털 앰프 한 대로 모든 매체를 재생할 수 있다. 그리고 디지털 앰프의 경우 이런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용이하다.

스펙트론의 경우 디지털 보드를 장착해도 택트사의 제품들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할 것으로 보이는데 음질은 비교해 봐야 알겠지만 가격대비 성능비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매우 훌륭한 대안이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오디오 리뷰(http://www.audioreview.com)"에 보면 좀 과장되었지만 재미있는 평이 있다.

“ Spectron - Musician
Strengths: superb in every respect, incredibly efficient
Weaknesses: you have to buy it “

시청기기

▶ DVDP : Pioneer DV-525
▶ CDP/PRE : Linn ClassiK
▶ AMP :  Krell KAV-300i, Spectron Musician Ⅱ
▶ Speakers : Focusaudio FS-78
▶ Interconnects : 자작 실드선 - RCA to XLR
▶ Speaker cables : Discovery Signature
▶ Power cord : XLO : Reference Type 10a A/C Power Cord
▶ etc. : BDR Type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