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리뷰

신세시스 시무스 인티

hifinet 2006. 7. 21. 22:36

오직 음악을 들려주는 진공관 인티앰프

박우진(acherna@hanmail.net) 2003-02-26 15:34:40

Seamus

이태리의 오디오 전문 메이커 FASE의 브랜드인 신세시스는 전에 분리형 앰프를 하이파이넷에 리뷰한 바 있어서 그 음악적인 성능이 상당히 높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다. 신세시스의 하모니 프리앰프와 르네상스 파워앰프는 당시에 필자가 집에서 접해 봤던 앰프 중에서도 가장 자연스럽고 음악적인 소리를 들려주었으며, 특정 평가 기준을 들이대면서 설명해야 하는 오디오적인 느낌보다는 음악 그 자체만을 즐기게 해준 앰프로 기억되고 있었다. 예전의 좋은 기억 덕분에 이번에 시무스(Seamus) 인티에 대한 리뷰를 제의 받자마자 선뜻 승낙할 정도였다. 이번에 소개하는 시무스는 EL34 진공관을 푸시풀로 사용하여 채널당 50와트의 출력을 제공하는 진공관 인티앰프이다.

시무스 역시 동사의 다른 제품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간소한 외관 디자인을 지니고 있다. 다만 본체와 전원부를 분리해 놓았는데 이것 역시도 음질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측면이 절대적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사실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는 전원부와 앰프를 일체형으로 구성해서 자디스의 오케스트라처럼 큼지막한 제품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일반적인 소비자들에게 더 어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손에 잡히기에도 너무 작고, 눈에 잘 띄지도 않게 조그맣게 만들어진 볼륨 컨트롤과 셀렉터도 일부 브랜드의 고급 제품들과는 너무나도 다른 감각이다. 그렇지만 이 볼품 없어 보이는 볼륨 컨트롤은 사실 신세시스에서 대단히 신경을 쓴 부분으로, 사용상 다소의 불편을 각오하고서라도 채널 분리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좌우 채널을 분리해 두었다. 게다가 일반적인 볼륨 대신에 30단계의 어테뉴에이터를 사용한 것도 이 제품이 음질울 최우선적으로 제작되었음을 실감하게 해준다. 


진공관 커버를 씌운 Seamus

이 제품의 시청에는 아캄의 FMJ CD23T CD 플레이어, 틸의 CS1.6 스피커, 에포스 M12 스피커를 사용했다. 시무스 인티는 역시 신세시스 제품답게 왜곡없는 올바른 음색을 들려준다. 어떤 음악을 들어보아도 음색 재현에서는 결코 모자람이 없으며, 음장 전개 역시 가지런하고 자연스럽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약간 톤이 높아진 듯한 느낌 외에도 이전 제품보다는 보다 더 감상자들이 빠져들 수 있는 화려하고 진한 음색의 매력도 지니게 되었다. 특히 충분히 워밍업되고 난 이후에 피아노의 물기어린 촉촉한 음색은 이전에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는 캐리의 CAD-300SEI에 거의 필적했다. 캐리에서도 그러했지만 특정 악기의 소리가 유난히 더 잘 들리거나 하지 않고 모든 음이 유기적으로 잘 엮여 있는 듯한 음악성이 가장 인상적이다. 이런 특성은 오히려 초고가의 하이엔드 제품에서도 체험하기 힘들 때가 많다. 그리고 관현악의 재생에서도 첼로나 더블 베이스의 음을 또렷하게 들려줄 정도로 저역의 명료함이라든지, 다이내믹스 부분에서도 기대 이상으로 훌륭했다. 다만 음장의 스케일 면에서는 역시 진공관 인티 앰프로서 이전에 필자가 소개했던 자디스 오케스타라 레퍼런스 만큼의 규모에는 이르지 못했다. 어디까지나 단정하고 악기의 이미지 역시 음장 내에 가지런히 배열될 수 있는 작게 축소된 방식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시청에 사용한 스피커들에서는 볼륨을 약간만 올리더라도 충분한 음량을 얻을 수 있었다. 또 스피커를 구동하기 어렵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으며, 음량을 올리더라도 음장이나 밸런스의 안정감도 유지되었으며, 음색이 변화하는 일 역시 없었다. 이 앰프를 구동하기 어려운 스피커에 매칭하여 사용할 분은 별로 없겠지만, 필자의 경우에는 대출력에 대한 아쉬움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질적인 부분에서는 우수했다.

특히 틸의 스피커 중 최고의 가격 대 성능 비를 지닌 CS1.6 스피커의 경우에는 리뷰 기기를 제공한 하이파이 클럽에서 매칭을 적극적으로 추천해 주었는데, 실제로도 두 제품의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틸 CS1.6 스피커는 고역 대의 정교한 해상력이나 묘사력에서는 동급 제품 중에서 보기 드물 정도로 우수하다. 다만, 저음의 익스텐션이 적고, 탁탁 끊어지는 것처럼 댐핑이 강한 편이기 때문에, 이를 상쇄할 수 있는 풍성한 저역을 지닌 앰프 - 예를 들면 EL34 진공관을 사용한 - 와의 매칭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다만, 진공관 앰프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닐 것이다. 만일 소리가 무디고 롤 오프되는 앰프라면 틸 CS1.6의 장점들을 훼손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신세시스의 시무스는 틸 CS1.6에게 아주 좋은 짝이 된다고 여겨진다. 앰프 매칭에 다소 까다로운 틸 CS1.6에 물린 시무스의 소리는 바이올린 같은 고음 현악기의 음색이 매끄러워지면서도 오히려 리얼하고 현의 질감 역시 잘 살아난다. 피아노 소리의 이미지는 크기적으로는 더 작게 묘사되지만, 그 만큼 초점이 또렷하고 음색이 진하게 느껴진다. 심지어 관현악을 재생했을 때에도 스케일에 부족함이 없으며 오히려 전체적인 밸런스가 충실해지고 안정적으로 변한 인상이다. 틸의 현대적인 감각을 건드리지 않고서도 음질적인 보완을 이뤄주는 시무스의 성능에 감탄하게 되는 부분이다. 

시무스는 오디오를 음악 감상의 도구로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선택에 전혀 주저할 필요가 없는 좋은 제품임에 틀림 없다. 이렇듯 음악을 음악답게 들려주는 능력은 진공관 앰프로서의 특권이기도 하겠지만, 이와 비슷한 가격 대의 경쟁 제품 중에서도 이런 수준의 음악성을 갖춘 앰프는 머릿 속에 거의 떠오르지 않는다. 만일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3~400만원 대로 넘어가면 또 많은 선택과 그에 따르는 성과가 있겠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여기서 머무르더라도 후회가 없을 것이다. 다만 볼륨 컨트롤 등, 사용상의 다소 불편한 점을 감수하고, 진공관 앰프의 특성에 대한 일반적인 수준의 이해만 있으면 음악만이 흐르는 자신 만의 공간에서 진공관의 은은한 불빛과 시무스의 음악성을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 시무스(인티그레이티드 스테레오 튜브 앰프, 전원부 분리형)
* 입력 : 4계통
* 출력 : 1계통
* 입력 임피던스: 100 Kohm
* 출력 임피던스 : 6 ohm
* 파워 출력 : 50와트(6옴)
* 주파수 응답 : 20Hz~20 KHz
* 튜브 구성 : 4 x 12AU7/6189, 4 x 6CA7/EL34
* 파워 입력 : 210@240v 50Hz
* 전력 소모 : 최대 200 Watts
* 규격 : 본체 (w,d,h) 320x220x120 mm, 전원부 Sup.: (w,d,h) 145x220x100 mm
* 중량 : 10 Kg, 전원부: 5 Kg
* 문의처 : 하이파이클럽(http://www.hificlu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