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롤랜드 콘센트라 인티

하드웨어리뷰 2006.07.21 22:12 Posted by hifinet

박우진(acherna@hifinet.co.kr) 2002-06-19 15:43:08

  • 형식: 인티그레이티드 앰프
  • 출력: 100W (8 ohm) / 150W (4 ohm)
  • 소비 전력: 150(idle) - 500W (max)
  • 입력 단자: 밸런스 3 , 언밸런스 3
  • 크기: W 44.5 x H 14.6 x D 36.2 cm
  • 중량: 23 Kg
  • 가격: $5,500
  • 문의처: 마란츠코리아(02-715-9040)

    네 덩어리의 모델 9을 내어놓은 이래 주로 대형 앰프 메이커로서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제프 롤랜드 디자인 그룹(Jeff Rowland Design Group)에서 콘센트라(Concentra)처럼 작은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를 기획한 것은 매우 반갑고 또 관심을 끌만한 일임에 틀림없다. 이 앰프는 96년도에 출시되었지만 지금도 생산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그 매력을 잃지 않고 있는 흔치 않은 제품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가치 있는 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제프 롤랜드 디자인 그룹의 앰프는 어느 모델이나 산뜻한 이미지를 주지만 작은 규격으로 패널에 LED 디스플레이와 볼륨 손잡이, 그리고 입력 선택 버튼까지 조화롭게 갖추어진 콘센트라의 아름다움은 그 중에서도 특출한 것 같다. 공진을 차단하기 위해 각각의 굵기를 다르게 했다는 방열판이나 또 같은 이유로 황금비를 적용했다는 샤시의 만듦새 등을 보면 이 앰프의 제작자가 얼마나 세심한 성격의 소유자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제프의 앰프들은 샤시를 손으로 두들겨 보았을 때 금속성 울림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디오 업계에서 황금비 만능주의(?)에 빠진 또 하나의 인물은 “케이블의 왕” 조지 카다스인데, 제프의 제품에서 내부 배선이나 단자 역시 모두 카다스 제품이라는 사실은 흥미롭다.

    앰프의 윗 면에는 주름이 잡혀 있는데 이는 방열판과 마찬가지로 앰프의 공진을 분산시키도록 고안된 것이라 한다. 후면에는 6쌍의 입력 단자들이 고르게 배열되어 있으며 파워코드를 연결할 수 있는 커넥터와 스피커 단자, 그리고 손잡이까지 있지만 파워 온 오프 스위치가 없는 점이 특이하다. 앰프를 항상 켜놓도록 추천하고 있는데 제프롤랜드에서는 내구성에 대한 문제가 전혀 없다고 하지만 매시간 100W의 전기를 소모한다는 점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전기 값을 절약하고자 한다면 음질에 손해를 보면서라도 스위치 달린 멀티탭을 쓰는 수 밖에 없다. 또 별도의 리모컨이 제공되지만 매우 간결하며 음량 조절, 입력 선택, 좌우 밸런스, 뮤트 같은 최소한의 기능만을 처리할 수 있다. 

    콘센트라는 집중하다(concentrate)라는 말에서 따온 이름 같은데 실제 14dB의 게인을 가진 프리 앰프와 26dB의 게인을 가진 파워 앰프를 하나의 케이스에 응축시킨 제품이다. 전원 트랜스는 토로이달(toroidal) 타입(국내 잡지에 보면 이 도우넛 모양의 트랜스에 대해 맨날 트로이달이라고 쓰는 것을 보는데 볼 때마다 짜증이 난다)이며 용량은 350VA이다. 전원 트랜스와 필터링 커패시터 공히 절삭 가공한 알루미늄 튜브에 담겨 있고 이 튜브는 다시 앰프 샤시에 연결된 고리에 걸려 있어서 프리앰프 회로에 진동과 전자기적인 영향을 주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필터링 커패시터는 130,000uF 용량의 것을 두 개 사용하고 있다.

    전면 패널에는 8비트 프로세서와 디지털 회로부가 장착되어 있다. 볼륨 컨트롤 부에는 휴렛 패커드의 옵티컬 인코더가 채용되어 있으며 크리스털 세미 컨덕터에서 제작된 디지털 볼륨 컨트롤 어테뉴에이터를 사용하여 0.5dB 단계로 99.5dB까지 정밀하게 음량을 조작하고 있다. 끝없이 돌아가는 듯한 볼륨의 조작감은 상당히 좋다. 다만, 이 앰프에는 전원 스위치가 없으며 여름에 오래 켜두었을 경우에는 조작부에서조차 손을 오래 대고 있기 힘들 정도로 온도가 올라간다는 점은 참고로 알아두시기 바란다. 모든 디지털 기능은 사용 후 5초가 지나면 “슬립"모드로 들어가서 아날로그 회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 리모컨으로 음량을 조절한 후 5초 후에는 디스플레이까지 꺼져 버리는 것이다.

    프리 앰프의 입력은 모두 여섯 개로 세 개는 완전한 밸런스 입력이며 나머지 세 개는 싱글 엔디드 입력이다. 제프 롤랜드는 주요 판매 시장을 미국이 아니라 일본으로 보고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밸런스 입력 핀의 3번이 핫이라는 점에 유의하여야 한다. 절대 위상을 맞추기 위해서는 CD 플레이어의 인버트 스위치를 작동시키거나 아니면 스피커 케이블의 극성을 바꾸어 연결하면 된다. 이들 입력부 모두는 계측기 그레이드의 릴레이를 통하여 입력 트랜스포머로 전달된다. 입력 트랜스포머에서는 EMI나 RFI같은 커먼 모드 노이즈를 완벽히 차단하며 또 종래의 밸런스드 오디오 시스템에서 문제가 되었던 그라운드 루프 전류를 차단하는 효과도 있다. 옵션으로 포노 이퀄라이저 카드를 내부에 장착할 수 있으며 그 경우 라인 1이 포노 입력단자가 된다. 또 밸런스와 언밸런스 모두에 대한 프리 아웃과 테이프 모니터 기능도 장비하고 있다.

    파워 앰프부는 최신의 소자와 기술을 사용하여 열적, 전기적으로 고도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했으며 출력 임피던스는 전체 가청 대역에 걸쳐서 0.15옴을 유지한다. 연속 출력 전류는 16 암페어, 최대 출력 전류는 29 암페어에 이른다. 콘센트라가 모델 2앰프와 시너지를 결합하였다고 한 샤시에 결합한 제품이라고 선전되고 있는데, 실제 모델 2의 출력석은 채널당 4쌍이 사용되고 있는 것에 비해 콘센트라는 3쌍이 사용되고 있으며 출력 전류도 모델 2는 연속 20 암페어 최대 35암페어라는 점을 기억해 두시기 바란다. 또 하나 참고로 말씀드리면 제프의 다른 제품들이 보물상자 같은 견고한 철가방에 포장되어 있는데 비해서 콘센트라는 다른 회사 제품처럼 평범한 종이 상자에 담겨 있다. 

    제프의 오디오에 대한 신념은 확고하다. 그의 목표는 가장 순수한 소리를 내는 앰프를 만드는 것이며 그렇기 위해서 진동과 전자기 간섭에 대한 철저한 격리에 집착한다. 그 결과는 “정적의 완벽한 재현"이다. 과연 제프의 이러한 신념과 목표가 얼마나 시청 결과에 반영되는지 음악을 들어보면서 확인해보도록 하자. 아래 시청 결과는 조춘원님과 김종우님 댁에서 시청한 결과를 종합한 것임을 말씀드린다.

    콘센트라는 모델 2를 비롯한 상급기들의 특색을 거의 그대로 이어받았으며 질적인 측면에서는 클라세 CAP-100이나 크렐의 K-300i같은 좀더 저렴한 타사의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를 훨씬 능가하여 오히려 하이엔드 브랜드의 분리형 앰프와 비교해야 될 정도의 높은 퀄리티를 들려준다. 또 소리의 매끄러움이랄지 세련된 음색의 품위는 중급 브랜드의 분리형 제품들보다는 확실히 한 차원 위에 있다. 약간 차가운 느낌을 주면서도 깨끗하게 들리는 고역은 잘 닦아낸 패널처럼 반짝이는 광택을 지니고 있으며 특히 피아노나 금관악기의 재생에 있어서 상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또 노이즈 플로어 레벨이 낮은 때문이겠지만 소음량시의 디테일이 매우 좋다. 전에 시그너처 30 리뷰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피아노 페달 사용시의 미묘한 음색 변화와 연주 공간의 공기의 움직임까지 그려주는 느낌은 이 가격대의 프리, 파워앰프 조합으로는 얻을 수 없는 귀중한 것이다.

    교향곡 재생시 단단하게 뒷받침된 중 저역에 다소 두텁게 들리는 소리결은 매끄러운 고역과 함께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고역 끝이 열려 있어서 시원한 느낌을 주면서도 음이 둥글둥글하게 다듬어져 있어서 오래 들어도 피곤하지가 않다. 물론 콘센트라에게 마크레빈슨 No.331이나 오디오 리서치 VT100같은 100W급 파워 앰프가 들려주는 넓은 음장감이나 다이내믹스, 저역의 무게를 기대할 수는 없다. 말러 4악장 도입부의 경우 앞서 이야기한 하이엔드 브랜드의 100W급 파워 앰프들은 스피커의 능률과 다이내믹스만 뒷받침된다면 4-5평 규모의 독립된 공간에서는 밀쳐오는 듯한 저역으로 감상자를 능히 압도할 수 있다. 200W급 파워 앰프라면 저역의 무게와 안정감이 더해질 것이다. 그러나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의 이러한 한계는 사용자가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선택한 후에는 절대로 단점이 아니라고 본다. 또 클라세의 CAP-100처럼 대음량에서 음장이 혼잡해 지거나 크렐 K-300i에서처럼 고역이 드라이해지는 일은 콘센트라에서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히 언급되어야할 것이다.

    콘센트라의 또 다른 약점이라고 한다면 고역의 질감이 매끄럽기는 하지만 음색 표현의 다양성과 뉘앙스를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현악기의 재생에서는 무기질적인 금속성 광택의 느낌을 주기 때문에 많은 아쉬움을 남겨 준다. 예를 들어서 다비드 오이스트라흐와 레프 오보린이 연주하는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봄"을 들어보면 다른 시스템에서는 대단히 나긋하면서도 포근하게 들리던 바이올린 소리가 유연함이라든지 비단결같은 윤기있는 감촉 없이 밋밋하게 울린다. 마크레빈슨으로 듣는 제니퍼 원스의 헌터는 감정이 잘 실려서 호소력 있게 들렸지만 여기서는 너무나 차분하다. 패스나 크렐 앰프에서 들으면 요염할 정도로 곱고 이쁘게 들리던 레베카 피존의 목소리도 콘센트라에서는 단정하게 표현한다. 제프 롤랜드의 음을 흔히 “덤덤하다"고 이야기하시는 분이 많은데 이런 점에서는 콘센트라도 분명히 예외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인지 메리디언 508.24처럼 고운 음색을 지닌 소스 기기와 윌슨 베네시 Act 1같이 화려하고 진한 음색을 들려주는 스피커와 매칭했을 때에는 이러한 약점이 이상적으로 보완되어 높은 음악적 만족을 얻을 수 있었다. 또 케이블에서도 XLO나 킴버의 인터커넥트, 그리고 역시 XLO나 니르바나 S-L 같은 음색 표현이 좋은 스피커 케이블을 연결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한정된 예산으로 오디오 시스템을 구성할 때에 특히 많은 고민이 되는 것이 앰프의 선택이다. 클라세나 크렐의 인티그레이티드 앰프가 음악적인 퀄리티에서 다소 아쉬움을 주는 데 비해서 콘센트라는 분명히 고급기 지향의 기기라고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이 가격대에서 음질과 구동력에서 모두 만족할만한 앰프는 찾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처음 콘센트라가 국내에 소개되었을 때에는 역시 대형기를 선호하는 국내 오디오 애호가의 취향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현재 고급 브랜드의 신품 가격이 50%이상 상승된 탓으로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중고가가 상당히 높게 형성되어 있지만, 제품의 상태만 좋다면 충분히 선택할 만한 앰프라고 본다. 다만 앰프의 전반적인 음질 특성이 차분한 경향이기 때문에 재즈나 팝 음악을 더 선호하시는 분이라면 더욱 강력한 저역과 구동력을 지닌 크렐의 K-500i에 관심을 가져보시기를 권한다. 또 오디오적인 즐거움을 추구하시는 분들께서는 고급 브랜드의 중고 제품이라든지 클라세나 브라이스턴 같은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분리형 앰프 쪽에 비중을 두고 선택하셔야 할 것이다. 

    사족: 제프롤랜드의 홈페이지(http://www.jeffrowland.com)에 가면 현재까지 발매된 제프롤랜드 제품의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또 각국 오디오 잡지에 소개된 리뷰도 스캔되어 잘 정리되어 있다. 거기에 실린 국내 잡지 리뷰가 한글로 적혀 있다는 데에 대해서 필자는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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