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현(evaa@hitel.net) 2002-06-23 15:17:05
기능 및 디자인
디자인에 있어서 다른 온쿄의 제품들처럼 무난해 보인다. 누가 접하더라도 무난하다고 할 만한 디자인이다. 그러나 가만히 살펴보면 각 면의 이음새라든지 버튼의 조작감 그리고 후면의 단자들이 매우 고급스러우며 무게도 상당히 무거운 편이라 왠지 신뢰감이 드는 만듦새이다. 이 제품의 특이한 점이라고 한다면 일단 트레이의 움직임과 인식 속도가 무척 빠르다는 것이다. 전면 중앙부에 있는 트레이는 먼지 등이 침투하지 않게 보호덮개가 장착되어 있는데 이 덮개가 열리면서 슬라이스드 치즈처럼 얇은 트레이가 재빨리 튀어나온다. 움직임이 매우 민첩한데 덜그럭거리며 퍽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재빠르게 나오면서 멈출 때는 매우 신속하고 부드럽다. 타이틀을 얹어 놓고 닫으면 역시 재빠르게 들어가서 무슨 타이틀이 들어 왔는지 곧바로 디스플레이창에 표시를 해준다. 그리고 타이틀의 종류에 상관없이 자동으로 플레이가 된다. 이 모든 과정이 매우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행되는데 타이틀을 넣고 자리로 돌아와 앉으면 타이틀이 이미 플레이되고 있다. 필자는 시청기간동안 앰프의 볼륨을 높여놓은 것을 잊은 채 타이틀을 넣고 돌아와 앉다가 갑자기 터지는 큰소리에 몇 번 놀란 적이 있다. 타이틀 수납부터 인식, 재생까지 무척 신속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갑자기 놀라지 않으려면 앰프의 볼륨을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필자 개인적으로 트레이의 움직임이 매우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시청기간동안 심심할 때는 트레이를 괜히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즐거워했다.
리모콘은 학습형으로 다른 리모콘의 신호를 인식해 리모콘 하나로 통합하여 사용할 수 있으며 방향버튼이 조이스틱 방식으로 되어 있어서 편리했다. 크기가 좀 크고 디자인도 날렵한 편은 아니지만 못생긴 편도 아니고 사용하기도 편리해서 마음에 들었다. 단 상급 모델에 적용되는 백 라이트 기능이 없는 것이 좀 아쉬웠다.
이 제품은 외우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기능이 있다. 이 때문에 매뉴얼도 무척 두꺼워서 무슨 기능이 있는지 한 번 훑어보기만 해도 꽤 시간이 걸린다. 모든 기능들은 OSD 메뉴를 통해서 조작할 수 있는데 프로그레시브 스캔 on/off와 비디오 회로 on/off만은 각각 리모콘 및 전면패널을 통해 조작해야 한다. 그리고 이 기능들을 설정하는 옵션 또한 매우 다양해서 작동에 익숙해지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화면 설정만 해도 인터레이스드 모드 및 프로그레시브 스캔 모드 별로 각 3개씩 사용자 설정을 기억시킬 수 있으며 오디오 부분 또한 다양한 설정이 가능한데 좀 불편한 점은 타이틀별로 설정을 맞춰 줘야지 제대로 재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DVD-A 타이틀을 재생하기 위해 아날로그 멀티채널 출력을 선택하였다면 CD 타이틀을 재생하기 위해서는 다시 아날로그 2채널이나 멀티채널 믹스다운으로 바꾸어 주어야 제대로 재생이 된다.
후면패널을 보면 풍부한 출력단자에 놀라게 되는데 RCA 및 DB-25 멀티채널 출력단자 각 1조, 2조의 2채널 오디오 출력 단자, 2조의 컴퍼넌트, 컴퍼지트, S-비디오 단자, 각 2조의 광출력, 코액시얼 디지털 출력단자 및 RS-232 단자를 마련하여 인터넷을 통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며 별도의 IEEE 1394 슬롯을 통해 차기 포맷의 디지털 출력단자를 설치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모든 단자들은 금도금 되어 있으며 깔끔하게 레이아웃되어 있다. 파워코드는 탈부착이 가능하여 다른 제품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기능 및 디자인 면에서 볼 때 설정의 복잡함이 다소 불편하게 느껴지는 점 빼고는 만족스러운 제품이다. 그러나 다양한 사용자 설정을 제공한다는 점이 매력이기도 하다.
DVD VIDEO
DVD 플레이어로서 가장 주목할 점은 프로그레시브 스캔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 글에서 프로그레시브 스캔에 대하여 자세하게 다루지는 않을 것이다. 프로그레시브 모드로 시청할 경우 어떤 장점과 변화가 있는 지 그리고 실재 이 제품이 어떤 성능을 보여주는 지에 대해서만 언급하겠다.
프로그레시브 스캔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플리커링(flickering)이 없어짐으로 해서 매우 또렷하고 선명한 화면을 얻을 수 있다는 데에 있다. 프로그레시브 스캔 DVDP를 사용한다고 해서 경이로운 화질의 향상을 얻지는 않는다. 그러나 프로그레시브 스캔의 장점을 알고나면 인터레이스 모드로 복귀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이 제품은 프로그레시브 모드로 시청할 때 3가지 설정을 할 수 있는데 필름, 비디오 그리고 auto 모드가 그것이다. 필름과 비디오 모드는 소스의 종류에 관계없이 각각 필름방식과 비디오 방식으로 강제적으로 3-2 pull-down을 시행하며 auto 모드에서는 플레이어가 소스를 판별하여 비디오 모드로 갈 것인지 필름 모드로 갈 것인지를 판단한다. auto 모드로 해놓을 경우 대부분 별 문제가 없이 진행되지만 가끔씩 플레이어가 소스를 판별하지 못할 때가 있다. 이는 타이틀의 제작에 따른 문제인데 예를 들어서 베타캠등의 인터레이스 장비로 제작된 타이틀인데 중간에 컴퓨터 그래픽이 섞여 있다든지 혹은 필름으로 제작된 영화이지만 flag이 잘못되어 있다든지 할 경우 플레이어가 비디오 소스인지 필름 소스인지 판별을 못할 경우가 생긴다.(939의 경우는 케이던스 변환 방식이므로 물론 플랙과는 관계가 없다) 이럴 경우 타이틀이 재생되는 중간에 멈춰버릴 수 있다. 따라서 필름으로 제작된 타이틀일 경우 필름 모드로 그리고 비디오 소스로 제작된 타이틀일 경우 비디오 모드로 설정해 놓고 보는 것이 화면이 매끄럽게 진행된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영화 타이틀이더라도 메뉴화면이나 서플에 제공된 다큐멘터리 소스들은 필름소스가 아니기 때문에 필름 모드로 강제로 전환할 경우 어색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인데 필자가 시청하는 동안 그런 일은 없었다. 그러나 프로그레시브 스캔의 원리상 필름모드로 강제설정하고 비디오 소스를 시청할 경우 화면의 잔상이 많이 생긴다든지 에지에 계단무늬가 보인다든지 할 가능성이 많다. 이는 사용자가 소스자체를 판단해서 설정하는 것이 가장 편하다. 그리고 프로그레시브 스캔 플레이어로 가장 효과를 볼 수 있는 소스는 바로 필름 소스이기 때문에 비디오 소스의 경우 프로그레시브 스캔 모드로 볼 것인지 인터레이스 모드로 볼 것인지는 사용자의 취향에 따르는 것이 좋다. 비디오 소스의 경우 플리커링이 없어지는 대신 해상도가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디오 소스의 경우 필름과 달리 촬영할 때부터 한 프레임을 이루는 두 필드가 각각 다른 그림이기 때문에 굳이 프로그레시브 모드로 전환하여 시청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는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문제라고 보여진다. 이 제품의 경우 비디오 모드로 강제 설정하면 셋업 메뉴등의 자막이 미세하게 떨리는데 실재 타이틀을 재생해보면 아무 이상이 없다. 나머지 모드에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는다. 다양한 설정 옵션이 있는만큼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필름 소스의 경우 프로그레시브 모드의 장점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각 이미지들의 윤곽이 매우 또렷해져서 매우 높은 해상도로 인화된 사진을 연속적으로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된다. 아무 타이틀이나 넣고 금방 확인이 가능한 부분들은 수평선의 떨림이라든지 혹은 체크나 스트라이프 무늬의 떨림 같은 인터레이스 모드의 고질적인 병폐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윤곽이 복잡한 사물들, 예를 들면 체크무늬 식탁보 위에 놓여진 복잡한 장식의 촛대와 국화와 같은 복잡한 라인의 꽃이 담겨진 꽃병과 장식이 많은 음식들이 보여지는 신에서 각각의 이미지의 라인들이 떨리거나 뭉개짐 없이 매우 또렷하게 표현된다. 이 때문에 매우 필름 라이크(film like)한 화질을 얻게 되는데 모니터에 따라서 극장에서 보던 것 보다 훨씬 선명하고 또렷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온쿄 939의 경우도 이러한 프로그레시브 스캔 플레이어의 장점이 그대로 살아난다. 인터레이스 모드로 시청할 때와 프로그레시브 모드로 시청할 때를 비교해 보면 글라디에이터의 초반부 게르만족과의 전투신중 로마군이 게르만족을 향해 화살 및 투석기로 공격하는 장면을 로마군 진영의 뒤편에서 롱샷(long shot)으로 촬영한 몹신(mob scene)에서 프로그레시브 모드일 때 저 멀리 늘어선 로마군이 멏 명인지 셀 수 있을 정도로 각 이지의 라인이 정확하게 표현되며 이에 따라 디테일도 매우 향상된다. 또한 퀵팬(quick pan)이라든지 핸드헬드(hand held)로 매우 흔들리게 촬영한 화면에서 흔들리는 피사체의 윤곽이 매우 또렷하게 표현되기 때문에 훨씬 선명하면서도 디테일한 표정변화 등을 더 쉽게 느낄 수 있다. “The Rock"의 숀 커너리와 니콜라스 케이지의 추격신을 예로 들면 숀 커너리가 험머를 타고 쫒기면서 전차와 충돌하기 직전의 전화하는 타이트 샷을 보면 화면이 무척 흔들리는데 프로그레시브 모드로 시청할 경우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숀 커너리의 얼굴이 더 정확하게 보인다. 사실 이러한 부분에 신경을 쓰지 않고 보면 인터레이스 모드나 프로그레시브 스캔 모드나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아 보일 수도 있는데 플리커링이 없어짐으로서 얻어지는 효과가 무엇인지 알고 본다면 무척 감탄하게 된다. 프로그레시브 스캔을 지원하는 플레이어들이 등장하기 이전의 플레이어들을 보면 가격에 따라서 차이나는 부분들이 결국은 크게 나누어 색상 표현과 디테일의 표현이었는데 프로그레시브 스캔 플레이어들이 등장하면서 디테일의 표현은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이런 디테일의 향상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영화등을 시청할 때 집중도가 더 높아진다는 데에 있다. 특히 호흡이 빠른 영화들의 1초 내외의 인서트 컷(insert cut)들을 보면 디테일이 떨어지는 제품들의 경우 무슨 그림이었는지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디테일이 좋은 플레이어일수록 그 짧은 시간내에 프레임 안에 들어 있는 그림들이 훨씬 명확하게 인지되기 때문에 컷 자체의 길이도 길게 느껴지며 각 컷들의 연결이 훨씬 정확하게 이해된다. 글라디에이터의 초반부 전투신에서 러셀 크로우가 게르만족과 백병전을 벌이는 장면들을 보면 짧은 인서트 컷들이 많이 편집되어 있는데 디테일이 뛰어날수록 이 인서트들이 어떤 의도로 편집되었는지 이해하기 훨씬 편하다. 예를 들어 러셀 크로우가 말을 타고 달리면서 상대편 병정 한 명의 팔을 잘라버리는데 좀 과장해서 표현하면 이 신에 삽입된 팔이 잘려나가는 인서트가 디테일이 떨어질 경우 “뭘 자르긴 잘랐는데...."하면서 지나가게 되지만 디테일이 뛰어날 경우 “게르만족 병사가 칼을 내려치려고 들어올린 팔을 거리낌 없이 잘라버린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좀 더 자세하게 표현될 경우 “가짜 팔을 올려놓고 잘라버렸다"는 것을 훨씬 빠르게 눈치채는데 그 이유는 컷 자체의 이미지가 선명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빨리 파악할 수 있으며 결국 가짜 팔이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금방 눈치 챌 수 있다. 이러한 체감시간의 변화는 오히려 어색해질 수도 있는데 939를 통해 글라디에이터를 재생해보면 팔 자르는 인서트외에 러셀 크로우가 말을 타고 달리며 게르만 병사의 목을 치는 장면에서도 마네킹의 목이라는 것이 너무 선명하게 드러나서 오히려 재미가 없을 정도였다.
이러한 디테일이 살아나면 날수록 더 재미있는 영화가 있는데 바로 “매트릭스"다. 939를 통해 재생한 매트릭스는 색다른 감동을 주었는데 네오와 트리니티가 모피어스를 구하기 위해 건물에 들어설 때부터 헬리콥터가 폭발할 때까지 화면에 수도없이 나오는 각종 파편과 탄피, 이리저리 튀는 물방울 등 미세한 피사체들의 디테일이 향상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훨씬 즐겁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다. 특히 슬로우 모션이나 스틸 사진기를 이용하여 360” 촬영한 장면등의 매끄러움은 프로그레시브 스캔 플레이어의 장점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이 제품은 제네시스의 칩셋을 사용하여 디인터레이싱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제네시스의 칩셋을 사용한 제품들은 비디오 모드와 필름 모드의 전환 및 플랙이 정확하지 않은 타이틀에서 콤(comb-두 필드가 맞지 않아서 빗살무늬로 어긋나며 잔상이 남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필자가 가진 타이틀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다. 또한 시청기간동안 특정 타이틀의 특정 챕터만 보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는데 제네시스 칩셋을 사용한 제품들에 대한 자세한 평가는 이곳(http://www.hometheaterhifi.com/newtoc.html)을 참조하기 바란다. 이곳에 언급된 여러 가지 현상들에 대해 필자가 가진 타이틀로는 특별히 확인된 것이 없는데 한마디만 덧붙이면 콤등이 발생하는 이유는 비디오 소스를 프로그레시브 모드로 전환하여 재생하려고 할 때 혹은 타이틀의 기록문제 때문에 발생하는 것인데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촬영부터 서로 다른 두 필드로 한 프레임이 구성되는 인터레이스 모드의 비디오 소스를 굳이 프로그레시브 스캔으로 재생할 필요가 없다고 필자는 생각하기 때문에 그리 신경쓸 부분은 아니라고 보여진다. 단지 문제는 프로그레세브 스캔 DVDP를 사용하려면 SD 급 480P 이상을 지원하는 모니터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런 모니터들이 외부 인터레이스 신호를 자체적으로 AD 컨버팅하여 디인터레이싱 한 다음 DA 컨버팅해버리기 때문에 여전히 비디오 소스의 디인터레이싱 문제가 남게된다. 따라서 플레이어의 비디오 소스 디인터레이싱이 매끄러울수록 이득이 많아지기는 하지만 이 때문에 무조건 실리콘 이미지사의 칩셋을 사용한 제품을 선택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주로 비디오 소스로 제작된 타이틀을 재생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즐기는 타이틀이 영화이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모드를 필름으로 강제 설정하고 즐기는 것이 마음 편할 것이다.
색의 표현에 있어서 939는 매우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리뷰기간동안 필자의 집에는 저가형 프로그레시브 플레이어인 필립스의 Q50 및 LG의 956과 비교해 보았는데 각각 비디오 에센셜로 모니터를 최적의 상태로 세팅해 놓았을 때 939쪽이 색상의 표현이 가장 풍부하고 그라데이션의 단계도 가장 많게 표현되었다. DVD 플레이어를 비교할 때 저지르기 쉬운 실수중에 하나는 오디오 모니터인 라우드 스피커와 틀리게 비디오 모니터인 TV나 프로젝터등은 칼리브레이션 혹은 이퀄라이징이 가능하다는 것을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공정한 비교는 동일 모니터를 사용하되 각 기기에 맞게 아비아나 비디오 에센셜등의 타이틀을 사용하여 재조정했을 때 가능하다. 이는 서로 다른 오디오 기기를 비교할 때 레벨 매칭하는 것과 같은 이치인데 각 플레이어마다 출고시 설정값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출고시 브라이트니스가 높게 설정된 플레이어와 보통수준의 플레이어를 동일하게 세팅된 모니터로 비교한다면 브라이트니스가 높게 설정된 플레이어의 칼라 새츄레이션이 떨어져 보일 수 있다. 이런 단적인 예가 바로 Q50과 956인데 모니터를 디폴트상태로 세팅하고 비교해보면 Q50이 훨씬 농도 짙고 풍부한 색을 표현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각 기기에 맞게 최적화시키면 거의 유사한 화질을 보여준다. 문제는 모니터가 이런 미세한 차이를 얼마나 정확하게 표현해 줄 수 있느냐인데 필자가 사용하는 삼성 29A7DR이 비디오 에센셜등의 소프트를 이용해서는 결코 SMPTE 컬러바를 정확하게 맞출 수 없는 유별난 제품이기 때문에(이 제품의 유일한 장점은 480p 입력을 받을 경우 내부 디인터레이서가 바이패스되는 모델중 가장 가격이 싼 제품이라는 것이다) 어느 제품이 더 정확한 색상을 내어주는가는 평가할 수 없었고 색의 풍부함이나 그라데이션의 표현이 어느쪽이 우세한가 정도 밖에 알 수 없었다. 여러차례의 비교에서 939쪽이 큰 차이는 아니지만 가장 풍부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색상과 각 피사체의 자연스러운 질감을 표현해 주었다.
DVD AUDIO
이 제품은 온쿄의 기함급 DVDP인 동시에 DVD-A 플레이어다. 따라서 아날로그 출력을 통해 DVD-A 타이틀을 재생할 수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 DVD-A 타이틀이 정식 발매된 것이 없기 때문에 DVD-A를 즐기려면 외국에서 타이틀을 주문해야 한다. 필자는 이 제품의 리뷰를 위해 아마존에서 바렌보임이 지휘한 베토벤 교향곡 3번 및 9번을 주문하였다. 이 타이틀은 멀티채널을 지원하며 2채널 믹스 다운을 들을 수 있고 일반 DVD 플레이에서 재생할 수 있도록 별도의 돌비 디지털 5.1채널 포맷을 수록하고 있다. 필자는 2채널로만 재생해 보았다. 예전에 필립스의 SACD 1000 리뷰에서도 밝혔듯이 차세대 멀티채널 포맷을 제대로 재생하려면 현재로서는 너무 많은 투자를 요구하기 때문에 멀티채널 재생은 시도하지 않았다. 단 이제품의 경우 SACD 플레이어들과 달리 DVD-A의 디지털 출력문제만 해결되면 IEEE1394 포트를 장착할 수 있는 여분의 슬롯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DVD-A에 관심이 있는 사용자라면 기대해 볼만한 제품이다.
DVD-A 타이틀을 재생했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해상도가 매우 좋다는 것인데 두 타이틀 모두 명확하게 그려지는 스테이지를 바탕으로 각 악기들의 음상이 매우 정교하고 세밀하게 그려졌다. 대편성에서 이런 정교함을 느끼려면 일반 CD의 경우 상당한 수준의 제품이 필요했는데 939를 통해 DVD-A 타이틀을 재생했을 때 $1800짜리 플레이어에서 이정도의 해상도와 스테이징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아쉬웠던 점은 전체적으로 음색이 자연스럽지 못했다는 것인데 이 것이 이 녹음의 의도대로 멀티채널로 재생하지 못해서인지 아니면 플레이어 자체의 아날로그 출력이 다소 떨어져서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지만 이 제품의 2채널 아날로그 출력을 통한 CD 재생능력을 기준으로 유추해 보면 같은 가격대의 CD 플레이어보다 재생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음색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제품은 SACD 플레이어들과 달리 디지털 출력을 대비하고 있기 때문에 추후에 보상받을 수 있는 아쉬움이기도 하다.
CD
사실 이 제품을 2채널 아날로그 출력을 통해 CD 재생을 하려고 선택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명색이 DVD-A 플레이어이므로 CDP로 사용할 경우 어느 정도의 능력을 보여주는 지가 궁금한 것도 사실이다. 이를 위해 필자의 집에서는 에이프릴의 스텔로 CDA-100과 비교를 해보았고 하이파이넷의 필자이신 소병율님께 같은 급의 DVDP이자 SACDP인 소니 DVP-S9000ES와의 비교글 의뢰했다. 다음은 소병율님의 글이다.
온쿄 DV-S939(이하 S939)의 CDP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소니 DVP-S9000ES(이하 S9000ES)를 EAD theater master encore의 아날로그 입력에 연결한 것과 소니 9000ES를 트랜스포트로 사용하여 EAD Encore와 디지털 케이블로 연결 내장된 DAC를 통한 조합(이하 9000ES-EAD)으로 비교하였다. 아날로그 출력은 소니 9000ES가 온쿄 939에 비해 다소 낮아서 프리앰프의 볼륨기준으로 4dB 높여서 시청하였다.
(1) Sara K, Hobo(DVD, 96kHz/24bit)
Sara K Hobo는 DVD와 CD 모두 출시 되어 있고 뛰어난 녹음으로 오디오 파일들에게 오디오 테스트용으로 많이 이용을 하는 음반중에 하나 이다. DVD의 경우 DVD video 포맷으로 지원되는 하지만 화면은 노래 제목과 정지화면만 지원하고 있고, 음성의 경우 96 kHz의 2채널 스테레오를 지원하고 있다.
온쿄 939에 이 음반을 넣으면 트레이 아랫부분에 96 kHz 포맷을 알리는 파란불빛이 켜지게 된다. 시청한 곡은 5번 트랙의 ‘written in stone’과 9번 트랙의 ‘oughtta be happy by now’이다.
S939는 S9000ES에 비해서 전체적으로 저역의 양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느낌으로 특히 무대 중앙의 뒤쪽에서 재생되는 베이스의 울림이 약해 저역의 탄력을 느끼기가 쉽지 않고, 무대의 폭과 깊이에서는 S9000ES에 비해 S939가 상대적으로 작은 느낌이다. S9000ES의 경우 S939보다 전체적으로 편안한 느낌을 주지만 이 때문에 긴장감 있게 되는 진행되는 두 곡 모두 조금은 밋밋하고 싱겁게 들린다. 해상력과 디테일면에서는 S9000ES보다는 S939가 좀 더 나아 보이지만 이 음반의 녹음상태가 뛰어나기 때문에 큰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EAD encore의 DAC(Crystal Semi CS4226 20-bit delta-sigma multi-DAC)는 96kHz가 지원되지 않아 9000ES-EAD 조합은 생략했다.
(2) Boccherini, 현악 3중주 : OPUS111(OPS 41-9105), 비욘디, 유로파 갈란테
우선 9000ES-EAD이 조합과 S939 혹은 S9000ES의 차이는 상당히 커 보인다. 현소리 재생에 있어서 S939와 S9000ES 모두 선이 가늘고 고역이 상당히 날카로운 느낌이다. 또한 현의 울림이 그리 자연스럽지 못하여 편안한 느낌이 반감되는데, 이 때문에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의 기기를 써본 하이파이 유저라면 S939나 S9000ES의 CDP적인 성능에 대해서 그리 좋은 평가를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S939와 S9000ES의 해상력이나 음장재생은 비슷하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오랜 시간 음악을 듣는 측면에서는 S9000ES가 좀더 편안한 소리이고, 활의 터치나 연주의 강약의 표현에 있어서는 S939에 점수를 더 주고 싶다.
(3) 앙리 뷔에탕(Henri Vieuxtemps) : Ballede et Polonaise, Philippe Koch(Vn), Luc Devos(p)
S939와 S9000ES를 통한 이 음반의 재생은 보케리니와 마찬가지로 9000ES-EAD에 비해서 현소리가 거칠고 자연스러운 느낌이 덜한 편이다. 이 음반의 경우 S939는 S9000ES보다 좀더 거칠고 전체적으로 다소 소란스러운 느낌까지 들게 한다. 하지만 이러한 현소리의 재생보다 S939의 약점은 피아노 소리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S939의 피아노 소리는 두 조합에 비교하여 다소 어수선하고 울림이 풍부하지 못하여 답답한 느낌이다. S9000ES는 S939에 비하면 피아노 소리가 비교적 풍부하고 청명한 울림을 잘 재생해주는 편이지만 9000ES-EAD조합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4) Jim brickman, Picture this : Windham Hill, HDCD
이 음반은 피아노의 재생을 테스트 하기 위하여 필자가 애용하는 음반 중에 하나이다. S939를 통한 이 음반의 피아노 소리는 S9000ES나 9000ES-EAD와 비교하여 조금은 멍하고 답답한 느낌이다. 같이 연주하는 베이스기타 소리나 드럼 베이스 소리가 이전에 Sara K.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저음의 재생이 능력이 좀 떨어진다. 하지만 11번 트랙의 ‘Valentine’의 Martina McBride의 보컬의 재생은 9000ES-EAD에 필적한 정도로 아주 듣기 좋았는데 여성 보컬의 재생에 있어서 좋은 느낌을 받았다.
(5) L. V. Beethoven, Symphony No.9, Giuseppe Sinopoli, Sraarskapelle Dresen
S939와 S9000ES DVDP의 CDP적 성능에 있어서 비디오 기기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아무래도 대편성의 곡에서 보여주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 음반을 감상하기 전에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사실 100만원대의 시디피에서도 대편성곡을 무난하게 소화해내는 것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관현악으로 구성된 1-3악장까지의 재생은 그런대로 소화를 해내는 느낌을 주었지만 합장까지 포함된 4악장에서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이 음반에서는 S939나 S9000ES 모두 그리 큰 차이는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느낌은 헤르베헤의 모짜르트 레퀘엠(Harmonia Mundi France)의 음반에서도 이 음반에서 느꼈던 것과 비슷하였다.
사실 온쿄 DV-S939나 소니 DVP-S9000ES는 각각 DVD Audio와 SACD를 지원하는 DVDP+CDP의 성격을 지닌 복합기로 하이파이와 AV를 동시에 만족하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컨셉을 가지고 있어 시청하기 전부터 시디피적인 성능에 대해 상당히 많은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게 느끼게 되었다. 200만원대의 DVD플레이어에서 100만원 이상의 시디피적인 성능을 기대하는게 무리 일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50만원 정도의 보급형 모델과 비교하여 좀 나은 성능이라면 복합기로 사용하기에는 구입을 고려하는 구매자들의 눈높이가 더 높을 거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2. Transport 성능
트랜스포트의 성능을 비교하기 위해서 온쿄 S939와 소니 S9000ES를 EAD TM Encore와 디지털 케이블로 연결하여 위와 같은 음반으로 비교해보았다. 연결은 canare 동축(RCA) 디지털 케이블(75 ohm)로 연결하였다. S939와 S9000ES의 트랜스포트 성능의 차이는 비슷한 수준으로 두 기기의 차이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차이가 없었다. 비슷한 가격의 하이파이용 트랜스포트와 비교한다면 성능차이가 나겠지만 AV와 하이파이를 동시에 추구하는 애호가라면 S939나 S9000ES를 트랜스포트로 이용하고 괜찮은 DAC와 연결하여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도 좋을 거라 생각이 든다. 이전에 필자가 사용해보았던 CEC TL-5100 트랜스포트에 결코 뒤지지 않은 성능을 가지고 있다.
필자의 집에서 에이프릴의 스텔로와 비교하였을 때 해상도나 다이내믹스에서는 스텔로에 뒤쳐졌지만 조용한 보컬 위주의 곡 등에서는 스텔로보다 덜 소란스럽고 정숙하게 들리기도 하였는데 기본적으로 하모닉스의 디테일이 뛰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음색 자체는 단조롭게 느껴졌다. 이 제품이 아날로그 2채널 재생까지 뛰어나다면 더 바랄나위 없겠지만 소병율님이 지적한대로 트랜스포트로 사용할 경우 만족할 만한 성능을 보여주므로 추후에 DVD-A까지 지원하는 성능 좋은 프로세서와 연결할 경우 A/V나 하이파이 모두 만족시켜줄 만한 제품으로 보인다.
단 이번 리뷰에서 아쉬웠던 점은 리모컨 문제로 인해 프로그레시브 스캔으로 재생할 때 소니 9000ES와 939의 화질을 비교하지 못했다는 것인데 기회가 닿는 데로 두 제품의 비교기를 준비하도록 하겠다.
글을 맺으며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프로그레시브 스캔을 지원하는 DVD 플레이어로서 뛰어난 화질을 보여준다는 점과 동시에 기기 자체를 다양하게 확장 운용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화질면에서 프로그레시브 스캔의 장점을 살려 매우 선명하고 정확한 이미지 및 사진같은 디테일을 보여주며 색 표현에 있어서도 수준급의 성능을 보여주었다.
DVD-A 플레이어로서 IEEE1394 포트를 업그레이드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포맷에 신축성 있게 대처할 수 있으며 오디오 제품으로서의 능력은 같은 가격대의 단품 CDP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필자가 1달 이상 사용하면서 느낀 점은 CDP로 사용하기에도 무난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특히 저가형 기기들이 가지는 공격적인 고역이라든지 음색의 거슬림이 없기 때문에 비디오의 성능에 더 큰 비중을 두는 사용자라면 가격을 고려할 때 큰 아쉬움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좀더 좋은 CD 재생을 원한다면 별도의 DAC나 성능이 좋은 프로세서를 이용하면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제품이 가지는 장점은 정신없이 신제품이 쏟아지는 디지털 분야에서 DVD 비디오 부분의 획기적인 변화가 오기 전까지는 꾸준히 사용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제품이라는 점이다. 가격대에 걸맞는 수준급의 화질과 다양한 확장성 및 업그레이드에의 대비가 이를 가능하게 해준다. $2000 이하에서 비디오 및 오디오 부분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소스를 찾는다면 강력하게 추천할 만한 제품이다. 특히 풍부한 확장성이 매력적인 제품이다.
시청기기
DVDP : Onkyo DV-S939, Philips Q50, Pioneer DV-525
Display : 삼성 29A7K/ 29A7DR 완전평면 TV
Inte Amp : NAD S300
Speakers : Focusaudio FS-78
Interconnects : Supra EFF-I PPX (unbalanced)
Speaker cables : Discovery Signature
etc : 세신 EMC SEISE-2405 멀티탭
Pre Amplifier : Enlightened Audio Design Theater Master Encore
Power Amplifier : Enlightened Audio Design Power Master 500
DVDP : Onkyo DV-S939, Sony DVP-S9000ES
Speakers : Dynaudio Contour 1.8 MkII
Cable : Canare RCA Digital cable, 자작 은선 인터커넥터, 은선 스피커 케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