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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오디오 실버 S2 스피커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6. 8. 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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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 가격대의 스피커를 넘볼만한 저력!

김민영(odelay0818@hanmail.net) 2003-07-16 15:35:14

모니터 오디오(Monitor Audio)의 실버 S2는 모니터 오디오 스피커 라인업 세 개 중 가운데에 해당하는 실버 라인업에 있는 북셀프형 스피커이다. 그릴을 씌운 상태에서 스피커 디자인은 무난하고 평범하게 생겼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살펴보면 이 가격대 스피커가 가졌을 만한 수준에서 절대로 떨어지지 않을만하거나 더 나은 만듦새를 지녔다. 일단 그릴을 살펴보면, 그릴이 상당히 촘촘한데 이 점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스피커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줄만한 요소이다. 뒷면의 단자를 보면 바이와이어링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으며 단자를 끼우는 데도 불편함이 없었다. 마감은 무난한 편이었는데, 리뷰용 샘플은 장미 마감이었으며 싸다는 느낌이 들거나 어색하지는 않았다.

금속재질의 우퍼와 트위터를 사용했으며, 편안한 디자인은 아니지만 그릴을 벗겨놓은 모습도 나름대로 멋있었다. 스펙 사양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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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스피커는 첫인상이 없었다. 이 말은 나쁜 의미라기보다는 좋은 의미로 쓰는 말인데, 100만원 이하 대의 스피커는 대개 어느 정도 한계나 착색, 왜곡이 있기 마련인데 이 스피커에서는 그런 점이 안 느껴졌고 재생음이 편하고 무난하게 들렸다는 점에서 놀라웠다. 리뷰 중간에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이 다시 나올 것이다. 

본격적으로 스피커를 청취해보자. 실버 S2는 음악을 들으면 들을수록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특징은 음색과 중고역 재생이다.  허비 행콕이 거쉰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트리뷰트 앨범 중 ‘Cotton Tail’을 들어보면, 피아노 음이 상당히 선명하고 경쾌하다. 또한 같은 앨범의 St. Louis Blues에서도 스티비 원더의 목소리가 맑고 깔끔하게 울려퍼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스티비 원더는 마이크 이펙트가 약간 있는 마이크를 사용하였는데, 그 마이크의 울림 정도도 잘 드러나서 스튜디오의 분위기가 잘 살아났다. Earth, Wind Fire의 All ‘n All 앨범에 있는 Serpentine Fire이나 펄잼의 Betterman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맑다는 점에 대해서는 약간 더 언급이 필요한데, 과거에 토템 애로를 사용했을 때 오디오에 대한 관심 여부와 관계 없이 스피커를 들어본 사람들의 평은 주로 ‘소리가 맑다’ 였는데, 사실 애로는 맑은 맛은 있었지만 소리가 약간 조이는 느낌이었다. 실버 S2는 맑으면서도 시원시원함, 경쾌함 등의 표현이 덧붙는다는 말로 부연 설명을 하면 어떤 소리가 나는지를 상상하기 쉬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맑음은 과장되거나 강조, 착색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도 말하고 싶다. 초반에 첫인상이 없었다는 언급이 이와 관련 있는데, 어떤 음악을 틀어도 중고역의 착색이나 꾸밈이 느껴지지 않으며 정직하고 굴곡이 없는 소리를 내준다. 바렌보임이 연주한 모짜르트 피아노협주곡 14번 1악장을 들어보아도 음색이 중립적이라는 장점이 잘 드러나는데 부담스럽지도 않고 그렇다고 답답한 소리도 아닌,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려준다. 모든 음반에서 재생음도 너무 두텁지도 가늘지도 않고 자연스럽고 적당하게 나왔다는 점도 이와 관련해서 언급할 사항이다.

고음처리도 자연스럽고 수월했다. B&W 시그너쳐 805에서 들을 수 있는 상쾌하고 모든 답답함이 한 번에 해소되는 것 같은 고역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시원스럽고 평탄하게 뻗어나간다는 점에서는 수준급의 음을 들려주었다. 

이 스피커는 해상력 더불어 표현력도 좋았다. 펄잼의 Betterman을 들어보면, 드럼, 기타, 보컬 소리가 모두 나오는 와중에서도 퍼커션의 소리, 기타 현을 튕기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도 뚜렷하게 들렸으며, Serpentine Fire에서도 보컬의 합창이 자세하게 하나하나 나뉘어 들리면서도 절대 따로 놀거니 어색하기 들리지 않았다. 이 점은 같은 앨범의 보너스 트랙인 Brazillian Rhyme 콘서트 실황의 보컬 합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14번의 3악장에서도 이 점이 인상적이었는데 값이 몇 배씩 하는 스피커들이 들려주는 섬세한 뉘앙스 표현에 필적하지는 못하지만 오케스트라 현악기들의 소리 결이 잘 표현되어 있었고 활의 보잉이 어떨지 눈을 감고 그 모습을 그려볼 정도로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피아노에서도 건반을 짚는 손가락이 정확하고 흐트러짐이나 뭉개짐이 없었다. 익스트림의 Warhead를 들어보면 복잡하고 시끄러운 음들이 교차하는 가운데서도 드럼소리의 강약을 정확히 짚어내 주고 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저역이다. St. Louis Blues에서 베이스는 많이 부풀어 있었고,그 때문에 노래가 약간 어수선하다고 느꼈다.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는데 음악을 정말 잘 듣고 있다가 베이스나 첼로가 같이 나오는 부분에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었다. 또한 드럼이 나오는 음악에서는 킥드럼 소리가 아쉽게 들렸는데 북을 탕 하고 치는 것이 아니라 꿍 하고 건드리는 것 같았다. 이 점은 스피커의 크기나 가격을 생각했을 때 충분히 용서할 수 있는 것이긴 하지만 저역의 약간 윗부분이 강조되어 있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스피커는 북셀프형이긴 하지만 아주 좁은 공간에는 적합치 않을 것이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보통 저음이 부풀어 있고 양이 많으면 저음이 곡의 흐름을 잡아 끌고 중고역의 소리에까지 영향을 주어 다 망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스피커는 저음이 부풀긴 했지만 퍼지거나 느리지는 않았다. Warhead나 기타 드럼이 만이 나오는 음악에서도 속도가 빨랐으며 어떤 음악에서도 속도가 느려서 음악을 망치는 경우는 없었고 반대로 경쾌한 리듬을 보여주었다. Serpentine Fire에서도 저역이 부푼 가운데 기타의 당김음이라든지 곡 전반의 그루브감이 잘 살아있어서 매우 신기해하면서 즐겁게 음악을 들었다.

저역 문제에 대해서는 두 가지를 언급하고 싶다. 한 가지는 번 인인데 스피커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시간이 지나고 우퍼가 자리를 잡으면서 소리가 조금 더 자연스럽게 나리라고 기대해볼 수 있다. 또 하나는 매칭 문제인데 앰프 비교시청에서도 언급했듯이 스피커의 원래 경향에 더해서 스텔로 앰프가 내주는 저역 특색이 가미되어서 그러한 결과가 나왔던 것 같기도 하다. 아쉽게도 오로라 앰프 이외에 시청실에서 매칭해볼만한 다른 앰프가 없어서 테스트 결과를 말할 수는 없겠지만 저역이 좀더 적고 컨트롤이 섬세한 앰프에서는 결과가 약간 달라졌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참고로, 오로라 앰프와 매칭했을 때는 이런 부분이 아주 약간 나아졌지만 별반 차이가 없었으며 조금 머리가 아팠다.

이 스피커가 갖는 또다른 장점은 이미징이다. 이미징 중에서도 가장 칭찬할만한 부분은 원근감인데, 어떤 노래에서도 원근감이 정말 잘 표현된다. Brazillian Rhyme에서는 맑은 울림에 원근감 표현력이 더해져 정말 넓은 콘서트홀에 있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에서도 피아노의 오케스트라 위치가 잘 구분되고, 거리가 어느정도 떨어져 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슈만의 피아노협주곡에서 역시 음장이 굉장히 넓고 깊었으며, 이 스피커가 보여준 음장과 원근감 표현은 상대적인 잣대가 아니라 절대적인 잣대로도 정말 탁월했다. 아미징도 좋았는데, Cotton Tail에서의 색소폰 소리의 이미징이 인상적이었다.

이미징에서 약간 아쉬웠던 점은 채널 분리도가 조금 크다는 것이었다.  클래식음악이나 실황 연주 등의 음악에서는 그런 경향이 별로 없었지만 스튜디오에서 녹음하고 믹싱한 락 음악에서는 그런 모습이 많이 드러났다. 예를 들면 보통의 스피커에서는 기타 소리가 오른쪽에서 날 때 대충 오른 쪽 언저리에 있다는 느낌을 받는데 이 스피커에서는 기타는 오른쪽 스피커에서 정확히 나고 베이스는 왼쪽 스피커에서 정확히 나오는 식이었다. 그러나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음악, 그 중에서도 특히 일부 락 음악 에서만 그렇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이 점과 더불어 딸려오는 것은 스윗 스팟 문제일 것 같은데, 일반적인 시청공간에서 스윗 스팟이 좁을 것 같다는 예상이 든다.  노틸러스 805나 CDM 1NT를 들어보면, 왼쪽에 치우치면 왼쪽에서만 소리가 나는 것 같고 오른 쪽에 있을 때는 오른 쪽에서만 소리가 나는 것 같은데 이 스피커도 약간 그런 경향을 보인다. 이 경우는 토인이나 배치로 어느 정도 보완이 가능할 것이다. 

총평

영국의 잡지 왓 하이파이를 읽어보면 제품에 대한 평가에서 가격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리뷰도 마찬가지 경향을 보인다. 이를테면 100만원짜리 제품과 1000만원짜리를 맞비교하면서 100만원짜리 제품의 성능이 안 좋다고 말하는 것이 어불성설임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제품은 리뷰하는 사람이 가격에 크게 신경 쓰지 않게 해주는 제품이었다. 저역의 품질 면에서 확실히 그 가격대의 한계를 안고 있기는 했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똑 같은 성향에 저역 문제만 조금 나아지면 가격대를 초월하는 제품일 수 있을 정도로 저력 있는 스피커이다. 그리고 저역 문제는 매칭이나 스피커 위치 등에 따라서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치명적인 단점은 아닐 것 같다. 

이 제품은 국내 유통되는 스피커 가격대의 틈새를 잘 노린 가격을 갖췄는데, 이 가격대의 전범이 될 뿐만 아니라 약간의 단점을 안고서라도 윗 가격대의 스피커들을 넘볼만 하다.

필자는 평소에 기기 자체에 대한 욕심이나 관심이 적지만, 이 기기를 보면서는 만약 다운그레이드를 해야 할 상황이 주어진다거나 누군가 싼 가격대의 스피커를 추천해달라고 했을 때 단연 이 제품을 선택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오디오적인 즐거움과 음악 듣는 즐거움을 싼 값에 누릴 수 있게 해주는 제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다만 언제나 스피커의 한계는 명확히 생각해야 하며 매칭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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