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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쇼트 아반트902 스피커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6. 8. 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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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쇼트 아반트902 스피커

Posted by 노정현 on 06/30 at 10:17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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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daunt-short Avant902 Speaker

여러분은 조만간 모던 쇼트의 퍼포먼스(performance)6라는 매우 진보적인 형태에 깜짝 놀랄만한 소리를 들려주는 멋진 스피커에 대한 기사를 보게 될 것이다. 소나타의 성공으로 현대의 브랜드 이미지가 완전히 새로워졌듯이 모던 쇼트(mordaunt-short)는 퍼포먼스6로 완벽한 하이엔드 메이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전에 모던 쇼트는 오랫동안 합리적인 가격에 뛰어난 성능의 제품을 공급해서 오디오 애호가들을 즐겁게 해주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동안 불안한 경영으로 휘청거렸던 모던 쇼트가 마란츠의 배급망을 통해 새롭게 공급하는 엔트리 라인업 아반트(avant)는 모던 쇼트가 잠시 동안의 방황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뚜렷한 철학을 전혀 잊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참고로 한국에서 마란츠와 모던 쇼트는 관계가 없다. 그러나 최근의 모던 쇼트 라인업은 개발 과정에서 마란츠의 앰프가 사용되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배급망과 상관없이 둘의 기계적인 궁합은 좋을 수밖에 없다.
아반트 902에 적용된 기술과 만듦새는 가격표를 다시 보게끔 만든다. 아반트 시리즈의 모든 제품에 적용된 유닛은 상급기에 사용되는 것과 동일한 것으로 엔트리 라인이라고 해서 최신 기술에서 소외되지는 않았다. 필름 마감의 인클로져는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매우 정교하게 마무리되어 있으며 후면부의 스피커 터미널이나 전면부의 배플을 보면 구색을 맞추기 위해 이것저것 희생해 가며 적당히 만들어낸 제품이 아님을 확실히 알 수 있다. 모던 쇼트의 기술진은 꽤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 같은데 기술이나 만듦새를 희생시키는 대신에 이미지의 손해를 감수했다. 저렴한 가격에 높은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중국에서 제조하여 생산비를 낮춘 것이다. 의도한 기술이 그대로 구현된다면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는 상관없다. 모던 쇼트의 결단은 정확했고 그 결과가 바로 거짓말 같이 멋진 스피커 아반트다.
아반트 902는 정말 거짓말 같은 소리를 들려준다. 만약 이 글을 쓰기 직전에 최종 확인 작업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반트 902에 대해서 ‘적당한 가격에 괜찮게 들을만한 스피커’라는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이런 시도는 하지 않겠지만) 10배가 넘는 가격의 마란츠 PM-11 인티 앰프에 연결했을 때 나는 이 조그만 모니터가 정말 무한한 가능성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배고 고팠다는 듯이 우렁차게 노래하기 시작하는데 30만원짜리 소형 모니터에서 정말 이런 소리가 나올 수 있을까 믿어지지 않았다. 제니퍼 원즈와 조 카커의 “Up where we belong"을 들어보면 베이스가 나오기 전까지 아반트 902보다 20배 가까이 비싼 퍼포먼스 6나 그에 못지않게 비싼 B&W 804S와 잠시 동안 분간할 수 없었다. 베이스와 드럼이 합류하면서 지금 내가 소형 모니터를 듣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리고 큰 음량의 베이스가 터져 나오면서 동요하고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일반적인 저가형 모니터였으면 이미 통제력을 완전히 상실했을 만큼 큰소리였다는 것이다. 만약 좀 더 제대로 만들어진 스탠드 위에 올려놓았다면 좀 더 놀라운 경험을 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열악한 상황에서도 이 스피커는 충분히 자신의 임무를 잘 해주었다.
아반트 902는 전반적으로 자극적이지 않게 잘 다듬어진 고역과 투명한 중역 및 부담스럽지 않은 밸런스를 갖춘 베이스를 들려준다. 고역은 부드러우면서도 예리함을 잃지 않는데 소형 스피커에서 빽빽거리기 쉬운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10번을 들어보면 유연하게 날카로운 고역을 넘기면서도 디테일이 손상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더욱 놀랍게도 아반트 902는 이 가격대에서 상상하기 힘든 정교한 음장과 큰 소리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이미징을 보여주었다. 입체적인 공간감을 살려 내는 데 북쉘프가 플로어 스탠더보다 유리하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소리가 커지기 시작하면 혼잡해지고 음색이 뻣뻣해지기 마련인데 아반트 902는 이 모든 결점으로부터 완벽히 벗어났다고 할 수는 없어도 놀라울 정도로 결함이 없는 소리를 들려주었다. 어느 이상 소리가 더 커지지 않는 것은 소형 모니터의 한계지만 한계치까지 가도 망가지지 않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가격을 생각할 때 정말 놀라운 일이다. 만약 이 스피커가 단지 큰 소리를 다루는 데만 능숙하다면 몇몇 애호가들은 쿵쿵거리는 시끄러운 음악에 어울리는 제품이라고 짐작할지 모른다. 이 스피커의 또 한 가지 놀라운 점은 매우 중립적이면서도 잘 다듬어진 음색과 투명함이다. 왜곡이 없도록 제대로 만들어진 제품이라면 브랜드는 달라도 서로 비슷한 소리를 들려준다. 아반트 902는 최상급기인 퍼포먼스 6 및 현재 사용중인 B&W 804S와 매우 유사한 음색을 들려준다. B&W는 다소 느슨한 편인 반면 모던 쇼트는 좀 더 댐핑이 강한 편이다. 그래서 현의 음색에서 달콤함이 B&W에 비해 떨어지지만 피아노의 낭랑함이나 각 음원의 뚜렷한 포커싱에서는 좀 더 유리하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러나 가끔씩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유사한 소리를 들려준다. 가장 비싼 퍼포먼스 6가 804S와 기본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은 소리를 들려준다는 것은 둘 다 잘 만들어졌고 왜곡이 적기 때문이라고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거의 1/20 가격의 스피커가 가끔씩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유사한 소리를 들려주었다고 한다면 대부분 쉽게 믿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 스피커는 거짓말 같다. 베이스가 많이 나오는 음악에서는 어쩔 수 없는 한계를 보여주지만 원전 연주 같은 경우 신경 쓰지 않으면 충분히 착각에 빠질 정도로 멋진 소리를 들려준다. 특히 북쉘프의 장점인 스피커의 존재감이 사라지는 경험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입체적인 음장감은 위의 두 플로어 스탠드보다 더 쉽게 얻을 수 있었다.
아마도 북쉘프 스피커가 보컬을 제대로 재생하지 못한다면 그 존재가치를 의심해야 할 것이다. 노라 존스의 데뷔음반 ‘Come away with me’ 를 재생해보면 보컬의 깨끗한 윤곽과 얼버무리지 않는 미세한 뉘앙스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숨넘어갈 것 같은 달콤함은 없지만 투명하고 명료한 중역대의 재생은 이 스피커의 놀라운 재생 능력의 가장 기본이 된다.
계속해서 단점처럼 지적된 베이스에 대해 덧붙인다면 깊은 저역은 당연히 포기해야 하므로 꽤 허전한 편이지만 3-4평 정도의 공간이라면 충분히 포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디오에서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이 확장된 베이스를 정확하게 재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제한된 영역이라고 해도 이 가격에 이 처럼 투명하고 입체적이며 단점을 지적하기 힘든 재생능력을 보여주는 제품을 아직 접해보지 못했다.
이 스피커의 가능성을 완전히 맛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여기서 아무리 좋다고 떠들어 봐야 잠시 흥분한 리뷰어의 허풍이라고 생각할 것이고 또 믿는다고 해도 30만원 짜리 보급형 모니터를 사 놓고 신주단지 모시듯 정성스럽게 운영할 애호가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열심히 칭찬하고 있는 나조차 이 똘똘한 녀석에게 반해서 얼떨결에 덜컥 구입을 해버렸지만 리어 스피커로 사용하자니 구멍을 뚫어야 할 것 같아서 싫고 메인 스피커 B로 사용하자니 거실이 산만해지겠고 그렇다고 서브 시스템을 꾸미자니 나머지 기기 맞추가 부담스러워서 그냥 모셔만 두고 있다. 그러나 100만원에서 200만원의 예산으로 시스템을 꾸미고자 한다면 아반트 902라는 스피커를 반드시 들어보시기 바란다. 보통 스피커에 50% 가까운 예산을 투자하게 마련이지만 아반트 902는 앰프나 소스 기기에 다소 사치스럽게 투자하더라도 그 보답을 꼭 해줄 것이다. 이 스피커의 가장 큰 단점은 성능이 아니라 가격이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가격표를 달고 나온 것이 매우 억울할 것이다.

주요사양

  • 주파수 응답 : 55Hz-22kHz
  • 감도 : 89dB/m/w
  • 임피던스 : 4옴~8옴
  • 파워 핸들링 : 15~100W(RMS)
  • 크기(mm) : 290(H)x165(W)x265(D)
  • 무게 : 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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