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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LO 레퍼런스2 TYPE 5A 스피커 케이블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4. 1. 14.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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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한주(raker5235@hanafos.com) 2004-01-14 04:12:19


XLO 레퍼런스 시리즈는 제법 연식이 오래된 편이다. XLO가 첫선을 보일 당시만 해도 MIT와 트랜스패런트처럼 중저역에 강점이 있는 제품들이 인기 있던 시절이었다고 하는데 XLO의 화사하게 솟아오른 소리는 그들에 대한 대안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구조와 외관도 뭇 회사들과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스마트한 자태를 선보인 것 뿐만 아니라 여성들로부터도 호감을 받을만한 색상의 선택도 주효하고 있는 것 같다. 투명한 수축 튜브로 싸여진 안쪽을 보노라면 테플론으로 절연된 얇은 가닥의 구리 심선들이 열을 지어 또아리를 틀며 나선형으로 감겨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심선은 속이 비어 있는 파이프 위로 감겨지는데 신호를 전달시키는 얇다란 스물 두 가닥의 심선을 하나로 합하면 10게이지 정도가 된다고 한다. 시그널선과 그라운드의 선은 서로 꼬여지면서 감겨진 방향이 서로 직각으로 교차되도록 해서 상호간의 영향을 자체적으로 캔슬시키도록 고안되었다. XLO나 노도스트나 얇은 선을 이용해서 평면적으로 펼쳐놓는 방식을 선택하는 데는 공통점이 있지만 노도스트 스피커 케이블의 경우는 시그널 선과 그라운드 선이 그저 평행하게 놓여져 있는데 반해 XLO레퍼런스 타입 5A는 전기나 신호의 흐름에 대해 고려를 한 구조라고 보여진다.
그대신 이전의 XLO 레퍼런스 Type-5에 비하면 유연해졌다고 하지만 Type-5A는 아직도 굽히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편이어서 앰프쪽 스피커 단자를 끼울 때 어려움을 겪기 쉽다.

들어보기

XLO 레퍼런스2 Type-5A 스피커 케이블은 화사한 느낌을 주는 밝고 예쁘고 사랑스런 소리를 가졌다.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가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 중에서 아리아 [그대의 찬손]을 틀어보면 작위적이지 않은 소리를 들려주고 있어 좋은 인상을 준다. 남성 성악가들의 노래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케이블을 발견할 때가 종종 있는 편이지만 XLO레퍼런스2 Type-5A는 인공적이지 않은 소리를 내주고 있다. 저역의 에너지는 약간 덜 실려있는 편이다.

소프라노 갈리나 고르차코바의 노래를 들어보면 사뿐하게 노래를 잘 전달하고 있지만 다이어트를 열심히 해서 조금 더 날씬해진 고르차코바가 노래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테너 페터 슈라이어가 부른 슈베르트 연가곡 겨울나그네를 들어보면 아주 미세하게 팽팽한 소리를 내는 쪽으로 쉬프트되어 있으나 눈에 쉽게 띌 만큼 젊어지도록 들리는 변화를 가져왔다고 볼 수는 없는 정도이다. 그날 따라 약간 정색을 하고 불렀다는 느낌을 줄 정도가 적절하다. 피크에서 소리가 경직되지 않기 때문에 고래고래 악쓰는 소리처럼 들릴 일이 없다는 점은 다른 케이블들이 본받을만한 좋은 특성이다.

피아니스트 폴리니가 연주하는 쇼팽 연습곡을 들어보면 큰 음에서도 갈라지지 않고 사뿐사뿐 경쾌하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심각하지 않은 긴장을 푼 가벼운 마음을 가지게 한다.

오케스트라곡으로는 레퍼런스 레코딩에서 발매한 레스피기의 벨키스 조곡 중 [Orgiastic Dance]를 들어본다. 저역으로 인한 마스킹이 생기지 않아서 중고역의 디테일이 가려지는 일이 없다. 산뜻하고 경쾌하며 당김음의 변화도 가려지지 않고 잘 잡아낸다. 저역에서의 페이스 상에서는 문제가 없으나 무게가 충분히 실리지는 못했다.

동일 CD에 같이 수록된 레스피기 로마의 소나무 중 [The pines of the Villa Borghese]를 틀면 고역이 강조된 시스템인 경우 들어주기 고역이 나오기 십상이지만 XLO 레퍼런스2 Type-5A의 경우는 화사하기는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쳤을 때처럼 하얗게 들떠버리지는 않아서 특별히 고역이 과잉되었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푸짐한 고역에 파묻혀 있더라도 딱딱해진다거나 피곤해 지지는 않다고 해야할 듯.

조 모렐로의 Going Places 앨범에 수록된 여러가지 드럼 트리오곡을 들어보면 색스폰의 소리의 두께가 엷어지고 에너지가 줄어든 것처럼 들려서 호소력이 부족하게 들릴 여지가 있다. 악기의 무게가 덜 실리게 들리는 XLO 레퍼런스2 Type-5A는 그런 면에서 보면 음악의 본능적인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주지는 못한다.

마무리

XLO 레퍼런스 2 Type-5A는 XLO케이블의 대표 제품중 하나로 어째서 오랫동안 퇴역하지 않고 롱런을 할 수 있었는지 쉽게 가늠할 만큼 훌륭한 성능을 보여줬다. 회사에서 앞으로 노력을 더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스피커 케이블이다. 그렇지만 케이블의 존재를 잊고 음악에 동화될만큼 자연스러운 느낌을 완전하게 완성시켜 주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려면 저역에서의 무게감이 실리지 않은 점이 어떤식으로도 해결되는 방법을 같이 찾아봐야 할 것 같다. 그에 대한 해답은 레퍼런스 2 Type-5A의 상급기종에서 이미 찾아놓았을 수도 있겠으며 대안이 될만한 아이디어로 바이와이어링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좀더 굵은 게이지로 저역이 충실하게 나와주는 XLO의 저렴한 하급케이블을 저역신호로 보내고 XLO레퍼런스 2 Type-5A를 중고역에 물려주는 것이다.
혹시 저역이 과잉이어서 고민중인 시스템에서라면 별다른 보완방법을 찾을 필요도 없이 제품 자체만으로도 적당한 매칭에 성공할수도 있다.

다른 스피커케이블에 대한 상대적인 비교라면 너바나 SL보다 훨씬 투명하며 킴버의 모노클 XL에 비하면 대역간 이질감이 들지 않고 그레인이 없다는 점에서 좀 더 나은 케이블로서의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보여진다.

사용기기

  • 소스기기: 소니 XA3000ES SACDP, 퍼페츄얼 테크놀로지 P-1A (96kHz 업샘플링, resolution enhanced : bypass), 퍼페츄얼 테크놀로지 P-3A (I2S Direct), 모노리딕 파워 플랜트 P3
  • 앰프:마크레빈슨 No. 383SL
  • 스피커: 레벨 퍼포머 M20
  • 인터커넥터: 오디언스Au24, 모가미
  • 스피커케이블: 알파코어 괴르츠 MI2
  • 파워케이블: 오디언스 PowerChord, 오디오플란 파워S
  • 액세서리: RPG 어퓨저, 테크나소닉 진동흡수기 C-10, 오디오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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