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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언스 Au24 인터커넥트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4. 1. 3.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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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한주(raker5235@hanafos.com) 2004-01-03 04:14:45

동해안 포구에서 갓 잡아온 물 좋은 해물을 사서 해물탕을 조리할 때와, 잡스런 재료들을 쓸어넣고 잡탕으로 끓여내는 부대찌개를 조리할 때는 맛을 내는 방법을 다르게 시도하는 것이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 물 좋은 해물은 고추가루나 고추장을 쓰지 않고 된장만을 사용하여 간만 맞추고 비린 맛만 억제해서 원재료의 맛이 최대한 잘 살아나도록 하는 것이 좋겠고, 한편 재료의 구성과 맛에 일관성이 없고 부조화스러운 부대찌개의 경우에는 강한 향신료를 넣어 미각을 교란시켜서 잡맛을 죽이고 원재료의 맛이 드러나지 않게 억누르고 새로운 맛으로 통합시키는 방법을 구사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케이블을 선택해서 오디오의 음을 다듬어 가는 과정도 위에 음식의 맛을 그려내는 것과 어느 정도 유사성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성능이 좋고 일관성도 유지되는 제품들로 구성된 시스템을 가진 경우에는 자신의 소리를 주입하지 않는 케이블을 찾았을 때 최상의 케이블이 될 지 모르며, 이와는 달리 여러 제품들의 조합이 미스 매칭이 되어 기괴한 특성을 갖게 된 시스템의 경우라면 각각의 성질을 뒤덮어 버릴 만큼 특유의 독한 특성으로 소리를 독재적으로 변화시켜 주는 케이블을 발견 했을 때 최상의 케이블이라고 주장하더라도 틀렸다고만 보기는 힘든 것이 케이블이지 않을까 싶다.

원론적으로 얘기해 볼 때 케이블은 소리를 더 좋아지게 만들 수 있는 존재는 아니다. 그래도 재생음의 패턴을 살짝 바꾸려면 얼마든지 할 수는 있다. 상업적으로 성공한 브랜드의 케이블들을 살펴보면 중립적인 소리를 내주어서 그 가치가 돋보인다기 보다는 자신의 존재와 가격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다른 제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자신의 독특한 풍취를 완성시키고 카리스마 넘치는 중독성을 가지게 해서 열성팬을 모집하는 데 성공한 것이 비결인 듯 싶다. 그러나 뭔가 하나를 좋게 하면 늘 다른 쪽에서 엉성한 데가 생기게 마련이다.

앞서와는 반대로 전류전송의 왜곡을 줄이고 신호의 전송효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된 케이블은 그 자체만으로는 독자적인 향기나 색깔을 덜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한번에 매료시키는 잔기술을 보여주는 것이 어렵다. 그저 주인이 구성해 놓은 오디오의 소리를 내주는 것 이외의 소리는 내지 않을 뿐이지만 그런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초보 오디오 주인을 만나게 되면 오히려 대역죄를 뒤집어 쓰고 내쫓기는 대상이 되는 일도 허다하다. 게다가 중견 오디오 주인들도 재미가 없다고 특별히 관심을 두지 않거나 시스템에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바꿈질의 첫 대상으로 뽑히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렇듯 중립적인 케이블은 이래 저래 불쌍한 신세이며 실제로 시장의 선호도도 중간 이하라고 한다. 그래서 벌거숭이 임금님보러 벌거벗었다고 알려주는 편에 속하는 오디언스 Au24인터커넥터를 어떻게 소개해야 진가를 잘 알릴 수 있을지 고민 아닌 고민을 하게 만든다.

제품 소개

오디언스 Au24 인터커넥터는 오디언스의 최상위 인터커넥터이며 이보다 해상도가 약간 줄어든 마에스트로와 염가형인 콘덕터 라인이 있다. 제품의 줄 굵기는 거의 전화선과 비교될만큼 가늘다.

제품명에서 혹시 금(원소명 Au, 24는 순도를 의미?)이 재료에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겠는데 그렇지는 않다고 하며 OHNO Continuous Cast Single, Crystal Copper를 사용한 동축형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인슐레이션 물질은 폴리프로필렌이며 외피는 크로스링크된 XLPE 폴리에틸렌이다.

오디언스는 제품 설계의 비결은 임피던스와 캐패시턴스를 적절한 비율이 되도록 조절하여 전류흐름을 원활하게 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낮은 eddy current 저항을 가질 것을 목표로 설계되었다고 한다. 오디언스의 제품 개발을 담당한 리차드 A. 스미스는 케이블의 eddy current의 영향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전기 신호가 케이블에 흐르면 케이블 주위로 자장이 생기며 그에 의해 eddy current가 생기게 된다. 이 자장의 형성과 소멸은 신호가 변함에 따라 가역적으로 변화하는데 자장이 소멸하게 될 때 케이블에 반대의 전압을 띠게 한다고 한다. 이때 반대극성의 전압은 원 신호에 저항처럼 작용하게 된다. 그래서 신호는 time smearing artifact를 가지게 된다고 설명하며 이런 높은 eddy current의 영향은 미세한 신호나 강한 저역신호를 손상시키게 되며 그 정도는 명백하게 들릴만큼 크다고 한다.

설명의 어디까지가 맞는지 점검하고 싶어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그것을 여기서 밝히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으므로 넘어가겠다. 다만 여기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이 회사는 재료의 순도나 선재의 후처리 여부나 쉴드 구현 방법 등 비밀스러워 보이고 비용이 많이 들고 유별나 보이지만 정작 신호전송에 있어서의 핵심적인 사안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자잘한 비결을 크게 부풀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진검승부라 할 수 있는 전기 전송이 향상되는 구조에 대해 고려하고 청취해 봤음을 시사하고 있다는 정도로 대충 기억해 주시면 충분할 것 같다.

재생음 특성

첫번째 특성은 특정한 영역에 강조되는 것이 없다는 점이다. 위에서 아래까지 밸런스가 잘 잡혀 있다. 혹시 이전에 특정한 영역이 강조된 케이블을 들었다면 일시적으로 그 부분이 꺼진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잡스런 울림이 줄어들고 차분해졌다는 느낌이다. 케이블로 타고 들어오는 노이즈 혼입이 줄어들어 배경이 검어지게 되었다. 잡스런 울림이란 신경질적인 거스름도 포함해서 케이블 회사에서 인공적으로 보이싱한 특이한 입자감도 포함된다. 킴버 케이블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반짝이는 듯한 부유물 같은 화려한 환영은 그런 대표적인 예가 되겠다. 그래서 다른 케이블에 익숙한 상태에서 들었을 때는 일시적으로 진공처럼 느껴지는 검은 배경에서 소리가 나오는 듯이 들리며 중역이 좀 더 잘 들리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

저역의 타이밍 반응이 좋아 음악의 기조가 되는 리듬과 미묘한 변화를 두리뭉실하게 만들지 않고 잘 잡아내 주고 있어 실재감이 증가된다. 중고역은 롤 오프 없이 선명하고 페이스도 충실해서 청취시 흥미를 잃지 않고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무게가 빠진다거나 혹은 둔중하지 않게 적절하며 다이나믹스의 셈여림의 재생에서 부족하지 않다.
그러나 이런 타이밍과 관련된 특성은 일부러 가파름이 팍팍 느껴지도록 강조된 것은 아니다. 악기의 소리에서 핵을 이루는 것과 그것을 둘러싼 기운들이 흐트러지지 않고 (코히어런트) 잘 펼쳐져서 들리는 타입이기 때문이다.

이 제품에 익숙해 질 무렵이 되면 다른 제품의 노이즈플로어에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된다. 필자의 경우에는 퍼페추얼 테크놀로지의 놀랄만큼 낮은 노이즈 플로어를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 케이블이 나쁘다면 이미 좋은 제품을 가지고 있더라도 진가를 알아 볼 수 없게 마련이다.

보완, 시너지

이 제품은 다른 케이블들과 사뭇 다른 느낌을 주게 되므로 처음에는 어색하게 들릴 소지가 있다. 다른 제품처럼 고역부분에 생기는 에지 때문에 날아가는 듯이 날렵하게 치고 빠지는 듯한 인공적인 액센트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 이질감을 느낄 수 있을 수 있고 인공적으로 에어리한 느낌을 만들어 주는 스타일도 아니어서 비워져 있는 적막한 공간이 어색해서 무언가 채워져야 될 것 같은 허전함을 받게 하는데 그래서 재미라는 면에서 보자면 2 프로 부족하게 들릴 소지가 있다.

그럴때 전원 케이블로 조작해서 시너지를 내는 쪽으로 튜닝이 가능하다. 이 때, 여유로운 흐름을 강조하는 바이칼 전원케이블 보다는 오디오플란의 전원케이블을 사용했을 때 소리가 치밀해지고 활기가 살아나면서 어색함이 사라지는 쪽으로 변한다. 그보다 더 상승효과가 큰 것은 Audience PowerChord을 사용했을 때인데 타이밍에서의 치밀함의 정도가 더해지고 풀무질을 많이 해서 숯불의 빛이 밝게 빛나는 것처럼 음악에서 피어나는 열기가 살아나게 된다. 그래서 이 조합에서 완성도 높고 단정하면서도 활력이 넘치고 음악의 본능을 자극하는 것도 동시에 도달할 수 있게 한다.

필자는 요즘 이 조합의 덕을 보아 소스기기 업그레이드에 대한 고민과 욕망이 사라지고 여러 음반을 꺼내 어떤 음악이 실려있는지 뒤적이고 기억하는데 온갖 정신이 팔려있다.

사용기기

  • 소스기기: 소니 XA3000ES SACDP, 퍼페츄얼 테크놀로지 P-1A (96kHz 업샘플링, resolution enhanced : bypass), 퍼페츄얼 테크놀로지 P-3A (I2S Direct), 모노리딕 파워 플랜트 P3
  • 앰프:마크레빈슨 No. 383SL
  • 스피커: 레벨 퍼포머 M20
  • 인터커넥터: 후루가와 뮤2, 리버맨오디오 레드 드래곤, 모가미
  • 스피커케이블: 알파코어 괴르츠 MI2
  • 파워케이블: 리버맨오디오 바이칼, 오디언스 PowerChord, 오디오플란 파워S
  • 액세서리: RPG 어퓨저, 테크나소닉 진동흡수기 C-10, 오디오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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