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식(podol01@hananet.net) 2004-02-29 02:35:06
소개
데논의 A11이 톱모델 유니버설 기기로 출시되었다.
물론 현재 A11보다 상위 모델로 DVD-Audio를 지원하는 A1이 아직 있지만 실질적으로 DVD-1X 유니버설 트랜스포트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A11이 SACD와 DVD-Audio 모두를 지원하는 기기로는 데논의 현재 최상위 모델이라고 할 것이다.
DVD-A1에 비해 SACD까지 지원해서 명실상부한 유니버설 기기임은 물론이고 영상에서도 12bit/216MHz DAC를 채택한 고사양이면서 HDCP 지원 DVI 출력 장착, 480p뿐 아니라 720p, 1080i까지 스케일링 출력까지 나오는 가히 현존 DVD 플레이어 중에서 한방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결정판이라고 하겠다.
.
외양은 DVD2900과 상당히 유사한 편으로 역시 A1, 3800과 같은 맥락의 디자인이다.
전면에 인쇄된 DCDi, AL24 Prodessing 등을 제외하면 디스크 트레이 전면을 약간 곡선 처리한 점과 파워 버튼이 동그란 점등이 2900과 구별될 정도이다.
기능 및 사양
영상 출력단에는 DVI-D 단자 외에도 BNC 한조, RCA 한조 도합 2개의 아날로그 컴퍼넌트 영상 출력과 각각 2조의 컴포짓과 S비디오 단자가 있다.
오디오 출력으로는 6채널 아날로그 출력과 2채널 스테레오 출력이 있으며 디지털로 데논 링크, 동축, 광, 그리고 2개의 IEEE1394(S400)이 장착되었다.
일본 내수용에는 D단자 영상 출력이 있으나 국내 수입품은 D단자 탈락대신 2개의 유럽식 SCART 단자가 AV1,2라는 이름으로 달려 있다. 그밖에 외부 서비스를 위한 시리얼 포트가 달려있다.
기존 실리콘 이미지에서 파루쟈로
영상쪽을 먼저 이야기하면 지금까지 데논 플레이어들이 채택해왔던 실리콘 이미지의 프로세서가 A11에서 처음으로 DCDi 기술의 최신 파루자/제네시스 FLI2310칩로 변경 채택되었다.
사실 480p로의 변환 능력만 따지면 파루쟈와 실리콘 이미지 중 어느것이 낫다고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칩 자체 가격은 대량 생산하는 파루쟈가 약간 저렴한 편이었다.
그러나 DVI로 480p뿐 아니라 1080i, 720p로도 업스케일링해서 출력하려면 스케일링 기능이 있는 파루쟈칩 채택은 불가피했으리라 추측되며 이로 인해 프로그레시브 출력에서는 적용되지 않던 많은 화질 조정이 가능해진 것이 보너스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하나의 입력으로 HD와 DVD를 모두 연결해서 스위칭을 하거나(DVI이건 컴포넌트 연결이든) 설사 다른 입력단에 따로 연결했더라도 하나의 화질 세팅으로 다른 소스를 감상할 때는 디스플레이가 아닌 DVD플레이어에서 영상 조절로 따로 세팅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12bit/216MHz 비디오 DAC
비디오 DAC로는 12bit/216MHz 아날로그 디바이시스 ADV7310칩을 듀얼로 투입해 인터레이스 출력과 프로그레시브 출력에 각각 독립된 DAC가 별도로 배치되어 있다.
샘플링 주파수가 216MHz에 달하므로 프로그레시브 모드에서는 8배 오버샘플링, 인터레이스 모드에서는 무려 16배의 오버샘플링으로 처리하게 된다.
단, 혼란을 피하기 위해 밝혀두면 이런 첨단 DAC는 컴포넌트 출력을 사용해서 아날로그 연결을 할 때만 적용되며 DVI로 출력을 한다면 MPEG 디코더에서 나온 신호를 파루쟈칩이 디인터레이싱, 스케일링을 거쳐 바로 디지털로 출력되므로 D/A 변환 과정이 생략되고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
사실 DVI로만 출력한다면 이런 고사양의 비디오 DAC는 낭비라고도 할 수 있고 때문에 시중에 화제가 되고 있는 시그마칩 사용의 모딕스, 모미츠 등 DVI 장착 초 저가형 기기들이 아날로그 컴포넌트 출력 영상은 좋지않은 이유가 설명될 것이다.
DVI출력을 사용하지 않고 컴포넌트로만 연결한다면 480p까지만 출력되고 그 이상의 해상도로 업스케일링은 지원되지 않는다.
이는 DVI로는 HDCP가 채택되어 복제 방지가 되지만 아날로그 컴포넌트는 고해상도에서 복사방지가 되질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컴포넌트 출력도 앞서 말했듯이 최첨단 DAC를 채택한 것 뿐아니라 일반 RCA 단자의 컴포넌트 출력에 더해서 좌측에 BNC 단자의 컴포넌트 출력도 한조 더 추가되어 있어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단자는 금도금 처리되어 있다.
데논 링크와 IEEE1394 디지털 출력
이더넷 LAN 케이블인 RJ45(쉴디드 트위스티드 페어)를 사용한 데논 링크로 자사의 AV 앰프인 AVP-A1SR과 디지털 연결로 영화 타이틀 사운드트랙은 물론 SACD와 DVD-Audio까지 디지털 전송이 가능하다.
그러나 데논 A1SR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특수 복사 방지 코드가 들어 있거나 간혹 호환성 문제로 100% 재생은 안될 수 있으므로 멀티채널의 아날로그 연결을 배재하긴 힘들다.
또한 화이어와이어(IEEE1394)로도 디지털 전송이 가능하게는 했으나 자사 제품끼리만 가능한 데논 링크에 비해 호환성이 떨어진다.
실제로 소니 TA-DA9000ES와 연결했으나 소니에서 A11을 분명 인식함에도 불구하고 소리는 나질 않았고 파이오니어의 AV 앰프에 연결해도 호환되지 않는다고 한다.
반면에 파이오니어 기기의 i.Link를 통해서는 TA-DA9000ES에서 재생이 가능하다고 하므로 데논의 앰프나 프로세서 중에서 IEEE1394를 장착한 제품이 나오지 않는다면 A11의 IEEE1394를 통한 연결은 현재로선 그림의 떡일뿐이다.
오디오 부문 강화
2900에 비해 오디오 역시 상당한 사양의 차이를 보이는데 우선 6개의 버브라운 PCM1790을 투입 DAC로서는 최고의 사양을 자랑한다.
한 개의 DAC 칩이 2개 채널을 담당해서 (이부분이 헷갈리는데 발표된대로 6개의 칩이라고 한다면 한 개의 칩이 한채널만 담당하면 될텐데 2채널씩이면 총 6개인지 3개인지 혼동이 온다)DA 변환을 시행하며 SHARC Melody100 프로세서 2개가 DSP를 담당한다.
아울러 2900에선 지원하지 않던 HDCD 디코딩까지 지원하므로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유니버설 기기라고 하겠다.
만듦새
A1을 연상시키는 다중 레이어 구조로 진동을 차단하고 프레임을 강화했다.
바닥은 3중 레이어, 상판은 2중으로 설계되고 트랜스포머의 밑은 알루미늄을 채택했다.
무게는 헤비급인 A1의 반이 조금 넘을 뿐이지만 12.6kg으로 타사 제품들에 비한다면 역시 한참 중량급이다.
아울러 트랜스포트 메카니즘도 신경써서 고급 CDP에서 채택되는 SVH(Supressed Vibration Hybreed) 방식을 사용한다.
영상
컴포넌트 출력
아날로그로 뽑은 프로그레시브 영상은 DVD2900과 비교해서 두배의 오버샘플링 DAC에도 불구하고 확연한 우위는 감지하기 힘들다. 이는 차이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분명히 차이는 있으나 어느쪽의 손을 들어 주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할로우 맨"을 보면 아주 미세하나마 피부색이 약간 푸른기운을 띄고 색 새츄레이션은 2900보다 높아 보인다.
디폴트 상태에서는 A11이 2900보다도 윤곽선을 따른 링잉이 약간 심하므로 화질 조정에서 Sharpness Mid를 -3으로 낮추고, Sharpness High는 0로 놓고 비교하였다.
우선 디지털 비디오 에센셜(이하 DVE)의 레스토랑 씬을 보면 색감에서 약간 차이를 보인다.
즉 2900이 데논 특유의 색감이었다면 A11에는 파루쟈의 냄새가 다소 풍긴다.
오히려 윤곽선은 2900이 A11에 비해 약간 더 선명한 느낌이 드는 것도 실리콘 이미지 Si504와 파루자 FLI2310의 차이가 그대로 보이는 듯하다.
통상 비디오 소스의 디인터레이싱 능력은 파루자가 앞서지만 필름 소스의 처리에서는 실리콘 이미지가 더 첨예한 선명도를 보인다는 통설에 부합되는 듯하다.
VE의 성조기 장면은 역시 비디오 소스로서 완벽한 디인터레이싱을 보인다.
이 장면은 파루자만을 위한 테스트라는 속설에 걸맞게 2900에서는 계단이 보인다.
그러나 A11이 매끄러운 반면 역시 약간 소프트하다.
어쨌든 i/p 변환은 실리콘 이미지칩 사용 제품보다도 대단히 매끄러운 편으로 아무리 VE의 동영상 몽타지처럼 필름 소스와 비디오 소스가 뒤죽박죽 섞였거나 “타이타닉"이나 “인디펜던스 데이”, “무사"처럼 플렉이 잘못들어가도 버벅대는 일이 거의 없다(동영상 몽타지에서 한두 번 감지된긴 했지만..)
YC 딜레이를 체크해보면 아이러니하게도 크로마 딜레이를 조절할 수 없었던 A1과 2900에서는 블루 채널이 0.007 나노초 정도의 지연이 있었으나 A11은 딜레이를 조절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할 필요가 없도록 흑백 신호와 컬러 신호가 정확하게 일치한다.
해상도는 웨지나 멀티 버스트, 스윕 패턴 등에서 수평 540라인, 6.75MHz 대역까지 깨끗하게 풀어낸다.
오버스캔은 약간 좌측으로 쏠렸으나 디스플에이에서 조정해도 되고 그냥 보아도 전혀 문제될 정도는 아니다. A11에서 상하좌우로 움직임이 가능하므로 디스플레이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
크로마버그는 전혀 없다.
2900의 경우 2% 부족하다는 표현이 맞았는데 실제 영상에선 전혀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였으나 경고 메시지나 메뉴, 로고 등에서는 디스플레이에 따라 약간씩 보였고 (반칙왕) 등 국내 타이틀에서는 본편에서도 간혹 나왔었다.
그러나 A11은 파루쟈칩을 사용했고 필립스 Q50같이 인터레이스에선 극심한 크로마버그 제품도 파루쟈가 처리한 프로그레시브 영상에선 크로마버그가 거의 사라졌었다.
따라서 파루쟈가 그 부족한 2%를 완전히 커버한 듯 추측되며 한마디로 “크로마버그 완전 프리"라고 선언해도 좋을 것이다.
“무사"를 넣자마자 뜨는 CJ 엔터테인먼트 로고의 빨간 고깔이 크로마버그인지는 모르지만 여지껏 본 DVDP 중에서 가장 매끄럽게 표현되었다.
그러나 컴포넌트 출력의 480p 영상만으로는 2900보다 두배 비싼 가격을 정당화 시킬 수 없으며 오히려 약간의 버그와 i/p 변환 에러에도 불구하고 2900의 선명함과 색감을 선호할 사람들도 꽤 되리라고 본다.
DVI출력
그러나 오디오쪽의 강점을 제외하고라도 DVI출력만으로 이 제품이 가지는 의의는 확실하다.
삼성 HD593과 요즘 화제인 시그마칩 사용의 브라보나, 모미츠, 모딕스 등 저가형 제품을 제외하고는 신제품인 마란츠 8400, 에소테릭이나 티악, 린 등은 480p까지만 출력하는 제품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A11은 1080i와 함께 720p로도 출력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에서의 스케일링 기능을 바이패스할 수도 있다.
위의 표에서 DVI 연결 DLP 행을 보면 전 과정이 디지털 도메인에서 처리됨을 알 수 있고 CRT나 LCD, PDP의 경우 최종 출력단을 제외하면 역시 디지털로 처리된다.
이 경우 내장 스케일링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속설이 있는 디스플레이가 만약 1280x720의 해상도라면 720p로 바로 입력할 경우 스케일링까지 바이패스되서 최적의 영상을 접할 수 있다.
만약 디스플레이의 스케일링 기능이 파루자 FLI2310를 사용한 A11보다 뛰어난 기기나 하이엔드 외장 비디오 프로세서를 사용한다면 480i나 480p의 DVI 출력이 더 좋을 수도 있다.
즉, CRT 등 아날로그 디스플레이라도 DVI로 입력하면 D/A, A/D, D/A 변환의 세 단계를 건너 뛰므로 화질 열화가 최소화된다.
흔히 LCD나 PDP도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불리지만 최종 출력에서는 아날로그로 전압의 밝기를 조절하므로 DLP처럼 미러의 반사를 끄거나(0) 켜는(1) 전단계 디지털은 아니다.
여기까지는 이론상이고 과연 DVI 연결이 실제로도 그렇게 확연히 좋은지 살펴보자.
우선 A11은 DVI로 480p, 720p, 1080i로 출력될 뿐아니라 블랙 레벨도 비디오 레벨(16-235)과 PC 레벨(0-255, 매뉴얼에는 피크 화이트가 255가 아니라 246까지라고 나와있는데 오타인지, 일부러 피크 화이트위에 데논 자체적으로 헤드룸을 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원래 PC 레벨은 0-255이다)을 모두 내보낸다.
물론 컴포턴트와 마찬가지로 블랙을 0 IRE에 놓거나 NTSC 표준인 7.5 IRE에서 선택할 수 있다.
우선 삼성 SP-H700AK에 720p, 1080i, 480p를 차례로 입력해서 비교하였다.
DVI의 블렉 레벨은 Normal(비디오 레벨 16-235)와 Enhanced(PC레벨 0-246?)로 설정할 수 있고 얼핏보면 PC 레벨이 더 다이나믹한 듯 보이지만 계조와 감마가 노멀보다 약간 부자연스러우므로 노멀로 놓았다.
컴포넌트 입력에 비해 그린 게인을 2정도 빼줘야 거의 같은 색감이 나오고 각 해상도마다 화면의 위치가 미세하게 바뀐다.
그중 DVI의 480p가 가장 화면에 꽉차며 나머지 해상도들은 삼성의 오버스캔을 off로 한 상태에서 상하는 맞지만 좌우로는 100인치 스크린의 양쪽 합쳐서 약 5cm정도가 검게 나온다.
따라서 컴포넌트 480p에서는 화면을 우측으로 +2, DVI 480p에서는 왼쪽으로 -2, 720p는 우측으로 +7, 1080i에서는 좌측으로 -3 등 왔다 갔다해야 중앙에 맞는다.
해상도 패턴을 띄우고 보면 컴포넌트와 마찬가지로 6.75MHz의 초고역, 수평 수사선 540라인까지 선명하게 나오지만 컴포넌트 역시 이정도 해상도는 가볍게 풀어내므로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하나 하나의 가느다란 선 자체의 선명도는 당연히 DVI가 뚜렷하다.
그러나 샤프니스 패턴을 띄워보면 DVI의 장점이 확 살아난다.
컴포넌트의 경우 수직선과 원의 좌측으로 희미한 링잉이 거의 세줄 정도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DVI로 바꾸면 확연히 줄어든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480p가 720p에 비해서도 링잉이 더 적고 깨끗하다.
1080i는 세 DVI 해상도 중에서 링잉이 가장 심했다.
720p도 가까이서 봐야 링잉이 보일 정도로 희미하지만 480p는 링잉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깨끗하다.
즉 같은 파루쟈칩으로 스케일링을 하더라도 데논 A11에서 720p로 바꾸는 것보다 삼성 SP-H700 프로젝터에서 1280x720으로 스케일링하는 것이 더 우수하다.
어쨌든 A11의 DVI 출력 경우도 720p, 1080i 등으로 스케일링하면 약간의 아티펙트는 생기고 480p로 i/p 변환만 한 것이 가장 깨끗하다.
물론 디스플레이나 프로세서의 스케일링 능력이 떨어지면 480p로 넣느니 A11에서 720p나 1080i로 출력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반대로 프로세서나 디스플레이의 스케일러가 뛰어나면 480p로 넣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고(DVI로 480i 출력은 없으므로) 저가형 디스플레이라면 A11에서 처리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하겠다.
DVI 에서는 크로마 딜레이가 아주 미세하게 생기지만(0.003 나노초 정도) 화질 조정의 YC 딜레이 세팅이나 샤프니스 조절 등은 DVI에서는 오히려 듣질 않는다.
뭐니 뭐니 해도 DVI의 강점은 선명함과 더불어 노이즈나 각종 아티펙트가 거의 없는 깨끗함이다.
“할로우 맨”, “니모를 찾아서”, “제5원소” 등으로 확인한 결과 지글거림이나 잡티가 확연히 줄어든 화면은 지금껏 필름의 입자라고 여겨졌던 것들 중에서도 상당 부분이 사실은 노이즈였음을 알게된다.
윤곽선 근처의 선명함이나 색감에서도 확실하게 우위에 있고 계조도 컴포넌트보다 뛰어나다.
오디오
데논은 원래 영상보다는 정음이라는 한자 이름처럼 음향 전문 회사이다.
즉, 소니나 파이오니어처럼 오래전부터 영상과 음향을 함께 추구하던 회사가 아니었기에 저가형에서는 몰라도 DVD2800이 출시될 당시부터 회의적이었다.
2800이 크로마버그 등으로 그다지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싹수는 보였고 이후 크로마버그를 잡고난 후 A1과 최근의 2900, 2200 등으로 영상이 더 주목받게 되었다.
특히 2900의 경우 유니버설로 출시되어 주목을 받다가 오히려 음질보다 영상으로 튀게 되었고 상대적으로 영상이 뛰어나 오디오쪽이 덜 평가받는 일이 생긴다.
이번 A11도 오디오의 완성도가 영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와 함께 미국에서는 2900과 마찬가지로 출력단, OP 앰프 등의 개조가 진행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A11의 사운드가 과연 떨어지냐하면 그것은 결코 아니다.
어찌보면 온쿄, 마란츠 등 파이오니어 메커니즘을 사용한 유니버설 기기의 영상이 파이오니어 정도의 수준밖에 되지 못하고, 오히려 오디오 부분에 자사의 독자 기술을 집중했기에 오히려 사운드가 주목 받는다면 데논은 뛰어난 영상 때문에 상대적으로 사운드쪽은 홀대받는 느낌도 있다.
2900 경우만 해도 분명히 파이오니아보다는 좋은 소리였다.
단지 소니 999ES나 온쿄, 마란츠 등에 비해 기대한 정도 소리는 아니었고 때문에 영상쪽에 비해 아쉽다는 소리를 들어왔다.
그러나 이번 A11은 드디어 소니 999ES에 비해 SACD 재생에서 약간 우세한 듯하다.
확연히 더 좋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지만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SACD 음질
SACD는 멀티채널이 큰 강점이겠지만 기기의 능력을 평가하기엔 오히려 2채널의 재생만 비교하는 것이 빠르고 확실하다.
노라 존스를 들었을 때 아직도 고역의 섬세함과 뉘앙스에서는 소니쪽이 앞선다.
이곡은 원래 2채널이 멀티 채널보다 보컬의 질감이 좋다.
멀티 채널 믹싱에서도 센터채널에서는 보컬이 나오지 않고 좌우 에서만 나오는데도(좌우 메인에 일치하지 못하는 센터 스피커가 대부분이므로 환영할만한 믹싱이다) 멀티 채널의 보컬 레벨이 스테레오보다 약간 낮을 뿐 아니라 질감이나 리얼리티도 2채널이 앞선다.
당연히 공간감은 멀티채널쪽이 앞서는데 데논은 노라 존스의 목소리를 2채널, 멀티 채널 모두 자연스럽고 디테일하게 재생한다.
음장감과 해상력, 그리고 저역의 컨트롤과 양감에서는 소니 999ES보다 앞선다고 하겠다.
단지 소니에 비해 중역이 두텁지만 고역은 미세하게 어둡고, 힘있는 사운드이지만 다소 빡빡한 감도 있다.
하이파이넷 시청실에서의 여러 필자들과 비교 시청 때 소니 999ES는 파이오니어보다 확실한 우위를 보임은 물론이고, 이전 모델이지만 상급기였던 9000ES마저 2채널 재생에서 눌렀었다.
멀티 채널로 바꾸면 음장감 등의 약점이 많이 가려지므로 꽤 비슷해지는데 그중에서도 999ES가 DVDP 중에선 발군의 실력을 보였고 마란츠와 온쿄는 동일한 환경이 아니어서 직접 말하기는 어렵지만 소니를 능가한다고 말하기엔 어려웠다.
이번 A11역시 소니를 압도한다고는 못해도 적어도 떨어지지는 않는다.
게다가 멀티채널의 경우 2900이 저역관리에 약간 버그가 있던 것과 달리 매끄럽다.
거리 조정이나 저역 관리가 들어가도 음질 저하는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이다.
CD음질
DVD 플레이어의 CD 사운드 재생이 중요한지는 모르겠으나 여기서는 분명히 소니보다 한 수 위다.
소니의 경우 5-60 만원대의 CD 전용기 수준이라고 봤을 때 그리 떨어지는 CD 재생력은 아니었다.
당연히 그 가격대의 CDP에 DVD 비디오 재생 더해지고 SACD까지 지원하면 999ES의 가격은 정당화된다.
그러나 데논 A11은 그보다 앞서는 것이 확실하다.
다이애나 크롤을 들어보면 가장 드러나는 차이는 음장감인데 소니가 좌우로 좀 더 넓은 반면 A11이 한발짝 뒤로 물러서며 입체감이 살아난다.
하급 모델 2900에 비해 해상력과 저음 컨트롤이 좋고 음에 탄력이 붙는다.
아마도 몸체와 트랜스포트의 방진 설계와 파워부, DAC 등이 고급화된 영향인가 싶다.
DVD-Audio
2900과 비교했을 때 2채널은 시간에 쫒겨 생략했고 솔직히 멀티채널을 비교해서는 그 차이가 크지 않다.
그러나 베이스 매니지먼트가 좋아졌고 정보량 증가와 SN비의 향상은 느껴진다.
녹음도 좋지 못하고 약간 어수선한 느낌이 들던 팻 베네타 라이브의 Fire and Ice나 Treat Me Right을 들어보면 의외로 좀 더 정돈된 느낌이다. 고급기들이 녹음이 안좋으면 더 까발리는 스타일인데 다소 의외였다.
다니엘 바랜보임의 베토벤 교향곡 7번은 5.0 채널로 음장감이 잘 살아나고 눈을 감으면 악기군의 위치가 떠오른다.
A1과는 기억이 너무 오래되서 비교할 수 없음을 고백한다.
단점
리모컨은 2900의 P.D Memory 버튼 하나가 생략된 점 빼고는 2900것과 거의 똑같다.
그러나 디스크를 로딩하고 읽는 속도는 2900에 비해 확연히 느리다.
특히 메뉴에서 응답성이나 서치 기능으로 타이틀, 챕터 넘버로 바로 장면을 찾아가는 경우에는 상당히 답답하다.
그리고 2900과 마찬가지로 트레이가 여린 상태에서 파워를 오프하면 트레이가 들어가질 않으므로 항상 닫은 다음에 꺼야만 한다.
결론
데논 2900의 염가판이라고 할 수 있는 2200이 거의 2900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의 화질과 음질을 보유하고 출시되었다.
그러나 A11의 경우는 화질과 음질이 2900과 확실히 틀리다고 하겠다.
필자의 경우 컴포넌트 출력만으로 따진다면 오히려 2900이 더 마음에 드는 영상이다.
앞서 말했듯이 2900에는 약간의 버그와 i/p 변환의 삐걱거림이 남아 있지만 버그나 플랙이 잘못 들어간 테스트용 타이틀을 집중적으로 재생할 때만 그렇고 일반 타이틀에선 거의 완벽하다고 할 수 있다.
그 반면 2900이 좀더 샤프하면서도 링잉은 오히려 적다.
게다가 색감도 2900이 더 마음에 들고 감마나 암부 계조, 노이즈플로어 등에서 오히려 A11보다 우위에 있다고 본다.
여기까지는 A11이 2900의 두배 가격임을 정당화하지 못함은 물론 가격표 떼고 경쟁해도 될까 말까이다.
그러나 DVI 출력이 더해지면서 이야기는 달라진다.
2900뿐 아니라 어떤 DVD 플레이어, 심지어 가격표에 0이 하나 더 붙더라도 컴포넌트 출력은 DVI 출력에 이길 수 없다고 본다(호환만 제대로 된다면).
게다가 프로세서가 별로일 경우에는 720p등 고해상도로 직접 스케일링까지 해서 내보내니 이점도 확실한 보너스이다.
게다가 음질의 개선은 기대 이상이라고 하겠다.
한마디로 음질에는 별 관심없이 영상 기기로서만 이 제품을 원하고 DVI 연결이 불가능한 경우라면 이 제품은 고려할 가치가 없다.
반면에 DVI 연결이 가능하다면 이 제품의 의의는 살아나고 보너스로 우수한 사운드까지 따라온다고 하겠다.
사용기기
스튜어트 화이어호크 16x9 105인치 스크린
드레이퍼 하이콘트라스트 그레이 16x9 100인치 스크린
삼성 SP-H700AK DLP 프로젝터
파나소닉 AE500 LCD 프로젝터
소니 36XBR400 직시형 CRT 모니터
데논 A1SE AV앰프
소니 TA-DA9000ES AV 앰프
소니 999ES DVDP
데논 2900 DVDP
크렐 400Xi 인티앰프(2채널)
틸 2.4 스피커
틸 MCS1 센터 스피커
ATC SCM12 스피커(리어)
페이즈테크 옥타브 1.0 서브우퍼
REL Q400 서브우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