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욱(mc7270@hitel.net) 2003-05-23 13:48:47
파워케이블을 모아서 이것 저것 비교 시청을 하고 있다는 것이 지인들에게 알려지자 국내외의 케이블들이 필자에게 대여가 되었다. 한동안 장안을 시끄럽게 했던 리버맨의 고딕과 AV-line의 캐롤 선재를 사용한 구렁이가 들어오고 독일제 오디오 플란도 들여오게 되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리버맨의 바로크3SE와 XLO Pro도 있기에 다각도로 비교 시청을 했다. 우선 XLO Pro는 막선을 막 벗어난 케이블로 중고역의 해상력이 막선에 비하서 더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저역은 막선의 그것과 비슷해서 전체적으로 고역으로 쏠리는 대역을 보여 주었다. 저역은 많고 고역이 답답한 경우에 사용해볼 만 하다. 리버맨의 바로크3 SE는 고역에 에너지가 쓸리거나 하는 모습은 없었다. 중역이 두툼하고 저역도 어느정도 나와서 막선에 비해서 나은 음질을 들려 주었다. 그러나 상위의 케이블 들과 비교하기에는 확실히 한체급 아래의 음질이었다. 가격을 감안한다면 어느정도 납득이 가는 음질이다.
AV라인 구렁이, 리버맨 |
요즘 뜨고 있다는 리버맨의 고딕을 들어 보았다. 첫 인상은 저역의 양이 앞서의 바로크나 XLO Pro와는 확연히 더 나온다. 무대도 더 커진다. 바로크에 비하면 더 커진 무대와 더 많은 저역을 들려 주지만 무대가 전체적으로 투명하지 않고 흐려진다는 단점이 느껴진다. 특히 저역의 양은 많지만 저역이 나올 때 중고역의 음상을 흐트러트려서 전체적으로 혼탁해지는 양상이었다. 저역도 더 나오고 무대도 더 커졌지만 왠지 답답하고 안개가 끼인듯한 흐릿한 사운드 스테이지가 내내 마음에 걸렸다. 저역도 양은 많지만 울림이 단정하지 못하고 꼬리를 끄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은초롱과 비교를 하면 저역이 많다는 고딕도 은초롱보다 질은 물론이고 양에서도 적었다. 고딕이 확실하게 한체급 아래의 케이블인 셈이다. 솔직히 가격을 생각하면 다소 실망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오케스트라 총주시 음상들이 전체적으로 흔들리면서 무대가 혼탁해진다. 이렇다 보니 총주시에는 음악적 디테일이 제대로 살아나지 못한다.
AV-Line의 구렁이는 캐롤 선재로 만들었다는 제품인대 고딕과 같은 선재를 사용했는지는 알수가 없으나 상당히 유사한 음질 특성을 보여 주었다. 저역의 양은 많지만 울림이 단정치 않고 꼬리를 끌고 낮은 저음이 나올 때는 중고역의 소리를 혼탁하게 해서 무대가 흐려지는 동일한 현상을 보여 주었다. 전체적으로 평하자면 리버맨 고딕보다 구렁이가 정도가 조금 심해서 고딕보다 안좋은 인상을 주었다. 장점은 비슷한데 단점이 더 정도가 심해서 더 혼탁하고 흐린 이미지를 보여 주었다. 구렁이와 고딕과 같이 딸려온 독일제 오디오플란 이라는 제품도 시청을 했다. 솔직히 기대를 하지 않았다. 굵기도 가는데다가 썩 마음에 내키지 않는 선재 디자인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첫 느낌은 고딕 보다 저역의 양이 적고 전체적으로 고딕 보다 무대가 위로 한 뼘 정도 위로 올라간 느낌을 주었다. 무대도 고딕보다 좌우 넓이의 펼쳐짐에서는 약간 좁은 편이었다. 그러나 상하의 펼쳐짐은 고딕보다 약간 더 크게 표현 해주었다. 전체적으로 무대는 고딕보다 약간 좁으며 위로 올라간 무대를 만들어 주었다. 그런대 문제는 고딕의 치명적인 단점인 저역 재생시 생기는 무대를 혼탁하게 하고 이미지가 섞여버리는 문제가 거의 없었다. 저역의 양은 적지만 총주시에도 중고역의 이미지가 마스킹되거나 휘말려서 흐려져 버리는 증상이 아주 적었다. 고역의 섬세함이나 개방된 느낌도 오디오 플란이 더 좋았다. 솔직히 선택하라면 고딕보다는 전체적인 밸런스나 무대의 투명도에서 앞서는 오디오 플란을 선택 할 것 같다. 무엇보다 음악에 빠져들게 하는 능력이 오디오 플란이 더 있었다. 고딕은 저역의 양이 많은 것을 빼고는 오디오 플란에 비해서 더 낫다고 할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느꼈다. 치명적 단점은 역시 흐리고 뿌연 사운드 스테이지라고 할수 있겠다. (자세한 내용은 문한주님이 올린 리뷰에 나와 있으니 참고 바람)
오디오플란, 리버맨 |
전원 케이블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중에 지인으로부터 고가의 파워케이블을 구하게 되었다. 시너지스틱 리서치의 AC master coupler Reference 인데 굵은 단심선으로 추정되는 아주 뻣뻣한 케이블로 세팅하기가 쉽지 않다. 저역이 좋기로 유명한 케이블이다. 문제는 플러그가 110V(돼지코)용이라는 점이다. 어쩔수 없이 꺼름칙 하지만 220V변환 커넥터(어스까지 되는)를 용산에서 구해서 붙였다.(사진 좌측의 시너지스틱 파워 케이블에 꼽혀 있음) 몇번 시청을 하다보니 케이블이 단선이 되었는지 전기가 안 들어온다. 이러 저리 확인하다가 케이블의 문제가 아니라 변환 커넥터에서 접점 불량이 난것을 확인 했다. 분해하다 부셔먹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 분해해서 고쳐 보기로 마음 먹었다. 나사가 없이 강력 접착제로 결합된 것이라 분해가 쉽지 않았다. 분해하고 보니 접점이 타서 불량이 난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런대 그 구조를 보니 도저히 알고는 쓸 수 없는 조악한 수준이었다. 아주 부실하게 닿아서 접촉되는 접촉면이 내부에 두군데나 있었다. 파워코드가 아무리 좋다 한들 이런 접점 두군데를 통과하고는 좋은 소리 날수 없는 게 뻔했다. 어스가 안되더라도 전파사에서 파는 어스없는 천원짜리 변환 커넥터가 훨씬 좋다고 판단될 만큼 내용이 부실한 커넥터 였다. 110V용 플러그가 달린 파워케이블 사용자라면 당장 이 변환 커넥터를 제거하고 벽체 콘센트를 와트게이트나 PS오디오 제품으로 바꾸길 권하고 싶다. 이 커넥터가 파워케이블이 가진 능력의 30-40%는 족히 사장시키는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 아예 벽체 콘센트를 교체하기로 마음 먹고 와트게이트의 금도금 110V용 OUT LETS로 바꾸어 버렸다. 좋은 점은 우선 핫과 콜드가 바뀌지 않고 어스 길이가 길어서 두껍고 무거운 파워케이블을 물려도 밑으로 쳐지는 정도가 적었다. 사람 욕심이 끝이 없다고 했던가 벽체 콘센트를 좋은 것으로 바꾸면서 그 안을 보니 단심 동선이 들어와 있는 것이 보였다. 이것도 바꾸면 소리가 더 좋아질 것이란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왜냐면 파워코드야 2미터 이내지만 차단기부터 들어오는 선은 짧아도 5미터는 넘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되면 시도하기로 하고 우선 숙제로 남겨 두었다.
시너지스틱 리서치 AC |
뻣뻣하기로는 마스터 커플러에 뒤지지 않는 오랄 심포닉스 Missing cubes v.3도 지인으로부터 대여를 받아서 장안에서 유명하다는 파워케이블 두개를 비교할 좋은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둘 다 110v 플러그여서 새로 설치한 워트게이트 110V 콘센트에 꼽아 비교를 했다. 우선 저역의 양은 오랄 심포닉스가 더 나왔다. 물론 마스터 커플러 레퍼런스도 결코 적은 양의 저역은 아니었지만 오랄 심포닉스가 더 나오는 것이 분명하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무대의 위치가 지금까지 어떤 케이블도 더 이상 내려가지 않던 선 아래로 내려갔다.(직접 비교는 안했지만 이런 저역은 랜선 300가닥에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저역의 양은 충분하다 싶을 정도로 많았다. 물론 고딕에서처럼 낮은 저역이 나올때 중고역을 혼탁하게 해서 이미징을 흐리는 그런 현상은 없었다. 특히 낮은 저역대가 인상적이었는데 빠르지는 않았지만 꼬리를 끌거나 풀어진다는 느낌은 별로 주지 않았다. 저역과 중역에서 둘 사이의 실력이 확실히 차이가 났는데 오랄 심포닉스가 좀더 찰지고 탄탄하며 안정감 있는 중역을 들려 주었다. 이미지는 오랄 심포닉스가 약간 더 크고 배경과의 경계가 또렷하지 않은 편인대 비해 마스타 커플러 레퍼런스는 경계가 좀더 분명 하면서 이미지를 작고 분명하게 표현 해주었다. 고역에서는 둘이 약간 다른 소리를 들려 주었는데 마스타 커플러가 중고역이 더 뻗으면서 디테일을 다 표현해주었다. 은초롱과 비교하기 전에는 고역의 음색이 좋게 들었을 만큼 괜찮은 고역을 즐려 주었다. 은초롱과 비교해서는 아주 약간의 착색이 느껴지는 소리를 들려 주었는대 필자의 느낌으로는 앞서 시청한 주석 도금한 랜선의 고역과 흡사한 그런 느낌이었다. 오랄 심포닉스는 예상외로 고역이 음색이 은이 가지는 특유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뻗침이 적고 단정하고 얌전한 느낌이었다. 솔직히 약간 아쉬움이 들 정도여서 고역이 좋은 케이블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순전히 필자의 추측이지만 은 코팅선을 압착 후 납땜 처리를 한것으로 아는데 이것 때문인 듯 하다.(반론이 있다면 토론해서 받아 들이겠다) 결론은 오랄 심포닉스의 우세승이라고 하는 것이 적절하겠다. 저역과 중역의 안정감과 탄탄함이 중요 요인이라고 해야겠다.
이제 독자들은 은초롱과 오랄 심포닉스의 대결을 궁금해 할 것이다. 비교 시청에 있어서 오랄 심포닉스가 220V변환 커넥터를 사용한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는 은초롱에 전반적으로 밀리는 인상을 주었다. 보다 공정한 비교를 위해서 오랄 심포닉스를 와트게이트 110V 콘센트에 연결하고 은초롱은 일반 220V콘센트에 연결해서 비교시청을 했다. 엄밀히 말하면 와트게이트의 하이엔드급 콘센트를 사용하는 오랄 심포닉스가 약간 유리하다고 할수 있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커넥터 없이 연결하자 오랄 심포닉스가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앞서 언급 했듯이 그 어느 케이블도 내려가지 못했던 무대의 하한선을 오랄 심포닉스는 한뼘 정도 밑으로 내려가게 했다. 저역의 양은 가장 많은 것 같다. 질 또한 타이트하고 빠르지는 않지만 퍼지거나 풀어지지는 않아서 기분 좋게 감상할 수 있다. 다만 중고역은 너무 얌전한 나머지 개방감을 느끼기 힘들고 섬세한 디테일은 묘사가 되지만 아주 투명하고 열려 있다는 느낌은 받을수 없었다. 은초롱이 중역의 안정감과 탄탄함은 오랄 심포닉스에 비해서 약간 부족했고, 저역도 약간 가볍고 양도 약간 적은 편이다. 그렇지만 저역의 스피드가 빠르고 리듬이 경쾌해서 나름대로 좋은 저역을 재생해 주었다. 중역의 울림은 오랄 심포닉스보다 적은 편이지만 적당하다는 느낌을 준다. 고역은 오랄 심포닉스에 비해서 은초롱이 압도적인데 디테일, 투명성 개방감에서 한수위의 소리를 들려주었다. 중고역의 매력은 부족함을 느끼기 힘들 만큼 만족스런 수준이다. 은초롱은 오랄 심포닉스보다는 SR AC Master Coupier REF와 가까운 편이다. 저역의 양도 비슷하게 오랄 심포닉스보다 적게 나오고 이미징 표현도 분명한 편이고 대역 밸런스도 저역부터 고역까지 고른 편이다. 다만 차이점은 고역에서 섬세함과 디테일에서 은초롱이 약간 앞서고 특히 개방감과 투명도에선 은초롱이 한발 앞서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저역을 비교하자면 마스터 커플러와 은초롱은 양은 비슷하지만 은초롱이 무게가 약간 가벼운 대신 빠르고 경쾌하다. 마스터 커플러는 좀더 무겁고 단단하지만 스피드는 은초롱 보다 느리고 오랄 심포닉스보다는 빠르다.
< 마치면서 >
은초롱, 오랄 심포닉스, 마스터 커플러 3종 모두 같은 급으로 판단된다. 가장 좋은 것을 꼽으라면 고민하다가 오랄 심포닉스를 지목할수 있는데 이놈의 단점이 고역이 너무 얌전 하다는 점이다. 대역이 전체적으로 중역과 저역에 몰려 있는 피라미드형 밸런스를 가진 것이 치명적인 단점이다. 대역 밸런스가 잘 맞춰진 시스템이라면 이 밸런스를 흐트러트릴 소지가 있기에 신중한 선택이 필요 할것 같다. 두번째를 꼽으라면 은초롱을 주저 없이 선택할 것이다. 고역의 매력은 왜 나를 1위로 뽑아주지 않았냐고 항변할 만큼 아주 매력적이다. 아주 약간 고역 쪽에 기운 듯한 인상이 있기는 하지만 고역에 비해서 그렇다는 얘기지 저역도 결코 만만치 않을 만큼 나온다.(고딕 보다 많다) 대역 밸런스는 오랄 심포닉스보다 더 균형잡혀져 있다. 마지막으로 마스터 커플러는 대역 밸런스가 좋고 단단하면서 깊은 저역이 인상적이다. 다만 고역의 매력에서 은초롱에 밀리는 것이 단점 이라면 단점이다. 그러나 대역 밸런스가 좋고 단단하고 깊은 저역은 오랄 심포닉스보다 양은 적지만 매력적인 것이 분명하다.
전체적으로 위에 언급한 3가지와는 한수 아래 체급이지만 무대 크기와 저역에서 오디오 플란도 기대 이상으로 좋은 밸런스와 투명한 사운드 스테이지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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