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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시스 하모니 프리, 르네상스 파워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6. 7. 21.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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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시스 하모니 프리, 르네상스 파워

Posted by hifinet on 04/18 at 10:47 PM

박우진(acherna@hifinet.co.kr)

유로화 약세로 인하여 수입 오디오 시장에서의 유럽 제품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미국산 제품에 눌려있던 앰프 쪽에서 이러한 변화가 두드러지는 것 같다. 그 동안 유럽계 제품에 대한 이미지는 대체적으로 독특한 외부 디자인이었다. B&O의 현대적인 세련됨이라든지 소너스 파벨의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마무리는 수 많은 유사제품을 만들어내게 했을 만큼 인상적인 것이었다. 물론 유럽 제품 중에는 (어느 나라 제품이나 그렇듯이) 호화로운 외장과 엄청난 가격에 비해 평범한(또는 형편없는) 소리를 들려주는 것들도 있었지만 최근 등장하는 유럽계 제품들은 가격적인 경쟁력 뿐 아니라 음질적인 완성도도 상당히 높아서 이름값에 신경 쓰지 않는 애호가들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이번에 리뷰한 신세시스(Synthesis Art in Music)는 FASE라는 이탈리아에 소재한 트랜스포머 제조 회사의 하이파이 브랜드이다. FASE라는 메이커는 60년대부터 기타용 앰프를 위한 파워 및 출력 트랜스포머를 제작해 왔으며 이들이 제작한 제품은 아직도 U2 같은 유명한 그룹에 의해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앰프를 제조하게 된 것은 물론 트랜스포머 제작에 대한 노하우가 바탕이 되었지만 회사의 경영진이나 기술진들이 모두 음악 애호가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들의 첫 번째 앰프 시제품은 87년도에 완성되었는데 이후 오디오 쇼에 제품을 내어 놓은 것이 1992년도라고 하니 그 신중함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오디오 메이커로 출발한지 10년이 되어가는 지금 신세시스는 앰프는 물론이고 스피커까지 생산하며 곧 CD 플레이어와 DA컨버터까지 내어놓을 예정이다. 아마 자신들의 제품에 나름대로 자신감을 가진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신세시스 같은 신생 메이커가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고자 할 때 가장 쉬운 선택은 독특한 외양의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사진을 보아서도 알 수 있겠지만 신세시스 제품군은 음질에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의 범위에서 가능한 제품의 크기를 작게 설계하고 있다. 이런 소형화 된 앰프의 모습에 대한 평가는 많이 엇갈릴 것 같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는 비교적 제품의 규모가 큰 쪽을 선호하기 때문에 호응이 덜할 것으로 생각된다. 신세시스가 내어놓은 스피커 모델 군 역시 소형 북셀프 제품에 한정되어 있다. 최근 에는 오렌지, 퍼플, 블루 등 다양한 색상을 선택할 수 있는 흥미로운 디자인의 니미스(nimis) 인티앰프를 내어 놓았는데 이 제품들은 꼭 아동용 완구 같은 느낌을 준다. 이들 제품에 대해서는 신세시스의 홈페이지(http://www.synthesis-hi-fi.it)를 참조하기 바란다.


필자가 시청한 제품은 하모니(Harmony)라는 가장 상급에 위치한 프리앰프와 르네상스(Renaissance)라는 입문 수준의 파워앰프 조합이었다. 이 제품은 좀 더 진지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모두 붉은색으로 마감이 되어 있어서 목재 제품을 보는 듯한 같은 감각을 느끼게 해준다. 신세시스에서는 이를 우드 콜렉션(wood collection)으로 부르고 있다. 프리앰프의 경우 완전히 듀얼 모노 구조로 음량 조절 및 소스 선택 손잡이의 모양이나 앰프 상판의 위치이 다른 앰프와 크게 다르다. 좌우가 대칭으로 배열된 후면의 접속 단자도 다른 앰프에 익숙하던 분들에게는 혼란스러울 것이다. 입력 단자는 라인 레벨 4개이며 출력은 테이프 녹음까지 생각해서 2개를 갖추고 있다. 또 하모니 프리 앰프는 듀얼 모노 방식이기 때문에 소스 선택이나 음량 조절을 위해 좌우 손잡이를 별도로 돌려주어야 하는 불편이 있다. 이런 형태는 오더블 일루전 프리앰프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대신에 하모니 프리 앰프는 볼륨이 연속적이 아니라 단속적으로 조금씩 걸리면서 돌아가는 형태이므로 좌우 음량을 같게 맞추는 데에는 별 다른 어려움이 없는 편이다. 프리 앰프와 비교하면 파워앰프는 비교적 상식적인 형태를 갖추고 있다. 출력관은 철망으로 튼튼하게 보호가 되어 있다. 스피커와의 연결은 스페이드와 바나나 플러그를 모두 사용할 수 있었고 후면의 토글 스위치로 전원을 켜면 시청 준비가 완료된다.

앰프 시청 이전에 받은 자료가 없었을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이 앰프에 대해 알고 있는 것도 거의 없어서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시청했다. 처음에는 르네상스 파워앰프만을 음량 조절이 가능한 dCS의 딜리어스 컨버터에 XLO 시그너처 1.1 인터커넥트를 연결해서 들어보고 다음에 하모니 프리앰프를 파워 앰프와 컨버터 사이에 끼워서 시청했다.








SYNTHESIS RENAISSANCE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제품이 기본이 상당히 잘 갖춰져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좋은 제품이 무엇인가라고 물었을 때 “무엇보다도 음악이 중요하다"는 하이엔드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소리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고 음악을 듣게 해주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신세시스가 그런 제품이었다. 처음 소리가 들려왔을 때 받은 느낌은 말 그대로 괜찮다는 것이었다. 대역간 균형감도 좋고, 음장 넓고 투명하고, 음색도 좋고, 이미징도 좋고 도무지 흠 잡을 곳이 없었다. 출력도 15와트 밖에 안되지만 이웃 집에서 달려오지 않을 정도의 적절한 음량으로 들으면서도 소리가 찌그러진다거나 음색이 거칠어지는 일도 경험하지 못했다. 시청시에 상당한 음량을 요구하는 팝이나 관현악을 재생해 보아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프리앰프를 연결하여 시청한 결과에서도 이러한 좋은 느낌은 그대로 유지되었다(다만 필자가 사용하는 코드 앰프에 프리앰프를 연결해 보지는 못하였다.). 오히려 일부 프리 앰프가 강요하는 투명도나 디테일의 손상대신 딜리어스의 디지털 어테뉴에이터를 0dB로 세팅할 수 있었기 때문에 얻는 장점이 더 많았다. 이미지들이 더 입체적으로 그려졌고, 음색도 더 감칠맛 나게 풍부한 뉘앙스로 들려주었다. 중역대의 응답이 약간 강해졌고 저역도 더욱 타이트해지면서 소리가 적극적으로 변화하여 음악에 더 몰입하게 해 주었다. 파워앰프만으로도 훌륭한 제품이지만 이 독특한 외양의 프리앰프 역시 좋은 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정도의 음악적 완성도를 갖춘 제품이라면 소리가 어떻다라는 이야기는 다 군소리가 되고 말 것이지만 그래도 리뷰로서의 형식을 갖추기 위해 구체적으로 좀 이야기를 해보자.
글렌 굴드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82년 음반(Sony Classical SMK 52619)에서의 피아노 음색은 매끄러우면서도 맑고 선명하다. 건반 터치의 섬세한 부분이 자세하게 표현되며 또 울림이 지속되다가 사라지는 모습도 자연스럽다. 왼손 건반이 들려주는 리듬감 역시 다른 어떤 솔리드 스테이트 앰프에 비해서도 손색없이 놓치지 않고 고스란히 잡아주고 있다. 그라프 등이 연주하는 베토벤의 플루트 트리오(Claves CD 50-8403)에서는 각 악기들의 이미지가 잘 정돈된다는 느낌을 주었고 버순의 이미지도 더욱 분명해 졌다. 같은 음반에 수록된 플루트와 바이올린, 비올라를 위한 세레나데에서의 현 소리 역시 매끄러웠고 무엇보다도 자연스러웠다. 글로브의 Faces Places(Avex AVCG-70002)에서는 15와트 출력이라는 것이 의식되지 않을 만큼 자연스러운 다이내믹 구조와 리듬감을 들려주었다. 일부 진공관 앰프에서처럼 악기의 이미지를 확대시키지도 않았고 기타나 드럼의 두 상반된 다이내믹 구조를 가진 어택을 모두 자연스럽게 들려주었다. 보컬은 진공관 앰프 답게 매끄럽고 부드러우면서도 선명하게 들려왔다. 하이모비츠가 연주하는 하이든 첼로 협주곡(DG 429 219-2)에서도 저역의 늘어짐이나 고역의 착색 없이 부드러우면서도 선명한 현의 울림과 관현악 악기의 이미지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신세시스 앰프는 깨끗하면서도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는 좋은 제품이라고 평을 내릴 수 있다. 적절한 스피커와 매칭이 되기만 한다면 음악적인 면에서는 이 앰프가 코드 SPM600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모니+르네상스 조합을 빼내고 코드 SPM600을 연결하면 대편성 관현악에서의 대음량과 저역의 무게감, 음장에서 약간의 투명도 개선을 얻을 수 있겠지만 사실 음악적으로는 미미한 차이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하이파이넷에 리뷰했던 앰프 중에 이렇게 음악적으로 만족스러운 느낌을 주는 앰프는 캐리의 진공관 CAD-300SEI 인티 앰프 이래 처음인 것 같다. 한편으로 뒤집어서 이야기하면 이 앰프는 음색이 아주 이쁘다던지 다이내믹이 엄청나다든지. 그런 제품은 아니다. 그리고 어떤 특정 부분(예를 들면 음색이라든지)에서 특별한 제품을 찾는 분들은 더 좋은 선택이 될 제품도 많이 있을 것이다.

가격적 면에서 볼 때 시장에서는 자디스의 오케스트라 레퍼런스와 좋은 경쟁 제품이 될 것 같다. 그렇지만, 필자는 착색 없고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려주는 신세시스 쪽에 더 마음이 끌린다. 이 앰프를 시청하는 기간 동안 필자는 기기를 평가해야 된다는 생각은 접어버리고 음악을 즐겁게 들을 수 있었다. 물론 전기 제품인 이상 물리적 한계는 벗어날 수 없을 테니 90dB 이상의 감도 높은 스피커를 매칭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샘에너지 (02-780-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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