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런 중역이 돋보이는 고급형 인티앰프
문한주(raker@hifinet.co.kr) 2002-09-08 23:26:40
패토스는 인콘트롤, 인파워 등의 동사의 고가의 분리형 앰프들과 트윈타워 같은 고가형 인티앰프에 사용되었던 기술과 자연스러운 음질을 모델로 하고 한단계 더 나아간 기술을 채용하되 보다 현실적인 가격에 맞춰 새로운 인티그레이티드 앰프 개발을 하게 된다. 레퍼런스로 잡은 제품의 완성도를 감안하면 새 앰프 제작을 위해서 여러 종류의 시작품을 만들고 테스트와 리스닝을 하여 최종완성에 이르기 까지 무려 2년이 소요되었다는 것이 마냥 놀랍지만은 않다.
회사명은 감정적 주관적 요소와 연관이 있는데 제품명은 그와는 반대로 이성을 뜻하는 말이어서 어느 쪽에 제작사가 말하려는 중점이 실려있는지 헷갈릴 소지가 있다. 제품을 들어보면 상반된 듯한 두 현상이 서로 잘 조화된 소리여서 제품명을 틀리지 않게 지었음을 알 수 있다.
스펙
수입원 : 케이원 에이브이 (02)761-6697
가격 : 380만원
제품소개
철저하게 제품을 보호하는 4중 포장을 벗기고 난 후 드러난 로고스 인티앰프의 자태를 감상하면서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것은 목재와 금속의 이질소재를 조합하고 반사가 많은 면의 가공과 반사가 가장 적은 검정색에 까지 이르는 다양한 재질과 면가공의 조합을 통해서 동적이고 개성만점의 외관을 만들었다는 점이었다.
언뜻 보기에 이 앰프는 진공관 앰프처럼 보인다. 그런데 패소스의 앰프들은 사실 진공관, MOSFET의 하이브리드형 앰프라고 볼 수 있다. 단순히 출력석만 솔리드 스테이트로 갈아끼운 것이 아니라 특허를 가지고 있는 INPOL이라는 기술(진공관은 전압 게인을 위해서, 트랜지스터는 전류 게인을 위해서 사용하도록 하는)을 사용했다.
로고스 인티앰프는 프리앰프와 파워앰프를 하나의 몸체 안에 집약시킨 것이라고 한다. 초단은 진공관(6922)으로 밸런스드 방식의 순 A급 증폭회로를 구현했다고 한다. 볼륨은 편차없는 완벽한 좌우 대칭 및 100단계의 정교한 볼륨컨트롤이 채용되었다. 이전의 패소스의 앰프에서 볼륨으로 사용되었던 포텐셔미터는 에디 커런트를 유발시키는데 이것이 진공관 스테이지에 보존되고 그런 영향아래에서 오디오 신호를 흘려보내고 있기에 그것이 오디오 신호에 영향을 주어왔던 점이 있었는데 새로운 볼륨을 채용하면서 그런 영향이 사라지게 되었다고 한다.
출력부는 두 채널을 동작시키는데 공유로 사용하는 부품을 없애고 개별 채널별로 할당시켜서 완벽한 듀얼 모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출력에 대한 요구 용량보다 여유 있는 사이즈의 트랜스포머와 파워 서플라이를 탑재해서 고품질의 전원을 공급한다고 한다.
제품 구성
100스텝을 가지는 볼륨은 조작감도 괜찮을 뿐만 아니라 음량이 숫자로 나타나서 음량을 기억하고 싶은 까다로운 사용자의 요구에도 부응하기 좋게 되어 있다. 필자가 아캄A85나 마크레빈슨 383같은 기기들을 부러워하는 이유는 이들 기기가 음량을 숫자로 표시해주기 때문이다. 어쨌든 로고스 인티앰프는 볼륨 조작을 할 동안에는 표시가 읽히기 좋도록 잠시 밝아졌다가 또 다시 약간 어두워지도록 고안되었다. 리모컨은 목재로 되어 있으며 단 4개의 버튼만을 가지고 있다. 음량을 크게, 작게, 셀렉터, 뮤트 스위치. 셀렉터는 릴레이를 사용하여 순차적으로 잡히도록 되어 있어서 일반적인 사용에서라면 별 불편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필자의 경우는 제품을 비교하느라 두 대의 CD플레이어를 연결해서 사용해야 했는데 A/B 비교조작을 하기에는 셀렉터의 조작방식에 불편함을 느꼈다. 리모컨은 정확하게 겨냥을 해서 조작해야 비로소 동작하지만 실수로 버튼이 눌려서 음량이 최대로 커진다거나 하지는 않기 때문에 놀랄 일은 생길 수 없으며 역설적으로 사용자의 실수에 대비한 안정성이 있다고 봐야겠다.
제품을 켜고 끌 때는 스피커에서 퍽 하는 소리가 나오지만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며 스피커보호부품이 생략된 (음질 때문에) 경우에 흔히 일어나는 현상이다.
스피커 터미널은 굵은 심선의 나선을 끼우도록 중앙 심지가 굵다. 그래서 일반적인 말굽단자형 스피커 케이블을 연결하기에 쉽지 않게 되어 있다.
리뷰로 제공받은 제품에서는 트랜스의 험이 나지막이 들렸는데 조용한 상태에서는 1미터 정도 떨어져도 감지는 되는 수준이다. 필자가 주거하는 아파트의 전원사정이 혹시 좋지 않은지도 모르므로 다른 환경에서는 이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지도 모른다.
제품이 제 소리를 내주는 데는 켜고나서 20분이면 충분하다고 제작사에서 밝히고 있으며 항상 켜놓고 있으면 진공관의 수명이 짧아지고 전력소비도 크기 때문에 사용 후에는 반드시 꺼두는 것이 좋겠다. 계속 켜놓으면 방열판이 매우 뜨거워진다.
들어보기
간혹 소비자들의 사용기에서 오디오의 특성을 표현하다 보면 재생음에 음악성이 있다는 식의 애매한 표현으로 칭찬하는 경우를 보곤 하는데 로고스 역시 그런 표현이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올라서 사용하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분명 그런 수사를 사용할 만한 자격이 있는 훌륭한 재생특성을 가지고 있다. 로고스는 진공관을 사용한 것은 맞지만 화성적인 왜곡을 극대화 시켜서 예쁜 소리로 승부를 거는 진공관앰프와는 애초부터 노선이 다르다. 화성적인 왜곡이 적어 음색이 특별히 아름답게 들리지는 않지만 차갑고 가녀리게 들리는 것도 아니며 매우 정직하고 자연스런 소리를 내준다. 공간의 정보가 잘 드러나도록 고역이 잘 틔여 있고 투명하여 공기감의 재생이 좋다, 그런데도 고역은 날카로움을 강조하지 않아서 실키하고 달콤하며 음악을 듣는데 피곤을 주지 않는다, 전기적인 잡스런 배경잡음이 줄어들어서 음악신호 저변에 깔려있는 스테이지의 공간감 재생이 잘 되고 정제된 소리를 내준다, 진공관앰프보다는 저역 재생에서 스피드가 빠르며 다이나믹스도 좋다.
굳이 진공관 앰프와 비교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보여지지만 로고스 인티앰프는 쟈디스 오케스트라 레퍼런스보다 중립적이고 완성도 높은 음색을 갖추고 있고 한 수 위의 스피커 구동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비슷한 가격대의 분리형이나 일체형 트랜지스터 앰프에 비교해 보자면 음색의 면에서는 로고스에 다소의 우월성이 있는 한편, 대편성곡처럼 저역 에너지가 많이 쏠리는 곡에서는 트랜지스터 앰프가 다소 우월하게 느껴질 소지가 다분하다고 볼 수 있겠다.
바하의 부활절 오라토리오 1악장에서는 온화함과 유기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며 음색의 정확성으로 인해 여러 악기들 사이에 특정 음색을 가진 악기가 과장되어 튀어나오거나 하는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관악기들도 신명나게 불어제끼고 있지만 팀파니는 녹음이 원래 그런지 몰라도 약간 벙벙대는듯이 들린다.
2악장에서는 목관악기인 오보에의 소리를 진짜같은 음색으로 재생하여 눈을 감고 있으면 연주장에서 듣는 것으로 여겨질만큼 그럴싸하다. 중역 주파수 재현이 정확하지 않은 재생장치에서는 목관악기의 소리를 표나게 어색하게 내주는 경향이 있는 것을 보곤 하는데 이 제품은 그럴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이 가격대 혹은 동등한 클래스의 제품을 아우를 만큼 탁월한 중역의 순수성을 가지고 있다.
레스피기 작곡 시바의 여왕-벨키스 조곡을 들어보면 북과 팀파니의 울림이 페이스는 크게 문제가 느껴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정교하게 잘 제어된다는 느낌을 주지는 못한다. 이런 특성은 트랜지스터 앰프이면서도 진공관 앰프의 느낌으로 튜닝한 유니슨 리서치의 유니코i 인티앰프와 유사한 저역재생특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유니코i 보다는 무게감이 살짝 덜 느껴지며 비교적 약간 덜 풀어진 듯한 저역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이 제품의 저역 통제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암시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며 단지 수치상으로밖에 표현되지 않는 스펙으로는 저역의 품질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주관적인 청감상의 느낌을 표현하려고 한 것일 뿐이다.
맺음말
로고스 인티앰프는 무더위 속에서도 A클래스 증폭의 열기로 인해 괴로움을 느끼는 것보다는 듣고 있는 즐거움이 더 커서 더위의 고통을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는 좋은 제품이었다고 제품을 소개하고 싶으며 완성도 높은 인티앰프를 찾고자 할 때 반드시 들어보셔야 할 제품으로 적극 권하고 싶다.
시청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