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도널드 페이건의 솔로 데뷔 앨범이자 지금까지 그가 낸 최고의 앨범인 the nightfly가 발표되었다. 그리고 얼마전 거의 40년이 지나 라이브 앨범이 나왔다. 2019년 공연을 녹음한 것이다.
흠... 재미있군.
실제 공연이 어땠는지 알 수 없지만 라이브 앨범은 1982년 앨범에 수록된 곡을 순서대로, 스튜디오 연주 녹음 믹싱한 앨범와 흡사한 연주를 들여준다. 1982년의 지배적인 매체는 lp 였고 그 영향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the nightfly 스튜디오 앨범 총 연주 시간은 40분이 넘지 않았는데, 라이브 앨범도 40분이 넘지 않는다. 물론 라이브 연주의 기세와 분위기가 간간히 전해 오지만 열기라고 하기에는 확실히 부족하다. 마치 스튜디오에서 연주한 라이브 앨범이라고나 할까. 원테이크로 녹음한 스튜디오 재즈 앨범이 더 현장감있게 느껴질 정도로 너무 매끄러워서... 나쁘게 말하면 인공적이고 작위적이라고 해도 좋을 라이브 앨범이다.
함께 한 연주자들은 바뀌었지만 연주자들이 초일급인 점에서는 82년 스튜디오 앨범이나 라이브 앨범이나 마찬가지다.
기타 jon herrington
드럼 keith carlock
베이스 freddie washington
피아노, 건반 jom beard
트럼핏, jay leonhart
백업 보컬, carolyn leonhart, jamie leonhart
혼섹션, jom pugh, walt weiskopf, roger rosenberg
초호화 투어링 밴드다.
젊은 시절의 창작물로 노년의 가을걷이를 하는 것은 뻔한 공식이긴 한데 그래도 도널드 페이건은 다른 밴드나 가수에 비해 느지막히 하는 편이긴 하다. 인생 황혼에 터진 리비 티터스와의 불화로 급전이 필요했는지, 아니면 그간 모아둔 돈이 씀씀이를 견디지 못했는지, 이도 저도 아닌 다른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페이건도 sunken condo 앨범 후로는 확실하게 추억팔이로 노선을 정한 듯 하다. 거의 같은 시점에 steely dan 라이브 앨범 northeast corridor - 이 앨범은 확실히 라이브 연주다 - 를 낸 것으로 봐도 이런 생각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 어찌되었건 노래와 연주는 여전히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