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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SP-A800B DLP 프로젝터 (2)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7. 11. 16.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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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블랙바, 감마의 관계

우리는 앞서서 삼성 A800B가 비록 다크칩2를 사용했지만 IRIS와 명암/밝기를 적절히 조정하면 게인 1.3 스크린에서 2500:1까지도 명암비를 이끌어 낼 수 있음을 살펴 보았다. 물론 게인 1.0 이하의 잘 세팅된 그레이호크를 사용한다면 그 이상의 명암비도 가능하다. 다크칩2가 다크칩3에 비해 명암비가 낮고 블랙이 뜨는 것은 사실이지만, 삼성 A800B의 블랙 문제를 온전히 다크칩2에 돌릴 수는 없다는 이야기이다.

앞서 살펴 보았던대로 온/오프 명암비를 2000:1 이상 수준으로 만들어 놓고 실제 영상을 보면 영상 화면 속에서는 블랙이 뜬다는 느낌을 거의 받지 못한다. 우리는 실제 영화를 보면서 수 많은 포인트의 블랙을 접하게 되지만 그 블랙들은 대개 독립적으로 우리 눈에 지각이 되는 것이 아니고, 주변에 같이 어울려 있는 다른 계조 포인트들과 어울려 우리 눈에 지각이 된다. 화면 전체에서 블랙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으면 어느 정도 들떠 있어도 어둡게 느껴지거나 무시될 수 있고, 화면 전체에서 블랙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면 자연히 블랙 레벨에 민감해지게 마련이다. (오토 아이리스도 이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렇듯 실제 우리가 접하게 되는 블랙은 주변광에 밀접한 영향을 받는데 우리 눈이 지각 작용 때문이 아니라 실제로 화면 상에서도 밝은 부분이 어두운 부분에 빛 간섭을 일으켜 블랙 레벨을 뜨게 만든다. 따라서 앞서 우리가 살펴 보았던 온/오프 명암비에서의 블랙의 밝기는 올바른 아이리스 모드를 선택하고 기기의 성능을 파악하기 위한 방편일 뿐이지 결코 실제 화면에서 나타나는 레벨의 밝기가 아니다. 실제 시청 시의 명암비와 유사한 값을 얻기 위해 제시되는 명암비 측정 방법이 바로 "안시 명암비"이다. 화면을 가로, 세로 4x4의 체커보드 패턴(또는 6x6, 8x8을 쓰기도 한다)으로 나누어 각각의 블록에 대한 밝기를 측정하여 평균값을 구하는 방식인데 온/오프 명암비에 비하면 훨씬 더 실제적이다. 그러나 안시 명암비 역시 실제 영상과는 조건이 많이 다르다. 실제 영상은 그렇게 피크 화이트/피크 블랙으로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계조별 밝기의 점층, 즉 감마에 따른 변수를 안시 명암비는 또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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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1] 4X4 Checkerboard Pattern

어느 것이든 완벽한 방법은 없다. 그래도 일단 안시 명암비는 온/오프 명암비보다 실제 영상에 많이 근사한 편인데, 이 또한 프로젝터 방식에 따라 판단에 가감(加減)을 두어야 한다. 똑 같은 안시 명암비라고 해도, LCD와 DLP 그리고 CRT가 각기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 또 프로젝터 방식에 따라 온/오프 명암비에 비해 안시 명암비가 높게 나오는 정도가 각기 다 다른데, 광원 차단이 가장 어려운 LCD 방식은 온/오프 명암비가 높더라도 실제 안시 명암비는 낮게 나오며, 상대적으로 DLP는 안시 명암비가 더 높게 나오는 편이다. 한편 CRT의 경우 온/오프와 안시 명암비의 차이가 가장 작은 편이며, 아주 작은 수치의 안시 명암비라고 해도, 암부 계조가 섬세한 탓에 실제로 시청자가 느끼는 명암비는 같은 수치의 LCD나 DLP 보다 훨씬 더 큰 편이다. 이렇듯 프로젝터 방식에 따라 블랙에 대해 느끼는 감(感)이 또 각각이다.

이렇기 떄문에 우리가 실제 영상에서 블랙을 체감하고 평가하는 과정은 상당히 복잡하며 결코 일률적인 수치로 단편화 시킬 수가 없다. 따라서 온/오프 명암비만 가지고 평가 할 수는 없다. A800B의 안시 명암비는 약 110:1 정도로 같은 다크칩2를 사용한 옵토마 HD80의 150:1과 비교 해서도 다소 낮다. 그러나 이 정도면 실제 영상을 볼 떄 그다지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위, 아래의 블랙바이다.

16x9 즉 1.78:1 스크린에서 2.35:1 화면비의 영화를 보려고 하면 스크린 상하단에 블랙바가 생기게 된다. 이 블랙바가 말 그대로 0%짜리의 리얼 블랙이면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런데 그렇게 될 수가 없다. 이 부분에서도 역시 미소량의 광 레벨이 존재한다. 이 레벨이 문제다. 삼성 A800B는 이 블랙바 부분의 레벨이 타 기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그건 비단 이번 A800B 때만이 아니다. 예전 H800BK 때에도 그랬고, 그 이전 모델인 H700AK 때에도 역시 그랬다. 이 블랙바의 레벨은 DLP가 LCD와 확실한 차별점을 보이는 포인트이다. LCD 프로젝터는 DLP에 비해 상대적으로 광원 컨트롤이 용이하지 않다. 그래서 LCD 계열 프로젝터는 실제로 블랙바가 상당히 많이 들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삼성 A800B의 블랙바의 레벨이 LCD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LCD 계열 중에서도 블랙이 안정되었다고 알려져 있는 JVC의 HD1 같은 모델은 블랙바가 A800B 보다 더 가라 앉아 있다. 아무튼
블랙바 부분의 레벨이 높은 것은 삼성 프로젝터가 해결해야 할 숙원 과제 중 하나이다.

그렇다 보니 이렇게 된다. 삼성 A800B로 16:9 (1.78:1) 화면비율의 영화를 보게 되면 사실 상 전혀 블랙이 들떴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온/오프 기준으로 안정된 레벨로 평가받는 0.015 칸델라 안팎으로 블랙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실제 영화를 볼 때에는 전혀 들떴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그러나 2.35:1 영화 소스를 볼 때에는 블랙이 꽤 신경이 쓰인다. 바로 위, 아래로 포진한 블랙바 때문이다. 지금부터 이 부분을 좀 더 분석해보자. 차제에 스크린 또는 스크린 주변에 대한 매스킹이 화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겸사해서 설명해보고자 한다.

비단 삼성 A800B이 아니라 하더라도, 심지어 블랙이 가장 안정되었다고 하는 CRT 프로젝터 조차도 블랙바는 신경이 쓰이는 존재다. 일전에 필자가 2.35:1 아나몰픽 영상이 최근 해외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소개한 바 있는데, 2.35:1 아나몰픽 렌즈의 강점 중 하나가 블랙바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블랙바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대처 방법은 필자처럼 "듀얼 매스킹 스크린"을 설치하는 방법이다. (※ 사실 필자는 4:3 소스까지 감안해 듀얼이 아닌 트리플 매스킹 스크린을 설치했다) 듀얼 매스킹 스크린이란 기존의 스크린 앞에, 매스킹용 블랙 스크린을 하나 더 장착해 2.35:1 화면을 볼 때에는 이 블랙 스크린이 앞으로 내려와 기존 스크린의 블랙바 부분을 가려주는 방식을 말한다. 아래 사진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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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2] 매스킹을 하지 않아 1.78:1 화면비가 그대로 나타나 있는 상태

위 사진은 일반적인 16:9 화면이다.(PS3의 초기 화면이다) 이 상태에서 듀얼 매스킹을 작동시키면 스크린 롤 박스에서 검은 색 천이 화면 앞으로 내려와 2.35:1 화면일 때 상단에 블랙바가 형성될 부위를 가려준다. 아래 화면이 매스킹이 내려온 상태이다. 그림의 상단과 하단이 가려진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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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3] 매스킹을 해 2.35:1 화면의 블랙바에 해당될 부분이 가려진 상태

매스킹 스크린은 위에서 내려온다. 따라서 듀얼 매스킹을 할 경우 아랫 부분은 어떻게 처리되는지 궁금하신 독자도 계실 것이다. 아래 부분은 원본 스크린 자체가 위로 올라가 아랫단 블랙바의 경계선에서 멈춘다. 따라서 아랫쪽 블랙바는 스크린 바깥으로 벗어나게 된다. 이 때 스크린의 뒷 배경이 밝은 색이면 하단의 블랙바 부분은 그대로 밝은 색으로 노출이 된다. 그러나 위 사진에서 보듯이 필자의 스크린은 스크린이 위로 약간 올라가도 아랫쪽 블랙바 부분이 전혀 알아차릴 수 없을 만큼 새까맣게 보인다. 그 이유는 스크린의 뒷 배경을 블랙으로 마감 처리 했기 때문이다.

필자처럼 스크린의 주위를 모두 블랙으로 처리하는 것이 사실은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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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4] 상하좌우가 모두 블랙으로 마감처리 되었다.

위 화면을 보자. 스크린의 상하좌우가 모두 블랙으로 마감처리가 되었다. 아래 확대 사진처럼 상단, 하단, 좌우단 모두가 블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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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 6] 스크린 상단 주위, 하단 주위 모두 블랙으로 매스킹 처리가 되어 있다.

필자의 경우는 전동 스크린이 위로 올라가면 그 자리에 RPG Defractal 음향판이 전면에 6개가 배치되어 자리하고 있다. RPG 음향판은 블랙 컬러가 아니기 때문에 매스킹에 방해가 된다. 그래서 필자는 스피커에 사용하는 검은색 그릴 천을 구해 음향판 앞을 가렸다. 그 외에도 벽 부분도 검은색 도장을 했고 천정의 RPG 스카이도 검은 도료를 사용해 매스킹 처리를 했다. 심지어 앞 쪽에 설치된 스피커나 앰프의 마감재까지도 가급적 블랙을 사용했다.

사실 필자처럼 하는 것은 결코 용이한 일이 아니다. 우선 전용 룸이 있어야 하고 AV에 올인하는 과감한 마음도 가져야 한다. 듀얼 매스킹 스크린 또한 간단치가 않다. 스크린 롤 박스 안에 두 개의 롤(본래의 화이트 스크린과 매스킹용 블랙 스크린)이 들어가기 때문에 제작 비용이 많이 든다. 해외의 완성품을 구입하려면 금액이 엄청나고, 국내에서 제작하더라도 1.5배는 감안해야한다. 그나마 제작할 수 있는 업체도 몇 군데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례를 소개하는 이유는 영상에서 "블랙 매스킹"이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강조하고 싶어서이다. 위와 같은 극단적인 매스킹이 아니더라도 바라건대 독자들은 가급적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스크린 주변을 매스킹 해 주기를 부탁한다. 영상의 품질에 적잖이 큰 영향을 미친다. 우선 순위는 스크린 상단 천정부분 → 스크린 하단 전면 벽면 → 스크린 하단 바닥면 → 스크린 좌우의 전면 벽면 순(順)이다. 열렬한 AV 동호인 중 한 분은 벽면에 벨크로를 붙여 놓고 2.35:1 영상을 볼 때 마다 검은 색 천으로 블랙바 부분을 가렸다가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떼어서 말아 놓는 정성을 보이기도 한다. 오디오에서 기기의 성능 못지 않게 룸 환경을 중요시 여기듯, 비주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비주얼에서의 룸 튜닝은 단 한 가지 "블랙 매스킹"이다.

블루레이 타이틀 두 편을 준비했다. 한 편은 2.35:1의 "킹덤 오브 헤븐", 다른 하나는 1.78:1의 "괴물". 전자는 블랙바가 있고 후자는 블랙바가 없다. 두 편 다 블랙이 영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이다. 먼저 "킹덤 오브 헤븐"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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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7] 킹덤 오브 헤븐 : 블랙바가 노출된 일반적인 2.35:1 스크린

위 화면은 "킹덤 오브 헤븐"의 한 장면을 일시 정지 시킨 뒤 찍은 스크린 샷이다. 이 샷에서 필자는 A, B, C 세 포인트를 임의로 지정했다. 모두 블랙 포인트 부분이다. A는 화면의 중앙이고, B는 블랙바와 맞닿은 부분이며 C는 블랙바 부분이다. 매스킹을 하지 않은 상태라 C 부분은 A800B가 내보내는 주는 블랙바 그대로의 상태이다. 이 상태에서 필자는 A, B, C의 세 포인트의 블랙 레벨을 측정했다. (위 스크린 샷은 독자들의 가독성을 위해 보조등을 켜고 촬영을 했다. 그러나 실제 측정은 암전 상태에서 했다.)

그 다음 듀얼 매스킹 스크린을 작동 시켜 블랙바 부분이 매스킹 된 상태의 화면, 즉 아래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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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8] 킹덤 오브 헤븐 : 블랙바를 매스킹해 감춘 상태의 2.35:1 스크린

이 상태에서 역시 동일한 A, B, C 세 포인트의 조도를 측정했다. ([그림 8]의 화면 좌하단에 있는 일시정지 아이콘을 유심히 살펴보면 [그림 7]의 아이콘과 달리 2/3 정도가 매스킹 되어 가려져 있음을 알 수 있다.)

    포인트   논 매스킹     매스킹
       A      0.112     0.112
       B      0.075     0.055
       C      0.023     0.004
[표 1]                               (단위: cd/㎡)

필자가 지적했던 내용이 [표 1]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매스킹이 되었던 안 되었던 중앙의 A 포인트는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사람들은 매스킹이 되었을 때에는 블랙이 뜬다는 느낌을 못 받다가 매스킹이 되지 않은 블랙바가 노출되면 블랙이 뜬다는 느낌을 받는데, 실제로 중앙 부분은 밝기에 차이가 없다. 즉, 언급한 느낌의 변화는 중앙 부분 때문이 아니라는 뜻이 된다.

블랙바에 해당되는 C 포인트의 밝기를 보면 매스킹이 안 된 블랙바 상태[그림 7]에서는 0.023 cd/㎡이 측정된 반면, 매스킹을 한 상태[그림 8]의 C 포인트는 불과 0.004 cd/㎡의 밝기만을 보여준다. 0.004 cd/㎡는 풋램버트로 하면 0.001fL에 불과한 딥 블랙 수치로 [그림 7]의 노출된 블랙바에 비해 밝기 레벨이 85% 이상 줄어 든 상태이다. 그 영향은 고스란히 영상과 블랙바가 만나는 경계면인 B 포인트에 영향을 미친다. [그림 7]의 B 포인트 밝기는 [그림 8]의 B 포인트 밝기보다 무려 35%나 더 밝았다. 블랙바가 영상의 블랙레벨이 미치는 영향이 꽤 크다는 증거이다.

비단 이 수치 때문이 아니다. 흔히 많이 쓰는 1.78:1 스크린에서 2.35:1의 영화를 볼 때 스크린 전체에서 블랙바가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25%이다. 전체 화면의 25%에 해당되는 부분이 영화 시작부터 영화 끝날 때까지 내내 0.023 cd/㎡ 수준을 유지한다고 하면 신경이 안 쓰일 수 없다. (물론 블랙바 부분이 항상  0.023 cd/㎡은 아니다. 수시로 변한다. 그러나 위 [그림 7]이 전체적으로 어두운 화면이었음을 감안하면 아마도 대개는 이 보다 더 높은 수치일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16x9의 1.78:1 영상을 보면 A800B의 블랙에 대해 전혀 불만을 갖지 않고, 2.35:1의 영상을 보면 블랙이 거슬린다고 말하는 것이다. 실제로 A800B를 통해 "이산"이나 "태왕사신기" 같은 방송 소스를 보면 "블랙이 칠흑같다"고 종종 느낄 때도 있다. 온/오프 명암비 2000:1, 안시 명암비 100:1 이상만 되어도 블랙바만 없으면 소스에 따라서 칠흑같은 블랙을 얼마든지 느낄 수도 있다.

아래는 영화 "괴물"의 한 장면이다. 현서가 갇혀 있는 괴물의 은신처를 아래에서 위쪽으로 잡은 장면이다. 이 영화는 1.78:1의 화면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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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9] 괴물 : 블랙바가 없는 1.78:1 화면비의 영화로 블랙이 강조되는 장면이 많다.


좌하단의 일시정지 아이콘을 보면 그림이 블랙바가 없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샷에서도 중앙부(A)와 하단 경계부(B) 그리고 화면 바깥(C)을 각각 임의로 지정하여 조도를 측정했다. [그림 7, 8]과 달리 [그림 9]에서의 C 포인트는 스크린 내부가 아닌 완전히 스크린 바깥 부분이다. 이 C 포인트의 밝기는 0.004 cd/㎡. [그림 8]에서 매스킹을 한 블랙바 부분과 동일하다. A 포인트는 0.032 cd/㎡, 경계부분인 B는 0.025 cd/㎡. 육안으로 보아도 아주 시원하게 느껴질 정도로 착 가라 앉은 화면이다. 전혀 블랙이 거슬리지 않는다. 영화 "괴물"은 현서가 갇혀 있는 괴물의 아지트 부분, 괴물이 주로 활동하는 원효대교 아래 등 어두운 장소가 영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데, 블랙이 뜬다고 생각한 A800B에서 오히려 블랙이 아주 세밀하게 표현이 된다. 블랙바가 없기 때문이다. 만일 위 [그림 9]에서의 C 포인트가 노출된 블랙바였다면, "킹덤 오브 헤븐"의 앞 장면을 감안할 때 그 부분만 벌써 0.023 cd/㎡ 정도가 나왔을텐데, 경계면이 B 포인트가 0.025 cd/㎡가 나왔을리가 없다. 어쩌면 중앙부보다 더 레벨이 높아졌을 수도 있다.

이렇다면 과제는 정해졌다. 사용자와 제조사 양 측의 과제이다. 사용자들은 가급적 블랙바 부분의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스크린 주변을 매스킹 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비단 삼성 프로젝터가 아니더라도 이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일단 어설프더라도 또 임시 방편이더라도 매스킹 작업을 시작해보자. 시각적으로 과연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직접 느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매스킹의 위력을 한번 느끼게 되면, 필연 예전에 없던 용기(?)가 솟아 오르게 될 것이다. (사실 전면 벽면에 검은 색 마감을 시도한다는 것은 우리네 생활 관념에서는 상당히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매스킹 작업은 스크린이 화이트 소재일 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그레이 계열의 스크린이라면 더 더욱 매스킹이 효과적이다.

한편 제조사, 즉 삼성 전자 입장에서는 예전 720p 모델 때부터 이어져온 "블랙바의 레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명암비 특성이 아무리 높아져도 이 문제를 개선하지 않으면 효과가 반감되고 만다. 광학 설계 상의 문제인지, 아니면 소프트웨어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문제인지 알 수 없으나 아무튼 차기 버전에서는 "그림이 나오는 부분"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그림이 나오지 않는 부분" 또한 크게 신경을 써야 할 필요가 있다.

색 정확도

삼성 프로젝터는 전통적으로 색상/색 포화도 및 색온도, 유니포미티 등 색 밸런스에 관한한 일체의 항목에서는 그 어느 경쟁 제품에도 뒤지지 않는 강점을 보여 왔다. 그 강점은 1080p 프로젝터에도 그대로 이어져 내려왔다.

아래 도표는 A800B의 Primary/Secondary Color CIE 색 차트이다. 검은색 실선은 ITU BT.709에 규정된 표준 좌표 선이고, 흰색 실선은 삼성 A800B의 측정 좌표를 이은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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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0] 삼성 A800B의 CIE 1931 차트 (1080p REC 709 기준)

역시 예상대로 대단히 정확한 색 좌표를 보여주고 있다. 표준 좌표를 이은 검은색 실선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삼성 A800B의 측정치(흰색 실선)와 거의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드와 블루는 거의 100% 일치하고 있고, 그린만 Y 값에서 미세한 차이를 보일 뿐이다. 그나마 그린 영역이 작은 u'v' 차트로 보면 그 조차도 전혀 드러나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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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1] 삼성 A800B의 CIE 1976 u'v' 차트 (1080p REC 709 기준)

특히 놀라운 것은 Yellow, Cyan, Margenta의 세컨더리 컬러가 표준 좌표에 거의 그대로 부합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전에도 설명한 바 있거니와 컬러 좌표의 정확도는 중심 색상 값이 자기로 부터 파생되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중간 색상의 정확도를 프랙탈처럼 연쇄적으로 책임지기 때문에 프라이머리와 세컨더리 컬러의 정확도 및 상관도가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삼성 A800B는 거의 나무랄데 없는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 A800B        표준 좌표(709)
        X       Y       X       Y
      Red    0.638    0.331    0.640    0.330
     Green    0.298    0.595    0.300    0.600
      Blue    0.151    0.061    0.150    0.060
    Yellow     0.419     0.507     0.419     0.505
     Cyan     0.225     0.331     0.225     0.329
  Margenta     0.324     0.154     0.321     0.154
[표 2] 1080p HDMI 입력 기준

[표 2]에서 보듯 실제 좌표값 또한 표준 좌표 값에 대부분 0.000~0.002 범위 안에서 일치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이 측정오차(±0.003) 안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전문적 Calibration을 실시한 후의 색좌표

대부분의 영상 기기들은 색온도를 조정하는 기능은 탑재해도, 기기 본류의 색좌표를 수정하는 기능은 제공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부분까지도 출시 후에 조정하여 다시 색 좌표를 맞출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들도 등장하고 있다. 이는 영상장비에 대한 평가 기준이 엄격해지고, 미국의 ISF 처럼 전문적으로 세팅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다른 한편 영상 기기들이 디지털화 되면서 소프트웨어적으로 통제가 쉬워지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다.

삼성 프로젝터는 720p 시절 부터 이 기능을 탑재하고 있었다. 그러나 물론 이 기능은 일반인들이 접근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서비스 모드" 안에 숨어 있다. 2005년에 출시되었던 야마하의 DPX1300과 2006년 출시된 샤프의 XV21000도 색 좌표를 수정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들 기종은 모두 관련 메뉴를 바깥으로 오픈 시켜 놓았다. 그러나 오픈이 되어 있어도 어차피 전문적인 장비를 갖추지 않으면 이들 메뉴는 단 한 치도 제대로 조정을 할 수 없다. 경험에 의하면 야마하의 DPX1300은 비교적 컨트롤이 용이하게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구성해 놓았으나, 정확성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었고, 샤프 XV21000은 CMS(Color Management System) 메뉴를 통해 이 기능을 제공하는데 변수가 많아 조정이 상당히 어렵다. 전문 장비와 지식을 동원해 한 시간 넘게 작업을 해야 한다.

이에 비해 삼성 프로젝터는 조정 기능은 서비스 모드 안에 숨어 있지만, 실제 사용방법이 굉장히 쉽고 간단하다. 제공되는 패널 컬러 패턴을 컬러 어널라이저라는 전문 장비로 읽어 얻은 X, Y 좌표 및 조도를 기록해 두었다가 서비스 모드에 진입해서 관련 항목에 그대로 기입하기만 하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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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2] A800B 서비스 모드 안에 있는 컬러 좌표 조정 메뉴. RGB와 화이트 패턴 화면의 X, Y 좌표와 밝기(L)를 전문장비로 읽어 들인 후 위 메뉴에 그대로 기입만 해주면 끝난다.

기입된 수치를 A800B가 알아서 계산해 자신의 색 좌표 값을 조정하는데 그 결과물이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다. 위에서 살펴 보았듯이 삼성 A800B는 디폴트에서도 색 정확도가 매우 우수해 사실 굳이 서비스 모드를 통한 세팅을 시도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 색좌표 조정 서비스 메뉴의 정확도를 가늠해 보기 위해 일부러 조정을 다시 시도해 보았다. 그 결과 얻어진 색 좌표 및 측정 수치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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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3] 삼성 A800B의 서비스 모드 조정 후의 CIE 1931 차트 (1080p REC 709 기준)

마치 미리 프로그램을 조작이라도 해 놓은 듯 아주 정확하게 색 좌표가 일치하고 있다. 실제 수치 상으로도 그렇다. 오차범위(±0.003) 안에 들어 있던 수치 조차도 더 오차 한도가 줄어 들었고 0.005 정도 틀려 있던 Green의 y 값도 정확하게 조정이 되었다.

     삼성 A800B(조정 후)        표준 좌표(709)
        X       Y       X       Y
      Red    0.640    0.331    0.640    0.330
     Green    0.300    0.600    0.300    0.600
      Blue    0.150    0.062    0.150    0.060
    Yellow     0.419     0.506     0.419     0.505
     Cyan     0.225     0.328     0.225     0.329
  Margenta     0.321     0.156     0.321     0.154
[표 3] 1080p HDMI 입력 기준

삼성 프로젝터의 정확한 색 정확도는 정평이 나있던 것이지만 이번 A800B는 그 중에서도 압권이라고 할 만큼 색 정확도의 표본을 보여 주고 있다. 대단히 인상적이다. 색 좌표는 밝기나 스크린에 따라 약간씩 범위가 달라지기는 하지만 그 편차가 그다지 크지 않다. 삼성 A800B는 기본적인 디폴트 색 좌표 값이 정확한 편이라는 점도 장점 중 하나이다.

색온도 및 그레이스케일 유니포미티

삼성 프로젝터의 또 다른 전통적인 강점 중 하나가 바로 정확한 색온도와 그레이스케일 유니포미티의 균일성이다. 삼성 A800B는 모두 네 가지의 화면 모드를 가지고 있다. [선명한 화면], [표준 화면], [부드러운 화면 1], [부드러운 화면 2]가 각각 그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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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4] 화면 모드를 모두 4가지가 제공되며 사용자는 3개까지 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다.

말 나온 김에 명칭(Naming) 이야기 잠깐. 필자가 장난끼 섞인 뜻으로 곧잘 "밝날라 모드"(밝기만 하고 계조가 다 날아가 버린 화면 모드)라고 부르는 화면 모드를 "선명한 모드"라고 삼성은 항상 칭한다. 뭐,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아래 [표 4]에서 보듯 9300K에 그래픽 감마를 기준으로 설정한 화면을 왜 "선명하다"고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선(鮮) 하지는 않고 명(明)하기만 하다. 아래에 보듯 8000K 색온도에 비디오 감마를 사용한 모드를 삼성에서는 "표준 화면"이라고 또 칭한다. 이 또한 하루, 이틀된 것이 아니니 그냥 넘어가자. 그런데 "부드러운 화면 1", "부드러운 화면 2"는 또 무엇인가? 전에 "영화 모드 1", "영화 모드 2"라고 부르던 것을 굳이 "부드러운..."으로 바꾸었다. 괜히 바꾸었다. "선명한"도 잘 모르겠지만, "부드러운"이라는 말도 잘 모르겠다. 기기는 조 케인씨 까지 동원해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기준 아래 맞춘다고 야단하면서 정작 이름 붙이는 일은 기준도 없고 주관적이기 짝이 없다. 그냥 "영화 모드"로 되돌렸으면 좋겠다.

   설정 색온도  설정 감마  실제 색온도
    선명한 화면      9300K    그래픽     9058K
      표준 화면      8000K    비디오     7940K
  부드러운 화면 1      6500K     필름     6463K
  부드러운 화면 2      5500K     필름     5530K
[표 4] 측정 색 온도는 80 IRE Window 기준.

위 [표 4]에서 보듯 A800B는 디폴트 치에서 설정해 놓은 색온도가 실제 측정 값과 ±50K 오차범위 내애서 모두 일치했다. 단 "선명한 화면"만 9300K이 디폴트 값으로 설정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9100K를 넘지 못했다. 따라서 디폴트 상태에서 화면 모드를 선택할 때에는 "부드러운 화면 1"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

이제 Grayscale Uniformity 측정과 조정을 시도해보자. "부드러운 화면 1", 색온도 6500K 모드를 기준으로 계조별 색온도를 측정했고 이어 R,G,B 게인과 바이어스를 이용해 조금 더 정밀한 캘러브레이션을 실시한 후 다시 Grayscale 색온도를 측정했다.

 

Before

After

IRE

색온도

δE

색온도

δE

30

6445

2

6491

1

40

6474

3

6502

0

50

6503

2

6486

1

60

6429

2

6561

1

70

6428

2

6475

1

80

6463

2

6501

0

90

6423

1

6487

1

100

6479

1

6412

1

            [표 5] 캘러브레이션 전과 후의 계조별 색온도 (부드러운 화면 1, 6500K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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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15] 캘러브레이션 전 계조별 색온도

[표 5]에서 나타나듯 A800B는 계조별로 상당히 균일한 색온도를 나타내 주었다. 유니포미티의 평탄성은 H800BK와 비슷한 수준이다. 캘러브레이션 조정 전 델타 에러값은 계조별로 1~2 수준인데 이는 상당히 우수한 값이다. 일반적으로 델타 에러 값이 5 이내에 들면 캘러브레이션을 통해 꽤 정밀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삼성 A800B는 캘러브레이션을 거친 후 델타 에러 값을 0~1 수준으로 줄일 수가 있었다. 이 정도면 그레이스케일 유니포미티는 충분히 만족할 만하다. [그림 15, 16]에서 보듯이 계조별 색온도는 캘러브레이션 전, 후를 가리지 않고 모두 6500K 근처에 평탄하게 퍼져 있는 특성을 보여 주었고 캘러브레이션을 통해 RGB의 밸런스가 좀 더 세밀히 들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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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16] 캘러브레이션 후 계조별 색온도

20 Step Lamp Pattern 역시 상당히 고른 분포를 보여주고 있다. 계조에 따라 색온도가 급격히 바뀌거나 특정 계조에서 레드 푸쉬 혹은 Blush 해지는 현상 등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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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17] 20 Step Horizontal Cross Lamp 패턴

감마

디지털 프로젝터는 CRT에 비해 암부 계조가 섬세하지 못하다. 부드럽게 계조가 이어지지 못하고 어느 단계에서 갑자기 비약적으로 밝기가 증가하는 현상이 있다. 이 것은 어쩔 수 없는 메카니즘 상의 한계이다. DLP의 경우 3판식이 등장하게 되면 아마도 감마 트랙킹을 좀 더 세밀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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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18] A800B의 Gamma Tracking (30~100 IRE)

이런 관계로 종종 디지털 프로젝터는 표준 감마인 2.2를 준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보면 0~40 IRE 부분이 자연스럽지 못하게 약간 지나치게 밝기가 증가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조 케인은 감마 2.2는 CRT 영상 기기를 기준으로 한 것이므로 디지털 프로젝터는 이에 대해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디지털 프로젝터의 경우라면 2.2를 고수하는 것이 자칫 깊은 암부 쪽을 Graysh 하게 만들 소지가 있기 때문에 깊은 암부 쪽을 차분히 가라 앉히기 위해서는 감마 값을 조금 더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삼성 A800B는 2.6을 기준으로 감마 값이 튜닝이 되었다.
 
일리 있는 주장이지만 필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필자는 어쨌든 2.2~2.4 범위 내에서 루미넌스 트랙킹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CRT 시절, SMPTE에서 2.2 감마를 앞장 서서 주창하던 인물이 조 케인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이러한 주장이 시대 변화에 맞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무리 영상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가지고 있는 조 케인이라고 하더라도, 또 그의 지론이 아무리 옳다고 하더라도, 오랫동안 표준으로 여겨져 온 값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공감대를 얻어 공통적인 약속을 이끌어 내야 하지 않나 싶다.

위 [그림 18]에서 보듯 실제로 삼성 A800B는 감마 값은 2.6 수준으로 나타난다.(노란 실선). 흰색 점선은 감마 값 2.4로 삼성 A800B의 톤 커브는 이 보다 약간 더 밑으로 내려가 있다. 일단 설정된 감마 값은 정확히 그대로 구현되었다고 볼 수 있다. 감마 값이 높기 때문에 블랙 부분의 움직임은 둔하고 화이트 쪽으로 갈 수록 밝기가 빠르게 변하게 된다. 자칫 계조력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암부는 뭉개지고 피크 화이트 쪽은 클리핑이 일어나기도 쉽다. 대신 계조력이 뒷받침 되면 그림이 더 섬세해지고 깊이 있는 영상을 만들어낸다. 전체 밝기를 과도하게 높이지 않는다면 일단 후자(後者)에 해당되는 섬세한 그림을 얻을 수 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감마 값이 높은 A800B의 기기 특성 상 밝기를 과도하게 높이면 암부가 섬세한 것이 아니라 모두 들떠버리게 되고 피크 화이트 쪽도 뭉개져 버리기 쉽다. 따라서 A800B 같은 기기는 밝기가 과도하면 안 된다.

(3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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