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리뷰

소니 DVP-NS999ES

hifinet 2003. 2. 27. 13:05

프로그레시브 스캔, SACD 멀티채널 기능의 플래그쉽 모델

조춘원(socio59@netsgo.com) 2003-02-27 11:41:02

소니의 플래그쉽 DVD플레이어 DVP-NS999ES가 국내에도 도입되었다. DVP-S9000ES의 후속기종으로 발표된 NS999ES는 그동안의 관행과는 달리 작년 하반기부터 북미시장에서 판매가 시작된데 반해, 일본에서는 신제품 발표조차 되지 않아 많은 이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던 제품이다. 리뷰를 작성하고 있는 현재(1월 초순)까지도 아직 일본에선 제품 발표 소식이 없는데, 리뷰용 제품이 일본 내수용 NS999ES 박스에 포장되어 도착된 점을 보면 일본내 발매도 임박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어쩌면 한일 동시 발매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S9000ES는 국내에선 정식 판매가 되지 않았지만, 필자를 포함해서 마니아라면 다들 한번쯤은 사용해 보았거나 그 화질을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이 드물 정도였다. 미국, 홍콩 등지에서 수입하거나 일본 내수용 제품을 들여와 용산의 전자상가에서 팔려나간 S9000ES의 수량도 상당하다는 소문이다. S9000ES는 발매 당시 경쟁사의 제품을 압도하는 탁월한 만듦새와 성능을 과시했다. 특히 매스 마켓 지향의 대형 가전 업체가 만들었다고는 믿기 힘들만큼, 고급스럽고 우아한 S9000ES의 디자인은 많은 아류작들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렇게 전작인 S9000ES가 대성공을 거둔 제품이었기 때문에 그 후속 기종이 마니아들의 초미의 관심사가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욱이 소니의 DVD플레이어들은 최초의 제품이었던 S7000부터 당대의 레퍼런스기기로 군림해 왔기 때문에,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발매된 NS999ES가 소니 플래그쉽 모델의 전통을 이을만한 성능을 보여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 고화질 프로그래시브 스캔 지원

  • 14bit/108MHz Video DA 컨버터 채용
  • 192kHz/24bit Audio DA 컨버터 채용
  • 대부분의 Media재생 가능 :MP3, 일반 CD, CD-R/RW, DVD-Video, DVD-R/RW (VR 및 Video 모드), DVD+RW, Super Audio CD 2채널 & 멀티 채널, VCD, SVCD
  • New FX 메커니즘 탑재 (고정식 베이스 유닛을 향해 트레이가 이동, 신호 판독의 정밀도를 높여줌)
  • SACD 멀티 채널용 딜레이 조정 가능
  • 고음질을 위해 R-Core 파워 트랜스포머 채택 및 분리형 오디오 회로 설계
  • 감마 보정 및 Y/C 딜레이 조정이 가능한 비디오 이퀄라이저 채용
  • 진동방지용 알루미늄 프론트 패널 채용
  • Virtual Surround Sound

  • BNR (Block Noise Reduction) : 화면잡음 감소 기능
  • DVE(Digital Video Enhancer): 영상출력 향상 기능
  • dts, Dolby Digital 디코더 내장
  • LCD 채용 유니버설 리모트 제공
  • Precision Drive 2 및 Twin Laser Pick-up 채용(Disc 재생시, 긁힌 DVD/CD를 안정적으로 재생)
  • Custom Picture Mode : 화질 향상을 위한 여러가지 모드를 내장, 소비자 취향의 화질을
    버튼 하나로 선택
  • Video Equalizer : 감마 보정 등을 통하여 전문가 수준의 화질 임의로 만들어 낼 수 있음
  • Instant Replay: 버튼 하나로 10초 이전의 화면 재생
  • Playback Memory : 300장의 Disc에 대한 정보 저장
  • Multi-Disc Resume : 300장의 Disc를 교환하여 재생시, 디스크 재생 중 멈추어진 지점을 기억하여 재생
  • 쉽고 섬세한 Set-up 제공: 스피커 간의 거리, 위치 등을 쉽게 조절, 입력하여 최적의 음장을 형성하게 할 수 있음


NS999ES를 S9000ES와 비교해 보면 우선 무게가 약 6.4kg으로 S9000ES의 절반 수준이다. 이렇게 무게가 줄어든 것은 S9000ES의 동판 샤시가 사용되지 않았고, 전원 트랜스도 커버가 없어진 것이 주된 이유라고 한다. 디자인도 완전히 달라졌는데, 소니의 SACD 플레이어 샤시에 표시창만 플렉시 글래스로 만들고, 얇은 트레이를 부착한 듯한 모양이다. Half Mirror Design으로 우아함을 과시했던 S9000ES에 비하면 평범하게 만들어져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물론 NS999ES가 허술하게 만들어진 제품은 아니다. 샤시는 S9000ES와 같은 프레임 구조로 만들어져 있고, 방진재를 사용하여 외부 진동을 차단했다. 전원부도 오디오와 비디오용을 별도로 구성하여 만전을 기했다. 트레이의 움직임은 오히려 더욱 부드럽게 향상되어, 마치 마크레빈슨의 CD플레이어를 연상케 하는 고급스러움을 지녔다. 리모컨은 NS900V에 사용된 것과 같은 것인데, 모양은 슬림하고 깔끔하지만 사용하기에 편리하게 만들어진 제품은 아니다. 소니의 제품 기획력에는 존경심마저 갖고 있지만, 소니 AV기기들의 리모컨이 만족스러웠던 적은 한번도 없었던 것 같다. 이 리모컨 역시 백라이트가 없고, DVD 영화 재생 중에 오디오나 자막을 바꾸기 위해서는 리모컨 상단의 LCD화면을 보면서 스크롤키를 상하로 눌러서 원하는 기능을 불러내야 한다. 버튼의 크기도 작아서 불편함을 느끼는 사용자들도 많을 것 같다. 리모컨 부분은 꼭 개선을 부탁하고 싶다.



다음으로 NS999ES의 비디오 부문을 살펴보면 프로그레시브 스캔 변환을 위해 소니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픽셀바이픽셀 액티브 I/P변환”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S9000ES에서는 제네시스사의 칩을 사용했었지만, 소니는 NS900V부터 독자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비디오 DA컨버터는 아날로그 디바이스사의 ADV7304A를 사용했다. ADV7304A는 108MHz/14비트 스펙으로 인터레이스드에서는 8배 오버샘플링을, 프로그레시브에서는 4배 오버샘플링을 하는 현재 최고 성능을 자랑하는 제품으로, 이미 데논 DVD-A1, 도시바 SD9500에 사용되어 탁월한 화질을 보여준 바 있다.



NS999ES는 매우 다양한 화질 설정 메뉴를 제공한다. 스탠다드, 다이내믹, 시네마 등 미리 설정되어 있는 것 이외에 사용자가 직접 화질을 조절할 수 있는 상세한 기능이 마련되어 있다. 기본적인 브라이트니스, 콘트라스트, 컬러, 휴 조정 외에 디지털 비디오 인핸서, 블록 노이즈 리덕션, 크로마 노이즈 리덕션, 루미넌스 노이즈 리덕션, 크로마 딜레이, AV얼라이먼트, 감마 등 모두 사용하기 벅찰 정도의 다양한 조정 기능을 제공한다. 이러한 기능들은 화질이 좋은 소프트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열악한 화질의 DVD 재생 시에는 활용해 볼 가치가 있다. 그리고 감마 조절 기능은 그레이 스케일을 단계별로 각각 조절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상의 밝은 부분은 건드리지 않으면서 어두운 부분만의 밝기만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확한 측정장비 없이 눈짐작만으로 맞추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가급적 건드리지 않는 편이 좋다. 물론 감마 조절이 정확하지 않다고 해서 기기에 손상을 주거나 하지는 않으니 과감하게 도전해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화면을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게다가 DVD 300장까지 저장 가능한 플레이백 메모리 기능을 함께 활용해 볼 수도 있다. 그리고 프로그레시브1에서는 소스가 필름/비디오 여부를 판별하는 기능을 조절하고, 프로그레시브2에서는 비디오 소스에서 정지화면이 많은 경우에는 Still, 움직임이 많을 때는 Move로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DVD 화질과 더불어 NS999ES의 SACD 재생 기능 역시 상당한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지난호 SCD-XB780 리뷰에서도 언급했듯이, 소니는 자사가 제안한 SACD의 보급을 위해 저가형 DVD플레이어에도 SACD 재생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그동안 소니의 SACD 재생 기능은 좋은 음질로 호평 받았고, SACD 보급에도 많은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다. DVD오디오가 재생 기기들의 열악한 성능 탓에 DVD오디오 포맷의 장점을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에 비해, 소니는 발빠른 행보로 시장을 장악해 나가는 중이다. NS999ES는 멀티채널 SACD 재생이 가능하며, 무엇보다 정교한 베이스 매니지먼트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 점이 특징이다. 멀티채널 SACD에서 베이스 매니지먼트는 정확한 재생을 위해 매우 중요한 기능이다. 멀티채널 소프트를 제작하는 스튜디오 환경은 전채널이 같은 스피커로 되어 있고, 시청 위치로부터 모두 동일한 거리에서 전대역을 재생할 수 있는 대형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다. 반면에 실제 가정에서는 설치 여건상 시청자와 스피커간 거리, 스피커의 구성이 모두 다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스피커의 성능 또한 충분한 저음을 낼 수 없는 북셀프 스피커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서브우퍼를 사용해서 저음을 재생해 주어야 한다. 돌비 디지털이나 DTS 같은 영화 사운드 재생에서는 AV리시버나 프로세서가 디지털로 딜레이타임을 조정하거나, 일정한 주파수 아래의 저음을 서브우퍼나 프론트 스피커로 돌리는 베이스 매니지먼트를 하게 되지만, 아직 아날로그로 연결할 수밖에 없는 SACD 멀티채널 재생을 위해서는 반드시 SACD 플레이어에 베이스 매니지먼트 기능이 있어야 한다. NS999ES는 각 스피커를 라지 혹은 스몰로 설정하고 스피커와 시청자 사이의 거리를 0.05m 단위로 설정하여 딜레이 타임을 조절할 수 있다. 스피커를 스몰로 설정할 경우 120Hz 이하의 저음이 서브우퍼나 라지로 설정한 프론트 스피커에서 재생되는데, 120Hz라는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다소 높은 감이 있어서, 주파수를 조절할 수 있다면 더욱 만족스러웠을 것 같다. 그래도 이러한 베이스 매니지먼트 기능은 SACD 전용기인 XB-780보다도 진보된 것으로 소니가 DVD 재생 화질 못지 않게 음질에도 상당한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다.



시청을 위해 디스플레이는 바코 시네7 프로젝터와 소니 KV-DW36K9H 36인치 와이드 텔레비전을 사용했고, 엑스트론 204 비디오 프로세서를 사용해서 NS999ES의 인터레이스드 화질을 시청해 보았다. 소니의 플래그쉽 모델이라는 위치를 고려하여 데논, 아캄의 고급기기와 프로시드, 파루자의 초고가 기기와도 비교시청을 시도해 보았다. 그리고 아쉽게도 S9000ES와 비교시청을 하지는 못해, 기억에 의존해서 언급하게 된 점을 미리 양해를 드린다.

먼저 프로그레시브 스캔으로 시청을 시작했다. AVIA의 해상도 패턴을 띄워보니 6.75MHz까지 매우 선명하게 재생되었다. 100만원대 초반의 기기들 중에도 6.75MHz 부근에서 롤오프하는 제품들이 많은데 반해 NS999ES의 해상도는 합격점을 주어도 좋겠다. 크로마 업샘플링 버그에 대해서는 외국 AV포럼에서도 논란이 되었었다. 크로마 버그 유무를 제품 구매의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는 분들도 있을 만큼 민감한 부분인데, 토이스토리1 챕터4 부분을 보면 크로마 버그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리 심한 편은 아니라고 판단되었다. 물론 크로마 버그가 없는 데논 A1에 비교하면 우디가 들고 있는 마이크의 주변에 아티팩트가 보였고, 챕터3에 나오는 체스판의 붉은색의 라인이 깨끗하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지만, 36인치 텔레비전에서는 열심히 찾아보기 전엔 그리 눈에 거슬리지 않을 것 같다.

소니가 자체 개발한 디인터레이싱 기술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의견이 많은 편이다. 실리콘 이미지나 파루자에서 워낙 탁월한 성능의 칩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독자 개발을 고집하고 있는 소니가 오히려 포위공격을 당하는 듯한 양상인데, NS999ES의 디인터레이싱 성능은 S9000ES나 NS900V에 비하면 상당히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체적으로 S9000ES의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코밍도 줄어든 것으로 보였고, NS900V에 비교하면 암부의 계조 표현도 상당히 향상되었다. 어두운 장면이 많이 등장하는 블레이드2(코드3)의 재생화면은 데논 A1이나 아캄 DV-27과 비교해 부분적으로 디테일이 부족한 것을 제외하면 만족스러운 화면을 보여주었다. 할로우맨(코드3, 수퍼비트)을 보면 CG로 만들어진 인체 장기의 모습이 섬뜩할 정도로 생생하게 재현된다. 다만 데논 A1이 더 맑고 투명한 화면을 보여주어 전체적인 S/N비에서 앞서는 것으로 보인다.

고래의 도약(코드2)에서 등장인물의 윤곽선에 약간의 링잉이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었고, 화면 중앙에 고래가 등장하고 카메라가 횡이동하는 부분에서는 화면이 뚝뚝 끊기는 느낌도 들었다. 이는 파루자의 DCS나 프로시드의 PMDT는 매우 매끄럽게 재생을 해낸 부분이었다. 고가의 기기들이 보다 입체감 있는 화면을 보여주지만, 7-8배의 가격 차이를 고려하면 NS999ES의 가격대 성능비가 얼마나 높은지를 입증해주는 것과 같았다. NS999ES의 매우 선명하고 생동감 넘치는 컬러는 초고가의 기기들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인터레이스드 컴포넌트 영상출력을 엑스트론 204 프로세서에 연결하여 720p로 시청했는데, 필립스 962SA보다 컬러 새츄레이션이 우수하기 때문에 매우 자연스러운 화면을 볼 수 있었고, S/N비도 높아 깨끗하고, 안정된 영상을 얻을 수 있었다.



멀티채널 SACD를 재생해 보면 리어 스피커에서 재생되는 잔향이 자연스럽게 시청자를 감싸 안는다. 채널간의 레벨 매칭과 딜레이 조절이 정확히 되기 때문에, 스튜디오에서 의도한 서라운드 효과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텔락의 1812년 서곡이나 채널클래식의 브루흐 콜니드라이를 들으면 5채널의 어느 한 부분이 튀어나오지 않고, 리어 스피커를 거의 의식하지 못하면서도 마치 실제 공연장에서 듣는 듯 360도로 둘러싼 자연스런 음향을 만끽할 수 있었다. 야신타의 Lush Life에서는 다소 음상이 크고 부풀게 느껴졌는데, SACD 쪽이 중고역이 매끄럽게 이어지고 중저역대가 부풀어서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안락한 느낌이었다.



제품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원고 마감에 임박하여 제품 리뷰가 의뢰된 탓에 스스로 만족스런 리뷰를 진행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최대한 다양한 환경에서 여러 기기와 장시간 비교 시청을 하고 싶었지만, 여건상 불가능했던 부분이 많다. 앞으로 다른 기회에 빌어 심층적으로 탐구해 보고 싶다.

길지 않은 시청기간이었지만 미국 홈시어터 전문지 퍼펙트비전에서 아캄 DV-27을 앞서는 성능이라는 격찬을 받았고, 스테레오파일 가이드 투 홈시어터의 2003년 에디터스 초이스 골드 어워드에 선정될 만한 뛰어난 성능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인터레이스드 영상의 질이 우수하기 때문에 비디오 프로세서의 소스 기기로 활용한다면 그 값어치가 더욱 높을 것 같다. 사실감있고, 농밀한 컬러 표현은 적어도 2배가 넘는 가격의 제품과 견줄만 하다.

DVP-NS999ES는 S9000ES의 후계자로 보기엔 디자인과 물량 투입면에서 다소 부족함이 있지만, 실제 성능은 전작을 뛰어넘는 완성도를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격대 성능비를 고려하면 NS999ES는 고화질, 고음질 양쪽에서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다. S9000ES의 후속기라는 기대 때문에 다소 엄격하게 본 것도 사실이지만, 데논이 DVD-A1이라는 걸출한 기기로 영상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한껏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의 선두주자인 소니가 출시한 플래그쉽 모델이 경쟁업체와 소비자 모두에게 감동과 충격을 주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