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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어쿠스틱스 베토벤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6. 8. 12. 08:36

본문

서론
비엔나 어쿠스틱은 오스트리아의 스피커 메이커다. 바흐, 하이든, 모짜르트, 베토벤, 스트라우스, 말러 그리고 쇤베르그처럼 자국에서 활동했던 대작곡가들의 이름을 빌린 스피커로 유명하다. 하이든이 2웨이 북셀프 스피커로 가장 작고, 말러까지는 톨보이 형태의 스피커로, 현대 작곡가로 넘어 갈 수록 유닛 수가 많아지고, 스피커도 커진다. 현재 비엔나 어쿠스틱스의 라인업은 3가지로 분류되며, 하이든에서 베토벤까지는 그랜드 시리즈, 그리고 스트라우스와 말러는 레퍼런스 시리즈로 분류된다. 레퍼런스 시리즈에는 오라토리오라는 센터 스피커도 마련되었다.
스트라우스와 말러는 우퍼 유닛을 측면에 부착하였으며, 캐비닛이 뒤로 누워서 위상 일치에 신경을 쓴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쇤베르그는 세련된 생김새와 수준급의 음질로 호평받은 제품인데, 알루미늄 캐비닛을 사용한 홈 시어터 스피커다. 벽에 걸수 있도록 PDP등과 어울리도록 만들어진 쇤베르그를 제외하면, 비엔나 어쿠스틱스의 스피커는 전면 배플을 좁히고, 다수의 유닛을 사용하며, 고급스럽고 견고한 캐비닛을 사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비엔나 어쿠스틱스의 그랜드 시리즈는 기존의 클래식 시리즈를 새롭게 업그레이드 한 제품이다. 클래식 시리즈는 약 10년간 변함 없이 같은 제품으로 유지되었고, 새로운 그랜드 시리즈는 그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바인딩 포스트에서, 캐비닛, 그리고 드라이버까지 모든 부분이 달라지고 개선되었다.

제품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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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피던스 : 4Ohms
  • 주파수 응답: 28 - 22,000Hz
  • 감도: 91dB
  • 권장 앰프 출력: 50 - 300 Watts
  • 드라이브 유닛: 3 x 7” XPP Spider Cone Woofers / 1 x 5.5” XPP Cone Midrange / 1.1” Silk Dome, Hand Coated Tweeter
  • 로딩 방식 : 베이스 리플렉스
  • 크로스오버 : 3way, 6dB, 12dB 베셀 필터
    - MKP 커패시터(1% 공차), 메탈 필름 저항(1%), 인덕턴스 프리 인덕터 코일(0.7%), 미드레인지/트위터 - 공심 코일
  • 중량: 144 lbs. per pair
  • 규격(WHD): 7.5 x 42.7 x 15.7 inches (without foot) / 190 x 1085 x 400 mm (without foot)

베토벤 스피커는 3웨이 5스피커의 준 대형기에 해당하는 제품. 이 아래 기종으로 우퍼가 2개인 베이비 그랜드라는 자매 기종도 있다. 슬림한 박스형의 외관에선 특별해 보이진 않지만, 만듦새가 뛰어나고 음향적으로도 타당한 원리만 적용한 스피커라는 생각이 든다.
스피커에 베토벤이라는 이름은 이전에도 있었다. 여담이지만, 미국의 스피커 메이커인 오디오 아티스트리(Audio Artistry)는 각 채널이 본체와 서브우퍼의 2박스로 구성된 대형 스피커인 베토벤으로 역시 스테레오파일의 호평을 받은 적이 있었다.

베토벤 스피커의 유닛은 1.1인치 실크 돔 트위터, 5.5인치 미드레인지, 그리고 우퍼는 7인치의 XPP Spider Cone™을 사용한다. 베토벤 뿐만 아니라 비엔나 어쿠스틱스의 스피커들은 대개 트위터에 스캔스픽의 소프트돔 유닛을 적용하고, 미드레인지와 우퍼는 뒤가 비쳐 보이는 투명 진동판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며, 이는 베토벤에서도 마찬가지다. 진동판 뒤쪽에는 마치 자전거 바퀴살처럼 스파이더(spider)가 눈에 보인다.  새로운 그랜드 시리즈의 우퍼 유닛은 파워 핸들링이 향상되고 컨트롤도 좋아졌다고 한다. 미드레인지에도 우퍼와 같은 발전이 구현되었다고 한다.
트위터는 외관을 봐서 알 수 있듯이 Scan Speak제로 비엔나 어쿠스틱스과 협력으로 개발된 유닛이라는 것. 이번 버전에서는 특히 고음의 해상도를 높이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크로스오버는 배치 방식을 변경하여, 보다 효과적으로 신호를 드라이버에 전달하도록 했다. 단자는 금-은 합금 재질로 저항이 적고, 견고하며, 매우 깨끗하게 만들어졌다. 싱글 와이어링에만 대응하지만, 대신에 접속 단자는 스페이드와 바나나 플러그가 모두 가능하다. 
캐비닛의 디자인에 대해서는 좁아서 넘어질 것이 염려되기는 하지만 바닥 면적이 좁고, 키가 크며 날씬하기 때문에, 안 주인들이 무척이나 선호할 것 같은 인상이 든다. 배플 면적이 좁다는 것은 유닛에서 나온 소리가 재반사되어 이미징을 흐리는 일이 적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전면 배플은 1.6인치 두께로 대단히 견고하여 공진이 발생하지 않는다. 자료에 따르면, 기존 모델에 비해 30%나 더 두껍다는 것.  그릴도 소리의 확산을 돕는 V자 형태의 페이즈 플러그가 부착되었다. 마감은 메이플, 체리 외에 로즈넛이 추가되었다. 바닥에는 스파이크가 부착되어 소리를 최적화한다. 
필자의 경우 안팎이 완벽한 제품을 선호하는 편이며, 비엔나 어쿠스틱스의 스피커들은 디자인이나 만듦새에서 솔직히 흠을 잡기 어려운 편이었다. 다만, 시청 제품의 경우 유닛의 나사가 검붉게 산화된 것이 조금 마음에 걸렸다.

감상
이 스피커의 시청에는 블라델리우스의 CDP와 인티앰프, 데논의 DCD-2000AE SACDP와 PMA-2000AE 인티앰프, 벤치 마크 미디어의 DAC-1 DA 컨버터를 사용했다. 같은 시청 시스템을 B&W704와 트라이앵글 셀리우스 Esw 스피커에 연결해서 베토벤 콘서트 그랜드의 특징을 찾고자 했다. 곁에 두고 비교하지는 않았지만, 마침 이와 비슷한 가격대의 스피커를 아포지 미니 DAC, 마란츠 SA-11S1, 클라세 CA-2200파워앰프와 BAT VK-51SE 프리앰프에 연결해서 사용하고 있어서, 이 스피커의 성능에 대해 더욱 관심있게 시청해 봤다.

잘 아시다시피, 스피커는 다른 컴포넌트에 비해 그 특성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편이다. 사람들의 반응도, 스피커에 대해서는 비교적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나온다. 어떤 스피커의 경우 해상도가 높고 생생한 소리를 내지만, 다소 차갑고 메마르게 여겨질 수 있다. 또 반대로 풍성하고 두툼한 음색을 내는 스피커의 경우에, 둔하고 느리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음악의 고장 비엔나에서 찾아온 스피커는 어떤 쪽에 해당할까.
우선 실크 돔의 트위터에서 나오는 품성이 좋고, 따사로운 음색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그리고 중저음은 기분좋을 만큼 매끈하고 감촉이 좋은 소리를 내며 기대 이상으로 깊게 내려간다. 스캔스픽의 유닛을 탑재한 스피커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귀를 괴롭히지 않는 매우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 더 이상 바라는 것이 무리일 정도로 충분한 수준의 해상도와 디테일이 재생된다. 이 정도면 사실 이 스피커를 설명하는 데 필요한 이야기의 90%는 다한 것이나 다름 없게 된다. 왜냐하면 더 이상의 설명을 할 여지나 소리에 대한 불만을 느낄 틈이 없기 때문이다.

베토벤 그랜드 마스터가 들려주는 고음의 특성은, 정말 실력 있는 사람이 복잡한 이론을 차분하게 설명하는 그런 느낌이다.  아주 일부 소프트 돔 트위터의 경우 화사하거나 달콤한 소리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여기 사용된 스캔스픽제 유닛은 메탈 돔 스피커에 귀가 익은 사람도 두말 없이 인정할 만큼 해상력과 디테일 재생에서 탁월하다.  바이올린의 소리는 특정 대역에서 소리가 삐걱삐걱 솟거나 모래를 뿌린 것처럼 거칠어지는 일이 없다. 활을 어떻게 놀리던 간에 언제나 곱고 우아하며 품위가 넘친다.
해상력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활이 현을 바로 긁어서 나는 소리만 메마르게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소리가 처음 나오면서 사라질 때까지의 다이내믹스에서의 굴곡, 그리고 현이 복잡하게 진동하면서 만들어내는 다양한 하모닉스를 수월하게 들려준다.
5.5인치 미드레인지가 담당한 중역대는 포근하며, 매끄럽고 유연하다. 재질이 다른 트위터가 담당한 고음과 완벽하게 일치되며, 중간에 비거나 솟아오른 느낌이 없다. 약간의 텁텁함이 필요한 경우에도 언제나 매끄럽게 만들어버리는 것이 결점이라면 어쩔 수 없다. 카라얀이 베를린 필을 지휘한 베토벤 교향곡 제 9번 ‘합창(DG)’에서 성악진들의 목소리는 다른 스피커에서 듣던 것보다는 훨씬 곱고 유려하게 들린다.
멀티 유닛 스피커의 장점이라고 봐야 되겠지만, 음량을 상당히 올리더라도 소리가 평탄하게 나와준다. 마우리지오 폴리니가 연주한 쇼팽의 ‘연습곡’에서는 건반을 넘나들면서 음색이나 밸런스가 변화하는 일 없이 대단히 매끄럽게 연주가 이루어지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역시 폴리니가 연주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3번 ‘열정’에서는 다이내믹스의 폭을 정밀하게 통제하면서도 매끄럽게 들려주는 것에 감탄했다. 건반을 내리 누르는 손가락의 힘이 바로 스피커 진동판에 구현될 만큼 소형 우퍼 특유의 기민한 응답 특성이 돋보인다.
첼로나 더블 베이스의 영역으로 넘어가면, 비교 대상이었던 2~300만원대의 스피커와 달리 절제되면서도 깊게 내려가는 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저음은 결코 여위지 않으며 객관적으로 풍성한 편이다. 캐비닛의 저음 공진을 차단하면서, 최대한 저역 재생 한계를 정공법으로 확보했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의 선입견 중 하나는 과연 이 트리플 우퍼 구성이 제대로 작동이 되는 것일까 하는 점이었다. 더블 우퍼보다는 싱글 우퍼가 대역의 연결성이나 자연스러움에서 낫다는 것인데, 베토벤 스피커는 그점에서 깜짝 놀랄만한 완성도가 구현되었다. 3개의 우퍼가 마치 하나의 우퍼처럼 일치된 소리를 내며, 과장되는 일 없이 정확하게 튜닝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가형 스피커처럼 특정 대역에서 해상력이 떨어지면서 과장된 부푼 소리를 내는 일이 없다. 이 점 때문에 어떤 분들에게는 저음의 양이 적게 들릴 수도 있을 지 모른다. 조금만 귀를 더 기울여보면 이 슬림한 스피커가 전해주는 초저음의 매력에 빠져 들게 된다.
견고하고 탄탄한 저음의 뒷받침을 받아 전체적인 소리는 당당하고 위엄이 넘치며, 언제나 안정감이 넘친다. 브렌델이 사이먼 래틀의 서포트로 연주하는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들어보면, 이 스피커의 견고한 캐비닛과 새롭게 설계된 강력한 우퍼가 기여하는 부분들을 정확히 실감하게 된다. 전체적인 표현은 딱딱하거나 날카로움은 찾아 볼래야 찾을 수 없이 유연하고 섬세하지만 어떤 패시지에서도 흐트러짐 없이 외유 내강형의 연주가 된다. 같은 맥락에서 베토벤 스피커는 필요 이상으로 다이내믹 콘트라스트라든지 페이싱을 강조하는 일은 없다. 따라서 록음악을 걸어 놓아도 필요 이상의 선을 넘지는 않으며, 듣는 이를 흥분시키는 열정적인 스피커와는 거리가 있다.

매칭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면, 원론적인 의미에서 다른 멀티 유닛 스피커들이 대개 그렇듯이 임피던스가 낮다. 이는 전원공급 능력이 우수한 앰프와 매칭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실제 여러 앰프와 물려 본 바로는 너그럽고 온화한 품성과, 흔들림 없는 안정감 넘치는 밸런스와 음색 덕분인지, 앰프의 성향에 따른 소리의 변화는 크게 체감되지 않는 편이었다. 그럼에도 매칭에 대해 뭔가 이야기를 해야 한다면, 이 스피커와 진공관 앰프는 좋은 짝이 되지 않을 것 같다.

결론
비엔나 어쿠스틱스의 베토벤 그랜드 마스터는 겉으로 보이는 내용 만큼이나 실제 음질에서도 대단히 뛰어난 스피커라는 인상을 받았다. 모니터적인 해상도와 중립적인 재생을 오디오파일이 추구하는 음악성에 이상적으로 접목시킨 예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정평 있는 브랜드들이 자신있게 내세운 어떤 스피커와 비교하더라도 음질적인 완성도에 손색이 없고, 음색이나 저역 재생의 한계에선 동급 스피커의 평가 기준을 수월하게 넘어선 구매 가치가 탁월한 제품이다. 실속을 추구하는 오디오 파일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문의처
샘에너지 02-793-8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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