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앰프가 내장된 액티브 스피커와 ZAP VR의 탁월한 매칭
남상욱(nam0617@korea.com) 2002-11-11 16:48:18
Introduction
어느 정도 Audiophile로 지내온 분들이라면 한번쯤은 지인의 시스템을 구성해 주어야 할 상황에 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재정 상태도 넉넉하고 오디오에 대한 지식도 어느 정도 있는 이에게 라면 그다지 어려움이 없을 일이기도 한데, 결혼 혼수품 등과 같이 별다른 배경지식 없이 한정된 예산에서 구성하게 되는 경우라면 상당히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런데 필자의 경험으로 유추해 보면, 대부분의 하이파이 오디오 입문자들의 심리적 저항선은 200만원-250만원정도가 아닐까 싶다. 이 선을 넘어갈 경우, 대부분의 경우 상당한 부담감과 함께 자신이 과도한 지출을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게 되는 심리적 상태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난 제품들이 많이 등장하여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는 했지만 골라주는 이의 마음에도 흡족한 제품을 고르려면 여전히 스피커+앰프의 가격이 300내외는 되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서부터 고민은 시작되어, 어디를 희생하여 가격을 낮출 것인가를 가지고 이 궁리 저 궁리를 하게 된다. 거기다 고민하여 골라 논 기기를 들은 지인이 영 탐탁치 않은 얼굴을 하고 있다면 곤란한 것도 곤란한 것이 거니와 돈없이 귀만 높다고 화까지 나게 될 것이다. 이쯤되면 좋은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지인과의 사이를 갈라놓는 사건이 될 수도 있게 된다.
ADAM P11A & Primeaudio Zap-m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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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잡설은 그만하고 필자는 최근 입문자에게나 아니면 Sub 오디오를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최상의 조합을 만들어 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고 싶다. 거기다 가격은 200만원이 약간 안되는 조합이니 더더욱 자랑스러울만 하다고 생각한다. 이 놀라운 조합의 주인공은 ADAM사의 P11A 액티브 스피커와 프라임오디오의 Zap-mk2이다.
ADAM사는 독일에 위치한 스피커 제조회사로 가정용 제품보다는 프로용 기기를 주로 생산 판매하고 있다. 특히 ADAM사의 S3A라는 모니터 스피커는 현재 미국의 동료 녹음 엔지니어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기도 하다. 현재 많은 엔지니어들이 경험을 나누고 있는 몇몇 web forum에서 모니터 스피커의 추천시에는 늘 1순위로 오르는 것이 바로 ADAM사의 스피커이다.
ADAM사의 라인업은 프로용의 경우 플래그쉽 모델인 S-7a에서 S-1a에 이르는 스튜디오 모니터 시리즈와 컨슈머 오디오 용으로 제작된 A.R.T 시리즈, 그리고 스튜디오 모니터와 컨슈머 오디오 공용으로 제작된 P-11A, P-22A시리즈가 있다. 현재 미국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S3A의 경우 TEC(Technical Exllence & Creativity, 미국내의 프로용 오디오 평가기구로 최고의 신뢰를 얻고 있는 기관이다)의 올해의 스피커 후보로 올라와 있고 리뷰 제품인 P-11A의 경우 독일 EQ지의 최고 모니터 스피커상을 이미 수상한 바 있다.
ADAM사 스피커의 특징은 유사 리본 트위터인 AMT를 개량한 ART트위터를 사용한다는 점인데, 오디오 벡터사나 엘락사와 동일한 트위터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 리본 트위터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문제점들을 개량한 ART유닛을 장착한 ADAM사의 스피커는 동일한 유닛을 채용하고 있는 제품들 처럼 매우 투명하면서도 해상도 높은, 그러나 결코 자극적이지 않은 고역을 들려 준다. 비교 대상이었던 노틸러스 805+코드파워+헤겔프리 조합과 비교해 보면, 좀더 뛰어난 해상력을 보여주는 반면, 덜 자극적이어서 높은 해상도를 보여주면서도 좀더 부드러운 고역을 들려 주었다. 스펙상의 고역의 재생 범위 역시 35KHz(± 3 dB)로 매우 뛰어나다. 저역의 경우 스펙상으로는 48Hz (± 3 dB)의 재생 범위를 가지고 있는데 북셀프 스피커로서는 전혀 문제삼을 수 없는 저역 재생 능력을 보여주었다. 현재 필자의 메인 모니터링 스피커인 노틸러스 802와 비교해 보면 낮은 저역의 재생이 부족함을 느낄 수 있지만 노틸러스 805와의 비교에서는 오히려 양적으로 풍성한 저역을 들려 주었다.
또 한가지 P11A의 장점이라면 대부분의 프로용 스피커들과 마찬가지로 저역과 고역 유닛의 게인을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어 사용하는 방에 따라 저역(150Hz미만)을 통제할 수도 있고 고역(6KHz이상)을 조절할 수도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액티브 형이므로 별도의 파워앰프가 필요하지 않는 다는 점도 강력한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1000만원이 넘는 조합인 노틸러스 805+코드파워+헤겔프리 조합과 비교해서도 전혀 뒤지지 않는 소리를 들려 주었으므로 내장된 파워 앰프의 실력 또한 100만원대 인티의 소리는 넘어서는 수준이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프라임 오디오사의 Zap-mk2는 이미 필자가 리뷰한 바 있는 Zap-vr의 개량버젼으로 사용되는 OPAMP를 버브라운사의 OPA627AP로 교체하고 전원을 좌우로 완전히 분리하여 보강한 제품이다. OPA627의 경우 CDP 업그레이드와 관련하여 본 사이트에서도 몇번 논의가 된 바 있는 OPAMP로 첼로사의 프리에도 사용된바 있는 고성능의 제품이다. 소리의 경향은 단순한 signal path의 장점으로 인하여서 인지 매우 투명하고 산뜻한 특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다이내믹스 또한 뛰어나서 필자가 사용하고 있었던 프리앰프(Hegel Pre)와 비교해서는 음악적 긴장감을 좀더 느낄 수 있게 해주기도 하였다.
헤겔의 프리앰프와 비교해 보면 낮은 중역대의 살집이 조금 빠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로 인해 배경이 훨씬 깨끗하고 선명해 진다. 노래를 부르는 가수의 Edge가 더욱 선명하게 그려지며 잔향의 성격이 좀더 분명하게 파악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선명함이 저역이나 고역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아서 저역의 재생이나 고역의 재생에는 헤겔과 비교하여 별다른 단점을 찾을 수 없게 만들었다.
Comparison
남달리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난 두 제품의 만남은 필자로 하여금 이들 구성의 5배가 넘는 가격을 가지고 있는 노틸러스 805+코드파워+헤겔프리 조합과의 대결을 과감히 벌려볼 수 있게 해 주었다. 먼저 Keb’Mo의 Big Wide Grin을 걸어보았다. 무어의 기름기 없는 보컬이 매우 기분좋게 들려 온다. 두 조합의 특성은 매우 비슷해서 보컬의 경우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뿐 아니라 두 조합을 구분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좀더 집중하여 들어보면 P11A와 Zap의 조합에서 보컬의 edge가 좀더 선명하게 그려지고 배경이 좀더 깨끗해서 사용된 인공적 잔향의 특성이 분명하게 그려진다. 저역의 양도 P11A와 Zap의 조합이 더 많아서 좀더 넓은 스테이지를 형성해 준다. 단 베이스의 디테일에서는 약간의 차이지만 805의 케블라 우퍼의 승리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상급기인 S시리즈에서는 ADAM사 역시 케블라 우퍼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상급기와의 비교라면 저역의 디테일의 떨어짐도 극복할 수 있을지 모를일이다.
여성 보컬을 들어 보기 위해 바바라 보니의 슈베르트 가곡을 들어본다. 높은 음으로 올라가더라도 거칠어지거나 특정음정에서의 피크가 발생하지 않는다. 양쪽 조합 모두 비슷한 소리의 경향을 보이며 기분좋은 재생음을 들려준다. 굳이 우열을 가려야 한다면, 다이내믹 레인지가 좀더 넓은 노틸러스 805+코드파워+헤겔프리 조합에 손을 들어야 할 것 같다. 특히 모짜르트의 마적에 수록된 그녀의 노래들을 들어보면 노틸러스 805+코드파워+헤겔프리 조합이 좀더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와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려준다.
대편성곡들을 듣기 위해 텔락의 1812년 서곡을 들어 본다. 노틸러스 805+코드파워+헤겔프리 조합에 비해 좀더 많은 잔향을 들려 준다. 뒤로 들어가는 무대의 깊이 역시 깊다. 하지만 합창의 좌우 펼쳐짐은 노틸러스 805+코드파워+헤겔프리 조합이 좀더 넓다. 곧이어 나오는 콘트라 베이스의 움직임은 P11A 조합의 손을 들어주어야 할 것 같다. 더 낮은 대역까지 재생이 되며 디테일 역시 나무랄데 없다. 곧이어 스네어 드럼의 전진 신호와 함께 나오는 바이올린의 움직임은 고역이 좀더 앞으로 나오는 805조합과 고역이 좀더 얌전한 P11A의 특성이 확연히 갈라지는 부분이다. 805의 소리가 좀더 공격적이면서도 앞으로 나오는 반면 P11A는 좀더 laid-back한 소리이다. 805의 고역에 대해 불만을 가지시는 분들도 많으신데 이러한 분들에게는 P11A의 바이올린 소리가 더 취향에 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
좌우 스테이지에서는 805의 손을 무대의 깊이라는 측면에서는 P11A의 손을 들어야 할 것 같고 스튜디오 모니터라는 편견을 불식시키듯 이쁜 현소리를 들려준다는 점을 P11A의 특징으로 꼽아야 할 것 같다.
Pros & Cons
계속하여 언급한 바대로 P11A+Zap mk2의 조합은 도저히 이 가격으로는 만들어 낼 수 없는 소리를 만들어 준다. 가격대 성능비와 소리만을 따진다면 아무런 주저함이 없이 강추를 날려야 하는 조합임에 틀림없다. 액티브 형이므로 공간도 매우 적게 차지하여 서브 오디오로도 좋을 뿐 아니라 복잡한 배선이 필요없다는 것도 장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DVD오디오나 SACD플레이어가 있으신 분이라면 불필요한 AV리시버 앰프없이 멀티채널 오디오를 구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몇가지 단점을 언급하자면 일단 외향이 고급스럽지 않다는 점과 Zap의 입력이 하나 밖에 없으므로 CD이외의 여러 소스를 가지신 분에게는 운용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다. 또한 내장된 그릴이 없다는 점도 몇몇 분들에게는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단점을 견딜 수 있으신 분이라면 P11A+Zap mk2의 조합은 최소 3-4배 이상의 조합과 비교하지 않는 이상 북셀프형 제품의 조합에서는 별다른 아쉬움을 느끼지 못하게 할 조합임에 틀림없다. 오디오의 소리는 가격에 비례하기 마련인 것이 사실이지만 가끔씩 이러한 자본주의의 법칙을 깨뜨리는 제품을 만나게 되는 기쁨을 누리게 되는데 P11A+Zap mk2의 조합이야 말로 그러한 기쁨을 만끽하게 해주는 뛰어난 제품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리뷰기기
Speaker: Nautilus 802, 805, ADAM P11A
Preamplifier: Hegel Pre, Zap-mk2
Poweramplifier: CHORD SPA 1032
DAC: dCS 954mkII
Tranport: ARCAM @
Cable: Siltech SQ 56-G3, Discovery Signature, Cello Strings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