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한주(raker@hifinet.co.kr) 2002-10-28 07:05:56
사이버 스타일로 마감된 외관이 눈길을 끄는 미니포드 스피커는 B&W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새롭게 차린 블루룸사의 모델이다. 미니포드는 홀맨이나 외계인 또는 저절로 움직이는 눈사람 로보트가 연상되기도 하는데 아이들은 재미있게 생긴 물건에서 소리가 난다며 자제심을 잃고 귀를 바짝 갖다 대는 바람에 못하게 말리느라 애먹었다. 사진을 보면 금방이라도 커다란 눈을 깜빡 거려 윙크할 것만 같다.
스펙과 만듦새
2웨이 4차 크로스오버 네트워크 기울기를 사용한 베이스 리플렉스 로딩 방식으로, 특이하게도 인클로우저는 강화 플라스틱 수지 (ABS)를 사용했다. 스푸트니크 스타일의 알루미늄 스파이크는 기본으로 제공된다. 월 브라켓은 옵션으로 구매 가능하다.
우퍼 : 케블라 재질의 진동판 채용한 13cm (5") 채용
트위터 : 캡폰 포머가 사용된 25mm(1”) 실크 패브릭 돔 트위터
파워핸들링 : 10 ~ 100W RMS
임피던스 : 4오옴
반응주파수대역 : +/-3dB, 60Hz - 22KHz. (-6dB at 55Hz and 25KHz)
감도 : 90dB
크로스오버 주파수 : 3kHz
왜율 : 1차 2차 하모닉스 < 1% 80Hz - 20KHz (90dB spl, 1m).
크기 : 34 x 21 x 22cm, (스푸트니크 스파이크 사용시 10cm 높아짐)
무게 : 2.37kg (스푸트니크 스파이크 포함)
가격 : 250파운드
색상 : carnaby blue, black, white, silver, cobalt blue & anthracite
수입원 : 태영교역 02 - 525 -0704
세팅 과정
처음 며칠간은 TV시청 용도로 활용했다. 첫인상은 괜찮은 편이었다. 음색의 왜곡이 잘 느껴지지 않았고 물량투입이 덜 된 나무 소재 인클로우저에서 예외 없이 나타나는 맹한 통울림 소리를 벗어버리고 거리낌없이 깨끗한 소리를 내주는 참신하고 맹랑한 스피커로 인식되었다. 약간 화사하게 들리는 편이지만 쏘는 소리와는 관련 없었으며 흔히들 얘기하는 싼 티 나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레벨이나 구형 NHT 스피커 같은 스타일로 치고 빠지는 것이 명확하다. 게다가 트위터가 전면 패널에 부착된 스피커들이 내주는 어딘지 모르게 갑갑한 고역을 내주는 것도 아니어서 더 좋은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B&W노틸러스 805 전용스피커 스탠드 위에다 놓으니 저역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소리의 중점이 올라가면서 음색이 가늘고 피곤하게 변조되었다.
문제를 유발시킨 원인으로 몇 가지 추정하자면: 장식장의 나무울림 소리가 섞여서 좋게 들렸던 것, 스탠드가 부실한 것, 뒷벽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다는 것 등으로 추려볼 수 있었다.
필자는 스탠드에 모래 채우기를 하지 않고 있었는데 일단 이 부분이 취약점이 있다고 보고 일단 바닥에 내려놓고 들어보기로 했다. 바닥에 놓여져서 저역이 매우 강조되는 점이 있다고 보여지나 역시 맨바닥에서는 이상하지 않은 본래의 소리가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스탠드에 모래를 채우고 난 뒤 다시 청취해 보았는데 문제가 발생한 것은 스탠드의 부실함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스피커의 컨셉이 일반적인 스피커 스탠드 위에 놓여질 거라는 것은 크게 염두에 두지 않은 것 같은 인상을 받게 되는데 사실상 추락을 방지하는 적당한 스탠드를 찾기가 어렵다. 아마도 가정용으로라면 테이블 또는 장식장 위에 올라앉는 것이 적당해 보이며 업소용으로라면 장식대 위나 월 브라켓을 사용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제품의 고정은 매우 신경써 줘야 하는데 잘못 해서 추락하면 인클로우저가 깨질 수 있고, 깨진 후에는 약간만 큰소리가 나더라도 깨진 부위에서 떠는 소리가 들릴 수 있다.
음질
트럼펫 소리도 소극적이지 않고 잘 뻗어 올라가준다. 댐핑이 걸린 듯이 답답하고 내성적인 느낌은 전혀 느끼기 힘들었다. 애매한 소리는 찾아볼 수가 없다.
일반적인 나무 상자에서 나타나는 특성으로부터 벗어난 상쾌하고 신선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매우 깨끗한 소리를 내주는 스피커이며 역시 나무 상자보다 넓게 사운드 스테이지를 재생할 수 있다.
그러나 저역의 소리는 자연스러운 일체감이 줄어들며 약간은 가공된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아무래도 부족한 용적으로 인해서 저역을 만족스러운 수준까지 끌어내리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상당히 큰 소리에서는 투 피스로 앞 뒤판을 결합한 부위에서 떠는 소리가 나올 수 있으므로 큰 음량에 제한이 있다.
전체적으로 미니포드 스피커는 중역대에 살집이 붙은 NHT1.5라고 불러주면 잘 어울리는 기술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저역부분의 슬램함을 제거한 aad C-200같다고 해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두 제품 보다는 자기의 색깔을 덜 주장하는 편이다. 어떤 분은 심지어 노틸러스 805와 소리가 유사하다고 까지 주장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고역에서의 느낌은 비슷한 점이 없지는 않지만 중저역의 음색이 상이하고 엄연히 완성도에서 많은 차이가 발생하므로 논의거리가 될 수 없다.
한계가 분명한 스피커이지만 제대로의 용도에 맞게 사용하면 정말로 매력적인 소리를 들려준다.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저역에 대해서는 블루룸의 서브우퍼인 베이스 스테이션으로 해결이 되지 않을까 싶다. 베이스 스피커는 마치 드럼처럼 생긴 25cm의 베이스 드라이버와 75W 앰프로 이루어져 있다. 이 경우라면 AV와 음악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 본다.
사용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