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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슨 오디오 소피아 스피커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6. 8. 6.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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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acherna@hanmail.net) 2003-12-09 10:05:28

서론

미국의 하이엔드 스피커 전문 업체인 윌슨 오디오(Wilson Audio)는 WATT/Puppy 스피커로 잘 알려져 있다. 고성능의 북 셀프 모니터 스피커에 더블 우퍼의 서브우퍼를 결합한 형태를 지닌 이 스피커는 타노이와 JBL 같은 대형기가 고급 제품으로 대접 받던 시절에 정교한 사운드스테이지와 치밀한 디테일 표현으로 주목을 받았다. 윌슨의 스피커들은 B&W와 마찬가지로 모니터 스피커 분야에서 이름을 얻었는데, 주로 클래식 레코딩 분야에서 강세인 B&W와 달리 Lucasfilm, Pixar, CBS/Sony, Walt Disney 등의 방송,영화 산업계에서 채택되고 있고 한다.

WATT/Puppy 외에도 애호가들의 기억에 남는 윌슨 오디오의 스피커로는 외계인을 연상하게 하는 독특한 모습의 거대한 X-1/Grand SLAMM과 세계 최고가 스피커로 알려졌던 WAMM가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 WATT/Puppy의 호응이 유독 높았던 때문인지 몰라도 X-1/Grand SLAMM의 제품 발표 때에는 윌슨 오디오의 사장인 데이비드 윌슨씨가 직접 내한하여 시연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지난 10년 동안 윌슨 오디오의 라인업은 다른 업체들처럼 크게 확대되지 않는 대신 점진적인 변화를 겪었다. 그리고 WATT/Puppy7은 System5, 5.1, System6 등으로 계속 업그레이드를 거쳤고, 현재는 System7 버전이 되었다. WATT/Puppy System7은 저음의 확장성과 스케일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 X-1 GrandSLAMM을 약간 스케일 다운한 MAXX($38,900)와 X-2 Alexandra도 새로 출시되었다. 하지만 모두 초고가의 제품들인 만큼 이 글을 읽는 애호가 중에서 크게 관심을 가질 분은 많지 않으리라 본다. 그럼 윌슨 오디오에서는 좀 더 많은 오디오 애호가들을 위해 어떤 대안을 마련해 놓지는 않았을까? 분명 그런 시도가 있었다.

윌슨은 예전에 일체형 스피커로 WITT라는 보급형 스피커를 만들었다. WATTT/Puppy의 60% 가격에 비슷한 성능을 내준다고 주장되던 이 스피커는 오히려 더 크고 무거웠으며, 홈 시어터 용도로도 적합하도록 만들어진 제품이었다. 그렇지만 WITT는 윌슨의 의도와는 달리 썩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역시 저렴한 북 셀프 스피커로 출시된 CUB의 경우에는 하이파이보다는 홈 시어터 스피커로 분류되었고, 메인보다는 서라운드 스피커로의 자리로 한정되었다.

윌슨 오디오는 언제나 최고의 유닛과 최고의 재질로 스피커를 제작했음을 자랑스럽게 여기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다소 힘을 뺀 가벼운 제품을 만드는 데에는 익숙하지 않았던 것 같다. WITT의 실패 뒤에는 오랜 침묵이 흐르게 된다. 하지만 결국 SOPHIA($11,700)에 이르러 윌슨 역시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둔다.  SOPHIA는 Stereophile, Absolute Sound 등 해외의 유수 저널에서 WATT/Puppy의 완성도에 근접한다는 평판을 듣고 있다.

제품 설명

제작사에 따르면 SOPHIA의 설계 목표는 하나의 캐비닛으로 윌슨 오디오의 멀티 캐비닛 스피커에 비교할 수 있는 음악적 즐거움을 제공하는 스피커를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조금 더 뜯어서 살펴보자. 소피아는 3웨이 구성의 풀 레인지 스피커이다. 고음 트위터에는 역시 프랑스 Focal의 역돔형 티타늄 트위터를 사용해서 윌슨 스피커의 전통을 잇고 있다. 여기 사용된 유닛은 Cub II® 와 WATCH Surround™ 등 홈 시어터 스피커에 사용된 것과 동일하므로 함께 사용했을 때 음색 매칭을 기대할 수 있다. 트위터의 진동판에 금속재질 특유의 반짝이는 광택이 없는 이유는 표면이 “tioxid"로 코팅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7인치 지름을 지닌 페이퍼 미드레인지는 WATT/Puppy7과 마찬가지로 ScanSpeak 제다. 다만, 유닛의 형태로 볼 때 WATT/Puppy7에 사용된 것이 아니라 Sonus Faber의 Cremona에 사용된 것과 유사한 듯 하다. 마지막으로 우퍼는 10인치 싱글 알루미늄 콘으로 역시 ScanSpeak에서 제조한 것이다. 윌슨으로서는 알루미늄 진동판의 우퍼를 사용한 것도 처음이고, 싱글 우퍼도 윌슨의 스피커 라인 업 중에서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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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레인지와 우퍼 유닛은 모두 리플렉스 로딩 방식으로 캐비닛의 후면에 포트를 지닌다. 중 고역 드라이버가 경사면에 배열된 것은 윌슨 특허의 그룹 딜레이(Group Delay)™ 기술이 적용된 때문으로 저음과 위상을 일치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비슷한 접근 방식을 B&W나 Thiel 등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드라이버 외에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 바로 견고한 캐비닛이다. 윌슨 오디오에서는 SOPHIA의 캐비닛과 보강재 부분을 “M” 재질로, 우퍼 부분의 프런트 배플과 바닥은 “X” 재질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생소하게 들릴 지 모르지만, “M"과 “X"는 윌슨 오디오에서 제작한 복합 재질을 자신들이 지칭하는 말일 뿐이니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사실 “M"은 흔히 섬유소라고 하는 셀룰로오스 파이버를 페놀 수지와 섞어서 형성한 것이다. 그리고 “X"는 좀 더 고밀도에 강도도 강한 재질로서 우퍼 캐비닛에 사용하고 광물질을 함유한 메타크릴레이트 재질이다. 윌슨은 일찍부터 캐비닛 재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그래서 채택된 이들 복합재질은 일반적인 재질에 비해 무려 15~20배 가량 더 비싸다고 한다. 이렇게 고가의 재료를 사용한 만큼 윌슨 스피커의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오버 프라이스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 제작사의 변명이다.

조립된 캐비닛은 고 광택 도료로 칠해서 마감했다. 표면이 거울과 같은 매끄러움을 주도록 클린룸에서 12단계의 공정을 거치는데, 이것은 고급 자동차에 사용되는 방식이라고 한다. 색상으로는 4가지 - diamond black, Mercedes silver, cashmere beige, dark titanium - 가 기본으로 준비되어 있고, 필요에 따라서는 원하는 색상으로 주문할 수 있다. 내장된 크로스오버는 고급 부품을 사용하며, 공진 효과를 억제하도록 별도의 내부 케이스에 넣었다. 하지만 그 때문에 크로스오버에 사용된 부품이나 회로를 확인하지 못하게 되어 있기도 하다. 윌슨에 따르면 크로스오버의 슬로프가 낮은 경우 위상 특성이 좋지만, 구동에서 어려움이 발생하며, 반대로 슬로프가 높으면 반대의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타 회사의 제품들이 5~15% 정도의 오차를 갖는데 비해 윌슨 오디오 스피커의 오차는 +/- 0.1% 정도라고 한다. 바인딩 포스트는 틸, 아발론 등 위상 일치를 주장하는 스피커 들이 언제나 그렇듯이 싱글 타입이다. 

감상

소피아 스피커는 하이파이넷 시청실에서 dCS 엘가와 매킨토시 인티앰프의 조합으로 수 주일간 머물렀지만, 당시엔 완벽한 특징을 잡아내긴 어려웠다. 당시 조합에서 느꼈던 소피아의 특성은 매끄럽게 다듬어진 고음이 이전의 윌슨 스피커와는 다소 다른 인상이었다는 점. 그리고 대 구경 싱글 우퍼의 저음이 풍성하게 느껴진다는 점이었다. 예전의 WATT/Puppy 같은 경우 바이올린 같은 고음 현악기의 음색이 투명하면서도 날카롭게 느껴졌던 기억인데 비해 소피아는 어떤 경우에도 귀가 거슬릴 정도로 튀는 소리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고음의 개방감에서는 약간 양보를 했다는 생각이 들만큼 차분하고 매끄러운 경향이었다. 아마 윌슨 오디오의 이미지에 맞게 아주 디테일하고 하이파이적인 소리를 기대했던 사람들이라면 다소 실망했을 지도 모른다.

저음의 깊이는 이 정도 크기의 스피커에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을 충족시키고 있었다. 파이프 오르간이 등장하는 음악을 감상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내려갔다. 대구경 싱글 우퍼가 만들어내는 울림은 바닥을 때릴 정도로 단단하고 팽팽하기보다는 약간 느슨하고 부푼 편이었다. 대편성의 관현악곡을 감상할 때에는 풀 오케스트라의 스케일이 흡족하게 재생되었다. 무대의 깊이나 너비도 넉넉했고, 악기들의 중량감도 잘 표현되었다.  재즈의 더블 베이스나 록 음악의 베이스 기타를 들어보면 확실히 소형 스피커에선 불가능한 양감이 재생되었다. 또 상당히 큰 음량으로 구동해도 안정감 있는 밸런스는 그대로였다. 소피아가 들려준 소리는 한 마디로 밸런스 좋고 무난한 품성이었다.

하지만 나중에 수입원의 시청실에서 Mark Levinson No.33HL 모노블럭 파워앰프, No.37 트랜스포트, No. 30.6 DAC, 그리고 VTL 7.5 프리앰프를 통해 시청해 본 결과 소피아가 그동안 무언가 숨기고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중에 스피커의 가격에 좀 더 어울리는 No.390 CD 플레이어와 No.431 파워앰프를 통해 시청해보았을 때와도 다른 인상이었다. 시청에서 사용한 인터커넥트와 스피커 케이블은 모두 Transparent의 Super 등급이었다. 윌슨 오디오에서는 일반적으로 네트워크 케이블이 좋은 결과를 가져다준다고 추천하고 있다. 게다가 앰프/ 소스로도 Audio Research, Conrad Johnson, Krell, Madrigal/Mark Levinson, Nagra, Pass, Wadia 브랜드의 제품을 권유하고 있는 만큼 매칭이 이상적이었던 것 같다.

가장 감탄스러웠던 분야는 역시 독주 피아노 음색의 재생 부분이었다. 분명히 마크레빈슨의 DAC와 파워앰프도 한 역할을 담당한 것 같지만, 그래도 다른 스피커에서라면 이렇게까지 가능했을까 싶다. 타건에서의 트랜지언트는 아주 빠르면서 팽팽했으며, 에너지가 충만해 있었다. 타건 이후의 울림 역시 정확하게 통제되었고 풀어지거나 흐릿해지는 일이 없었다. 이 시스템으로 감상했던 폴리니의 연주는 아주 기교적이면서도 차갑게 들렸는데, 역설적이지만 바로 이것이 실제 사운드에 가까운 자연스러운 소리일 것이다. 저음, 고음이 모두 선명하게 부각되면서도 모든 소리의 음색과 울림새가 아주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었다. 건반이 오르고 내릴 때 3개의 서로 다른 유닛에서 소리를 만들어 낸다는 이질적인 느낌이 거의 없었다. 특히 우퍼를 수납한 캐비닛의 공진이 효과적으로 통제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로시니의 오페라 서곡을 들었을 때에는 아주 정숙한 무대 속에 정확한 오케스트라의 미니어처를 만들어냈다. 미세한 소리까지 또렷이 들렸지만, 절대로 산만한 느낌 없이 모든 것이 제자리에 정확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이를테면 토스카니니 류의 독재 스타일 지휘자가 초 일류의 고성능 오케스트라를 주물렀다 폈다 하는 것처럼 소피아는 흠 없이 깨끗한 연주를 들려주었다. 음악 자체보다는 악보 속의 음표와 씨름하는 듯한 분석적인 느낌이 드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케니 드류의 재즈 곡을 감상할 때에도 감성보다는 연주자들의 테크닉이 주목받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런 느낌은 아무 시스템에서나 들을 수 있는 경지는 아닌 만큼 대단히 매력적이었다.

나중에 다시 No.390 CD 플레이어와 NO.431 파워앰프로 연결하자 소피아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온화하고 풍성한 소리를 내주었다.  캐롤 키드의 목소리는 한결 두터워졌고, 저역의 팽팽한 조여짐이 풀려 울림이 많고 따스한 소리를 내었다. 악기들의 이미지도 조금씩 커졌고, 윤곽도 부드럽게 표현되었다. 무대의 크기가 조금씩 줄어들면서 가수도 한 발짝 앞으로 다가왔으며, 아늑한 분위기로 변화되었다. 만일 이 시스템의 소리만 들었다면 소피아의 소리 특성이 원래 그런 것으로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하여튼 소피아 역시 모니터 스피커로서의 혈통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서로 다른 매칭 시스템의 비교를 통해 스피커의 고유한 특성을 들으려 했지만, 결국 일렉트로닉스의 성격을 파악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결론

스테레오파일의 편집장인 존 애킷슨은 이 스피커에 대해 윌슨 오디오의 스피커 중 가장 높은 가격 대 성능비를 지닌 제품이라고 평하고 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동일 가격 대의 스피커 중에서 가장 우수한 성능을 나타내기 때문에 윌슨 스피커 전체 라인업 중에서 최고라고까지 주장한다. 현 시점에서 WATT/Puppy와의 가격 차이는 2배이다. 그래서 소피아와 겨룰 만한 좀 더 현실적인 상대라면 역시 레벨의 울티마 스튜디오가 될 것이다. 존 애킷슨도 이를 의식한 때문인지 리뷰 중에 레벨 스피커를 잠깐 언급하고 있다(다만 구체적인 비교는 하지 않고 있다). 그의 적극적인 권유 때문인 지는 몰라도, 스테레오파일의 발행인인 John Gourlay는 리뷰 샘플 제품을 구입했다고 한다.

소피아의 가장 큰 장점이 윌슨 스피커라는 브랜드 네임에 비해 다소 저렴하게 붙여진 가격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소피아라는 스피커의 존재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것 뿐만이 아니라, 전기적인 매칭이나 음악적인 성능 면에서 넓은 포용력을 지니고 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소피아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앰프와 매칭하거나, 또 어떤 음악을 재생하더라도 원하는 바를 충족하는 수준급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소피아는 앰프와 일렉트로닉스의 변화를 정확하게 들려주는 모니터적인 자질을 지니고 있다. 수입원의 시청실에서 경험했듯이 고급 일렉트로닉스로 재생했을 때의 소리는 디테일이라든지, 정교한 다이내믹의 표현력에서 압도적인 면모를 과시했다. 모니터 스피커라는 표현이 구동하기에 까다롭다는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소피아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과거 WITT의 경우 상급 제품의 성능을 저렴하게 구현했음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다. 소피아가 성공을 거둔 이유는 WITT의 실패와 분명하게 대조적이다. 상급기를 어설프게 흉내내려 한 것이 아니라 상급기가 갖지 못한 장점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소피아는 자신의 소리 특성을 내세우거나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매칭 시스템의 진가를 보여줄 실력과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소피아의 존재를 제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WATT/Puppy의 저렴한 대안으로 보기보다는 윌슨 오디오의 새로운 컨셉트를 구현한 하이엔드 스피커로 파악하는 것이 타당할 듯 하다.

규격

  • 공칭 임피던스 : 4옴(최소 3 옴)
  • 우퍼: 10 인치
  • 미드레인지: 7 인치
  • 트위터: 1 인치 인버티드 티타늄 돔
  • 감도 : 89 dB (2.83V at 1 meter)
  • 최소 앰프 출력 : 12 W per channel
  • 주파수 응답 : (포트 개방시) +0, -3dB 29 Hz - 22.5 kHz
  • 높이: 41인치
  • 너비: 12인치
  • 깊이: 18인치
  • 시스템 전체 중량 : 400파운드
  • 문의처 : 코포사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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