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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피직 비르고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6. 8. 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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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acherna@hifinet.co.kr) 2002-06-21 12:06:54

  • 형식: 3웨이 4스피커 시스템
  • 규격: 160x1000x415mm(WHD)
  • 베이스: 40x250x500mm(WHD)
  • 무게: 26kg
  • 임피던스: 4옴
  • 주파수 특성: 34Hz-21kHz(-3dB)
  • 크로스오버주파수: 350Hz, 3.5kHz
  • 감도: 90dB (1W/1m)
  • 가격: 620만원
  • 문의처: 대한음향( )

    오디오피직(Audio Phisic)은 독일에 위치한 스피커 전문 제조회사로 창립자인 요아힘 게르하르트(Joachim Gerhard)가 이끌고 있다. 요아힘은 원래 열렬한 오디오 애호가였는데 그 때문에 대학에서는 전기를 전공했고 또 재학 중에 하이파이 샵을 경영하면서 많은 하이엔드 제품을 판매하기도 했다고 한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산업용 플라즈마 제너레이터를 만드는 회사에 근무하던 그가 오디오 친구들과 함께 오디오 피직을 창립한 것은 1985년이었다. 처음 설계한 제품은 소형 플로어 형 스피커인 템포(Tempo)였는데 7도 뒤로 기울어진 독특한 외관과 적당한 크기에 저렴한 가격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 후 1988년 나온 아반티(Avanti) 역시 가정의 거실에 잘 어울리는 적당한 크기와 아름다운 마감, 높은 음악성으로 스피커 업계에서 오디오 피직의 입지를 굳히게 되었다. 현재 오디오 피직은 별도의 전문 스피커 디자이너를 고용하고 각종 계측 장비를 동원하여 객관적인 성능을 확보하는 데에 주력하는 반면 전용 감상실과 음질 평가 패널단을 통하여 주관적으로 느껴지는 음악성을 조화시켜 가고 있다.

    이번에 리뷰하는 비르고(Virgo)는 오디오 피직의 스피커 라인업 중에서는 중간 정도에 해당한다. (오디오 피직의 다른 스피커들은 http://www.audiophysic.de에서 보실 수 있다) 첫 모델이 90년대 초반에 등장하였을 정도로 나온지 상당히 오래된 제품이지만 몇 차례 개량되면서 현재 스테레오파일 A등급에 올라 있고 또 오디오 리뷰 닷컴(http://www.audioreview.com ) 같은 리뷰 싸이트에서도 애호가들에게 격찬받고 있을 정도로 그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비르고는 다른 오디오 피직의 스피커들과 마찬가지로 앞면이 좁고 깊이가 긴 모습을 하고 있다. 다만 뒤로 누운 형태가 아니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이는 NHT의 캔 캔터(Kan Kantor)가 설계한 스피커에서도 볼 수 있는 것으로 플로어형 스피커가 차지하는 공간을 최소로 하면서도 깊은 저역 재생을 위한 인클로저 용적 확보에 유리한 방법으로 여겨진다.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데 비르고의 전면 아랫부분에는 작은 덕트가 있으므로 베이스 리플렉스 타입임을 알 수 있다.

    중저역에 사용된 유닛은 모두 비파(Vifa)제의 페이퍼 콘으로 알려져 있다. 양 옆에 6인치 우퍼가 두 개 부착되어 있고 전면의 미드레인지는 4인치 유닛을 사용하고 있다. 소프트 돔 타입의 트위터 역시 비파제로 생각되는데 볼트로 캐비넷에 장착되어 있지 않은 점이 특이하다. 누르면 약간의 탄력이 느껴진다. 홈 페이지의 사진에 따르면 폼을 사이에 끼워 넣은 듯 한데, 가능한 중 저역 유닛으로부터의 간섭을 배제하려는 노력으로 생각된다.

    캐비넷은 두드려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아발론을 연상시킬 정도로(물론 그 정도는 아니지만) 매우 두껍고 견고하다. 이런 느낌은 또 전면과 후면 패널이 동일한 스타일인 것도 그러한 인상을 더욱 확고히 한다. 비르고 뿐만 아니라 오디오 피직의 제품은 모두 마감이 뛰어나고 외관이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데, 이것은 그가 오디오 샵을 운영하던 시절 고객들이 하이엔드 제품을 구입할 때에 소리뿐 아니라 외관을 매우 중시하는 것을 보아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스테레오파일의 마이클 프레머(Michael Fremer)는 비슷한 스타일의 NHT3.3을 아메리칸 스타일의 8기통 대형차량에 그리고 비르고를 포르쉐 911에 비유하고 있기도 하다.

    오디오 피직에서는 스피커를 설치할 때에 방의 넓은 쪽면에 두고 가능한 가운데로 끌어낸 뒤에 뒷 벽에 바짝 붙어 앉아 들으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 이것은 완전히 뒷 벽에 붙어 앉을 경우 벽 반사음을 거의 듣지 않게 되고 스피커의 음장이 펼쳐지기에 충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인데, 필자의 감상 공간에서는 긴쪽의 벽에 각기 책상과 붙박이장이 위치하고 있어서 그대로 할 수 없었고 짧은 쪽에 두어서는 기대만큼 흡족한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 이 외에 토-인(toe-in)각도에 따라서 스피커의 대역 밸런스가 상당히 변화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수 차례 실험해본 결과로는 토-인을 하지 않는 편이 저역이 더 뻗고 자연스러운 음장을 들려주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이는 역시 다른 공간에서라면 장담할 수 없다고 봐야한다.스피커를 설치할 때는 우선적으로는 스피커 제조회사의 지침대로 해봐야 되겠지만 감상 환경의 변수란 워낙에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다 되었다고 생각하면 안될 것이다. 조금씩 조정해가면서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위치를 찾아내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저번에 리뷰했던 틸 CS2.3 스피커가 세부적인 디테일과 다이내믹스 재현에 장점을 갖고 있는 예민한 스피커라고 하면 오디오 피직의 비르고는 그와 대조적으로 밸런스와 매끄러운 고역 재생에 장점을 갖고 있는 푸근한 스피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주목할 만한 점은 스피커의 얇은 전면 패널에서 받는 인상으로는 잘 연관이 안될 만큼 저역이 풍부하고 깊게 재생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서 전에 사용했던 이전에 사용했던 B&W802 III 스피커나 다인오디오의 콘투어2.8처럼 더 크고 무거운 스피커들에서 가볍게 들리던 케니드류 DUO2 음반의 더블베이스나 카라얀이 지휘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리마스터링 음반에서의 오르간 저음이 비교적 충실하게 들려왔다. (그러나 무거운 느낌을 주는 것은 아니었다.) 역시 스테레오파일의 측정 결과에 따르면 31Hz까지 평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스피커의 물리적인 규모에 비추어 볼 때 상당히 우수한 결과로 생각된다.

    치솟는 고역과 중저역에서의 낮은 임피던스 때문에 상대적으로 전체적인 표현이 여위게 느껴지는 틸CS2.3 스피커와 달리 비르고는 80-200Hz 사이에서 매우 약간 부스트되어 있어서 전반적으로 풍성하면서도 선이 굵은 느낌을 준다. 물론 이러한 응답 상승은 인클로저의 진동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착색은 어느 스피커 못지 않게 배제되어 있다. (오디오 피직 비르고는 통울림과는 거리가 있는 스피커이다) 또 미드레인지 유닛이 담당하는 약 200Hz에서 4kHz까지는 거의 절대적이라 할만큼(0.5dB내에서) 응답이 평탄하다. 때문에 폴리니가 연주한 쇼팽의 발라드음반(DG 459 683-2)를 들어보면 피아노의 건반이 오르내릴 때에도 저역에서 고역에 이르기까지 음색의 변화 없이 매끄럽게 재생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데이브 브루벡 쿼텟의 테이크 파이브(Columbia CK 65122)에서의 색소폰의 소리 역시 다른 스피커에서보다 더 매끄럽고 풍부하게 들린다. 작은 소리까지 섬세하게 들려주는 제품의 경우 오래 들으면 귀를 피곤하게 하는 경우가 있지만 비르고는 아기자기하게 음악의 모든 작은 정보들을 챙겨 전달해주면서도 결코 듣는 사람을 질리게 하거나 압도하는 일이 없다. 차분하면서도 할말을 다하는 사람과 시끄럽게 소리를 질러가면서 말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을 생각해보시길...

    균형감 있는 대역 밸런스 외에도 꼭 짚고 넘어가야할 비르고 스피커의 장점이 있다. 이른바 스피커가 완벽히 사라지는 음장감이다. 물론 요새 음장감이 좋은 스피커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틸, 아발론 등등... 그러나 필자가 시청해 본 바로는 여기에 비르고도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 같다. 비르고의 음장감은 틸CS 2.3처럼 압도적인 너비와 깊이를 자랑하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그런 규모적인 측면보다는 스피커 사이에 오밀조밀하게 악기의 미니어처를 그려내는 능력에 있어서 탁월하다. 플레트네프가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DG 453 450-2)을 들어보면 무대 앞의 현악기 군과 중간에 위치한 목관 악기 그리고 제일 뒤에 있는 타악기 군의 거리를 정말로 자연스럽게 그려주고 있음에 놀라게 된다. 또 르네 야콥스의 모차르트 코지 판 투테(HMC 951663-65)에서는 가수들이 노래를 주고받는 장면이 눈앞에 보이는 듯한 유쾌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대개 스피커의 음장감을 평가할 때에 반드시 언급해야 되는 부분이 원근감(overall perspective)인데, 비르고 같은 경우는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소리를 뒤로 멀게 하지도 또 앞으로 당겨오지도 않고 매우 자연스럽게 감상자 앞에 음장을 펼쳐내어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밸런스와 음장 재현의 장점은 비르고가 하이엔드의 사상- 즉 더하거나 착색이 없는 것이 더 좋은 것 -에 충실하게 제작된 스피커라는 인상을 안겨준다. 흔히들 오해하기 쉬운 것이 무시무시한 다이내믹스와 쭉 뻗는 고역과 저역, 귀에 쏙쏙 들어오는 음색 재현이 바로 하이엔드 제품의 특징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하이엔드는 그런 것이 아니다. 인공적인 착색을 배제하고 음악 그 자체에 잠겨들 수 있도록 제작되는 제품이 하이엔드 오디오인 것이다. (로버트 할리의 더 컴플리트 가이드 투 하이엔드 오디오에서) 아무리 제반 특성이 우수하다 하더라도 몇 가지 결점 때문에 음악에 잠겨들 수 없다면(심지어 볼륨을 내리거나 음악을 꺼버리게 된다면) 그것은 하이엔드 제품으로서는 성능이 미달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점을 이해했을 때에 왜 비르고가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지도 자연스럽게 납득하게 된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비르고의 약점은 저역의 트랜지언트 재생이 떨어지고 고역이 롤 오프되어 음색 재현이 부족하다는 점에 있다. 저역의 트랜지언트는 특히 틸CS2.3가 매우 훌륭했고 또 다인오디오의 컨투어2.8도 좋은 편이었다.(이 두 스피커는 홈시어터의 메인 스피커로 사용해도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생각된다) 비르고의 트랜지언트 성능이 부족한 것은 아마도 유닛 자체의 특성이 부족한 때문으로 생각된다. 또 현의 음색이 차분하고 어둡게 느껴지기 때문에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이러한 부분을 참조해서 다소 밝은 소리를 들려주는 소스나 앰프로 매칭할 필요가 있다. 단, 구동 자체만 놓고 본다면 비르고는 정말 무난한 제품이다. 다른 시청 제품에 비해서 비교적 오랫동안 필자의 감상 공간에 머물렀었기 때문에 상당히 여러 종류의 앰프를 물려서 시청할 수 있었는데, 물론 고가의 앰프일 수록 소리가 좋았지만 다른 스피커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상당히 적었다. 이것은 비르고의 감도가 높은데다가 임피던스까지 거의 4옴 이상인 등 앰프에 대한 부담이 적고 초고역이 롤 오프되어 있어서 앰프의 결점을 가려주고 있다는 이유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샵에서는 프라이메어와의 매칭을 권하는 데 그것도 좋고 골드문트등과의 매칭도 상당히 양호할 것으로 추측된다.

    모나지 않은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음악 재생과 부담스럽지 않은 적당한 크기, 아름답고 견고한 캐비넷등으로 인해 오디오 피직의 비르고는 음악 애호가에게 무난한 선택이 될 수 있는 스피커라고 생각된다. 기회가 있으면 차분하게 감상해보실 것을 권한다.

    시청에 사용한 기기

    CD Player
    마크레빈슨 No.39, Denon 1650AR
    Amp
    마크레빈슨 No.331, 자디스 오케스트라 레퍼런스...
    Interconnect Cable
    XLO 시그너처 2.1 킴버 PBJ, JPS수퍼컨덕터, 노도스트 쿼트로필

    Loudspeaker cable
    트랜스페어런트 울트라, XLO 울트라 6

    Power Cords
    시너지스틱 리서치 AC 레퍼런스 마스터 커플러, JPS Digital Cords
    Accessory
    삼양전기 울트라 파워 멀티탭, RPG 디프랙털, RPG 베이스 트랩, BDR 피라미드 콘, 도우즈 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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