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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하 Soavo2 스피커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7. 8. 1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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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aha Soavo2 Speaker

올해로 야마하에서 악기를 만들기 시작한지 120년이 된다. 야마하는 악기외에도 프로용 레코딩 장비에서 건축물 음향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게 취득한 나무와 목공에 대한, 금속에 대한, 음향에 대한, 사운드 프로세싱에 대한 전문적인 역량을 스피커를 만드는 데에 종합적으로 투입할 수 있다면 세계 그 어느 업체에도 밀리지 않을 알찬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해외생산기지가 있어 가격에 대해서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일반적인 기대와는 달리 스피커 쪽에서는 일본 평론가들이 자인하고 있듯이 일본제는 기술은 좋은데 소리는 그리 마음에 들게 빚어내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야마하는 그런 안팎의 지적을 의식해서인지 새로 진입하려 하는 고급 스피커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해서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엔지니어링은 일본에서 하지만 사운드 튜닝은 영국에다 맡기기로 한 것. 1년여의 튜닝을 마치고 나온 최종 결과는 아주 바람직했다. 전통적인 야마하 스피커에서 들을 수 있었던 무덤덤한 소리와는 차별성을 가지는 소리가 나와 주었다. 음악을 생생하게 하고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만약에 단도직입적으로 야마하 Soavo는 사람의 눈과 귀를 만족시키는 사명을 제대로 완수했냐고 물어본다면? 그렇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스펙
타입: 2웨이 베이스 리플렉스 북쉘프
우퍼: 6.5인치 (16cm) Advanced PMD
트위터: 3cm 알루미늄 돔형
주파수 반응: 45 Hz–50 kHz
감도: 88 dB/2.83 V/1 m
최대 파워 입력: 120 W
공칭 파워 입력: 30 W
크로스오버: 3 kHz
임피던스: 6 ohms
치수 (W x H x D): 220 x 380 x 353 mm
중량: 9.7 kg

만듦새
Soavo2는 많은 부분에서 Soavo1과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내부 정재파를 피하기 위해서 평형한 면이 나타나지 않도록 인클로우저를 설계한 것, 인클로우저 제작시 결합을 강화하기 위해서 고난이도의 짜맞추는 방식을 사용한 것, 잔향이 적은 자작나무 합판 채용, 트위터에 인클로우저의 진동이 덜 전달되게 하기 위해서 알루미늄 주물 플레이트를 채용한 것, 우퍼의 프레임 재질에 진동감쇄 특성이 좋은 알루미늄을 사용한 것, 에지 와이즈 권선 보이스코일, 독일 쿠르트뮐러의 스파이더 서스펜션을 채용한 유닛, 진동판 소재를 야마하 고유의 A-PMD(Advance Polymer-injected Mica Diaphragm)*를 사용한 것, 트위터의 돔은 DC-다이어프레임을 채용한 것 (다이어프레임과 보이스코일을 일체화시킨 것), 공심 코일을 사용한 것, ICW 금속피막 폴리프로필렌 캐패시터를 사용한 것, 등 이정도면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로 꼼꼼하고 빈틈없이 만들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일련의 기술 연구와 개발과 결정에는 총 5년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Soavo 2만을 위해서 새로 개발한 부분은 우퍼의 콘 형상이다. Soavo1과는 다르게 복합커브를 줬다. 우퍼의 서라운드 (에지)도 발포고무에서 솔리드 고무로 변경되었다.

* 이것은 PMP(Poly-Methyl-Pentene)라는 고분자 레진에 마이카(운모) 분말을 채운 것이다. 재질이 종이나 폴리프로필렌보다 가볍기 때문에 매우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 내부 손실 특성도 뛰어나서 금속 재질보다 공진 통제가 잘된다고 한다.

들어보기
Soavo2는 순간순간 변하는 신호에 대해 반응이 무척 빠르다. 그리고 해상력이 높고 소리의 타이밍이 왜곡되지 않았다. 이것은 무게가 가볍고 댐핑이 잘 되는 진동판에서나 얻을 수 있는 결과다. (우퍼의 진동판 내부에 에너지가 축적되지 않아 소리가 뒤섞이지 않는 것) 이 정도면 반응이 빠르기로 유명한 Ariacell GTi 유닛에 버금갈 정도.

고역 역시 디테일하여 공간의 정보를 잘 살려주며 롤 오프나 급격한 강조는 감지되지 않는다. 트위터 설계시 공진점을 동작 주파수에서 멀리 떨어지도록 하는데 성공한 것 같다. 디테일 하면서도 까탈스럽지 않은 특성을 갖게 한다는 것은 웬만한 제품에서는 병립하기 힘든데 그것을 비싸지 않은 가격에서 달성한 점에 대해서 높이 평가하고 싶다. 이런 특성은 앰프를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덜어주게 될 것이므로 사용자들이 환영할 만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트위터와 우퍼 사이의 연결까지도 매끄럽게 만들어 놓았다. 그래서 특별히 스피커의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게 했다. 착색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스피커라고 할 수 있겠다. 그 결과로 악기의 고유 소리를 훼손 받는 일도 없으며 사람의 목소리도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Soavo2는 디테일한 소리를 잘 내주어 전체 정보량은 뛰어나다. 입체적인 음장감도 잘 재생해 준다. 특별히 더 앞쪽으로 튀어나오려는 경향이 눈에 띈다거나 뒤쪽으로 꺼져들어가려는 경향이 있다거나 하지 않는데 이런 중용적인 성질은 앰프나 소스기기와 매칭을 하는 데에 수월할 수 있다.

그리고 인클로우저의 공진이 매우 최소화 되어 있고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에서 발생하는 잡스런 소리가 묻어나지 않는다. 이 점에 대해서는 Soavo1에 비해 더 철저하게 목표에 부합하는 결과를 얻어냈다.

그런데 Soavo2에서 어쩔 수 없이 한가지 부족한 점이 있다면 저역의 무게감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드라마틱한 음악을 재생 할 때 감상자를 그 감정의 깊이에 충분히 빠지게 하지 못한다. 역동적이고 심각한 음악이 다소간 낙천적이고 가볍게 표현되어서 음악에 감정적으로 동조하지 못하고 겉돌게 한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바이얼린 독주곡의 경우에는 저역이 필요로 하지 않다 보니 가장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과장되지 않고 디테일하여 현악기의 세세한 뉘앙스를 잘 표현해 주었고 귀를 피곤하게 하는 왜곡도 느껴지지 않았다. 피아노 곡의 경우에는 힘의 그라데이션이 섬세하게 잘 표현되었으며 분산화음에서도 뒤뚱거림이 없이 고르게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저역의 무게감이 덜하기 때문에 왼손의 표현은 덜 드러나고 상대적으로 오른손의 표현이 부각되는 편이다. 피아노의 육중한 저음을 들으면서 느끼게 되는 쾌감을 즐길 수 없는 점은 감안해야겠다. 제니퍼 원스의 Famous Blue Raincoat 앨범에 실린 ‘First we take Manhattan’에서는 반주의 음계가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부분을 그런 부분이 있었나 싶게 심심하게 표현해버린다.

저역이 아쉬운 스피커로 음악을 듣다 보면 웬지 볼륨을 올리면 좀 더 속시원하게 들릴 것 같아 볼륨을 자꾸 더 올리고 싶은 충동이 들기도 한다. 노래를 좀 더 음미하고 싶어서 볼륨을 과하게 올린 경우 몇 곡에서 들뜨고 예민하게 들렸다. 임정희의 1집 앨범 Music is My Life에 실린 ‘시계태엽’은 녹음 탓도 있겠지만 목소리가 조금 더 건조하고 팽팽하게 당겨진 것처럼 들려 목마른 듯 하고 피곤하게 들린다. 왁스의 3집에 실린 ‘여정’이나 사랑과 평화 7집에 실린 ‘부족한 사랑’도 약간 예민하게 들리는 편이다. 볼륨을 적당히 해서 들어야겠다.

보컬의 소리는 억지스럽지 않아 좋았다. 캐롤 키드의 목소리는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들려주었지만 나이보다 약간 젊게 들리는 것처럼 들린다. 이런 점은 매칭에 관심을 기울이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마무리
필자가 보기엔 부피가 적은 북쉘프 스피커는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피커와 서브우퍼와 조합을 전제로 한 스피커로 분류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단독으로 사용하는 스피커는 사이코어쿠스틱을 활용하여 대역을 인위적으로 조작한다. ATC나 토템스피커가 작은 덩치에도 불구하고 드라마틱하고 역동적인 소리를 내는 것은 그런 트레이드 오프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한편, 서브우퍼와 조합을 전제로 한 스피커는 내줄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정확하게 소리를 내주는 것으로 B&W805S, B&W705나 Linn Akurate 212같은 스피커를 꼽을 수 있겠다. 야마하 Soavo2는 후자에 속한다.

야마하 Soavo2가 저역의 제한으로 인해 장단점이 분명하지만 잘 나와주는 대역에서라면 소리의 완성도라는 면에서 봤을 때 Soavo1보다 나은 부분이 있다. 따라서 필자는 2채널 스피커를 택해야 하는 경우에는 Soavo1과 Soavo2가 서로 일장일단이 있으니 사용자의 용도나 판단에 따라 결정할 것을 권하며, 서브우퍼의 도움을 받는 멀티채널 환경에서라면 Soavo1대신 Soavo2를 프런트 스피커로 활용하는 것이 어떨까 제안해 본다.

Soavo2스피커는 특별히 왜곡이 심하게 나온 부분이 없기 때문에 매칭에서 큰 실패를 할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2채널용으로 단독으로 사용하는 경우라면, 좀 더 음악을 재미있게 듣기 위해서는 매칭에 고려를 아껴서는 안될 것 같다. 시원하고 도드라지는 소리가 나는 앰프나 케이블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혹시 파라메트릭 이퀄라이저가 내장된 멀티채널 AV리시버를 사용하고 있다면 이퀄라이저 보정을 적극 활용해서 마음에 드는 소리를 찾아 보실 것을 권해본다.

Soavo2는 잘 만든 악기와 같다. 이제 이 악기에서 좋은 소리가 나오게 하는 것은 전적으로 악기를 다루는 사람의 솜씨에 따라 결정된다.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은 악기가 바뀌면 새로운 악기의 특성에 맞춰 연주방법을 조정할 줄 안다. 여러 타입의 스피커를 다뤄보셨던 오디오 애호가라면 Soavo2를 듣고서 어떤 특성을 가졌는지 앞으로 어떻게 매칭시켜서 판도를 짜야 할 것인지 감을 잡으실 수 있을 것이다.

시청기기
소스기기: dCS P8i SACDP, Sony NVP900V
앰프: 크렐 FPB-300 파워앰프, JVC AX-V8000 AV리시버
스피커: 레벨 퍼포머 M-20, 트라이앵글 헬리아드 Es, 트라이앵글 스텔라 Es
스피커케이블: 실텍 MXT New York, 벨킨 PureAV
인터커넥트: Sunny Audio Cable (XLR), Monster studio pro1000 (RCA)
기타 액세서리:
- Apogee Big Ben (word clock generator)
- Stereovox HDXV digital cable (word clock 신호 전송용)
- Black Diamond Racing The Shelf,
- Vibrapod
- RPG Korea 어퓨저, RPG Korea 스카이라인
- 스카이비바 텍스보드 흡음재,
- AudioPrism Quiet Line,
- Cardas RCA caps
- 테크나소닉 C-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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