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의 멤버인 베니 앤더슨이 도이치 그라모폰을 통해 '피아노'라는 이름의 음반을 내놓았다. 베니 앤더슨의 본명은 Göran Bror Benny Andersson이며, ABBA의 두 번째 B이기도 하다. 아바는 1972년부터 1982년까지 10년동안 활동했다. 본격적인 활동은 1974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Waterloo'로 우승을 차지하면서부터이다.
그야말로 보컬도 없고 다른 악기도 없이 팝 그룹 아바의 명곡들, 그리고 그가 작곡한 솔로 음반과 뮤지컬 음반(체스)에 수록된 곡들을 오직 피아노로만 직접 연주한 음반이다. 사실 우리가 익히 잘 아는 아바의 유명한 히트 넘버들은 수록되지 않았다.
이 음반을 녹음하면서 그는 자신이 선택한 음악들이 자신의 일부분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아주 오래 전의 음악이든 더 가깝게 느껴졌고, 마치 자신의 기억을 연주하는 것 같았다고 한다.
그의 말처럼 첫 번째 트랙인 'I Let The Music Speak"에서의 피아노 터치는 오랜 세월을 거쳐 피아노 앞에 다시 앉은 노년의 예술가가 자신의 음악 인생을 되돌아보며 나긋하게 회고하는 것처럼 들린다.
I'm hearing images, I'm seeing songs
No poet has ever painted
Voices call out to me, straight to my heart
So strange, yet we're so well acquainted
I let the music speak with no restrains
I let my feelings take over
Carry my soul away, into the world
Where beauty meets the darkness of the day
그리고 마치 슈베르트의 가곡처럼 아름다운 선율을 품은 두 개의 트랙을 거쳐 'Thank you for The Music'으로 이어진다.
So I say
Thank you for the music, the songs I'm singing
Thanks for all the joy they're bringing
Who can live without it, I ask in all honesty
What would life be?
Without a song or a dance what are we?
So I say thank you for the music
For giving it to me
솔로 피아노 곡이기 때문에 가사가 없지만 베니의 연주를 들으면 가사를 적어보고 또 따라 부르고 싶어지게 될 것이다.
매우 섬세하고 아름답게, 마치 깨질까봐 걱정하는 것처럼 멜로디를 조심스러운 터치로 다루고 있다. 한 없이 느려지는 만큼 더 아름답게 들린다. 리듬은 느릴 수록 더욱 부서지기 쉽지만, 베니의 손가락은 더 능숙하고 매끄럽게 흐른다.
근래 뉴스로 알려졌듯이 아바가 활동을 중지한 이후 35년만에 다시 음반을 내놓는다. 아바를 잘 몰랐던 새로운 세대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 믿는다.
사용된 피아노는 이탈리아제 파지올리(Fazioli)로 고역은 둥글고 중역대가 더 도톰하며 저음이 풍성해서 부드럽고 따사로운 느낌을 준다. 잔향이 길고 풍성하며 감미롭게 들린다.
스웨덴 스톡홀름 내 섬(섬이라고 하지만 시내와는 다리로 연결되어 있고 음악과 미술 센터가 위치한 곳이다)에 위치한 RMV 스튜디오(www.rmvstudio.com)에서 녹음했다.
베니가 연주한 Thank you for the music의 동영상 링크를 아래 첨부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rC4hgWQHH-8
Posted by 박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