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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MSB 테크놀로지 CEO 조나단 굴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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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finet 2016. 10. 1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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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아버지의 자리를 이어 MSB Technology(www.msbtech.com)의 CEO로 취임한 Jonathan Gullman이 한국을 방문하여 공식 수입원인 GLV(www.glv.co.kr)의 시청실을 찾았다. 인터뷰를 통해 MSB의 제품, 기업, 나아가 오디오 산업의 과거와 현재,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Jonathan은 순수하고 앳된 모습에 진지하고 당찬 눈빛을 가진 청년이었다. 차분함 속에 자신감이 묻어 있는 어조로 전달하는 이야기 속에서 나타는 MSB의 철학과 비전은 아주 또렸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나아가기 위한 의지와 노력이 생생하게 와닿았다. 현재도 훌륭한 제품군을 갖추었지만 10년 후, 20년 후가 더 기대되는 회사이다.

 


 

 

 

Jonathan Gullman, CEO & Electrical Engineer of MSB Technology

 

 

 

- 한국 일정 이전에 도쿄 오디오 쇼에서 참가했다고 들었다. 

MSB의 레퍼런스 DAC인 Select DAC가 주연이 되어 일본에 소개되는 좋은 기회였다. Select DAC를 중심으로 스피커, 앰프 등 매칭 기기를 바꿔가면서 Select DAC의 다양한 면모를 자랑하고 진가를 인정받을 수 있어서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시연할 때는 아무도 질문을 하지 않고 참관객들이 조용히 음악만 들었다. 일본인들은 그런 자리에서 전혀 질문을 하지 않는다는 귀띔이 미리 있지 않았다면 많이 당황했을지도 모른다. 참관객 대부분이 1시간 이상 감상을 하고 가는 모습에서 반응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후에 호평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 MSB의 시장 구성은 어떻게 되는지?

세계 각지에서 고르게 판매가 이루어진다. 지역 경제 상황에 따라 판매 추이가 좀 다르긴 하다. 한 지역에서 경기 침체 등으로 부진하면 다른 지역이 선전하는 모습이다. 전세계에 시장이 있다는 것이 이런 면에서는 좋다.

 

 


 

- 중국 시장은 어떤가?

중국도 판매가 많다. 삼촌이 중국 영업책임이다. 중국이 큰 시장이긴 하지만 많이 팔아치우는 것보다는 항상 품질을 우선으로 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재밌는 사실은, 중국에서는 빨간 색, 금색 주문이 많다는 것이다.

 

 


 

- 색상 얘기가 나온 김에, MSB는 어떤 색상을 주문해도 다 맞춰준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듣고 싶다.

모든 것을 자체생산하기 때문에 가능하며, 정말 어떤 색이라도 다 가능하다. 순백색, 광택 유무 모두 가능하다. 시장에 따라 색상 선호도가 다른데, 어떤 나라는 블랙이나 실버가 대부분인 반면 어떤 나라는 다양한 색상으로 주문이 들어온다.

 

 


 

- 고객의 피드백을 받고 반영하는 방식이 궁금하다.

대개는 고객들이 직접 전화하거나 메일을 보낸다. 이 외에도 각 지역의 딜러를 통해 다양한 요청이 들어온다. 우리는 딜러들을 파트너로 대하기 때문에 딜러를 통한 요청까지도 모두 응대하고 가능한 한 수용한다. 색상만 맞춰주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어떤 요청도 다 수용하고 고객이 원하는대로 한다. 버튼의 기능을 다르게 하거나 디스플레이의 색상을 원하는대로 바꿔준다. 내가 프로그래머이기 때문에 한 명의 고객만을 위해서 프로그래밍도 많이 한다. 디지털 필터를 새로 만들어드리거나 메뉴 인터페이스를 바꿔드린다. 또한 Select DAC 외에 다른 제품도 최소한의 비용만을 받고 맞춤형 제작이 가능하다.

 

 


- 고객들이 재구매를 하거나 업그레이드를 많이 하는가?

그렇다. 오래 된 고객들이 다시 제품을 구입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특이한 일이 있었는데, 엔트리인 Analog로 시작해서 바로 Diamond로 바꾸고 그 후 Select 를 구매한 고객이 둘이나 된다. 이 모든 과정이 몇 달 사이에 일어났다.

 

 

 


- 이야기를 들어보면 충성 고객이 많고 고객층과의 신뢰가 두터울 것 같다.

그렇다. 우리는 20년 전 제품도 A/S를 해준다. 할 수 있는 데까지는 다 해본다. 25년 전 제품 중에 부품이 단종된지 20여년 지난 경우에는 못해주는 경우가 가끔 있긴 하다. 이런 일도 방지하기 위해 창고에 오래된 부품을 최대한 갖춰놓는다. 앞에 이야기했듯이 같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한 곳에서 일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 굉장히 좋은 가족기업의 형태인 듯하다. 가족기업에서 경영하는 것이 잘 맞는지? 그리고 어떤 점이 좋은가?

CEO로 일한지 한 달 됐는데, 아주 좋다.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열정이 있고, 이 열정을 그대로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이 좋다. 또한 형제간에, 다른 직원 간에도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일처리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한 것도 장점이다.

 


우리가 남들에 비해서 다른 점은 의사결정구조이다. 우리는 제품 개발을 할 때 전문가인 팀원 모두가 동의하는 방향으로 개발한다. 오너 결정에 따르는 것에 비해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몇 년 전 망한 스피커 회사의 일화)

 

 

 

- 쉽게 들리지만, 굉장히 어려운 일일 것 같다.

그렇다. 시간도 훨씬 더 오래 걸리고, 문 닫고 핏대 세워가면서 토론하고 싸우는 일도 많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가 좋은 사운드를 찾아가는 방식이다.

 

 

- 하이엔드 오디오 업계에 대한 우려는 꽤 오래전부터 다들 언급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무엇인가?

모두가 이야기하고 걱정하는 부분이긴 하다. 시장이 안 좋다고는 하는데 우리는 매년 성장하고 있다. 사람들이 시장이 줄어든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잘 알려진 브랜드들이 속속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우리가 계속 성장하는 이유가 경쟁이 줄어서라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시장 환경이 악화된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고 본다. 앞으로도 더 많이 변할 것 같다.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 어떤 변화에 주목하고 있는가?

오디오 시장은 진입장벽을 낮추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이런 흐름과 요구에 잘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갈수록 세세한 스펙이나 기술적인 디테일보다는 그냥 소리가 좋고 복잡하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것을 좋아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CD, USB, 비닐 등등 매체도 다양해지고 그에따라 기기 종류가 많아지면서 시스템이 복잡해져왔다. 이런 맥락에서 단순함과 접근성에 대한 수요는 더욱더 커지고 있다고 본다.

 


- 그런데 사실 접근성을 높이고 단순하게 만드는 게 만드는 입장에서는 더 어려운 것 같은데, 실제로 어떤가?

질문한 내용대로 어렵다. 단순하게 만들고 고객이 신경쓸 부분을 없애는 건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내가 프로그래머 출신이라서 디자인적으로 이렇게 하는 게 좀 더 힘들긴 하다.

십 년 전에 처음 내가 주도하여 제품을 개발했을 때는 정말 어려웠다. 그 때 출시한 제품에 대한 리뷰 중에 ‘이 제품은 분명 공대생이 만들었다. 너무 복잡하다’는 내용이 있었다. 나름대로 매뉴얼까지 다 신경써서 아주 명료하고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다고 자부하고 있었고, 그런 평가가 나온 이유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요즘은 제품 개발을 하면 회사에서 엔지니어나 제품개발을 맡지 않은 인원들에게 1차로 평가를 받는다.

 

 


- 매체의 변화에 대해서도 의견이 궁금하다.

매체 측면에서는 고품질 스트리밍도 중요한 트렌드이다. 내 동생이 26살인데 CD는 4장밖에 없고, 스트리밍을 구매한다.

 


앞서 언급한 변화들은 젊은 층에서 더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는 듯하다. 이런 변화에 잘 대비하면, 지금 젊은 층이 나이들어 소득이 높아지고 자산이 생기면 하이엔드 수요가 늘 때도 잘 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MSB Select Headphone Amplifier(www.msbtech.com)


- 이런 변화에 대비하는 구체적인 활동도 있는가?

회사 차원에서는 헤드폰 시장의 성장도 주목하고 있다. 공간의 제약, 가족 문제 등으로 헤드폰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도 많아지는 것 같다.


이런 부분에 관심을 갖고 여러 시도를 하면서 올해 헤드폰 앰프를 하나 출시했다. Stax 정전형 헤드폰과 Select DAC에 최적화한 헤드폰 앰프이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들려주면, 헤드폰을 싫어한다는 사람들도 반한다. 올해 Canjam 쇼에서는 사람들이 이것을 들어보려고 입구 밖까지 줄을 서서 기다렸다. The Verge(전자기기 부문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권위 있는 온라인 잡지이다) 에도 소개 돼서 기뻤다. http://www.theverge.com/2016/8/15/12480856/select-dac-ii-amplifier-audiophile-experience

 

 


- 이렇게 유명한 온라인 잡지에 소개되면서 판매도 늘었나?

초고가 시스템이라서 판매 영향은 많지 않았다. 이건 우리가 사무실에서 쓰기 위해 만든 제품인데, 최고의 사운드를 위해 꾸준히 제품을 개선하고 바꾼 결과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발견하고 배웠다. MSB의 모든 제품이 다 그렇게 개발된다. 시행착오도 많지만 과정에서 배우는 것들이 많고, 그 결과를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데 반영한다.

 

 

플래그십 모델인 셀렉트 DAC와 함께 한 조나단

 

 

 

- Select DAC 소개를 조금 더 자세히 부탁드린다.

Select DAC은 MSB의 레퍼런스 모델이며, 신제품이자 모든 최신 기술의 집적체. 강조하고 싶은 내용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는 완전 모듈 방식의 도입이다. 즉 모든 입력이 모듈 형식이기 때문에, 필요한 입력만 선택해서 구입할 수 있다.

 


둘째는 최신 포맷 지원이다. DAC이 자꾸 구형이 되는 이유 중 하나가 입력형식과 포맷의 변화이다. Select DAC은 MQA 지원을 통해 최신 포맷을 모두 수용한다. 앞서 말한 모듈화와 연결해보면 향후에도 새로운 포맷이 나와도 모듈만 추가하면 되며 기기 전체를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장점이 있다.

 


셋째, 개별 입력이 모두 별도로 작동하도록 완전히 분리하였다. 이렇게 하면 사용하는 입력만 사용하기 때문에 노이즈가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하이엔드 DAC의 관건은 노이즈인데, 가장 힘든 부분이 노이즈를 잡는 것이다. 클럭이 작동하면서 사용하지 않는 입력도 전원이 들어가면서 노이즈가 생긴다. Select DAC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였다.

 

 


- Select DAC을 개발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Select DAC은 신제품을 내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라기보다는 지난 15년간의 연구개발의 결실이다. 15년 간 좋은 DAC을 만들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조금씩 발전시킨 것이 Select DAC이 되었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15년동안 동일한 팀이 계속 이어서 개발을 했다는 점이다.

 

 

 

- 개발할 때 어려웠던 점?

Select DAC의 큰 특징이 밸런스 DAC(Balanced DAC) 모듈을 사용한 것인데, 이 밸런스 래더 DAC을 만드는 것이 어려웠다. 이 모듈은 하이브리드 DAC이라고도 하는데, 정확히는 밸런스 래더 DAC(Blanced Ladder DAC)이다. 즉 +용과 -용 DAC이 별도가 아니고 한 모듈이 양극과 음극 신호를 동시에 처리한다. 밸런스 래더 댁은 또한 모드를 바꿔서 DSD DAC으로 사용할 수 있다. 어떤 변환이나 샘플 rate변경도 없이 DSD 그대로 재생한다. 포맷 변환이 필요했던 기존의 래더 DAC과는 큰 차이이다. 원래 질문으로 돌아가서, 밸런스 래더 DAC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포맷을 적용하는 일이 큰 도전이었는데, 구체적인 사항은 영업기밀이다.

 


- Select DAC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어떤가?

아주 좋다. Select DAC 은 모두가 역대 최고라고 평가하며, 판매도 아주 잘 된다. 심지어 가격 때문에 어려울 거라고 예상했던 일본에서도 최근 몇 달 새 5개나 팔았다. DAC 시장이 크지 않은 일본에서 그 정도면 대성공이라고 본다. 

출시 직후에는 공급 속도가 부족해서 1년 씩 대기한 고객도 있다. 기업 입장에서 고객이 기다리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너무 뜨겁다 보니 그런 일이 생겼다. 이 부분을 해결하느라 노력을 많이 했고, 지금은 다행히 생산 속도를 맞출 수 있게 되었다.

 


- Select DAC 를 비롯한 MSB 제품에 어떤 스피커 매칭을 추천하는가?

우리는 YG 어쿠스틱 스피커를 쓴다. 소리를 가감없이 전달하기 때문에 개발용으로 아주 좋다. 단점은 너무 무겁다는 거다. Magico, Wilson, B&W 모두 좋다. 기본적으로는 각각의 상황과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 신제품 계획이 있는가?

현재 Select DAC에 매칭할 수 있는 Select 앰프를 개발중이다. Select DAC의 성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앰프와 스피커가 있는데, 스피커는 우리의 영역이 아니라서 생각하지 않고, 앰프는 개발중이다. 아직은 공개하기 힘들지만 다른 제품들도 준비중이다.

 


또한 신제품은 아니지만, 미국에서 출국하기 이틀 전에 MQA 모듈 개발을 끝냈다. 이번 주말에 Rocky Mountain Audiofest에서 시연 예정이다. MQA는 재밌는 포맷이지만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데, 호불호가 갈리는 것은 포맷이 아직 진행형이라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 MSB의 목표는?


우리는 지금 있는 회사나 제품 등을 목표로 두지 않는다. 우리는 실연 같은 사운드를 내는 것이 목표이다. 그리고 아직 갈 길이 멀다. 우리는 항상 개선점이 있다고 생각하며, 최선과 최고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일시: 2016/10/4 15:00 / 장소: GLV(www.glv.co.kr)

인터뷰어: 김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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