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 종류의 Hi-Res Portable-DAP( Digital Audio Players)들이 출시 되고 있다. MP3/AAC계열의 저해상도/저용량 압축 음악 파일을 재생하는 것이 I-pod을 비롯한 1세대 P-DAP였다면, 96Khz/24bit이상의 PCM 음악파일(무손실 압축으로 알려진 FLAC을 포함) 및 DSD 파일을 재생할 수 있도록 설계된 2세대 P-DAP라 할 수 있다.
Neil Young의 주도로 만들어진 Pono가 제품이 출시되기 이전부터 화제를 만들며 2세대 P-DAP의 등장을 알렸다면 국내제작사인 Astell & Kern과 Digital & Analog사의 제품들이 좋은 평을 받으며 전세계 오디오파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사실 Portable한 player들은 이미 소니의 Walkman을 시작으로 해서 30년이 훨씬 넘는 시간동안 존재해 왔다. 그렇기에 2세대 P-DAP들을 혁신적인 제품이라 평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휴대성이라는 특성을 유지하기 위해 늘 음질을 희생해 왔던 점을 생각해 본다면, 짧지 않은 portable music player 역사에서 음질을 희생하지 않는 첫 제품들이 등장했다는 점은 반드시 주목해보아야 할 지점이라 생각한다.
돌이켜 보면 휴대성을 위해 음질을 희생하는 양상은 두가지로 나타난다. 첫번째는 휴대가 용이한 미디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80년대 주 미디어 포맷이었던 LP보다 여러모로 음질이 떨어지는 Cassette tape을 사용하거나, 90년대 이후 CD보다 음질이 떨어지는 Mp3류의 압축 포맷을 사용한 것이 그 구체적인 모습이다.
두번째는 전원 소모를 줄이기 위해 음질적 고려보다는 전원 효율이 뛰어난 소자/설계를 사용하여 제품을 만들었다. 이러한 제품들의 경우 소형의 이어폰보다 높은 구동력을 필요로 하는 고품질의 headphone들을 구동할 때나 높은 볼륨으로 음악을 재생할 때 특히 여러 한계점들을 드러내 왔다.
Calyx M
* 디스플레이 4.65 OLED 1280x720 *코어프로세서 Cortex A5, 625Mhz
* 파일포맷 : AIFF, AIF, ALAC, FLAC< WAV, DFF/DSF(64DSD, 128 DSD-dOp), DXD, AAC, MP3, OGG
* 메모리 : 내장 64G flash, 외장 1G SD (up to 256G), 1G micro SD(up to 128G)
* 출력 전압 1.25mV rms@32Ohm * 임피던스 : 0ohm * 채널 분리도 : 130dB@1kHz
* 다이내믹 레인지 : 114dB * 기기버튼 : 1/8mm 헤드폰 잭
* 크기/무게 : 135.5x70x14.80mm(HWD) 230g
* 제조원 : 디지털앤아날로그
* 홈페이지 : www.calyx.kr
제품 소개
개인적인 관심으로 구입해서 반년 정도 사용해 오고 있는 Digital & Analog사의 Calyx M은 이러한 두가지 한계를 뛰어넘는 놀라운 성능을 보여주었다. 현존하는 모든 고해상도 음악 포맷을 다른 변환없이 재생할 수 있기에 더이상 열등한 미디어 포맷을 사용 할 필요가 없어졌다.
특히나 진동이 없고 빠른 액세스가 가능한 SD card 포맷을 저장장치로 사용하고 있어서 많은 데이터를 빨리 읽어내서 전송해야하는 Hi-Res 포맷에서는 오히려 기타 저장장치(HDD나 ODD)를 사용하는 재생기기들 보다 더 유리한 위치게 서게 되었다. 음질을 희생하는 미디어를 넘어서서 오히려 좀더 고품질의 재생을 가능하게 하는 미디어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저발열 고효율 DAC 칩들의 등장으로 음질을 희생시키지 않으면서도 장시간 음악재생을 할 수 있는 설계가 가능해졌다. 제가 사용하고 있는 Custom DAC과 장시간 A/B test를 해 보았지만, 그 음질의 차이가 놀랄 정도로 작았다. 방을 거쳐간 그 어떠한 상용 DAC제품들보다도 더 작은 음질의 차이를 보였다. 특히 해상도가 매우 놀라왔다.
제품의 해상도가 떨어질 경우 낮은 신호의 미세한 정보들이 가려진다. 그 결과 소리가 메마르게 되거나 음색이 무너지거나 이미징이 흐려지거나 아니면 과도하게 뚜렷해지기도 한다. Calyx M의 경우 매스터의 들어있는 해상도를 손실하지 않고 재생하는 데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었다.
600옴 부하가 걸리는 매우 가혹한 재생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별 불편함 없이 전 대역을 잘 재생해 주었다. 저역의 떨어짐이나 모노 이미지도 나무랄데 없다.
모든 테스트는 헤드폰단자에서나오는 라인 레벨 출력의 신호를 이용했다.
개인적으로 ESS사의 DAC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들이 권장하는 설계방식, 즉 다채널의 동일신호를 역상시켜 다시 합치는 방식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ESS사의 칩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제품들이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여 제품을 만들고 그에 따라 놀라운 수치의 S/N비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중복된 증폭단들이 만들어내는 소리의 착색과 손실이 제 귀에는 더 문제로 들린다.
Calyx M은 이러한 설계를 따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ESS사의 칩을 사용하는 제품들에서 나타나는 단점들을 가지고 있지 않다. 동사의 플래그 쉽 DAC 제품과도 비교를 해 보았지만, M이 모든 면에서 한단계 앞선 소리를 들려 주었다. 아마도 전력의 효율을 감안하여 over engineered되지 않은 것이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결론
Calyx M은 단순히 Portable DAP이라고 불리우기에는 너무도 뛰어난 재생음질을 들려주는 기기다. 매스터에 담겨있는 미세한 신호하나하나를 손실 없이 재생해주는 Calyx M의 능력은 본격 오디오파일들의 메인 재생기기로 사용되어도 전혀 부족하지 않다.
600옴 부하의 라인출력을 뽑아내는 능력으로 보았을 때 그 어떠한 Headphone을 구동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분명하다. 집에서는 메인 재생기기의 소스기기로 이동시에는 Portable DAP겸 헤드폰 앰프로 초 하이엔드의 음질을 들려 줄 기기로 강하게 추천해도 좋을 명품이라 생각한다.
- 남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