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리뷰

VTL MB450 6550 모노블럭 파워앰프

hifinet 2006. 7. 21. 23:19

Posted by 별아저씨 on 12/12 at 09:50 AM

10여년 만에 다시 만난 VTL image

“흠, VTL이라…”

리뷰의뢰를 받고 옛날 생각이 들었다. 93년도이던가에 앰프를 구하러 몇 몇 앰프들을 테스트하면서 결국에는 콘라드존슨사의 프레미어 11A를 선택하긴 했지만, 실제 들여놓고 싶었던 앰프는 VTL의 450이었기 때문이다. VTL의 앰프가 당시에 선택되지 못했던 것은 순전히 프레미어 11A의 가격보다 두 어 배 가량 비싸다는 이유때문이었다.

요 몇 년 사이에 하도 비싼 앰프들이 많이 나오는 바람에, Siegfried 시리즈를 제외한다면, VTL의 앰프의 가격은 오히려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올랐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VTL의 앰프들이 싸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동사에서 현재 판매하고 있는 프리앰프와 파워앰프의 가격들은 적절하게 매겨져 있다고 본다.

원래는 수입원에서 앰프를 가져다주면 이것 저것 물어도 보고 이야기도 나누어보려 했지만 도저히 짬이 안나 배달만 받고 그 다음날에야 앰프를 보게 되었다. 박스도 배달되었지만 미리 보고 싶었던 매뉴얼은 들어 있지 않아 제원에 대해서는 제조사의 홈페이지를 방문해 구할 수 밖에 없었다.

진공관은 6550을 8개를 사용하여 삼극접속시 4오옴에서 225와트 그리고 4오옴에서 200와트를 뽑게 되어 있다. 오극접속시는 이 보다 좀 더 나오지만 아주 짧은 시간외에는 대부분의 시청시간을 삼극접속으로 들었다. 왜 그런 지는 삼극접속과 오극접속이 둘 다 가능한 앰프를 들어보신 분들은 투명성과 앞/뒤 그리고 좌/우 양쪽의 음장재현성등에서 훨등히 삼극접속쪽이 훨씬 낫더라는 경험을 다 가지고 계시리라는 생각때문이다.

출력단의 동작은 AB 클래스이고 동작시 소모전력은 1200와트이니 퇴근해서 매일 음악을 몇 시간씩 듣는 분들은 전기료에 관해서는 좀 걱정이 들 것이다.

입력감도는 1.3V이니 게인이 큰 프리앰프는 피하는 것이 좋을 듯하고 입력임피던스는 137k오옴이니 아주 이상한 프리앰프가 아니라면 임피던스 매칭은 염려를 안 해도 될 듯 하다.

크기는 48X33.5X23cm 이고 무게는 약 30kg 으로 비슷한 가격대의 앰프들과 비교하면 그다지 무거운 편은 아니다.

전면은 두꺼운 은색 알루미늄 패널로 앞 쪽에 동작의 유/무를 알려주는 파란색 LED가 있으며 전원스위치가 달려있다. 패널뒤로는 진공관을 보호하기 위한 철망이 진공관 뒤쪽의 출력트랜스포머와 파워트랜스포머를 감싸고 있다.

뒤쪽을 보자면, 입력부에는 RCA입력과 밸런스입력이 있고 그 사이에는 두 입력단들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전환스위치가 달려 있다. 그리고 조금 위쪽에는 삼극접속과 오극접속을 선택할 수 있는 스위치가 있다. 앰프를 뒤에서 봤을 때 맨 오른쪽에는 스피커로 가는 출력단자가 달려있다.

대부분의 다른 진공관앰프들은 4/8/16오옴등으로 출력임피던스에 따라 다른 출력단자들을 선택할 수 있게 한 반면 이 MB450 시그너춰는 출력단자가 한쌍밖에 있질 않다. 그래서 제조사의 홈페이지를 찾아가봤더니 다음과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The Ultra-Wide Bandwidth, Low-Loss Output Transformer
VTL continues a tradition of emphasis on simple elegance and design innovation with our high fidelity, ultra wide bandwidth Signature output transformer.
• Multiple tight layering and coupling for extended frequency response
• Custom winding for clean square wave response, precise impedance matching to output tubes
• High efficiency with low insertion loss for optimal current transfer, set for 5 ohm ideal speaker load, utilizing whole secondary

사용자설명서에 재생주파수대역이 1—75kHz(+-3dB) 라고 되어 있는데 이 대목을 설명해 주는 것이 바로 위의 설명이다. 실제 그 주파수대역이 나오는 지는 AP 장비에 걸어봐야 알겠지만 일단은 제조사의 설명이 맞다고 넘어가자. 그리고 그러한 주파수대역을 실현할 수 있었던 이유도 위의 말을 인용하여, VTL이 “시그너춰 트랜스포머”라고 부르는 특별히 고안한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만든 트랜스포머에 기인한다고 본다. 그래서 이 설명에 의하면 최적의 전류흐름과 최고의 효율을 위하여 5오옴 로드에 맞추었다니 왜 출력단자가 한 쌍만이 존재하는 지 알 수 있다. 뭐 다시 말하면 “우리가 이것 저것 해 보니 5오옴 단자가 제일 좋더라”식으로 이해를 하면 되겠다.

이 출력단자가 5way 바인딩포스트라고는 하나 출력단자 사이가 좁고 스페이드단자를 걸치기에는 바인딩포스트가 좀 가늘다는 생각이 든다. 가지고 있는 스피커케이블 몇 가지로서는 사용하기에 크게 지장은 없었지만, 불편하다는 생각은 지울 수는 없었다.

시청

가지고 있던 베이시스의 데뷰턴테이블을 이사를 핑계로 처분한 이후로 대부분의 음악을 아캄의 DV27과 쿼드의 ESL57을 통해 듣고 있다가 마란츠의 SA11S1이 들어오면서 주시스템을 시청방으로 들여가고 쿼드는 거실로 내 보냈다. 마란츠 SA11S1은 언젠가 다시 자세히 말하겠지만, 가격에 비해서 워낙 훌륭한 소리를 내어주기 때문에 요즘은 SACD만 집중적으로 구입하면서 마란츠에 물려서 듣는 편이다. 턴테이블이 나간 후 LP를 못듣는 아쉬운 점이 있지만 SA11S1을 통해 듣는 SACD들은 LP가 없는 아쉬움을 어느 정도 충족시켜주고 있고 그래서 이 시청은 주로 SACD 반을 위주로 이루어졌음을 밝힌다. 또한 앞으로 언급되는 SACD음반은 연주나 녹음 양쪽으로 훌륭하여 누구나 시청평가용으로 사용하여도 손색이 없다고 자신한다.

전체적인 시청평과 이 앰프가 주는 최대의 장점을 짧게 옮긴다면 “충분히 많은 세부사항과 고역의 부드러움”이다. 물론 이 앰프의 다른 장점도 많지만 특히나 두드러지는 장점을 이야기하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은 스토콥스키가 연주한 에네스쿠의 “Roumanian Rhapsody” (Sony/BMG 82876 67903 2)에서 현저히 드러난다. 이 음반은 1960년대 RCA가 녹음한 것을 ‘사운드미러’에서 DSD로 리마스터링해서 나온 음반이다. 녹음 자체도 훌륭하지만, 사운드미러의 리마스터링은 놀라워서 굳이 비싼 턴테이블을 들여놓고 비싼 리빙스테레오원반을 구해서 들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 곡의 중간에 관악기들이 주제를 번갈아 연주하면서 총주를 향해 질주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앰프를 통해서 들을 경우 관악기의 위치와 각 관악기의 크기등이 서로 구별되고 겹치고 어울리는 소리가 너무나도 잘 재생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 가격대의 앰프에 대해서는 충분히 그 정도의 실력을 기대해야 하지만 이 음반을 다른 앰프에 걸었을 때는 그 관악기들의 합창에서 각각의 파트가 제 목소리를 들려주지 못하고 나오다가 만다는 느낌이었다. 덧붙여 또 하나의 장점을 말한다면 세부사항들이 잘 지켜지면서 어울리면서도 중역에서 고역대로의 움직임이 매끄럽다는 것이다.

위의 장점은 소편성의 연주일때는 더 잘 드러난다. 예를 들어, SACD는 아니지만, Gil Shaham과 Goran Sollscher이 연주한 Ave Maria( Schbert for Two, DG 471 568-2)를 들어보자. 처음에 나오는 기타반주의 각 현의 떨림도 일품이지만, 바이올린이 주 선율을 연주할 때 낮은 음의 현 (아마도 G선 같은데, 바흐의 아리아보다 더 낮게 들린다 )부터 높은 음의 현에서 더블스토핑으로 바꾸었을 때의 각각의 배음구조가 절묘하고 충실하게 들려서 연주자가 의도하는 바를 아주 잘 들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하이엔드기기의 존재이유기도 하다.) 읊조림에서 간구와 바람 그리고 다시 비탄조의 읊조림으로 옮겨가는 바이올린의 주선율의 변화가 아주 극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각 현의 마찰과 떨림의 세부사항 하나 하나에 기타현의 공명 역시 잘 녹여서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사람의 목소리 역시 그렇다. DSD로 다시 녹음된 레베카 피존의 녹음중(Retrospective, Chesky) 13번째 곡인 Auld Lang Syne/Bring it on Home to Me 역시 세부사항의 재생이 좋아서 녹음공간의 공기감까지 잘 들려준다.

재생음의 하나 하나와 매끄러운 재생음 양쪽 벽까지 열린, 펼침감이 아주 우수하고 탄력있는 베이스라인을 잘 들려주는 이 앰프의 특징은 셀레니우스의 음반 (Monk’s Music, Riverside RLP12-242)에서도 잘 확인이 된다. 이 음반 역시 1957년 녹음을 2004년 Joe Tarantino가 DSD로 리마스터링해서 SACD로 내 놓은 것인데, 당대의 최고 재즈연주가들의 합주를 들을 수 있는 귀중한 음반이다. 파블로 피카소가 선사시대의 동굴벽화를 보고는 충격을 받아서 “우리가 진보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라고 말한 듯이 이 음반을 들으면 도대체 이 음반이 제작된 지 50년이 지난 지금 녹음기술에서 진보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한다. 하기사 피카소가 본 아무것도 없는 수십년간의 미술사의 차이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서도. 하여간 이 음반 역시 녹음현장의 사실감, 공기감, 연속성등이 아주 우수한 음반인데 VTL 역시 이 음반의 재생에서도 재능을 발휘해준다. 재생음은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이 있고 빠르며 앞/뒤 재생공간의 크기와 재생되는 악기의 크기가 좀 작다는 아쉬움은 있으나 전체적인 재생음은 아주 훌륭하다.
탄력성과 중역대와 고역대의 매끄러움과 같은 장점은 Bill Evans의 Waltz for Debby(SACD, Riverside CAPJ9399SA)나 Art Pepper의 Art Pepper meets The Rhythm Section(SACD, Riverside CAPJ 7532 SA)에서도 잘 드러난다

위의 스톱코스키의 음반에서도 훌륭한 관현악의 재생음을 들려주고 있지만 현대에 녹음된 음반, Michael Tilson Thomas의 말러(샌프란시스코 심포니 821936-0002-2)역시 훌륭하다. 굳이(!) 단점을 꼽아보자면 저역의 재생의 탄력성 혹은 낭창거림이 좋아서 단번에 쾅(!)하는 느낌이 더 강렬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이것은 말러의 2번 (같은 연주자 )를 들을 때도 그랬고, Beyonce의 Dangerously In Love 2 (Beyonce Dangerously in love, Sony/Columbia)의 베이스의 어택감을 점검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 정도의 저역 혹은 저역의 에너지를 동반한 어택에서의 느슨함은 어쩌면 대부분의 진공관앰프가 솔리드스테이트앰프에 비해 나타내는 상대적인 취약성이라고 해야 하지 MB450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단점이라고는 할 수 없을 듯 하다. 그리고 이 단점은 삼극접속에서 오극접속으로 바꾸어서 들을 경우 어느 정도 극복이 된다.

결론
어떤 면에서 검토를 하거나 해도 MB450은 훌륭한 재생음을 들려주는 앰프다. 보통가정에서 듣기에 파워는 충분하며 투명한 재생음과 매끄러운 고역을 선호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 있는 좋은 앰프다.

사양

  • 사용 진공관 : 8 x 6550C, 1 x 12AT7, 1x 6350
  • 출력 파워 : 20 Hz – 25 kHz ± 0.1dB < 3% THD (Stable to 2W)
    - 4옴시 Tetrode 500 watts / Triode 225 watts
    - 8옴시 Tetrode 339 watts / Triode 200 watts
  • 소신호 주파수 응답 : (< 0.2% THD @ 1W) 1 - 75 kHz -3dB
  • 동작 등급 : AB1
  • 입력/출력 :  Balanced XLR and Single-ended RCA /1 pair 5 way binding posts
  • 입력 감도 / 임피던스 : 1.3 V / 137KW
  • 출력 임피던스 : Output Impedance 1.5W
  • 전력 소모 : Power Consumption Idle = 235W / Full Power = 1200W
  • 규격 : W x D x H(19 x 13.25 x 9) inches / 48 x 33.5 x 23 cm
  • 중량 :  85 lbs (38.5 Kg) fully packed
  • 문의 : 코포사운드 http://kophosound.co.kr 02)497-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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