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토마 HD80 DLP 프로젝터 (3)
이전 모델인 HD81은 기본 색온도가 7000K를 훌쩍 넘었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HD80이 국내에 론칭 될 때 옵토마 임원진에게 HD80은 색온도를 6500K(Warm 기준)에 잘 맞추었는지 물었었고, 6500K는 아니고 아마 6800K 정도에 맞추어졌을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었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아래는 Cinema모드를 기준으로 색온도 설정을 모두 바꿔가며 측정한 기본 색온도 값이다.(모두 디폴트 상태에서 측정 되었다)
IRE |
Warm |
Mid |
Cold |
User |
100 |
8896 |
9317 |
10310 |
9749 |
80 |
7603 |
8628 |
9163 |
10035 |
60 |
7080 |
8193 |
8856 |
10101 |
40 |
7369 |
8501 |
9419 |
10381 |
(단위:K)
대개 색온도 기준 값은 80 IRE에서 측정해서 평가한다. 그러나 HD80은 계조별 유니포미티가 좋은 편이 아니어서 100, 80, 60, 40 IRE를 모두 측정해 표로 만들었다. 위 표에서 보듯 HD80은 색온도가 표준 6500K에 맞는 색온도 모드가 전혀 없었으며, 같은 색온도 모드 안에서도 계조별로 색온도의 편차가 무척 크다. Warm의 경우 가장 낮다고 하는 60 IRE 조차도 7000K가 넘었고, 100 IRE는 거의 9000K에 가까웠다. MID는 8200~9300K, Cold는 8800~10300K에 수준이다. 사용자가 색온도 조정을 할 수 있는 User 모드는 디폴트 값이 대부분의 대역에서 10000K를 넘는 대단히 높은 수준이었다.
일단 80 IRE를 기준으로 구별을 하자면 Warm, Mid, Cold를 7500, 8500, 9300K 수준으로 분류를 할 수 있으나 동일 색온도 모드 내에서도 1500K 이상의 오차가 있어 딱히 그렇게 분류하기도 애매하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표준인 6500K에 근접한 색온도 모드는 전혀 없었다.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전문적 측정장비를 갖춘 경우라면 유저모드에 접근해 색온도 조정을 시도해 볼 수 있지만, 일반 사용자는 제조사측에서 제공해주는 모드 가운데에서 적당한 것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옵토마 HD80에는 6500K에 비슷하게 맞아 떨어지는 모드가 전혀 없었다.
이 것은 Cinema가 아닌 다른 화면 모드를 선택해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사용자는 어떤 모드를 선택해야 할까? 그나마 60 IRE를 기준할 때 7000K 정도를 나타내주는 Warm 모드를 선택하는 것이 차선일까? 그건 아니다. 홈 시어터용 디스플레이 기기를 조정할 때 대개는 6500K에 가장 근접한 모드를 찾아, 그 모드를 기준점으로 삼아 여러가지 장비 측정도 하고 캘러브레이션도 시도하게 마련이다. 당연히 HD80도 Cinema-Warm 모드를 기준으로 이러한 시도를 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HD80에서 색온도로 Warm을 선택하는 것은 어떤 조건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HD80은 Warm 모드로 갈 수록 계조별 유니포미티가 심각하게 나빠지기 때문이다. 아래는 Cinema 모드에서 색온도를 Warm으로 놓고 계조별로 측정한 색온도 수치와 그래프이다.
IRE |
색온도 |
∂E |
20 |
6879 |
9 |
30 |
7447 |
13 |
40 |
7364 |
12 |
50 |
7276 |
11 |
60 |
7089 |
8 |
70 |
7249 |
10 |
80 |
7609 |
14 |
90 |
8114 |
21 |
100 |
8893 |
30 |
그림에서 보듯이 그레이스케일이 일자(一字)를 이루지 못하고 완만한 U자 커브를 그리고 있다. 딥 블랙-어두운 암부-중간대역-밝은 대역으로 이어지면서 색온도가 높아졌다가 낮아졌다가 다시 급격히 높아지는 불균일성을 보이고 있다. 측정 수치표에서도 보듯이 델타 에러값이 8~30까지 들쭉 날쭉하다. 델타 에러값은 표준 색온도 6500K를 기준으로 하되, 색온도 값이 블루와 레드의 상대값만 가지고 계산을 할 경우 생기는 오차를 보정하기 위해, 그린을 포함한 광량의 상대값을 함께 계산한 절대 비율에 대한 오차값으로 보다 정밀한 색온도 값을 측정할 때 사용한다.(그래서 색온도가 6500K가 정확하게 떨어져 나옴에도 불구하고 종종 델타 에러값은 0 이 아닌 1~2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델타 에러값은 물론 전대역에서 0이 나오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하드웨어들이 아주 기본 세팅이 잘 되어있다고 가정을 하더라도 캘러브레이션 이전에 0~2 수준을 보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개 에러값 5 이내에 들어 있으면 무난한 편으로 간주하고 3 이내의 균일한 수치를 보이면 상당히 기본 세팅이 잘 된 편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HD80은 유감스럽게도 전반적으로 에러값이 10 이상이었고 그나마 대역별로 균일하지 못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RGB 레벨을 살펴보면 가장 큰 문제는 레드 값이 불안정한데 있음을 알 수 있다. 레드 값이 밝기에 따라 너무 자주 바뀐다. 특히 밝기가 높아질 수록 레드값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따라서 같은 화면 안에서도 피사체의 밝기에 따라 색온도 차이가 두드러지게 되어 불안하다.
아래는 그레이스텝 스케일링 패턴의 중간대역쪽을 색온도별로 구분하여 촬영한 스크린 샷이다. 왼쪽은 색온도 MID, 오른쪽은 Warm이다. 카메라를 거친 것이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일단 사진 상으로도 MID→WARM이 되었을 때 밝은 쪽 대역은 큰 변화가 없으나 유독 중간대역만 레드 푸쉬가 심하게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래는 색온도 WARM에서의 그레이스텝 전체 사진이다.
역시 위 측정수치표에서 보여주듯 계조별 유니포미티가 좋지 않다는 것을 나타내주고 있다. 따라서 일단 색온도 Warm은 제쳐 놓아야 할 것 같다.
필자가 다음 번에 주목한 것은 User 모드였다. User 모드는 기본 디폴트치가 10000K 안팎이었지만 그래도 그레이스케일이 어느 정도도 균일성을 갖추고 있었다. 따라서 User 모드를 통해 캘러브레이션을 시도해 전체 색온도 값은 나란히 낮춰볼 생각을 했다. 물론 이런 식의 접근을 일반 유저들은 할 수 없다. 그러나 필자가 시도해서 얻은 결과를 독자들과는 공유 할 수는 있을 것이다. 물론 캘러브레이션 결과는 사용 환경, 특히 스크린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적지 않다. 그러나 어차피 Warm의 디폴트 값을 채택할 수 없다면 차선의 방안은 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무리였다. Gain과 Bias를 일정 수준으로 조정하면 다시 여지없이 앞서 Warm 모드에서 나타났던 현상이 그대로 나타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HD80은 Gain/Bias를 조정해서 색온도를 낮추려고 시도할 때 8800K 까지는 어느 정도 일정하게 그레이스케일이 조정이 되나 그 이하로 색온도를 낮추려고 하면 화이트와 블랙 양쪽 끝에 해당되는 대역은 색온도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가운데 중간 대역만 값이 떨어지는 불균일성이 나타난다. 또 대응 특성만 그런 것이 아니라 컨트롤 자체도 쉽지 않다. Gain은 주로 밝은 쪽 대역을, Bias는 주로 어두운 쪽 대역을 컨트롤 하는 역할을 하는데, HD80의 경우 Gain이 영향을 뻗치는 범위가 너무 넓어 특정 계조대역에서 색온도가 떨어지는 것을 미세하게 컨트롤 할 수 없고, 한편 Bias는 정작 짙은 암부 쪽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해 암부 또한 방치(?)할 수 밖에 없었다. 결론적으로 일정 수준 독립적으로 작용해야 할(※ 완전히 독립적일 수는 없다) 두 컨트롤러 간에 상호 간섭이 너무 심해 색온도 조정 미터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 하지 못했다.
필자는 HD80의 특성을 좀 더 자세히 파악하면 어떤 방법을 찾아지지 않을까 싶어 측정기기 여러개를 조합해 약 2~3시간에 걸쳐 이 모드 저 모드 돌아가며 레벨 측정을 해 보고 나름대로 분석을 해 보았다. 그 결과 내린 결론은 HD80은 8500K 이하로는 균일한 색온도 레벨을 결코 구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화이트 유니포미티도 마찬가지이고 그레이스케일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경우이든 유니포미티를 좋게 하려면 컬러 휠을 컨트롤 하는 기술이 정밀해야 하고 밝기에 대한 컨트롤이 자유로와야 한다. 데이터용과 달리 홈 시어터용의 비디오 프로젝터는 텍스트 가독성보다는 계조의 부드러운 연결을, 높은 밝기보다는 적절한 어두움의 표현을 더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기존의 비지니스 모델과는 다른 차원에서 "계조"에 중심을 둔 튜닝이 이루어져야 한다.
추리될 수 있는 결론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옵토마의 DLP 프로젝터가 계조보다는 밝기에 치중한, 그리고 6500K의 낮은 색온도보다는 8500K 이상의 높은 색온도에 최적화된 비지니스용 모델을 주로 생산해왔기 때문에, 밝은 쪽의 높은 색온도에 알맞도록 기기가 세팅되어 있다는 점이고, 또 다른 추리는 컬러 개멋에 대한 컨셉을 다르게 갖고 있듯이 색온도에 대한 마인드도 혹시 처음부터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다.
HD80은 최초의 디폴트 색온도가 MID로 설정이 되어 있다. MID 역시 계조별 유니포미티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Warm 보다는 그래도 낫다. 예전에 HD81이 국내에 론칭될 당시 방한한 옵토마 엔지니어는 옵토마의 기본 색온도를 짐짓 7300K 정도로 맞추었다고 언급한 바도 있다. 필자의 추리로는 기본적으로 옵토마의 제품들은 높은 색온도에 맞추어 튜닝이 되어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메카니즘을 손대기 전에는 아무리 소프트웨어적으로 낮은 색온도에 접합을 시도하려고 해도 일정 부분 한계가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즉, 홈 시어터용 프로젝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침투하려면 옵토마는 근본적으로 새로운 메커니즘과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수반된 새로운 튜닝작업에 좀 더 많은 비중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적의 모드 선택하기
결론적으로 HD80은 색온도를 낮추면 계조별 유니포미티가 아주 안 좋아지고, 감마 특성도 나빠진다. 거의 그래픽 감마에 가까운 중간계조가 지나치게 빠르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HD80은 기기의 특성을 고려할 때 과감히 Cinema(화면모드)-Warm(색온도)-Film(감마) 모드를 배제하고, Bright(화면모드)-Mid(색온도)-Video(감마)를 선택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된다. (※이때의 비디오 감마란 Film 감마에 대비되어 더 가파르고 수치를 낮춘 감마 모드를 일컫는다)
필자는 항상 표준영상의 준수를 주장하는 편이지만, 그 보다 더 융통성 있게 생각해야 할 것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기의 고유 특성이다. HD80에서는 색온도를 6500K에 맞추는 일보다는 계조별 유니포미티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과제로 생각되어진다. 이 기기의 특성이 그렇다. 원본 컬러 톤의 왜곡없는 재생이라는 측면, 필름의 맛을 감상하는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겠지만, 적어도 같은 영상 안에서 각기 판이하게 다른 톤의 영상이 뒤섞이는 어색함은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Video 감마를 선택하면 Film 감마를 선택했을 때 보다 오히려 더 평균 감마 값은 떨어지겠지만 그 것도 현재 논할 만한 일은 아니라고 판단이 된다. Bright 모드로 8500K를 맞추는 상황이라면 감마도 HD80의 고유 특성을 따르는 것이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따라서 Bright의 모든 디폴트 수치를 그대로 사용하였다. 심지어는 True Vivid라는 인위적인 색조정 기능까지 그대로 살려 두었다. 단, 앞서 언급한대로 Color(Saturation) 값은 50에, 샤프니스 값은 0로 조정을 했다. 측정한 그레이스케일 값은 다음과 같다.
IRE |
색온도 |
∂ E |
20 |
8722 |
27 |
30 |
8384 |
25 |
40 |
8308 |
22 |
50 |
8415 |
23 |
60 |
8424 |
23 |
70 |
8245 |
23 |
80 |
8538 |
24 |
90 |
8535 |
24 |
100 |
8775 |
27 |
Cinema-Warm에서는 7000~9000K로 편차가 심했던 계조별 유니포미티가 Bright-Mid 모드에서는 8300~8800K 수준으로 대단히 좋아졌다. 평균 감마는 예상했듯이 1.7 정도로 낮아졌고 커브는 여전히 빠르다.
(※30IRE 이하는 유효값이 아님. 40~100 IRE만 참조 요망)
그레이스케일은 아래와 같이 이전 그래프에 비해 크게 평탄해졌음을 알 수 있다.
평균 색온도가 8500K에 이르기는 하지만 일단 계조별로 들쭉날쭉한 모습은 없다. 이렇게 해서라도 일단 계조별 유니포미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HD80의 화면 및 색온도 모드는 Bright-Mid-Video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필자의 결론이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옵토마는 가격이 저렴하다는 측면에서 일단 어느 정도 단점이 있어도 접어들어 갈 수 있다. 그러나 옵토마가 앞으로 화질에서도 기존 주류 브랜드에 버금가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필름 모드를 기준으로 하는 표준 영상을 지키기 위한 연구를 앞으로 좀 더 열심히 하는 것이 필수적인 과제일 것 같다. 이는 옵토마가 현재 발매된 자신들의 제품에 대해 얼마나 객관적인 평가를 스스로 내릴 수 있느냐에서 우선 시작이 된다. 기본적으로 많은 제품, 많은 모델을 핸들링 했던 업체이기 때문에, 방향 설정만 잘 잡혀 나간다면 곧 괄목상대할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안시 명암비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HD80에 적절한 모드로 Bright-Mid-Video(감마) 모드를 선택했으므로 이를 기준으로 다시 풀 온/오프 명암비와 안시 명암비를 측정해 보았다.
IRIS |
14 |
15 |
16 |
White |
46.6 |
44.3 |
43.7 |
Black |
0.019 |
0.017 |
0.017 |
명암비 |
2451:1 |
2606:1 |
2571:1 |
아이리스의 밝기가 수시로 바뀐다는 점은 앞서 언급한 바 있다. (따라서 적절한 아이리스 모드는 상황에 따라 또 바뀔 소지도 있다. 일단은 IRIS 14를 기준으로 설정했다. 블랙 레벨은 약 0.005fL 수준인데 피크 화이트를 13fL 이상 유지한다. 꽤 우수한 편이다. 풀 온/오프 명암비는 대략 2500:1 전후가 나온다. 이 정도면 명암비로는 역시 괜찮은 수치이다. 정적 명암비가 2000:1을 넘으면 일단 영상에는 힘이 어느 정도 실린다. 평면적인 그림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4x4 Cross Checker 패턴을 이용한 안시 컨트라스트 비에서는 43.7cd(White) / 0.277cd(Black)이 나온다. 안시 명암비는 158:1 정도이다. 탁월한 수치는 아니지만 그리 나쁜 수치도 아니다. 일반적으로 이 정도면 실제 영상에 몰입했을 때에 블랙 레벨에 대한 붊만은 거의 느끼지 못한다.
48Hz Film Rate 지원에 대한 오해
HD80의 기능 중에서 가장 논란이 많았던 부분이다. 여러 차례 말한 바 있지만 앞으로 Film Rate의 지원여부는 AV 관련 소스 기기, 리시버, 디스플레이 기기 및 소프트웨어를 구입할 때까지도 아주 중요한 고려 요인으로 대두될 것이다. 차세대 미디어가 본격화되면서 최근 True Film Rate를 지원하는 디스플레이 기기가 하나, 둘씩 등장하고 있다. True Film Rate는 저더를 근본적으로 없애 주기 때문에, 반응 속도가 느린 디지털 디스플레이 기기에서는 체감 상으로 괄목할 만한 해상도와 포커싱의 증가를 가져온다.
옵토마 HD80이 출시될 때까지 디지털 프로젝터 중에서 True Film Rate를 지원한다고(48Hz 출력) 알려진 기기는, 마란츠의 11S1 DLP 프로젝터와 JVC의 HD1 D-ILA 프로젝터 단 두 종류였는데, 그 중 마란츠는 48Hz가 완벽히 구현되지 않은 것으로 판별이 되었고, JVC만이 유일하게 True Rate가 지원되고 있었다. 마침 옵토마의 HD80이 막 론칭할 무렵에, 그때까지 시제품 제작에 머물러 있던 삼성의 A800B가 공식적으로 48Hz True Film Rate를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필자로서는 옵토마도 같은 스펙의 칩을 쓰는 만큼 어쩌면 True Film Rate를 지원할 지도 모른다고 판단했다.
론칭 무렵 배포된 스펙 자료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방한한 옵토마의 임원진에게 확인해 본 결과 옵토마 HD80이 True Film Rate를 지원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같은 자리에 있었던 평론가들 대부분이 HD80이 그런 줄 알고 있었고 일부 타지(他誌)의 리뷰에는 이 사실이 그대로 알려진 바도 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것은 커뮤니케이션 상의 오해였다. 결론적으로 HD80은 48Hz True Rate를 지원하지 못한다. 단, 24Hz 입력을 받아 들이기는 한다. 24Hz 입력을 받더라도 48Hz 출력을 지원하지 못하면, 결국 24Hz Film Rate를 다시 60Hz의 Video Rate로 바꿔서 내 보내는 셈이 된다. 이렇게 되면 True Film Rate를 입력 받지 않는 것과 결과는 별반 차이가 없다. 옵토마 임원들은 "24Hz 입력을 받는 기능"이 곧 Film Rate를 지원하는 기능인 것으로 이해한 것 같다. 어쩌면 24Hz 입력을 받으면 48Hz 출력은 당연히 되는 것으로 생각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HD80은 48Hz 출력은 하지 않았다. 혹시나 해서 십여차례 이상 반복하여 눈으로 확인하였지만 24Hz 입력에서도 HD80은 60Hz 입력 때와 동일한 플리커링, 동일한 저더, 동일한 계조(※ Film Rate에서는 계조가 약간 바뀌기도 한다.)의 동일한 영상을 보여 주었다. 이 점은 옵토마 임원진과의 커뮤니케이션 오해일 뿐이다. 스펙에 오기(誤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프로세서 성능
1080p/24Hz를 지원하는 차세대 미디어와 1080p Full HD 디스플레이 기기가 보급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예전에 비해 프로세서의 비중이 많이 줄기는 했다. 그래도 여전히 비디오용 소스 기기나 디스플레이 기기에서 비디오 프로세서가 담당하는 역할은 막중하다.
옵티마는 전작 HD81을 프로세서 분리형으로 발표한 적이 있었다. 보통 초하이엔드 기종들이 추구하는 방식이다. HD81의 프로세서는 지넘의 VXP 칩을 사용한 것으로 얼마 전 옵티마는 이를 HD3000이라는 모델명으로 별도의 비디오 프로세서 제품으로 분류해서 출시까지 했다. 그만큼 비디오 프로세서에는 옵토마가 가지는 자신감이 배여 있는 셈인데, 결론적으로 그렇게 자신감을 가져도 전혀 지나치지 않다. 실제로 HD81의 비디오 프로세서는 상당히 우수한 성능을 보여 주었다.
그런데 이번에 파격적인 가격대로 일체형 제품인 HD80을 내 놓으면서 옵토마는 프로세서를 픽셀웍스의 dnx로 교체를 하였다. 첨단 분야인 비디오 프로세서 시장에서는 가끔 저가형 신형 칩이 의외로 훌륭한 성능을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 이번이 바로 그런 경우이다. 맞비교를 해보지는 않았지만, 얼핏 지넘 칩에 비교해도 그리 손색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픽셀웍스의 브랜드 컨셉이나 칩의 지명도 등에서 지넘의 그것과는 많이 밀리는 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DVD를 시청할 때에도 DVD Player에서 720p 출력된 신호를 1080p로 스케일링 함에 있어 떨림이나 오버랩이 일어나는 바가 전혀 없다. 아주 깔끔하다. 픽셀웍스는 많이 알려진 회사이지만 고급 브랜드는 아니다. 그러나 최근 발표하여 옵토마, 인포커스 등에 많이 채용되어 사용되는 DNX 칩 계열은 가격을 월등 뛰어 넘는 아주 우수한 성능을 보여주는 프로세서임이 틀림없다.
스크린 샷
앞서 보았듯이 HD80은 색온도를 높이고 감마 값을 낮춘 브라이트 모드(위 사진 좌측)를 택할 경우 전체적으로 필름 영상과는 거리가 있는 색조와 톤을 갖게 된다. 그러나 억지로 색온도를 6500K에 맞추고 감마 값을 높일 경우(위 사진 우측) 오히려 중간대역의 레드 푸쉬가 어색하고 암부가 뭉개지며 밝은 대역과의 톤이 어긋나는 불안함을 준다.
대신 HD80은 다크칩2 답지 않게(?) 염암비가 좋고, 암부 표현이 튼실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