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용 인티그레이티드 앰프 중에 제법 하이엔드에 근접한 것의 하나로 여겨지는 Creek 5350SE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는 발매된 지 벌써 5년이 되었다. 크릭은 기존의 모델이 가진 특성과 구성을 놓고 리엔지니어링을 하기로 결정하고 기존 제품의 약점을 보강하고 좀 더 잘 다듬어진 버전 classic 5350SE를 출시했다.
변경된 부분
일단 눈에 띄는 외관상의 변화로는 테이프 레코드 셀렉터가 사라지고 전면의 엠블럼이 음각 알루미늄으로 바뀐 것 그리고 PRE-OUT / POWER IN 점퍼바를 제거하는 대신에 토글 버튼을 달아서 대체시켰다는 점 정도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로는 출력을 90와트로 증강시킨것, 기존에 비해서 사용된 부품이 향상되었다는 것, 액티브 모듈의 사이즈가 변경된 것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새 제품의 달라진 면을 살펴보면 마이클 크릭이 기존 제품에서 불만스러워 했던 특성이 어떤 것이었는지 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점퍼바를 토글버튼으로 바꾼 것은 크릭에서도 이 점퍼바가 제품의 기본 성능을 많이 깎아먹고 있는 것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던 걸로 보인다. 어찌 보면 이제서야 바꾼 때늦은 결정이라고 보이지만 어쨌든 앞으로 이 제품을 구입하는 사용자는 애프터 마켓 점퍼케이블을 구할 필요 없이도 제품의 기본 성능을 까먹지 않고 최대화 시킬 수 있게 되어서 좋아하게 될 것 같다. 여기에다가 수입원은 좀 더 신경을 써서 옵션인 액티브 게인보드를 기본사양으로 장착해서 기존제품보다 비싸지 않게 보급할 것이라고 하니 새 제품은 기존의 기본형 제품에서 느꼈던 특성과는 사뭇 다르고 완성도도 높아진 것으로 알고 계시면 될 것 같다.
들어보기
기존 크릭5350SE의 경우 바이얼린 소리의 테두리에 크롬 몰딩을 두른 것처럼 번쩍거리는 광채가 나고 음의 질감이 차갑고 강경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런데 액티브 게인 보드를 장착한 크릭 클래식 5350SE은 상대적으로 따뜻해지고, 가늘게 들린다기 보다는 꽉 찬 것처럼 들리고, 신경을 자극하기 보다는 약간은 모호해 진다고 해야할까 부드러워 지면서 듣기에 편해진다.
전작에서도 파워가 부족하게 느껴지는 적은 드물었었지만 클래식 5350SE에서는 파워가 좀 더 증가됨으로 인해서 대부분의 곡에서는 고역이 거칠어 졌다거나 소란스러워졌다거나 하는 느낌이 줄어들어 좀 더 여유로와졌다. 그렇지만 오디오의 본색이 깡그리 드러나게 하는 특정 곡의 최고조 부분에서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순간적으로 벌컥 하듯이 뚜껑 열리는 것처럼 들리는 경향이 있다. 물론 필자의 스피커 감도가 84dB로 상당히 낮은 것을 감안해야 할것 같으며 이 가격대의 제품에서 이 정도의 재생을 해준다면 하면 언급한 부분은 그다지 흠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좌우 채널의 분리도는 전작에 비해서 향상되지 않아서 예전과 마찬가지로 스테이지가 그다지 넓게 펼쳐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예전보다 해상력이 더 향상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제품의 가격을 생각하면 지나친 욕심일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5년만의 메이저 변경에서 이런 점들을 개선하지 않고 넘어간 것은 지나치게 보수적인 것이 아닌가 싶다.
마무리
상당히 많은 오디오 사용자들은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를 사용하고 있고, 어떤 경우는 일부러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를 더 선호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만큼 이런 시장에서 사랑과 관심을 얻기 위해서 이쪽 방면의 맹주로 인정 받는 업체라고 할지라도 제품이 출시한지 오래 되면 음악적으로도 좀 더 성숙한 느낌을 풍기는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추격하는 업체들의 경쟁을 필사적으로 뿌리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런데 크릭은 5년만에 시도한 메이저 변경임에도 불구하고 예전에 제각기 따로 떨어져 있는 음질개선 솔루션을 기본사양으로 구현한 정도로 만족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있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중요한 발전라고 할수 있겠고 추가 솔루션 비용이 들지 않으니 경제적인 면에서도 더 저렴해지는 효과가 있는 셈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크릭과 에포스 회사를 좋아하는 팬의 한 사람의 입장에서 봤을 때 아쉬움이 든다. 아마도 크릭은 개발역량을 앰프 외에 어딘가 다른 방면에 쏟아 붇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시청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