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버케이블의 신형 스피커 케이블 셀렉트 6068이 국내에 소개되었습니다. 10여년간 킴버케이블의 최고 자리를 지켜온 셀렉트 3038을 대신하는 새로운 레퍼런스 스피커 케이블을 국내 수입원인 케이원 AV의 삼성동 시청실에서 비교해서 들어보았습니다.
시청 시스템으로는 코드의 SPM 14000 모노블럭 파워앰프와 윌슨 오디오의 MAXX3 스피커를 사용하고 킴버 케이블의 최상급 스피커 케이블이었던 KS3038 스피커 케이블과 함께 트랜스패런트, 아르젠토 스피커 케이블을 비교해서 시청했습니다.
박우진
노정현: 마케팅 담당자에게 킴버의 특성은 늘 유지되는데 어떻게 유지하냐고 물었더니 재질, 구조 등을 계속 유지하기 때문이라는군요.. 허긴 제품 라인업이 동일구조를 가지고 재질 및 소재의 양을 가지고 구분되고 있으니 기본적인 특성이 유지되는 것이겠죠...
문한주: 만듦새나 재료의 퀄리티라는 면에서 보면 킴버는 아주 충실한 회사라는 것이 세간의 평가입니다. 만듦새 면에서 실망스러운 케이블도 간간히 있거든요.
박우진 : 사실 케이블 자체로는 소리를 낼 수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모든 사용자의 취향과 환경에 다 맞 모범답안 같은 케이블을 내놓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자신의 소리 특성을 오랜 시간 일관되게 유지해서 예상할 수 있는 결과를 얻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한주: 킴버는 모든 제품에 킴버의 소리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킴버 애호가들을이 업그레이드하고 싶을 때는 킴버의 상급기를 선택하면 되므로 사용자들의 고민을 줄여 줍니다. 또한 킴버는 모델을 섣불리 교체하지 않고 오래동안 유지하는 정책을 가지고 있어서 자신의 가치를 유지하고 사용자들을 보호하려는 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노정현: 대체적으로 킴버 제품들이 좋게 말하면 화려하고 나쁘게 말하면 좀 나대고 소란스러운 느낌이 있는데 6068은 활발하면서도 풍부한 음색을 유지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보통 케이블이 두꺼우면 소리도 두꺼울 것이라는 편견(?)을 갖게 되는데 킴버의 제품들은 실제로 그런 경향이 있어서 그런 편견에 일조를 한다는 느낌입니다.
박우진 : 인터커넥트 케이블의 경우 킴버 케이블의 기본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PBJ나 KCAG 같은 경우는 실드와 피복을 제거하여 굉장히 얇고 가늘고 실제로 이미지도 포커싱이 또렷하고 멀게 표현됩니다. 스피커 케이블을 예로 들면, 4TC보다는 8TC가 그리고 12TC가 더 두터운 소리를 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셀렉트 등급에서는 모두 같은 구조를 갖고 있는 대신에 재질을 동선/동선과 은선의 혼합/순은선으로 구분하고 있을 뿐입니다.
문한주: 킴버 셀렉트 6068은 예전 3038와 마찬가지로 정확한 소리를 추구한다기 보다는 피어나는 소리 (bloom, radiating)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같은 노선을 밟고 있는것 같습니다.
박우진 : 고음에서 화사한 맛을 주는 부분은 은선의 특유한 착색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은선을 사용한 케이블은 많지만, 현악기나 금관악기의 컬러가 훨씬 두드러지게 표현됩니다. 그런데 그 부분을 더 매력적으로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 어느날 갑자기 시스템이 갑갑한 소리를 낸다고 느껴지면 그 때 6068의 선명한 소리가 생각 날 것 같습니다.
문한주: 6068은 모든 대역에서 피어나는 듯한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가 과연 정확한 것인가? 싶습니다.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쨌든 밸런스가 한쪽으로 치우쳐져있지 않다는 것과 대역별로 느낌이 상이하지 않게 해준다는 점에서 완성도가 높은 케이블인 것 같습니다.
박우진 : 비교한 트랜스패런트 케이블XL SS의 경우엔 중고역대의 잔향이 적고 음향적으로 데드한 공간에서 듣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음색 면에서 수수했고, 소리의 원근감도 멀게 표현해주었구요. 아르젠토의 은선 케이블은 6068에 비해선 이미지의 경계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못했구요. 이렇게 보면 6068이 같은 가격대의 기존 제품에 비해서 월등히 진보된 제품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문한주: 시스템의 매칭에 대한 이상한 점이라던가 녹음 소스의 특성을 정확하게 반영해 주고 있다기 보다는 좀 더 자신의 스타일로 만드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다만 신품이다 보니 좀 더 사용해 보고 나면 달라지는 부분이 있을 것 같네요.
문한주: 킴버 6068은 3038에 비해 완성도의 차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6068이 좀 더 다이나믹 변화의 깊이가 늘어난 것 같군요.
박우진 : 시청 전에 예상했던 바와는 달리 의외였습니다만... 지금 시청한 시스템에서는 현격한 실력 차이가 나타납니다. 3038은 선명하고 또렷한 소리를 내주는 편이었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6068의 소리는 그보다도 훨씬 더 앰프와 스피커 사이를 직접적으로 연결한 느낌이었습니다. 영상으로 비유하면 콘트라스트가 또렷하고 컬러가 선명합니다.
문한주: 제가 기억하고 있는 킴버 3038의 첫인상은 고역에서 은빛깔이 나는 광채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매끈하게 들리지는 않았고 미세한 입자감이 있었다는 느낌을 가졌었죠. 그런데 6068에서는 그런 입자감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박우진 : 반대로 지금 시스템에서는 3038이 더 부드럽고 매끄럽게 표현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청에 사용된 3038이 신품이 아니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될 듯 싶습니다.
문한주: 오래 사용하면 달라지는 부분이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여기서 들은 3038은 고역이 좀 더 차분하게 들리는 것 같네요.
박우진 : 사실 케이블의 구성 요소 중 하나인 지오메트리에 대해선 소리에 대해 어떤 영향을 주는 지 오디오 파일 들로서는 비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3038과의 비교에서 그 차이점을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에서는 중 고역 대가 팽팽해진 부분을 매칭에 어떻게 활용하는 가가 관건이 될 듯 합니다. 풍부하고 느긋한 소리를 들려주는 진공관 앰프들과는 아주 좋은 매칭이 될 듯 합니다.
문한주: 킴버 스피커 케이블은 트랜스페어런트 스피커 케이블과 특징이 서로 다릅니다. 트랜스페어런트 스피커 케이블은 정교하게 음악을 그려내보고 싶을 때 제격이라면 킴버는 좀 더 공간을 적극적으로 채워나가고 싶을 때 제격인것 같습니다. 6068은 좁은 공간에서는 버겁게 들릴 수 있을 것 같지만 넓은 공간에서라면 좋은 효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싶네요.
박우진 : 확실히 지금 들은 내용으로는 좁은 공간에선 디테일이 지나치게 들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작은 소리로 감상할 경우에는 굉장히 큰 장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음량이 줄어들면 아무래도 디테일이 적어지기 마련인데, 그 부분에서는 대단히 효과적으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노정현: fune tune을 한다면 중립적이거나 좀 밍숭밍숭한 소리가 나는 시스템에 색채감을 더해주고 싶은 때 사용하면 좋겠다는 느낌입니다.
문한주: 전적으로 동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