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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HD2000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4. 11. 14.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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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MI출력의 유니버설 플레이어

조춘원(socio59@netsgo.com) 2004-11-14 23:39:26

삼성이 HD2000이라는 이름의 DVDP를 출시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일본 D&M에 개발의 의뢰해서 만들어진 제품이고, 전면 패널에 Engineered by Marantz 라는 배지가 붙어 있다. 삼성제품이 메이드 인 재팬이라니 어색한 느낌도 들지만, 글로벌 시대에 적과 동지가 따로 없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그동안 리뷰어들에게는 가끔 개발 소식과 시제품을 보여준 적이 있어 언제 나오는지 궁금했는데, 최종 양산 단계에서 적지 않은 산통을 겪었다고 한다. 삼성쪽에서 일본에 요구사항이 많았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엔지니어들이 오고 가면서 고생을 좀 한 모양이다.
이 제품의 개발 배경에는 삼성이 PDP와 DLP프로젝션으로 거둔 엄청난 성과가 바탕이 되었다고 한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의 눈부신 성과에 발맞추어서 오디오 쪽에서도 그게 어울리는 제품이 요구되었고, 이를 위해 프리미엄급 DVDP와 AV앰프 개발에 착수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미 HD1000이라는 독자적인 고급 모델을 출시한 경험은 있지만, 그 결과가 그리 좋지 않았던 터라, 일단 일본의 D&M과의 제휴를 모색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프리미엄급이라는 면에서 모델명이 HD2000이 되었지만, HD1000과는 개발 부서나 계통이 다르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 출시된 HD594와도 다른 라인이라고 한다. 복잡한 대기업 삼성의 조직에 대해서 여기서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앞으로도 삼성의 고급 AV제품의 출시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HD2000은 DVD비디오/오디오/SACD를 모두 재생하는 유니버설 플레이어이고, HDMI출력을 통한 디지털비디오 업스케일링 기능을 갖고 있다. 최신 사양 중에서는 고해상도 디지털오디오 출력을 위한 IEEE1394가 빠져 있다는 점이 다소 아쉬운 점이다. 216MHz/12Bit 비디오DAC가 탑재되었고, THX셀렉트 인증을 받았다.

HD2000과 HD594(위) 디스플레이의 밝기가 눈에 거슬리는 편인데, HD2000은 왼쪽의 푸른색 버튼까지 완전히 끌 수 있다.

HD2000의 외관은 삼성 DVDP의 패밀리룩을 적용하고 있다. HD594와도 비슷한 스타일인데, 일본 제품의 천편일률적인 샴페인 골드에 진절머리를 내는 분들은 반길 만 하다. 차갑다는 느낌도 들긴 하지만, 깔끔하고 세련돼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뒤를 보면 컴포지트, S비디오, 컴포넌트와 HDMI 그리고 D단자까지 보인다. D단자는 일본 내수용에서나 사용되는 것인데, 제품의 혈통을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특히 반가운 것이 멀티채널 오디오 출력단자의 배치인데, 단자간의 간격이 넓게 배치되어서 케이블 연결이 편리해졌다.
리모컨은 여타 삼성 제품과 동일한 것인데, 매우 작은 버튼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모든 기능이 개별적으로 버튼에 할당된 것이 편리할 수도 있지만, 백라이트가 없어서 프로젝터로 시청하면서 리모컨을 사용하는 건 조금 고역이었다. 제품이 진짜 하이엔드가 되려면 리모컨부터 바꾸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HD2000의 트랜스포트 메커니즘은 데논의 것을 사용했고, 그래서인지 챕터 스킵, CD,SACD 레이어 전환이 상당히 빠르다. 비디오프로세서는 파이오니어를 채택했다. 969Ai에 탑재된 것을 개량한 제품이라고 하는데, 정확한 모델명과 사실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삼성 600AK DLP프로젝터에 연결해서 DVE와 AVIA의 테스트패턴부터 체크해 보았다. 480p출력을 주로 테스트했다.
해상도패턴부터 보면, 수직, 수평, 크로마 등 모든 패턴에서 깨끗하게 최상위 대역까지 보여준다. 석달 전쯤에 시제품을 시청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아날로그 컴포넌트 출력에서 롤오프가 있었다는 기억인데, 정식 출시 제품에서는 롤오프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아날로그, HDMI 일단 DVD타이틀에서 나오는 정보의 손실이 없어 잘 뽑아낸다는 이야기다.
AVIA의 오버스캔과 픽셀크롭핑 패턴을 보면 컴포넌트, HDMI 모두 완벽하다. 특히 픽셀크롭핑은 DVD의 해상도인 720x480에서 데이터를 잃어버리는 것인데, 1픽셀도 없어지지 않고, 잘 표현이 되었다.
DVE의 멀티버스트 패턴과 AVIA의 샤프니스 패턴을 보면 컴포넌트에서는 링잉이 조금 있고, HDMI에서는 링잉이 깨끗하게 사라진다. 약간 존재하는 아날로그의 링잉을 화질 조정 메뉴에서 샤프니스를 줄여서 없애보려고 했지만 소용 없었다. 컴포넌트 출력의 링잉은 도시바 SD9500과 비슷한 수준으로 비슷한 시기에 시청한 아캄의 DV-79나 삼성 HD594에 비하면 훨씬 적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HDMI라면 링잉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 덕분에 VE의 몽타주 오브 이미지에서 무성한 나뭇잎을 보면 아날로그 컴포넌트에서도 지글거림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크로마버그는 유감스럽게도 여전히 있는데, DVE의 엠펙 디코더 체크 패턴에서 가로줄이 생기는 것이 보인다. 즐겨 사용되는 <토이스토리>(코드1)을 보면 메뉴화면에서는 거의 안보이고, 챕터3의 체스판에서도 잘 안보인다. 챕터4의 우디의 마이크와 통 뚜껑을 보면 통에서는 거의 안보이고, 마이크에서 약간의 코밍을 볼 수 있다. 그래도 크로마 버그를 찾기 위해서 눈을 부릅떠야 보이는 수준이다. 데논 2900과 비슷한 정도다. <영웅2> 챕터4,5의 붉은 옷을 입고 등장하는 장면에서 가로줄이 많이 생긴다. 그동안 크로마버그에 대한 지적이 많아서인지, 업체들의 노력으로 상당히 줄어든 편인데, HD2000에서도 완벽하게 제거된 것은 아니지만, 과거의 크로마버그와는 비교하기 힘들게 줄어들었다.
디인터레이싱은 HD2000이 그리 자랑할 만한 부분은 아니다. 무려 6개의 모드를 제공하는데, 주로 오토1 모드로 시청했다. 실리콘이미지나 파루자를 사용한 상급 제품들에 비교하면 다소 모자란 부분들을 발견했는데, 필름 소스 디인터레이싱에서 <주라기공원3> 챕터4의 비행기 날개를 보면 제대로 3:2풀다운이 되었다면 날개가 깨끗하게 보여야 한다. HD2000에서는 약간의 가로줄과 번쩍임이 보였다. 오토1외에 다른 모드에서는 더욱 심해지기 때문에 오토1을 쓰는 편이 가장 나을 것 같다. 플랙이 잘못 들어간 대표 타이틀인 <타이타닉> 갑판 장면에서도 약간의 아티팩트가 생기는데, 실리콘 이미지 Sil504를 사용한 도시바 SD9500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HIVI CAST에는 똑 같은 장면을 24p, 30p, 60i로 찍어 놓은 테스트 영상이 있는데, HD2000은 24p에서 부드럽게 화면이 이동하지 못하고 버벅대는 모습이 보였다. 오히려 60i에서는 훨씬 매끄럽게 표현이 되었다.
VE의 몽타주 오브 이미지를 보면 필름소스와 비디오소스 전환시에 지체가 없었고, 성조기가 휘날리는 장면에서도 계단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파루자를 제외하고는 가장 계단이 안보이는 제품이었던 것 같다.
디인터레이싱 체크용 타이틀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타이틀에서 크게 눈에 거슬리는 점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디인터레이싱은 일급은 아니지만 평균점은 줄 수 있을 것 같다.
HDMI출력은 HDMI-DVI케이블로 600AK에 연결했는데, 메뉴에서 디지털 RGB출력을 표준, 확장으로 선택하게 되어 있다. 표준은 비디오레벨, 확장은 PC레벨을 의미하는데, 두 모드 모두 빌로우 블랙을 출력이 되는데 반해 105IRE(Above White)는 표시되지 않았다. (디지털RGB레벨에 대해서는 이종식님의 데논 A11리뷰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참고로 HDMI입력이 있는 산요 LP-Z3프로젝터에 HDMI-HDMI로 연결해보면 105IRE까지 모두 표시가 된다. 따라서 HDMI트랜스미터의 디지털 컴포넌트(YUV)와 RGB간의 변환과정에서 어떠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이러한 문제는 HD2000외에도 타사 제품에서도 나타났었는데, 디지털 RGB의 레벨에 관한 문제는 앞으로도 더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

아날로그 컴포넌트, HDMI(디지털 RGB) 모두 좋은 특성을 갖고 있지만, HDMI가 압도적인 투명도와 S/N비를 보여주어서 HD2000은 HDMI로 시청할 것을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업스케일링은 720p와 1080i가 가능한데, 양쪽 모두 오버스캔이나 픽셀크롭핑이 없었다. 해상도 패턴에서도 해상도 손실 없이 깨끗하게 보인다. 링잉은 480p에 비해 약간 증가하는데, 아날로그 컴포넌트와 비슷한 정도로 늘어난다. 업스케일링은 업체의 마케팅용이라는 시각도 있는데, 어차피 고정화소식 프로젝터에서 자체의 패널 해상도로 바꾼다는 점을 감안하면 DVDP와 디스플레이 어느쪽의 스케일러가 우수한가에 따라 선택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스케일링을 할 때는 링잉이 증가한다든가하는 아티팩트가 생길 우려가 있기 때문에 무조건 높은 해상도로 바꾼다고 화질이 좋아지지는 않는다. 가령 1024x1024 해상도의 PDP를 사용한다면 720p로 업스케일링해서 입력하면 결국 DVD를 두번 스케일링해서, 오히려 화질 열화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HD2000에서 어떤 해상도가 가장 좋은가에 대해서는 하이파이넷 필자들의 의견도 조금 갈리는 편이다. 필자는 480p의 링잉 없는 깨끗함 때문에 주로 480p로 시청했는데, 720p가 더 떨림 없이 안정적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그리고 파루자의 2310으로 업스케일링한 것보다 HD2000의 업스케일링이 더 해상도가 뛰어나다는 리포트도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업스케일링은 매칭되는 디스플레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긴 하지만, HD2000의 업스케일링 기능이 상당히 뛰어난 수준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HD2000의 가치에 대한 종합적 평가는 오디오 성능까지 포함해야겠지만, 일단 비디오의 성능만 봐도 HD2000은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실제 판매가격이 100만원대 중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쟁제품보다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성능 뿐 아니라 가격면에서도 베스트바이로 추천할만하다.
오디오 성능평가를 위해 현재 SACD멀티채널로 3일째 계속 길들이기를 하는 중이다. 길들이기의 효과가 있느지에 대해선 말이 많지만, 제품에 따라 음질의 변화가 있었던 경험이 있어서 일단 계속 재생중이다. 현재 90시간쯤 연속 재생했는데, 고장은 나지 않았다.^^
오디오부분은 이후에 2부에서 다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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