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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락 CE 330 북셀프 스피커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9. 8. 3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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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장 각광 받는 스피커 브랜드 중 하나를 꼽는다면 바로 엘락일 것이다. 물론 엘락이라는 스피커 브랜드가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대단히 오래되었지만, 근래의 엘락 스피커는 가격대비 성능은 물론 사운드의 매력에서 확실하게 독자적인 팬을 확보했다.

엘락 사운드의 특징은 바로 JET라는 이름의 리본 트위터에서 내주는 선명하고 깨끗한 고음이다.하이엔드 오디오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다른 스피커의 소리를 무딘 것처럼 들리게 만드는 투명하고 맑은 소리에는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엘락 스피커 중에서는 중급 라인업인 240 시리즈가 특히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데, 소형 스피커로서 가능한 최대의 완성도를 추구한 300 시리즈에도 한 번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300 시리즈는 4개의 스탠드 마운트 스피커로 구성되며, 라이프스타일 제품이면서도 음질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제품이다. 그 중에서도 305, 310, 3303가지 모델은 CE 버전이라고 해서 그 성능을 널리 인정받은 엘락의 크리스탈 진동판이 적용되었다.

300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금속제 캐비닛이다. 미래적인 디자인의 캐비닛은 알루미늄 압출 성형으로 제작된 것으로 저음의 공진이 없는 깨끗한 소리를 재생하는데 기여한다. 이 스피커에 사용된 부품들은 모두 일대일로 교체가 가능하다고 하며 오랜 시간 동안 제품의 가치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지금 소개하는 330CE 스피커는 300 시리즈의 최상위 제품으로서 제 3세대 JET 트위터에 180mm 직경의 크리스탈 진동판을 적용한 2웨이 북셀프 모델이다. 폭이 좁은 소형 스피커이지만, 깊이는 대단히 깊은 편이다. 하위 모델들은 캐비닛이 평범한 박스 형태지만, 우퍼가 큰 330CE 스피커는 전면과 측면 부분이 우아한 곡면으로 처리되었다. 전용 플레이트와 결합되어 스탠드에 올려진 모습은 작은 거인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당당하고 멋진 모습이다.

스피커 단자는 플라스틱 재질로 보호되어 사용감이 우수하고 케이블과도 견고하게 접촉되었다. 후면에는 커다란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가 나 있다.

이 스피커에는 사용자의 음향 환경에 최적화할 수 있도록 흥미로운 액세서리들이 함께 제공된다. 첫 째는 제작사에서 JET 디스퍼션 컨트롤이라고 부르는 폼 재질의 원형 고리이다. 리본 트위터 둘레에 부착시킴으로써 트위터의 응답을 0.5dB 정도 낮춰줄 수 있는데, 고음 반사가 많은 공간에서 사용해 볼 만하다.

역시 같은 폼 재질로 베이스의 응답을 보다 타이트하게 바꿔주는 베이스 컨트롤 플러그도 있다. 스피커를 뒷벽에 가깝게 붙여 설치한 경우에는 이 폼으로 후면의 포트를 막아서 저음의 부밍 현상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 밖에 정성스럽게 제작된 점퍼 케이블과 스피커 유닛의 보호 역할에 충실한 철제 그릴도 부속된다. 철제 그릴은 대 음량에서 진동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상 주의가 필요하다.

엘락 스피커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선명한 고음, 빠른 응답 특성은 330CE 스피커에서 정점에 다다른 느낌이다. 스피드와 투명도는 원래 리본 스피커의 장점인데, 그 이유는 보이스 코일을 달고 함께 움직여야 하는 일반적인 돔형 트위터에 비해서 진동판이 매우 얇고 가볍기 때문이다. 리본 스피커는 전기적인 신호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여 신속하게 움직이고 멈춘다. 따라서 순간적인 응답 특성에서는 일반적인 다이내믹 스피커와 차원이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이를테면 글렌 굴드가 연주하는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어보면, 건반의 터치가 그대로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로 전달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 마치 바로 옆에서 피아노가 연주되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그 덕분에 음악가의 의도와 감성이 생생하게 살아나며 기존의 스피커와 다른 차원의 직접적인 음악적 감동을 선사할 수 있게 된다.

엘락 스피커에 사용된 리본 트위터는 50kHz에 이르는 넓은 주파수 특성을 자랑한다. 그리고 가청 대역 내에서 롤 오프 없이 깨끗하고 매끄러운 재생이 가능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고음이 다소 밝고 얇게 느껴질 수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 때 앞서 언급한 디스퍼션 컨트롤을 부착해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진동판의 재질이 소리의 음색과 질감에 영향을 주는 일반적인 다이내믹 스피커에 비하면 스피커 고유의 착색은 느껴지지 않는다. 여성 보컬이나 실내악곡을 감상할 경우에 달콤하다거나 감미롭거나 그런 듣기 좋은 착색이 있는 스피커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지만 좋은 만큼의 다른 부작용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330CE 스피커는 일부러 듣기 좋게 소리를 편집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소리를 그대로 내주는 스피커라는 생각이 든다.

저역 재생의 한계는 40Hz로 표시되어 있는데, 실제로 피아노의 낮은 건반과 베이스의 소리가 풀리지 않고 정확하게 재생된다. 이와 비슷한 크기나 더 큰 소형 스피커에서도, 이처럼 넉넉한 저음에 대한 기억은 없었던 듯 하다. 팝 음악이나 록 음악을 감상해보면 킥 드럼과 베이스 기타의 중량감이 정확하게 재생되는데 매료될 것이다.

피크 음량에서 다이내믹스를 축소시키지 않는 부분도 빼놓을 수 없다. 오랜만에 솔티가 지휘한 말러의 제 8번 천인 교향곡을 감상해봤는데, 큰 음량에서도 빡빡하거나 혼잡해지지 않고 고역에서 저역에 이르기까지 대단히 부드럽고 여유 있는 소리를 내주었다. 피크 음량에서 수 많은 소리를 쏟아내는 디테일 재생 성능에 다시금 감탄했다. 여기에는 아마도 엘락이 자랑하는 크리스탈 진동판의 성능도 기여했을 것 같다.

이 스피커의 또 다른 장점이라면 사운드스테이징 능력이다. 330CE 스피커의 음장은 티 없이 투명하고 맑다. 그리고 전후 좌우로 스피커의 존재가 사라져 버릴 만큼 넓고 깊게 느껴지는 리본 트위터 특유의 공간감 역시 탁월하다. 근접 시청시 악기의 이미징의 특성이 점 음원인 다이내믹 스피커와 다르기 때문에 약간 낯설게 느껴지는 부분도 없진 않다. 반대로 이 스피커의 음장 특성에 귀가 익숙해지면, 다이내믹 스피커의 소리가 답답하고 갇혀 있는 것처럼 들릴 것 같다. 음반에 따라서는 감상 공간을 가득 메울 만큼 라이브하고 활달한 소리를 낸다.

스피커 자체의 완성도가 대단히 높기 때문에 모든 부분에서 고른 성능을 갖고 있으며 단점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330CE 스피커는 엘락이 제시하는 이상적인 소형 스피커의 표본이라 할 만하다. 개인적으로 꼭 갖고 싶은 소형 스피커 중 하나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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