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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피직 템포 스피커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9. 8. 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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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우진

오디오피직은 독일의 하이엔드 스피커업체다. 북셀프 스피커에서 대형 플로어 타입 스피커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군을 내놓고 있지만, 중급 모델에 해당하는 비르고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비르고는 적당한 가격에 스테레오파일의 A등급 추천기기로 오르면서 화제가 되었다. 개인적으로도 비르고의 초기모델을 오랫동안 사용했는데, 국내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의 비르고는 버전5에 이르렀으며 발전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비르고 만큼 눈 여겨 봐야 할 스피커가 바로 템포이다. 템포 역시 1986년 처음 소개된 이래 제 6세대 버전으로 개선되면서 자매 기종으로 비르고와 함께 롱런하고 있다.

템포는 3웨이 구성으로 슬림한 형태의 소형 플로어 스피커이다. 무게도 20kg 정도로 쉽게 옮길 수 있을 정도로 가볍다. 하지만 템포와 비르고는 캐비닛과 유닛 구성과 레이아웃에서 서로 많이 닮아 있다. 두 제품 모두 공히 오디오피직 스피커의 특징이라고 할 7도 각도로 기울어진 캐비닛을 지니고 있는데 이는 트위터와 미드레인지의 위상 차이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그 기울어짐은 감상자에게 시각적으로 부담을 주지 않으며 사용하다 보면 기울어진 것을 그다지 의식하지 않을 정도이다.

이렇게 폭이 좁고 긴 배플은 스탠드 마운트 타입의 스피커처럼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이점이 있다. 따라서 비교적 좁은 공간 내에서도 스피커 설치 위치를 선택하는 것이 용이하고, 실제 운용상 소형 스피커에 필적하는 정교한 이미징을 들려준다.

캐비닛은 중량이 가벼운 편이긴 하지만, 내부에는 많은 보강재를 적용해서 진동을 철저하게 억제함으로써 보다 낮은 저역까지 착색 없이 재생할 수 있다. 스펙상으로는 32Hz까지 재생이 가능한데 실제 시청해봐도 보다 큰 중형 스피커에 맞먹는다.

마감은 비르고에 비해서는 다소 간소하게 느껴지는데, 때문에 열렬히 환영 받을 느낌은 아니다. 대신에 음질적인 부분에 더 투자가 된 제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새로 개발된 트위터는 40kHz에 이르는 넓은 주파수 대역을 지니며, 제작사에서 완벽하게 자랑할만한 매끄러운 응답 특성을 자랑한다.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미드레인지에는 HHCM(Hyper Holographic Cone Midrange)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미드레인지에는 오디오피직이 자랑하는 더블 배스킷 구조가 적용되었다. 이는 캐비닛의 진동이 진동판에 전달되지 않도록 차단해 주며, 열적으로 이를 안정화시키는 데에도 크게 기여한다.

우퍼는 스피커의 양쪽 측면에 부착되었으며, 바닥으로부터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다. 후면에는 굉장히 큰 구경의 포트가 있고 역시 큼지막한 싱글 와이어링 대응의 바인딩 포스트가 부착되어 있다.

템포를 시청해보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만일 훨씬 비싼 스피커와 비교해서 가격의 차이가 스피커의 음질과 비례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보여주려면 템포를 들려주는 것이 가장 적합한 선택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템포가 사람의 귀를 잡아 끄는 특별한 버릇을 지니는 것은 아니다. 음악 재생의 모든 측면에서 정통적인 방향을 추구하면서도 높은 점수를 얻고 있는 사실이 더 놀랍다.

소형 스피커인 만큼 당연히 음색이나 이미징에서는 좋은 재능을 갖고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템포가 뛰어난 부분은 미처 생각지 않았던 양적인 부분에도 있었다.

템포는 스피커의 규모에서 기대하는 것 이상으로 깊은 저음을 재생하여 각각의 악기들이 지닌 고유의 물리적인 스케일을 표현해준다. 피아노의 저음은 훨씬 큰 크기의 스피커에서 느껴지는 것처럼의 실체감과 중량감을 지닌다. 대편성의 관현악곡을 들어보면 이보다 더 큰 스피커가 안타깝게 생각될 만큼 밸런스나 사운드스테이지가 훌륭하다.

예전에 사용했던 비르고 스피커에서는 중역대의 응답 특성이 대단히 평탄하여 느껴지는 착색이 매우 적었다. 그러면서도 이미징과 디테일 재생 능력에서 깊은 인상을 주었고 그 부분에서 더 나은 스피커를 거의 들어보지 못했다. 템포에서도 그런 장점은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어떤 음악을 들어도 거북한 소리를 들을 가능성은 전혀 없고 오래도록 시청해도 피로하거나 지치지 않는다.

고음은 대단히 디테일하고 어쿠스틱 악기의 미묘한 뉘앙스를 들려주는 표현력이 뛰어나다. 바이올린이나 보컬 음악 감상에서 소프트돔 특유의 부드럽고 달콤한 느낌은 그대로 살아있다. 이에 비해 알루미늄 콘 우퍼가 들려주는 중역은 어떤 소리도 모두 기민하게 들려주는 날렵한 응답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두 유닛이 함께 울리면서 만들어내는 음색은 매우 독특하다는 느낌이 들만큼 묘한 조화를 이룬다. 해외 오디오 잡지에서 흔히 사용되는 표현대로 아주 농밀하고 깊이가 있다. 음악적 표현 능력만 놓고 보더라도 약 두 배 가격 정도의 스피커와 대적할 만하다.

오디오피직의 스피커들은 넓고 깊이 있는 음장감을 들려주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캐비닛측면에 부착된 우퍼의 독특한 레이아웃 때문에 스피커의 설치 위치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 만큼 사용자의 노력에 따라서 스피커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역시 열려있다.

템포의 유일한 약점이라고 하면 역시 제한된 다이내믹스 성능인데, 그나마 역시 기존의 동급 제품들에 비해서는 정말 놀라운 수준으로 향상된 것이다. 다만, 그러한 잠재력을 살려서 보다 대형 스피커처럼 울리고 싶다면 큰 출력을 지닌 앰프가 필요할 것 같다.

템포는 다른 오디오피직의 제품들처럼 신뢰성 높은 스피커라는 점에서 일관성을 지니고 있으며, 끈질지고 지속적인 개량을 통해 동급의 최신의 스피커와는 차별화된 성능을 얻어냈다. 초창기 때에도 그러했겠지만 지금 시점에서 봐도 향후 오랜 기간 사랑 받을 롱 셀러로서의 자질을 유지하고 있는 스피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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