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로텔 RA-1070 인티앰프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6. 7. 21. 22:53

본문

로텔 RA-1070 인티앰프

Posted by hifinet on 05/28 at 02:12 PM

합리적인 가격의 Powerhouse

노정현(evaa@hitel.net) 2003-05-28 21:08:35

1961년 일본에서 설립된 로텔은 영국에 연구소를 두고 양국에서 공동으로 개발한 제품을 전세계에 출시하는 기업으로 수십년 동안 합리적인 가격과 성능을 가진 오디오 제품을 생산해 왔다. 이 회사의 제품이 다른 하이엔드 제작사들에 비해 저렴한 이유도 바로 대량생산 체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로텔이 주장하는 바는 어느나라제 부품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얼마나 좋은 부품을 사용하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너무 당연하게 들리는 얘기지만 로텔이 설립될 당시만 해도 일본의 오디오 제품이 대단한 평가를 받던 시기는 아니었으므로 오히려 오기와 근성으로 가득 차 보인다. 세계시장을 목표로 다국적 생산을 시도하는 제품인 만큼 디자인도 보수적인 검정색 섀시를 고집해 왔다.

로텔의 보수적인 디자인은 9** 시리즈를 끝으로 마감하는데 10** 시리즈를 생산하면서 전면에 은색 패널을 도입하였다. 10** 시리즈는 멀티채널 제품으로 집중 구성되어 있어 2채널 스테레오 제품군의 종류는 축소되었다. 합리적인 가격에 만족스러운 성능과 내구성으로 인기 있었던 인티 앰프군은 RA-02, RA-1060 그리고 이번에 살펴볼 RA-1070 세가지 모델만 생산된다. RA-1070은 로텔의 10** 시리즈 인티 앰프중 기함급 제품으로 아랫급과는 확실하게 차별화된 출력과 기능을 가졌다.

RA-1070

  • 출력 : 100W/ch(8 ohm,전대역, THD 0.03%)
  • 주파수 응답 :  10Hz - 100kHZ (+-0.3dB)
  • THD : <0.03%
  • S/N : 97dB
  • 댐핑팩터 : 400
  • 소비전력 :  400W
  • 크기(mm) :  432(W) * 334(D) * 121(H)
  • 무게 : 9.8kg

디자인 및 사양

RA-1070은 수치상으로 매우 뛰어난 성능과 평탄한 응답 특성을 가졌다.  8옴에서 연속적으로 100와트의 출력을 내면서 왜율은 0.03% 이하로 유지되며 라인 레벨 입력시 주파수 응답은 10Hz-100kHz에 이르고 편차도 03.dB를 넘지 않는다.  댐핑팩터 또한 400이나 된다. 대개의 솔리드 스테이트 앰프들이 출력 임피던스가 충분히 낮기 때문에 댐핑팩터가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지만 인티 앰프 치고는 상당한 수치다.

기능면에서 전 기능이 리모콘으로 통제 가능하며 2조의 프리 아웃 단자를 가지고 있어서 별도의 파워 앰프를 장착하여 멀티앰핑이 가능하고(다행이 로텔의 파워 앰프들은 가격이 저렴하다) 액티브 서브우퍼 사용도 편리하다. 12V 트리거 출력도 2조가 마련되어 있어서 루프단이 없는 기기들과 사용해도 2대까지 전원통제가 가능하다. 별도의 적외선 리모콘 센서를 연결할 수 있고 2개의 리모콘 출력단과 2조의 스피커 터미널이 마련되어 있어 멀티룸 환경을 꾸미기에 편리하도록 설계되었다. 아쉬운 점은 프로세서 바이패스 기능이 없다는 것과 기함급 모델인 만큼 분리형 앰프군에 장착된 밸런스 입출력단이 있을법한데 생략되어 있다는 것이다. 톤 콘트롤은 하위 모델들과 틀리게 조절값이 연속적으로 조정되지 않고 고정된 4개의 옵션값으로 선택하도록 되어 있다는 점이다. 과거 쿼드의 앰프에 사용되었던 방식인데 요즘 애호가들에게 큰 흥미거리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전원부는 로텔이 직접 제조한 대형 토로이덜 트랜스포머를 바탕으로 충분한 전원을 공급하며 각 파트의 부품은 각국에서 선별한 우수한 특성의 제품들이 사용되었다고 자랑하고 있다.

음질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튼실한 전원부를 기반으로 뿜어내는 강렬한 통제력이다. 리뷰 기간 동안 B&W의 노틸러스 804, 시그너쳐 805, 암피온의 아르곤 2, 레벨의 퍼포마 M20 및 울티마 젬 등을 번갈아 가면서 청취해보았는데 어느 스피커를 사용하든지 앰프 자체가 스트레스 받고 있다고 느끼기 힘들었다. 위의 스피커들이 어마어마한 구동력을 요구하는 제품들은 아니지만 대출력 보다는 음질에 치중하여 설계된 인티앰프로는 만족스럽게 제어되지 않는 스피커들도 많은 만큼 이 제품이 보여주는 강력한 구동력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특히 단단하고 탄력 있으면서도 경쾌함을 잃지 않는 베이스의 신속한 응답은 이 가격대 인티앰프에서 찾기 힘든 부분이다. 어떤 장르의 음악을 재생하든 크고 시원스러운 소리를 매우 쉽게 들려주어서 깜짝 놀랄 때가 많았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특히 필자의 집에서 노틸러스 804와 같이 들을 때에는 하이파이넷 시청실에서 익숙해진 볼륨 위치로 무심코 올렸다가 갑자기 터져 나오는 큰 소리에 당혹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장담할 수 있는 점은 이 가격대의 인티앰프 중에 이렇게 넓은 범위의 스피커를 통해서 아무런 스트레스 없이 큰 소리를 쉽게 뽑아 낼 수 있는 제품은 없다는 것이다.

큰 소리가 쉽게 나오는 만큼 전체적인 인상도 매우 경쾌하고 깔끔하다. 중역대는 충분히 깨끗하게 재생되며 고역 또한 매우 시원스럽게 열려있고 저역은 당연히 힘차다. 정경화의 스페인 교향곡을 들어보면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음장 속에서 팀파니의 타격이 애매한 부분 없이 힘차게 울려 퍼지며 독주 바이올린도 깨끗하게 재생된다. 제니퍼 원즈의 ‘way down deep’은 아마도 이 앰프를 위해 존재하는 곡 같은데 스피커가 충분히 깊은 저역을 재생할 수 있다면 매우 실체에 근접한 북소리를 들을 수가 있다. 아쉬운 점은 매우 힘차고 강력한 타격음을 들려주지만 음색의 디테일은 다소 생략되는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사발이 지휘한 뒤마누아의 관현악 모음집(Saval/Auvidis)중 24번 트랙을 들어보면 도입부 북소리의 타격감은 힘차고 여린 세기의 연타에서 느낄 수 있는 미세한 강약의 변화 등은 능숙하게 표현하지만 다이내믹스의 변화에 따른 음색의 변화는 그다지 충실하게 표현하지 못한다. 특히 탬버린 파트를 들어보면 큰 소리와 작은 소리의 대비는 구분이 명확한데 음색의 변화가 뚜렷하지 않아서 주자가 단순하게 탬버린을 흔들고 있을 뿐 어떤 감정으로 흔들고 있다는 느낌이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았다. 필자가 사용하는 유니코 I같은 제품이 이런 작은 레벨의 디테일 표현이 매우 능숙한 반면 크고 힘찬 타격에는 다소 모자라는 것과는 반대의 위치에 있는 셈이다.

음색이 다소 밋밋하게 표현되는 점 때문에 앞서 리뷰된 동사의 RCD-1070 CD 플레이어와 비슷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노틸러스 804나 레벨 퍼포마 M20같은 중립적인 제품들 보다는 암피온의 아르곤 2처럼 어떤 음악을 들어도 기분 좋은 약간의 착색이 가미된 제품과 잘 어울렸다. 특히 암피온의 아르곤 2는 감도를 희생하는 대신 깊은 저역을 얻어내는 스피커인데 풍부한 음색의 아르곤과 강력한 구동력의 로텔은 매우 가격대비 매우 만족스러운 성능을 얻을 수 있는 이상적인 조합이었다. 로텔이 조금은 더 부드럽고 정제된 음색을 들려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아르곤 2의 경우 이러한 로텔의 단점을 잘 보완해 주었다.

글을 맺으며

로텔 RA-1070과 필자가 사용하는 유니코 I의 장점만 모아둔다면 매우 대단한 제품이 나올 것 같은데 아쉽게도 이 가격대의 제품들은 모든 완벽함을 갖추지는 못한다. RA-1070은 가격을 뛰어넘는 성능을 보여주어 사람을 놀라게 하는 제품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 가격대의 앰프들에서 얻기 힘든 강력한 스피커 장악력을 갖고 있으며 같이 사용할 수 있는 스피커의 범위도 매우 넓다. 시청기간 내내 필자의 머리를 맴돌던 생각은 ATC의 SCM-20이나 10같은 제품과 같이 사용하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감도가 매우 낮기는 하지만 로텔 정도면 매우 큰 소리로 ATC의 강력한 베이스를 쉽게 뽑아낼 수 있을 것 같고 ATC 특유의 음색이 로텔의 단점을 잘 보완해 줄 것 같아서 였다. 저렴한 가격에 강력하고 안정된 앰프를 원한다면 로텔은 리스트의 맨 꼭대기에 위치할 제품이다. 사용하기 편리하고 안정적으로 동작하며 깨끗하고 시원스러운 소리를 원한다면 RA-1070을 꼭 청취해 보시기를 바란다.

시청기기

  • CDP : Arcam FMJ CD 23, Rotel RCD-1070
  • SACDP/DVDP : Philips DVD 963SA
  • Inte amp : Unison research Unico I, Rotel RA-1070
  • loudspeakers : B&W Nautilus 804, Signature 805, Amphion Argon 2, Revel Performa M20, Epos M12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