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한주(raker@hifinet.co.kr) 2003-01-05 17:51:42
트위터 1-inch aluminum dome tweeter (방자형)
우 퍼 6.5-inch aluminum woofer (방자형)
Crossover frequency: 3kHz
Crossover slopes: first-order, 6dB/octave
Bandwidth : 48Hz-20kHz (-3dB)
Amplitude Response: 50 Hz-20 kHz ±2 dB
Phase Response: Minimum ±10°
Sensitivity: 90 dB@2.8 V-1m
Impedance: 4 ohms (3.0 ohms minimum)
Recommended Power: 50-300 watts
후면단자 : Single, Gold-plated binding post
크 기 : 229 x 902 x 292 mm (WxHxD)
무 게 : 17.2 Kg
인클로우져 : Real wood veneered. 1 inch MDF wrap with 2-inch thick front baffle.
기 타 : 4점지지 스파이크 제공
인터넷 쇼핑몰 가격 : 350만원
수입원 : 케이원 AV
25년간 스피커 단 한 부문만을 전문적으로 제조한 경력을 가진 틸 오디오사는 자사의 플래그쉽 스피커를 스테레오파일 추천기기 A클래스에 다년간 진입시킨 바 있다. 비록 바라보기만 해도 까마득한 플래그쉽 제품을 가지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같은 회사에서 발매한 비교적 현실적인 모델에서도 상급기의 좋은 점들이 되도록 많이 닮아 있기를 바라는 것은 오디오 애호가들의 공통적인 바람이 아닐까 싶다. 필자만의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하이엔드 지향의 회사가 자체 기술력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그 회사의 개발 방향이 어떤지는 그 회사의 보급형제품의 수준을 보고서도 판단할 수 있다고 본다. 필자가 혼란을 느끼는 경우는 플래그쉽 제품과 보급형 제품의 수준이 상당히 동떨어진 때인데, 자기 얼굴에 먹칠하는 일을 하는 것에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특히 별다른 기술이 없고 개발 폴리시가 명료하지 상태에서 누구나 구입할 수 있는 부품을 조합하여 제조하는 경우에는 그 정도가 더 심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대개 그렇게 혼란스런 모습을 보여주는 회사는 수명이 길지 않거나 쉽게 명성을 잃어버리기 마련이다.
제품 설계와 설명
틸 CS1.6을 사용해 보고 느낀 점은 보급형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상급기의 장점이 잘 녹아들어 있어서 오랜 세월을 버티고 있는 틸 오디오의 저력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틸 CS1.6은 틸에서 출시한 플로어스탠딩형 스피커 중에서 가장 저렴한 제품이지만 틸이 보유한 스피커 기술을 남김없이 쏟아부었다.
트위터와 우퍼 사이에 시간차가 나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경사진 배플을 사용하고 페이즈 차이가 나오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1차형 크로스오버를 채용했고, 회절을 방지하기 위해 배플면을 곡면으로 처리했고, 플래그쉽 모델인 CS7.2에서 사용되었던 트위터 설계 기술을 채용해서 다이나믹 컴프레션 영향을 덜 받도록 하는 등 틸의 공통적인 기술인자를 사용했다.
그러나 거기에 그친 것이 아니다. 감도가 낮은 1차형 크로스오버 설계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퍼의 다이어프레임 설계를 혁신적으로 바꾸게 되었다. 그리고 프런트 배플에 길쭉한 슬롯 형태의 베이스 리플렉스 덕트를 마련해서 저역 재생시에 발생하는 공기 잡음을 줄여주도록 새로 설계되어 저역의 명료도를 향상시키도록 고안했다.
제품 설계에 대해서는 The Absolute Sound에 실린 Tom Miller의 리뷰에 그이상 더 자세히 나타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분량을 할애해서 상세히 설명하고 있으므로 설계에 대해 낱낱이 알고싶은 분들이 참고하실만 하다.
틸 스피커 단자는 전통적으로 바닥에 매달려 있어서 연결하는데 아주 고약한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그런데 이 제품은 다행히도 인클로우저 뒷면에 달려있어서 케이블 연결하는데 큰 애로는 없다. 그렇지만 통상적인 제품들과 +극과 -극이 서로 뒤바뀌어 있어서 케이블을 위쪽에서 아래 방향을 향하게 하고 꽂아야 하는 점이 있어서 아직도 심술궂은 데가 남아있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릴은 자석으로 탈착이 가능하게 되었고 아주 심플하게 붙였다 뗐다 할수 있다. 경사지고 곡면으로 마감된 배플을 보면 CS7.2를 미니어춰로 줄여놓은 듯 하다. 소파에 앉았을 때 기준으로는 제품의 높이는 좀 낮아서 스테레오 이미지에 약간의 손색이 있을 수 있는데 들어보면서 청취자의 상황에 맞게 약간 높일 필요가 있다. 옵션으로 판매하는 금속제 outrigger를 구입하여 제품 바닥에 조여서 붙이면 높이가 좀 더 높아진다고 한다.
사용자 매뉴얼은 제품에 관련된 정보가 훌륭하게 설명되어 있다. 분량은 적지만 군더더기를 빼고 설치방법과 매칭시켜야 할 앰프의 출력 등 꼭 알아야 할 항목을 추려서 어렵지 않게 기술하고 있다.
들어보기
틸의 CS7.2 스피커나 CS2.3스피커를 귀동냥으로 들은 경험에 의하면 틸의 CS1.6또한 틸의 사운드로구나 하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그리 어렵지 않게 감지하실 줄로 믿는다.
중고역은 틸의 전형적인 소리로서 고역이 약간 밝게 느껴지나 비슷한 가격대의 제품에서처럼 쉽사리 트위터의 왜곡이 느껴지는 소리는 아니며 개방적인 느낌을 재생해 주는데 손색이 없다. 또한 틸의 다른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앰프를 잘 선정하면 아주 쉽게 소리가 나와준다. 저음은 선명하고 민첩하고 탄력있게 재생하고 있으며 짜내는 듯 절뚝거리는 소리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베이스 리플렉스, 우퍼, 그리고 트위터가 티안나게 매끈하게 이어져 있다. 베이스는 제한되어 있지만 그대신 좁은 공간에서도 올바른 위치를 찾아 설치하는데 큰 애를 먹이지 않는다.
이글스의 Hell freezes over앨범에 수록된 ‘호텔 캘리포니아’를 들어보면 자연스럽고 개방적이다. 전혀 힘들이지 않고 수월하게 소리를 내주고 있어서 편하게 음악에 빠져들게 한다. 절뚝거린다는 느낌이 들지도 않으며 정통 브리티쉬 사운드를 표방하는 스피커처럼 맥빠진 소리를 내주지도 않는다. 킥드럼이 기조 박자를 맞추고 있을 때 일렉트릭 기타는 윗 성부에서 자신의 멜로디를 뽐낸다.
이어서 ‘Get over it’을 들어보면 저역이 민첩하게 재생될 때 어떤 느낌을 받을 수 있는지 경험할 수 있었다. 드럼은 재빠르고 민첩하여 탄력을 잘 드러내 주었고 음악을 들으면서 흥겨움과 신나는 경험을 즐길 수 있었다.
조 모렐로의 Going Places앨범에 수록된 ‘Sweet Georgia brown’을 틀어보면 드럼 스틱끼리 부딛치는 타격음이 룸의 벽에 맞아 반사되어 들려오는 공간의 소리를 제대로 들려주는 선명한 해상도를 갖췄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두드리는 소리는 정말 불만스러운 점이 없이 재생한다. 이어서 ‘Parisian Throughfare’와 ‘Secret love’를 재생할 즈음에는 리드미컬한 면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클래스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청취시에 적은 노트에는 ‘리듬의 왕자’로 적어줄 정도였다. 음악을 듣노라면 몸이 근질거려 리듬에 맞춰 움찔거리게 된다.
슬롯 모양의 저역 포트는 틸 오디오의 첫 시도인듯 하나 성능상으로 충분히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글래디에이터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앨범에서 ‘The Battle’을 틀면 좁은 공간에서는 붕붕대는 부밍이 생기는 것을 알려준다. 그렇지만 제니퍼원스의 ‘Way down deep’을 틀어놓으면 7~8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제대로 저음이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스펙에 제시된 하한 주파수 아래로 한 옥타브의 소리는 거의 내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제품은 50Hz까지 저역 한계가 있기 때문에 홈시어터 용도로 사용했을 때 사운드트랙에서 공룡발자국 같은 소리를 내주지 못할 것이며 넓지 않은 공간에서라면 음악콘서트 정도의 재생에는 손색이 없을 정도로 보인다. 공간이 어쨌든간에 저역에 헝그리한 취향을 가졌다면 홈시어터에 사용할때에 서브우퍼를 생각해야 할 것 같다.
클래식 음악의 재생에서는 음색의 문제만 빼고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규모가 큰 음악에서도 혼탁해 지는 일이 없고 약간 큰 소리에서도 훌륭하게 버티는 스태미너가 있다. 그런데 음색이 약간 높은 부위에서 강조되는 면이 있다. 쏘는 소리라거나 하얗게 탈색된듯이 들뜨고 화끈거림을 주는 소리는 아니며 비유하자면 CRT모니터만 사용하던 사람이 처음 LCD모니터를 사용할때 느끼는 눈부심같은 것과 유사한 느낌이다. The Absolute Sound에서 틸CS1.6을 리뷰한 Tom Miller는 이것이 평탄한 소리를 내주는 스피커에서 발견되는 면이라고 주장하며 최신의 개념이 적용된 고성능 앰프와 사용한다면 롤 오프가 있는 스피커에서는 들을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Stereophile의 수석 리뷰어 John Atkins는 이와는 다른 의견이다. 틸 CS1.6은 고역이 강조되고 있다는 것이며 자신의 (아무나 꿈도 못 꿀 어마어마한 수준의) 시스템으로는 좋은 소리를 뽑아내 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둘러대면서 리뷰를 마감하고 있다.
필자는 이런 소리의 특성이 금속 우퍼를 사용하고 1차 크로스오버 설계를 채택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한 부산물로 인식하고 있다. 틸 스피커는 1차 크로스오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크로스 오버 포인트 이상의 주파수 신호에 대해서 음압이 옥타브마다 6dB씩 감쇄가 일어난다. CS1.6에 사용된 금속 우퍼의 공진점이 9kHz로 높아졌다고 하지만 (공진점에서는 전혀 통제가 되지 않는 왜곡이 발생된다) 옥타브마다 24dB씩 감쇄가 되는 4차 크로스 오버를 사용한 경우에 비하면 우퍼의 공진점에서 발생하는 왜곡이 잘 느껴지지 않을 만큼 음압이 감쇄되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은 금속 우퍼를 사용하고 1차 크로스오버를 선택해서 제품을 설계 했을 때 다른 제품보다 우월한 성능을 쉽게 얻는 대신에 어쩔 수 없이 포기한 부분이므로 본질적으로 손질할 수 없는 문제이지만 어쨌든 바로 그런 것을 통털어서 틸 사운드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마무리
미국 속담에 You can`t have your cake and eat it, too. 라는 것이 있다. 케익을 먹어 치우면 더 이상 가졌다고 할 수가 없고, 가지기만 하자니 먹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스피커 설계에 있어서도 수많은 결정상황이 닥치게 되는데 물리적,전기적인 한계로 인해서 모든 것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으며 하나를 희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에서 스피커 설계자인 짐 틸이 어떤 것을 희생해서 어떤것을 취했는지 밝혔다. 화투에도 희생과 취득이라는 인생을 대변하는 단순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불멸의 오락으로 승화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오디오에 있어서도 자신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불필요한 부분을 희생시킬수 있는지를 알고 선택할 수 있는 가치관과 경험을 갖추는 것이 얼마나 필수적인지는 자명하다.
짐 틸의 가치관과 자신의 취향이 일치한다면 CS1.6스피커로도 천만원짜리 스피커도 그다지 부럽지 않을 것이다. 숨기지도 않고 과장되지도 않은 순수하고 열려진 중역 그리고 스무스한 고역, 다이나믹, 공간감, 투명한 해상력 등은 최상급의 스피커에 필적할만 하다.
그렇지만 틸 스피커의 이런 성능에 환호하면서도 음색에서의 어색함을 고민하는 경우라면 꽤 많은 공을 들여서 매칭을 시도해 봐야할 것 같다. 이미 틸을 경험해 봤던 분의 경험을 십분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틸 CS1.6은 틸 스피커 치고는 구입하는데 부담이 적고 앰프에 부담이 덜 가는 조건이긴 하지만 틸 스피커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기로 결심했다면 전체 시스템 구성 비용이 낮아서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고역이 차분하지 않은 제품과의 매칭은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
사용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