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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SS-X90ED 스피커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6. 8. 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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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CD 대응 광대역 스피커 시스템

박우진(ksy@hanmail.net) 2002-09-17 17:05:20

이번에는 소니의 3웨이 플로어 스탠딩 타입 SS-X90ED 스피커 시스템을 소개한다. 사실 일본에서 생산된 AV 기기 중에서 스피커 분야는 아직 크게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편인데, 반면에 소니의 경우에는 일찍부터 스피커 설계와 제조 분야에 집착을 보여왔다. 오디오 잡지 등을 자주 읽는 분이라면 스테레오사운드 등의 스피커 특집에 꾸준히 자사의 제품을 등장시키고 또 스테레오파일의 오디오 쇼 리포트에 게재된 사진에서도 기묘한 형태의 소니 스피커가 전시되었던 것을 기억하실 것이다. 결국 소니는 리테일 프라이스 7000달러의 SS-M9ED 스피커를 스테레오파일 A등급에 올려 놓음으로써 고급 스피커 브랜드로까지 인정 받을 수 있는 길을 터놓았다. SS-M9ED 스피커에 대해서는 스테레오파일의 기사(http://www.stereophile.com/showarchives.cgi?391)를 참조하시기 바란다.

최근 스피커의 설계 경향이라면 홈 시어터와 하이파이의 수렴에 따른 환경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홈 시어터에 저가형 스피커를 사용하고 하이파이에는 고급 스피커를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그러나 음질이 향상된 돌비 디지털과 DTS 포맷의 등장으로 홈 시어터 분야에서도 고급 스피커의 필요성이 높아졌고, 하이파이 분야에서도 SACD와 DVD-A 같은 새로운 멀티 채널 포맷이 등장함으로써 이 모두를 하나의 스피커로 해결하는 것이 현재 제조 업체들의 한 가지 목표가 되었다. 멀티 채널의 등장으로 사용자들은 전에 사용하던 것보다 2배, 3배의 스피커를 기존의 공간에 설치해야 했고 따라서 과거 장롱이나 냉장고를 연상시키던 대형 스피커들은 더 이상 환영받기 어렵게 되었다. 주위 환경과 거슬리는 디자인의 스피커는 더 이상은 환영 받을 수 없다. 예를 들어 마그네판과 같은 병풍 형태의 스피커를 방안에 여러 개 세워 놓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일지 상상해 보시기 바란다. 또 비용적으로도 복수의 스피커를 장만하는 것이 훨씬 부담스럽기 때문에 스피커의 가격을 적절한 수준에서 낮춰 주기를 요구하게 되었다. 게다가 출력이 낮은 AV 리시버와 연결하기 위해서는 감도도 높아야 한다.

그래서 최신의 스피커에게 주어진 과제는 광대역의 주파수 응답 특성, 좁은 바닥 면적, 확산 특성의 개선, 대폭 향상된 다이내믹 레인지, 감도 향상, 디자인 개선, 코스트 다운 등 난제들 투성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에 취미성 강한 제품을 소량 생산해 오던 기존의 하이엔드 스피커 제작 업체는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고해상도 오디오 포맷의 등장으로 촉발된 이런 환경 변화는 인간의 감성보다는 수치로 나타난 규격을 중시하다가 주도권을 상실했던 대형 가전 업체들이 대역전을 노리고 의도한 바가 아닐까 의심하게 한다. 같은 맥락에서 리뷰 제품인 소니 SS-X90ED 스피커를 살펴보면 여러 가지 흥미로운 사실들을 찾아 볼 수 있다. 바닥 면적이 좁고, 70kHz까지의 주파수 응답 특성을 확보했으며 최대 입력이 200W에 달한다. 감도도 90dB로 높은 편이다.  또 디자인은 영국 B&W 노틸러스 시리즈와 윌슨 베네시 액트원 스피커를 혼합한 듯한 형태이다. 트위터를 캐비닛 상부에 노출시키고, 미드레인지는 케블러 재질의 진동판을 사용하며, 캐비닛 양 옆에 약간의 곡선을 주어 맵시를 살린 부분도 기존 하이엔드 스피커 제조 업체들의 성과 물들을 그대로 가져와서 쓰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조에 150만원 이하로 판매되고 있을 정도로 가격이 무척 저렴하다. 이 정도 내용이라면 흔히 말하는 10년 전 가격으로 환원된 셈이다. 스피커가 노동 집약적인 제품이고 일본 내에서 제조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주 놀랍다.

하나씩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우선 ED(Extended Definition) 트위터는 앞서 언급한 바 있는 SS-M9ED 스피커의 트위터에 사용된 카본-흑연 복합 재질의 진동판을 그대로 사용하며 네오디뮴 마그넷과 함께 70kHz에 달하는 주파수 응답을 실현했다. 트위터를 캐비닛 상부에 노출시킨 것은 소리의 회절 현상을 억제하려는 것인데 그것만으로도 모자라서 진동에 강한 알루미늄 톱 보드를 써서 캐비닛과 격리시켜 놓았다. 이것은 미드레인지나 우퍼 유닛의 진동이 트위터에 전달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한편 알루미늄 톱 보드는 부드러운 곡면으로 구성되어 회절 현상을 가능한 억제해 준다. 또 time-alignment가 이루어지도록 미드레인지에서 트위터의 장착 위치를 약간 뒤로 후퇴시킨 것도 특징이다. 미드레인지와 우퍼는 모두 165mm 직경으로 통일되어 확산 특성을 중, 저역에서 동일하게 가져 가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우퍼의 진동판은 제조하기 까다로운 논 프레스 페이퍼 콘으로 되어 있으며 오랜 시간과 노력을 통해 사용이 결정된 재질이라고 한다. 고급 부품인 공심 코일과 필름 콘덴서를 사용한 네트워크는 유닛의 진동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도록 격리시켜 놓았다. 한편 캐비닛은 언뜻 봐도 잘 만들어 졌다는 생각이 들지만 무게가 36kg에 달할 정도로 견고하게 제작되어 있으며 우퍼와 보강재를 직접 연결하고 스피커 바닥의 스파이크를 통해 진동을 접지하는 G-Brace 방식을 적용했다. G-Brace는 이 스피커가 왜 그렇게 무거운가에 대한 이유이기도 한데, 보강재 자체가 캐비닛과는 플로팅되어 우퍼의 진동이 다른 유닛에 전달되는 것을 억제하고 있기도 하다. 우퍼와 미드레인지의 프레임도 튼튼하고 견고하게 제작되었다. 제품 후면을 보면 바나나 플러그와 스페이드 단자를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바이와이어링에 대응하는 스피커 단자가 부착되어 있다. 결국 SS-X90ED 스피커는 앞서 언급한 까다로운 요구들을 기존의 확립된 기술을 집합시켜 정공법으로 해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품에 투입된 물량이나 만듦새로 볼 때 이 가격대의 제품으로서는 유례가 없을 만큼 대단히 성실하게 만들어진 제품임에 분명하며 SACD 재생을 전제로 한 새로운 트위터의 사용 외에는 소비자의 눈을 현혹할 만한 요소는 눈에 띄지 않는다.

시청 기기로는 소니 DVP-NS900V DVD 플레이어와 소니 STR-VA555ES A/V 리시버, 클라세 CP35/CA101 앰프, 카나레의 케이블을 사용했다.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하면 동급 제품으로는 비교 대상이 없어 보일 정도로 넓은 음장의 규모와 저역의 중량감, 그리고 다이내믹 레인지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텔락의 SACD 음반인 차이코프스키 “1812 서곡"을 들어보면 캐넌이 작렬할 때 소형 스피커에서는 도저히 근접할 수 없을 만큼의 에너지를 실감할 수 있다. 적절한 양감과 충분한 어택으로 저음을 때려 낸 다음에는 적절한 타이밍으로 소리를 제동해 낸다. 물리적인 규격으로 봐도 16.5cm 직경의 우퍼가 4개 사용된 만큼 굳이 서브우퍼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경우에 만족할 만한 음향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U-571"의 폭뢰 투하 장면을 SS-X90ED와 동급의 스케일로 재생하려면 사실 현재 상황 하에서 스피커에 상당히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ED 트위터는 특별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신 기술을 채용했다고 선전하는 제품들의 경우 뭔가 다른 것을 보여주려고 제품의 밸런스를 망가뜨리는 일이 많은데 그 점에서는 다행스러운 튜닝이 이루어진 셈이다. 일반적으로 스피커가 초 고역까지 재생한다고 하면 귀를 자극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지만 의외로 중, 고역의 음색은 약간 어둡게 느껴질 정도로 차분하고 매끄러운 편이었다. 소니에서 제공한 ED 트위터의 주파수 응답 특성을 보면 10kHz까지는 오히려 주파수 응답이 약간 억제되어 있는 것을 살펴 볼 수 있다.

한 가지 주의할 부분이라면 스피커의 공칭 임피던스가 4옴으로 출력이 다소 큰 앰프를 물리지 않으면 중 고역쪽으로 밸런스가 기울어진 소리를 듣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필자가 처음 연결했을 때 실수로 리시버의 출력 임피던스 셀렉터를 8옴에 맞췄더니 바이올린 소리가 다소 자극적으로 들려서 당황했던 일이 있었다. 이처럼 3웨이 4유닛의 스피커라면 매칭 기기에도 충분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분명 소니 SS-X90ED 스피커에는 저가형 A/V 리시버로서는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일부 하이엔드 스피커들처럼 2~300W 정도 되는 대출력 파워앰프를 연결해야 되는 것은 아니고 시청에서 사용한 클라세 CA101 파워앰프 정도면 “와호장룡"의 야간 추격 장면에서 탄력감 있는 퍼커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클라세 CA101 파워앰프는 매끄럽고 달콤한 고역의 음색이 특징인 엔트리급 모델인데, 튼튼한 전원부를 갖춘 만큼 SS-X90ED와는 상당히 좋은 매칭을 보여주었다. 클라세 앰프를 연결해서 “저니 2001"을 감상해 보면 베이스 기타의 소리가 보다 더 두께를 갖게 되었으며 드럼 소리는 깊이가 더해졌다. 일렉트릭 기타의 금속성 소리도 끝이 둥글게 다듬어져 있어서 자극적이지 않으며 열띤 분위기가 잘 살아난다.

“글래디에이터"의 콜로세움 전투 장면에서는 마차가 돌진하는 효과음이나 배경 음악 역시 나무랄 데 없이 재생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음장은 역시 스피커 앞쪽으로 형성되어 음악보다는 사운드트랙 재생에 보다 더 강점이 있는 제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채널 클래식에서 SACD로 출반된 비스펠베이의 “생상 첼로 협주곡"을 들어보면 높은 해상도와 풍부한 저음, 깔끔한 이미징을 느낄 수 있다. 반짝이는 금관 악기의 독특한 뉘앙스가 소리가 사라질 때까지 곱게 살아 있는 점이 인상 깊다. 텔락에서 출반된 파보 예르비의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을 들어보면 4악장의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스피커의 다이내믹스를 충분히 실감하게 된다.

SS-X90ED 스피커의 전반적인 성능은 가격을 고려한다면 전혀 나무랄 데 없이 잘 다듬어져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다이내믹스와 스케일을 추구하려는 애호가한테라면 적극 추천할 만한 스피커이다. 필자는 사실 이 스피커를 일반적인 2채널 하이파이 스피커보다는 영화 사운드트랙과 SACD에 모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평가해야 된다고 본다. 앞서 설명했듯이 제품의 컨셉 자체가 그렇고 이 제품이 향후 멀티 채널 스피커의 흐름을 보여주는 요소들을 많이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2채널 스피커로만 봐도 이 가격 대에서 이런 내용과 만듦새를 갖고 있는 스피커는 떠오르지 않을 정도지만 말이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리뷰를 게재할 예정이지만 센터 스피커인 SS-CNX70ED와 리어 스피커로 사용할 수 있는 SS-X30ED 스피커가 마련되어 있다. 모두 동일한 ED 트위터 장착에, 동일한 디자인, 게다가 전체 세트 가격이 스피커 한 조 가격에 불과한 200만원을 조금 넘는 정도라는 점에서 하이파이 애호가들이 부담 없이 멀티 채널 시스템으로 이행해 갈 수 있는 제품들이다.

SS-X90ED

* 형식 : 3웨이 4스피커
* 유닛 : 165mm 페이퍼 콘형 우퍼x2, 165mm 케블러 콘형 미드레인지, 25mm 카본 돔 트위터
* 크로스오버 주파수 : 450Hz, 3kHz
* 크기 : W260 x H1000 x D300mm
* 무게 : 36kg
* 가격 : 799,500x2원
* 문의 : 소니코리아(02-3273-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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