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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F Coda 90 스피커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6. 8. 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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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현(evaa@hitel.net) 2002-11-02 13: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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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F의 코다 시리즈는 와피데일의 다이아몬드 시리즈와 함께 수년전까지 보급형 스피커의 대명사로 인기를 받았던 제품이다. 더군다나 환율의 부담도 없었던 시기라 상대적으로 더 높은 가격대 성능비를 보여주었다. KEF는 작년말 혁신적이락 할 정도로 개선된 새로운 코다 시리즈를 발표하였다. 멀티채널이라는 주류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북쉘프 형인 70과 센터 80 그리고 플로어 스탠더 90을 라인업으로 구성하여 용도에 맞게 2채널에서 멀티채널까지 다양한 시스템을 조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에 리뷰할 제품은 플로어 스탠더인 코다 90이다. 

디자인 및 사양

최근에 발표되는 KEF의 신제품들은 새롭게 개발된 유니 Q 드라이버를 탑재하는데 반해 보급형 코다 시리즈는 3웨이 구성의 독립적인 유닛을 탑재하고 있다. 1인치 알루미늄 돔 트위터가 2.8kHz 이상의 고역을 담당하며 높은 주파수 영역의 급속한 임피던스 상승을 억제해준다는 구리 캡을 채용한 5인치 미드레인지 우퍼는 트위터 및 베이스 포트와 함께 알루미늄 섀시에 고정되어 있다.이 섀시는 후면 패널과 봉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각 유닛을 더욱 견고하게 고정시켜주어 진동의 영향을 감쇄시켜 준다. 80Hz 이하를 담당하는 6.5인치 우퍼는 29.5cm 폭의 측면패널에 부착되어서 있다. 측면에 부착되어서 얻는 이점은 전면 패널을 최소한 좁게하여 배플에 의한 회절을 막음과 동시에 여유있는 구경의 우퍼를 채용함으로써 보다 확장되고 풍부한 저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매우 알찬 디자인이지만 측면에 부착된 우퍼는 가급적 옆벽에서 멀리 떨어뜨려야 깨끗하고 신속한 저역의 응답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에 아담한 크기에도 불구하고 꽤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게 된다.

이 스피커는 페어로 제작되지 않기 때문에 그릴을 벗겨 놓을 경우 양쪽 스피커의 유닛 구성이 비대칭으로 보이게 된다. 그러나 트위터와 미드레인지가 동일축에 있기 때문에 실재로는 베이스 포트만 비대칭이 되는 것이므로 시각적인 거슬림(?) 외에 특별히 문제될 부분은 없다.  다만 의심스러운 부분은 베이스 유닛이 한쪽방향으로만(정면에서 보았을 때 오른쪽) 향하기 때문에 공간의 여유가 안된다면 오른쪽 벽을 더 여유있게 설치하는 것도 방법일 것 같았다. 외형상으로는 우퍼 그릴이 양쪽에 다 붙어 있어서 구별이 잘 가지 않는데 실재 유닛은 한쪽면에만 붙어 있다. 자료에서 접한 내부 조감도로 보면 나머지 한쪽은 단순한 패시브 라디에이터로 추정되는데 확실치는 않다. 매우 두꺼운 MDF 재질의 인클로우져 내부는 두 개의 보강목으로 지지되기 때문에 인클로져의 불필요한 울림을 억제해준다. 특이하게 생긴 4개의 발 상단부는 플라스틱이며 하단은 고무제질로 되어 있다. 높이 조절이 되지 않기 때문에 아주 평평한 바닥에 설치하는 것이 필수이고 불가능할 경우 동전등을 이용하여 스피커가 단단히 고정되도록 해주어야 한다. 다소 의아한 디자인이다.

이 가격대에서 찾아보기 힘든 원목 베니어판 마감의 인클로져는 메이플과 블랙 두가지 색상이 있다. 리뷰샘플은 메이플 마감이었는데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의 취향으로 미루어 볼 때 블랙 마감이 수입되었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독특한 디자인과 매끄러운 만듦새는 이 가격대의 스피커들이 갖기 힘든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해준다. 요즘 지어진 아파트 거실에 인테리어를 고려해서 100만원 미만의 스피커를 찾는다면 코다 90외에 더 어울리는 제품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설치 및 길들이기

매뉴얼에는 측면으로부터 1m 이상, 스피커 사이는 2m 이상의 공간을 확보할 것을 권하고 있는데 필자의 방의 좁은쪽 길이가 4m가 안되기 때문에 권장사항에 따른 설치는 불가능해서 스테레오 이미지가 최대한 넓게 확보되는 선에서 옆벽과의 거리를 조정하였다. 이 제품은 트위터가 미드레인지 우퍼 밑에 설치되어 있는 형태인데 이럴 경우 대부분 귀높이를 미드레인지 우퍼에 맞추면 별 탈이 없도록 설계되기 때문에 필자도 주로 미드레인지의 높이에 귀높이를 맞추었다. 시험삼아 트위터 높이에도 귀를 맞추어 보았는데 특별하게 고역이 확장된다든지 하지는 않았다. 리뷰샘플은 신제품을 받았기 때문에 2주일간은 적당한 위치에 설치하고 가볍게 음악을 틀거나 DVD를 시청하면서 길을 들였다.

처음 박스에서 제품을 꺼내어 설치하자마자 들어본 소리는 황당함 그 자체였는데 동굴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처럼 들렸다. 설마 판매용 제품을 이렇게 만들었을 것 같지는 않았고 길들이기로 해결될 문제도 아닌 것 같아서 무척 당혹스러웠는데 그릴을 벗기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트위터에 보호용 비닐이 붙어 있었던 것이다. 스피커 위치를 자주 바꾸는 바람에 길들이기에 따라 어떻게 소리가 변화는지 정확하게 말하기 힘든데 일반적인 경우처럼 거친 고역이 더 다듬어지고 대역간의 일체감이 향상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음질

이 스피커의 가장 큰 특징은 선명한 중역대와 리스닝룸을 부드럽고 풍부하게 채워주는 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의 대사나 음악의 보컬 모두 부드러우면서도 명료하게 재생되며 생생함이 살아있다. 공격적이지는 않지만 전체적으로 앞부분에 형성되는 음장은 이렇게 특별하게 선명함을 가지는 중역대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저역은 저가형 스피커에서 보기 드물게 깊이 재생된다. 김동율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의 베이스 라인은 깊고 명료하면서도 풍부하게 재생된다. 다만 단단하고 경쾌한 응답을 보여주지는 않는 것이 단점인데 이정도 깊이 있는 저역을 들을 수 있다면 가격을 고려할 때 충분히 희생할 수 있는 기회비용일 것 같다. 필자의 B&W 노틸러스 804와 비교하면 804가 스피커 배플 선상 뒷편으로 넓게 음장이 형성되는데 반해 코다 90은 배플 라인에서 소리가 넓게 퍼져 나온다. 물론 저역의 단단함과 깊이에서도 차이를 보이지만 넓고 풍부하게 퍼져나오는 저역과 섬세한 중역대는 필자의 5평짜리 리스닝룸에서 포만감을 느낄 정도로 음장을 넓게 만들어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이 제품의 고역은 좀 특이한데 금속 재질의 트위터에서 우려되는 거친 입자감이나 피곤함은 느껴지지 않지만 상쾌하게 열려있다는 느낌도 받지 못한다. 또한 급격하게 변하는 다이내믹스의 변화도 재빠르게 표현하지 못해서 비슷한 급의 B&W DM 602.5 S3 같은 스피커에서 느낄 수 있는 명쾌한 과도응답을 얻지는 못한다. 반면에 섬세하고 미세한 타격음의 터짐과 사그러짐은 상당히 정밀하게 표현해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빌 에반스의 “Quintessence” 앨범을 들어보면 심벌 음색의 변화나 브러시의 터치등이 상당히 섬세하게 표현된다. 그렇지만 이 부분이 뚜렷하게 들여다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은 없다. 다시 말하면 셈여림의 변화는 꽤나 그럴 듯하고 자연스럽게 표현되지만 브러시의 움직임등이 눈에 보이는 것 같은 선명함은 없다. 고역이 좀 더 열려있고 눈에 보이는 듯한 세부적인 디테일 등이 좀 더 잘 드러난다면 흥분할만한 제품이 되었겠지만 아슬아슬한 경계선을 넘지 못하고 동가격대의 경쟁 제품들과 비슷한 수준에 머무르고 만다. 가격을 생각한다면 전혀 아쉬울 점이 없지만 같은 값을 주고서 대단한 보물을 얻기원하는 오디오 파일들의 속성에서 보자면 아쉬운 부분이다.

전체적으로 풍성하고 부드러운 음색이지만 비욘디가 지휘하는 유로파 갈란테의 음반들을 들어보면 현악기의 음색이 생각보다 거칠게 느껴진다.  바흐 바이올린 협주곡 집에서는 미묘한 음색의 변화가 잘 드러나지 않아서 느린 악장에서는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또한 중저역대가 약간 부풀어 있어서 따뜻한 느낌을 주지만 악단의 앙상블이 조화롭다고 느껴지기에는 콘티누오 파트와의 이질감이 좀 크게 느껴지는게 단점이다. 이와 반대로 캐롤 키드 등의 여성 보컬이나 머라이 페라이어가 연주하는 바흐의 영국 모음곡등을 들어보면 탁월한 보컬의 재생능력과 깊고 풍부한 저음으로 피아노의 실체감이 좀 더 명확해진다는 것이 장점이다.

100만원 미만의 제품들은 몇가지 약점을 가지고 있다. 대개의 경우 성능이 좋다고 평가 받는 제품들은 소형 모니터 제품들이고 이 경우 십중팔구는 커다란 소리를 무리없이 재생하는 데에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코다 90은 덩치는 작지만 이 가격대의 스피커들에서 보기 힘든 큰 구경의 우퍼가 만들어 내는 풍부한 저음과 부드럽게 잘 다듬어진 고역으로 상당히 큰 소리에서도 무리없이 듣기 좋은 소리를 내어준다. 비슷한 가격대의 소형 스피커들이 보여주는 예리함에서는 좀 부족함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커다란 다이내믹스를 무리없이 소화해내는 부분에서는 충분히 물리적인 한계를 넘어설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다만 여러 가지 배려가 많은 인클로져의 설계임에도 음량이 커지만 중역대의 음색이 어색해지고 다소 탁해진다는 점에서는 이 가격대의 스피커가 벗어날 수 없는 한계점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모든 아쉬움이 해소된다면 이 가격에 팔릴 이유도 없고 또 상급 라인의 제품들이 엄청난 압박을 받아야 하므로 성능면에서 적절하게 튜닝된 제품이라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

글을 맺으며

코다 90을 1달정도 사용하면서 계속 필자의 머리속에 자리잡고 있던 제품은 B&W의 DM 602.5 S3다. 비슷한 시장 판매가격을 가지는 두 제품은 서로의 장점만 합쳐놓은다면 매우 멋진 제품이 탄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상대방의 아쉬운 점을 장점으로 가지고 있다. 602.5가 코다 90에 비해 좀더 예리하고 선명하면서 순간적인 과도응답이 빠른 중고역대를 가지고 있는 반면 코다 90은 더 깊고 풍성한 저역과 부드러운 음색을 가지고 있다. 특히 부드럽고 촉촉한 보컬의 재생은 코다 90의 강점이다. 베이스 라인의 응답이 602.5가 좀 더 빠르기 때문에 더 경쾌한 페이스를 느낄 수 있지만 대편성에서의 무게감이나 락 음악 등에서의 타격은 코다 90이 좀 더 충실하다. 필자의 804만큼의 명확함은 없지만 비슷하게 내려가는 깊은 저역은 넓은 공간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베이스의 풍부함을 느끼기 바라는 애호가들에게는 분명하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다. 게다가 이만큼 깔끔하고 미려한 디자인과 마감은 분명 같은 가격대에서 얻을 수 없는 새로운 코다 시리즈만의 장점이다. 비슷한 가격대에서 호평받는 제품들과 나란히 세워놓고 들어본다면 아마 선택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100만원 이하에서 플로어 스탠딩형 스피커를 찾는다면 반드시 청취목록에 올려놓고 들어봐야 할 제품이다. 필자라면? 이 리뷰를 쓰기전까지 필자가 매우 좋다고 여기는 602.5와 코다 90을 놓고 한가지를 구매해야 한다면 어떤 것을 선택할까 열심히 고민해 봤는데 아직까지 결론을 못내렸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점은 요즘 지어지는 25평 이상의 아파트 거실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공간을 채울 수 있는 깊고 풍부한 저역과 멋진 인테리어를 원하다면 이 가격대에서 별다른 대안은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재즈의 발라드 스탠더드 넘버를 즐겨 듣는 분이시라면 반드시 들어봐야 한다.

시청기기

  • SACDP/DVDP : Philips DVD-962SA, Arcam FMJ DV-27
  • Inte Amp :  Unison research UNICO i
  • Speakers : B&W Nautilus 804, KEF Coda 90
  • Interconnects : Supra EFF-I PPX (unbalanced)
  • Speaker cables : Canare 4S11G (bi-wiring)
  • etc : 세신 EMC SEISE-2406 멀티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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