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KEF의 UNI-Q드라이이버와 만듦새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스피커는 콘과 돔의 형태를 가진 다이나믹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런 형태의 드라이버는 다른 말로 포인트 소스 변환기라고도 한다. 그런 이름을 가지는 이유는 소리가 공간의 한 점으로부터 재생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스피커는 고역을 담당하는 트위터가 생성하는 포인트 소스와 우퍼가 생성하는 포인트 소스의 위치가 위아래로 거리를 두고 띄어져 있게 된다. 만일 트위터와 우퍼의 소리가 발생되는 위치가 동일한 곳에서 이뤄질 수 있게 한다면 이상적인 점 음원 변환기에 가까워 지며 정위감의 최대화를 노릴 수 있게 된다.
이런 점에 착안하여 트위터와 우퍼를 동축으로 배열되도록 설계하는데 심혈을 기울인 회사중의 하나가 KEF다. 탄노이가 듀얼 콘센트릭, 틸이 메카니컬 크로스오버 방식의 동축형 드라이버를 계속해서 개량해 온 것처럼 KEF는 1988년에 개발한 동축형 UNI-Q 드라이버를 지속적으로 개량해와서 현재는 4세대까지 이르고 있다. 최신 개량판은 유한요소분석 (Finite Element Analysis) 기법을 이용하여 시뮬레이션하고 레이저 진동측정기를 이용하여 그 효과를 측정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기존의 티타늄 돔 트위터가 가진 25kHz의 공진점을 32kHz까지 높일 수 있게 되었으며 미드레인지의 재료, 형상(두께)을 최적화 시켜서 반응주파수 대역 내에서 기계적인 일체감을 유지시키고 안정된 동작을 보장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Q11의 인클로우저는 류트 형태로 뒤로 좁아지는 형상을 가지고 있어 내부 정재파 생성이 최소화 시킬 수 있도록 고려되었다. 인클로우저의 뒷쪽 폭이 좁기 때문에 스파이크까지 달고 나면 부주의로 건드려지면 쉽게 쓰러지지 않을까 염려되는데 별매로 구입할 수 있는 쓰러짐 방지 받침대 (outrigger)가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지지의 안정성에서 스파이크 대신 점탄성의 블루택 (BluTack)을 사용할 것을 권하고 싶다.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는 UNI-Q드라이버 바로 아래에 하나가 달려 있고 후면 하단부에 길죽한 포트가 하나 더 달려있다. 바이와이어링이 지원되는 스피커 단자는 후면 하단부에 위치해 있다.
들어보기
처음 얼마간은 통울림 소리가 지나치고 타악기 소리가 엉망으로 나왔지만 2주일 정도 지나고 나서는 소리가 자리 잡히면서 추천할만한 훌륭한 소리가 나게 되었다.
아무래도 스피커마다 통울림을 해결하는 방법이 다른지 Q11은 액세서리 키트에 포함된 스파이크를 설치했을 때는 효과가 없었고 탄성이 있는 블루택을 붙였을 때 효과가 더 나은 편이었다.
아무래도 처음 언급해야 할 것은 저역의 무게감 재생이 잘 된다는 점일 것이다. 북쉘프 사용자들이 웬만해서는 경험해 보기 힘든 저역의 무게가 제대로 얻어짐으로 인해서 음악의 핵과 두께가 제대로 살아난다. 그렇다고 불필요하게 두툼한 소리를 내주는 것은 아니며 딱 필요한 만큼의 무게가 적절하게 실리는 점은 다른 경쟁 제품들이 참고해야 할 덕목이라 생각된다.
음악 뿐만 아니라 영화 사운드 트랙에서도 중량감 있는 사운드를 제대로 재생한다. 가령 타이타닉의 Southampton에서 등장하는 신디사이저의 저역은 뱃가죽을 울릴 만큼이나 생생하게 재현된다.
두번째로 언급할 점은 대역간의 이음매가 매끄럽고 고역에 자극적인 소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큰 소리에도 적응성이 괜찮다는 점이 될 것이다. 이런 요소들은 소형 스피커로는 쫓아오지 못하는 덕목에 해당된다. 욕심을 좀 더 내자면 인클로우저에 물량이 좀 더 투입되었다면 좀 더 현대적인 타이트한 소리가 나지 않았을까 싶겠지만 그렇게 까지 하면 동사의 레퍼런스 시리즈의 제품을 사라고 할 이유가 사라지게 될 터이므로 그 점은 감안해 주어야 될 것 같다. 설계를 스마트하게 해서 비용부담은 최소화 시키되 성능상으로는 타협된 부분을 크게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절묘하게 잘 매만진 것이 Q시리즈의 특색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자기식으로 소리를 변조하던 처음과는 달리 시일이 경과하면서 정상화 되면서 자기식의 소리를 주장하지 않고 앞에 사용된 오디오 제품의 소리 성향을 알아들을 수 있게끔 점차 투명해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렇듯 특별한 착색이 없고 올바른 무게 밸런스를 가지고 재생대역이 넓고 큰 소리를 내줄수 있기 때문에 특정 장르에만 국한되어서만 장기를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전천후로 재생할 수 있다는 점이 Q11의 매력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
록 발라드의 강렬한 사운드 이면에 비춰지는 부숴지기 쉬운 리드보컬의 섬세한 감정이입까지도 다치지 않게 표현해서 들을 수 있게 하기도 하고, 피아노의 저역이 그저 현만 진동하는 것이 아니라 피아노의 몸통이 울어서 소리가 난다는 느낌을 잘 전해주기도 하고, 바로크 음악의 성악이나 악기의 연주특색이 어떤지 가리지 않고 생생하게 전달해 줄 수도 있다.
마무리
이 가격대에서 물건의 만듦새나 짜임새로 경쟁할 제품들은 여럿 있을지 모르겠다. 이만큼 균형잡히고 오랜 세월을 거쳐 개량해서 성숙한 소리를 내주는 제품은... 드물겠지만 경쟁자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만큼 전천후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있을지 생각해 보면 경쟁자는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올바른 소리를 빚어낼 수 있는 안목을 갖춘 회사가 그리 많지는 않다는 점과 상급기를 만들면서 축적된 고도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중가형 제품에 거리낌없이 투입할 수 있는 회사도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추천을 아끼고 싶지 않은 제품이다.
시청기기
소스기기: 소니 NS-900V (op amp 버브라운 627모듈로 교체), 소니 SCD-9000ES
앰프: JVC AX-V8000 AV리시버-바이앰핑 모드 / 비디오회로 전원차단 / 아날로그 입력시 ZIST (zero interference audio signal transmission) 입력단 사용 / 디지털 입력시 CC 컨버터 (K2 Technology) 작동, 마크레빈슨 383L 인티그레이티드, 아캄 델타 290 인티그레이티드
스피커: 에포스 M12.2, 에포스 M8, 에포스 M12, 레벨 퍼포머 M-20
인터커넥트: 카나레 GSR-6
디지털케이블: 프라임오디오 액티브 모듈 시제품 (디지털 클럭 리제네레이터 TCXO형 크리스털 사용), 카나레 RCAP-L3C2VS
스피커케이블: 카나레 4S8G, 알파코어 괴르츠 MI2
전원케이블: 오디언스 PowerChord
기타:
- Black Diamond Racing Cone type #3,
- Black Diamond Racing The Shelf,
- RPG Korea 어퓨저,
- 스카이비바 텍스보드 흡음재,
- 자작 아이솔레이션 받침대,
- 운영 21-1KA isolation transformer,
- AudioPrism Quiet Line,
- Cardas RCA/XLR caps,
- BluTack